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헌에 대해 대부분 9조에 대해서만 다루는 사람들이 많길레 적어봄.

 

아까 개드립 간 글에다가 댓글로 적었었는데, 그냥 글로 적는게 나을 것 같네.

 

 

 

 

 

1. 일본이 왜 개헌을 하려는가?

 

헌법이란 무엇인가? 헌법은 아까 글에도 나와있듯이 국가를 운영하는 기본적인 근본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고의 킹왕짱 법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헌법은 최초로 헌법이 만들어진 1948년 이후 지속적인 변화(총 9번의 변화)를 통해 1987년에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헌법이다.

 

그런데 일본은 1946년 미국 사령부가 점령했을 때 이후로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이 그대로 쭉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당연히 그동안 사회가 발전하면서 추가로 담았어야 할 부분들(사회보장, 환경, 교육, 경제, 긴급사태조항) 이 빠져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법중의 왕인 헌법이 전혀 바뀌지 않았으므로 일본 내부에선 법률끼리 충돌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으며 이에 대한 지적도 당연히 계속 되어왔다.

 

 

 

 

 

2. 일본 개헌의 핵심은?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에서 추진하는 개정안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합구해소', '교육충실', '긴급사태', '자위대'이다.

 

'합구해소'의 경우 참의원 선거에서 합구 해소를 의미하는데, 참의원 선거구에서 인구비례 문제에 의해 두 현(일본에서 현은 우리나라의 도 ex.경기도 와 비슷한 단위)에서 한 명의 지역구 의원 선출하는 문제, 즉 광역지자체를 뛰어넘어 버리는 지역구 의원을 뽑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최소 1현 1지역구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교육충실'의 경우 각 개인이 경제적 이유에 관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 무상화를 통해 국민 교육의 권리를 넓혀야 한다는 내용이다. 원래는 유신회가 주장하던 것을 자민당이 수용한 형태임.

 

'긴급사태'의 경우 지진과 같은 대규모 재해라는 특별 상황에서 선거를 연기하거나 내각에 특별 권한이 부여된다는 내용이다.

 

'자위대'의 경우 9조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인데, 9조는 아마 다른 곳에도 어느정도 설명됐기 때문에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3. 9조 개정은 군대를 갖자는 것인가?

 

우선 위 3가지 핵심사항에 대해서는 자민당 내부에서도 어느정도 의견이 통일됐기 때문에 정해진 내용이다. 사람들이 자민당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과 같이 하나의 뜻으로 다같이 이루어지는 정당이라고 생각하기 쉽상이지만, 자민당 내부에도 계파가 엄청 많으며 의견 통일도 쉬운 구조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9조 개정에 대해서는 상당히 논쟁이 많은 편이며 의견이 쉽게 통일되지 않는 편이다. 쉽게 생각해보자. 헌법을 개정이라는 것이 과연 쉬운 내용인가? 현 일본 총리인 아베의 임기가 21년 9월 까지인데, 개정 자체도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속에서 괜히 교전권을 고집했다가 타국의 압박과 국민들의 반대를 먹을 경우 안그래도 문제가 많았던 헌법을 간신히 뜯어 고칠 수 있었던 찬스가 아예 날아가버릴수가 있는데?

 

원래 2012년 4월 28일 자민당이 '주권 회복의 날'에 발표한 내용은 9조 2항의 내용을 '국방군'을 보유하자는 내용으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이는 자위대의 존립 근거를 일반 군대로 명확히 규정화 하자는 내용이며, 아베와 그를 비롯한 주류파들이 모두 동의했던 내용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헌법에서 9조 2항이 가장 안 좋게 바뀌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2018년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가 발표한 자위대에 대한 내용은 좀 다르다. 현재 아베가 주장하는 '자위대'에 대한 내용은 전력불보유 규정이 담긴 9조의 개정을 통해 '자위대'의 위헌성 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사람들이 알고있는 '국방군'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적자면, 현재 9조 2항의 경우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과 그 기타의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다. 여기에다가 ‘전 조(9조)의 규정은, 우리나라의 평화와 독립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자위의 조치를 가지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며, 이를 위한 실력 조직으로서 자위대를 보유한다.’ 라는 내용을 추가하자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자위대의 위헌성 문제를 해소하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다.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군대를 만들자는 내용이 아니다. 당연히 이에 대해서 알 수 있듯이, 아베는 군대를 만들자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위대의 위헌성 문제를 해소하는 정도에서 멈추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아베는 '교전권', '국방군'이라는 단어 자체를 최근 언급한 적이 별로 없다.

 

 

 

 

 

4. 아베는 왜 이런 선택을 했는가?

 

아베는 헌법의 개정을 자신의 정치적 트로피라고 생각하고 진행중이기 때문에 아베 입장에서도 절대로 이 찬스를 놓치고싶어하지 않는다. 지금 일본 입장에선 교전권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권이나 합구해소와 같은 부분들이 아주 시급한 상황이다.

 

원래대로였으면 아베는 2017년 가을 임시국회에서 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심의를 거쳐서 2018년 상반기 국민투표를 가진 다음 2020년에 신헌법을 개정하여 '일본은 다시 태어난다'고 했었다. 그런데 2017년에 모리토미 학원, 가케 학원 문제 등을 비롯한 다양한 악재가 한꺼번에 덮쳐버려서 내각지지율이 하락했고, 이를 위한 돌파구로 2017년 하반기에 중의원 해산(총리의 가장 강력한 권한)과 총선거를 선택했다. 게다가 일왕이 생전에 사퇴한다고 하는 바람에 헌법 개정 일정이 완전히 꼬여버렸다.

 

헌법 개정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몇 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아베는 2021년 9월에 임기가 끝난다. 아베에게는 현재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아베로썬 국민투표가 부결될 가능성이 있는 조항을 넣어가지고 진행했다가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는 순간 아베의 꿈은 이대로 영원히 박살날 것인데 과연 아베가 그런 초강수를 둘 것인가? 이는 아베만 엮인 것이 아닌, 자민당 전체가 엮인 문제다. 아베 혼자서 결정할 문제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자민당은 교전권이나 국방군이란 초강수가 아닌 자위대의 위헌성의 해결 정도 수준에서 정리한 것이다.

 

 

 

 

 

3줄 요약하자면,

 

 

 

1. 아베가 추구하는 헌법 개정은 자위대 뿐만 아니라 환경권, 경제권, 사회보장권 등의 내용을 전부다 포함한 내용이다.

2. 9조 개정에 대한 것은 자위대의 위헌성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군대를 갖거나 전쟁 가능한 국가로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3. 대부분은 일본 내부의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