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치매 할머님과 같이 산다고 한 사람입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나훈아 선생님 방송 보고 왔습니다.

 사실 오늘 방송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방에서 친구녀석들과 놀고 있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개드립을 들어가니 나훈아선생님이 방송에서 공연을 하신다는 글이 많이 보였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개드립 하시는 분들 덕분에 늦게나마 방송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할머님은 다른 방송을 틀어둔 채로 졸고 계셨습니다.

지금 TV에 나훈아 선생님이 나온다고, 그렇게 말하고 함께 시청했습니다.

공연이 끝나가던 차에, 할머님이 그렇게 즐겁게,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밖에 나가지 못해 힘들어하시던 것이 풀리신 듯 합니다.

진작 같이 볼걸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늘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나 좋아하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내가 할머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얼마나 있을까.

그저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마주하면

불안이, 짜증이, 절망이,

그런 감정들이 뒤섞여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할머님께 큰소리를 냈습니다.

뼈에 금이 가서 반깁스를 하신걸 풀어버리셔서 큰 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생각하고, 후회합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점점 심해지는 증세와

그것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나약한 제가 있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내일은 추석입니다.

사랑하는, 아니 사랑하지 않더라도, 때로는 미운 가족일지라도

전화통화 한 통 하셨으면 하는 오지랖을 부리고 싶습니다.

 개드립 하시는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전에 걱정해주시던 분들, 도움주시려 하셨던 분들 감사합니다.

코로나사태가 끝나면, 할머님 모시고 나훈아 선생님 콘서트를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