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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넘나 슬프다... 그냥 개소리나 싸질러볼란다

fbf19a23 2020.12.24 421

어릴때부터 집에 돈도 없고 부모님 사이안좋아서 심심하면 집안박살나있는 꼴 보면서 꾸역꾸역버티면서

 

수능날 아침부터 술취해서 집안 박살내는 아빠 뒤로하고 수능보고 지거국가서 매학기 매방학 알바/공장다니면서 등록금 생활비 메꾸면서 생활하는 중에

 

엄마는 아빠한테 도망쳐서 나한테 얹혀사는 와중에 연애고 지랄이고 공부할시간조차 모자라서 개빡세게 학부졸업하고

 

그래도 공부에 미련이 남아서 대학원진학해서 장학금 받아가며 박사까지 졸업하고 취업한다고 서류 여기저기 냈다가

 

오늘 마지막 한군데 남은데서 최종불합격 떴다. 아무리 애미애비가없어도 크리스마스 이브날 개성의없는 불합격통보문자 한통받으니까 갑자기 울컥하네

 

 

내 노력으로 성공해보겠다고 30조금 넘는 평생에 사람같이 살아보지도 못했는데 (카톡친구가 교수님/선배님/연구실 동기 포함해서 23명이네)

 

20대 초반에 대학으로 상경하면서 인생 바꿔보겠다고 했던 내가 생각나네. 

 

대학교 졸업쯔음에 대학원으로 진학해서 공부좀 더해서 좋은 직장 가져보겠다고 없는 살림에 교수님도 뜯어말리는 대학원에 진학했던 때도 생각나네.

 

처음 학회논문 합격해서 20대 후반에 여권 처음만들고 비행기 처음탔을때 그때도 생각나네.

 

대학원 졸업쯔음 엄마 유전병도져서 혼자 거동도 못하게되었는데 돈없어서 병원도 제대로 못다니고 내가 간병하면서 졸업논문쓸때, 그때도 정말 생각나네.

 

그래도 취업해서 조금이라도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밤을 새워가며 쓴 이력서며 자소서며 자료준비며, 그래도 하나는, 제발 되기를 바랬던 때가 생각나네.

 

근데, 오늘 모든게 끝났어. 솔직히 별거아닐수도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 모든 희망이 다 끝난거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기대하고 설레하며 즐거워하던데. 나는 왜 아무런 기억이 없을까. 아 연휴나 명절은 시급 두배쳐준다고 알바하면서 좋아했던건 생각나네.

 

나는 정말 노력많이 한거 같은데. 지금 결국 남은건 유전병 있는 엄마랑 개백수인 나와 얼마없는 통장잔고 뿐이네.

 

내 대학교때 친구들은 차도사고 집도사고 결혼도하고 행복하게 사는거같은데. 물론 각자의 고민이 있겠지만

 

나는 진짜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잠시 잠깐 재미있었던 기억은 있지만, 정말로 즐겁게 살아본 기억이 없는게 너무 슬프다.

 

뭔가 20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아무것도 모를때는, 즐거웠나? 희망적이었나..? 그냥 할수있고 해야된다는 정신이라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생활고에 절여저서? 진짜 극복할수없는 벽을 느껴서? 

 

그냥 내가 틀린거같다. 노력하지말고, 욕심부리지말고, 공장에나 기어들어가서 입에 풀칠이나할 새끼가 욕심부리니까 천벌받는거지

 

송충이는 솔잎이나 쳐먹어야 된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네. 나는 성공할수 없고, 행복할수 없는, 병신같은 삶을 살아야했던 인생이었던거같다.

 

세상 천지에 얼마나 절박하고, 기구하며,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을테지마는, 그저 정신줄 놓고서 내 인생이 불쌍해서 끄적여봤다... 

 

 

개붕이들은 행복해라... 어차피 거지같고 분수를 모르며 욕심만 많은 내가 니네 불행 조금씩 가져가줄게 화이팅 

15개의 댓글

3be031d3
2020.12.24

힘내라.. 불합격 통보문자 한통에 무너지지 말고..

1
1bc431ab
2020.12.25
@3be031d3

고마워, 어제 저녁 6시쯤 불합격 통보받고 멘탈나가서 술한잔하고 26일날 일어나려했는데, 지금일어나고 보니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네...

0
86bf3cc7
2020.12.24

나도 부모랑 연끊고 지거국 대학원 박사졸업하고 빌빌대다 학교근처 원룸잡고 강사하면서 산다 그리고 이시간에 개드립보고있지 힘내라

1
1bc431ab
2020.12.25
@86bf3cc7

형도 정말 어려운 길을 가고있구나... 형도 나도 화이팅...!

0
c2ff6f1d
2020.12.24

박사님 앞으로 만들어나가도록 해요 지금까지 잘해왔어요 엄마도 잘 모셨고 학업도 잘 마치셨어요 내년에 훨씬 좋은곳 가실거에요 파이팅

1
1bc431ab
2020.12.25
@c2ff6f1d

격려 고맙습니다... 부디 내년에는 저도 댓글쓰신분도 모두 원하는바를 이루면 좋겠습니다

0
25c45a0a
2020.12.24

나는 대학원을 진학해서 그렇게까지 공부하며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본적이 없는것 같아

너는 뭘해도 될놈 같다 지금은 아무리 뭣같아도 다 지나갈거야 힘내길 바래!

1
1bc431ab
2020.12.25
@25c45a0a

매일매일은 열심히 살았던거 같은데, 돌이켜보면 항상 자책하고 후회하며 망설였던거 같은 기억이 많이 남아서 부끄럽네... 늦은시각에 격려의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 형도 화이팅

0
280d3235
2020.12.25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글에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산게 다 재산이고 이후에 빛이 되어 돌아올거야. 나도 비슷한 상황인데 그렇게 믿고 하루하루 꾸역꾸역 산다. 우리존재 화이팅!!

1
1bc431ab
2020.12.25
@280d3235

정말, 말로는 전부 표현하지 못할 일들을 단편이나마 읽어줘서 고마워. 형도 정말 많이 힘들텐데 열심히 노력하고 있겠지? 정말 어제는 너무 외톨이 같아서 잠깐 징징댔었는데... 그냥 지나치치 않아줘서 고마워! 우리존재 화이팅!

0
d475b6ec
2020.12.25

넌 그래도 된놈이네 박사과정까지 밟았으면

진짜 열심히 살았네 그래도

그와중에 편찮으신 어머님 간호도 해드리고

효자네 효자야

이번이 끝이 아니잖아 너의 스펙을 기다리는

다른 쪽도 있을테니 다시 한번 더 힘내보자

0
1bc431ab
2020.12.25
@d475b6ec

열심히 살았다는 말이 참 부끄럽지만, 그렇게 봐줘서 고마워.. 이번 주말간 멘탈좀 추스리고, 다가올 새해를 또 준비하고 노력할게..! 다시한번 고마워 힘낼께!

0
71c3be63
2020.12.25

맨탈이 훌륭한데 뭐..

굿~

1
1bc431ab
2020.12.25
@71c3be63

어제 정말 너무 마음잡기 힘들어서 써내려놓은 신세한탄글에, 짧으나마 칭찬해줘서 고마워. 타인이 보기에 멘탈이 훌륭해보인다면, 그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더 노력하고 살아남아볼께!

0
71c3be63
2020.12.25
@1bc431ab

바로 이거지.. 멘탈 굿👍

살아가는 내가 없다고 굳게 믿고..

멘탈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거..

인생 이게 다인거 맞는거 같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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