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글을 옹호하려고 쓰는 글은 아니고, 그 테마 관련해서 그냥 정보를 더 제공하려고 쓰는 거임. 인간 문화에 있어서의 근친상간 금지는 동물적 차원보다는 문화적/상징적 차원에 더 밀접하게 엮여있다고 보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인간과 같은 수준의 상징화 인지능력을 보이는 동물이 없으니만큼 동물이랑 비교하면서 근친상간 금기를 논하는 건 그냥 농담 소재일 뿐이라고 생각함. 

그 고릴라 이름이 코코인건 이제 다들 알겠지.


예전에 학부생 시절에 숙제 하면서 이 고릴라의 건에 대해 알게 됐었고, 그 때 일었던 논문인지 책인지에서 이 아기 가지기와 짝짓기 거부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연구자와 오갔었는지를 적어놓은 걸 봤었는데, 지금 다시 찾으려니 도저히 못 찾겠다. 

기억상의 내용은 이런 거였음: 

코코는 자주 아기를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코코는 평소에 자기가 원하는 장난감을 두고 "코코, 원한다, 장난감XX" 같은 말을 하거나 뭐가 먹고싶을 때, 고양이랑 놀고싶을 때 같은 문법 구조로 말을 했었기 때문에 "코코, 원한다, 코코의, 아기" 같은 단어 나열로 말했을 때 충분히 그게 코코가 평소에 하던 말의 범주 내에서 가능한 표현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음.)

다음으로 진짜 요건은 근친상간 거부인데, 당시에 나역시 이 부분은 긴가민가해서 코코의 사례를 내 글에 인용하지는 않았었음. 내용은 대충 이랬던 걸로 기억: 

코코에게 미카엘은 어떻냐고 물어봤을 때, 코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왜냐고 묻자, 미카엘은 자기랑 오래 같이 살아서 안 된다고 했다. 

즉, 근친상간 같은 고도로 추상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카엘은 어떻냐고 물었을 때 싫다, 또는 안 된다 (no 연관 계열 어휘) 는 의사표현을 한 것, 그리고 왜냐고 물었을 때 미카엘이 자기랑 어릴 때부터 같이 있었어서, 라고 얘기했다는 것 까지는 진술이 있었다. 이 진술이 거짓말이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냐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내가 당시에 텍스트를 읽을 때, 코코와의 다른 의사소통 상황 및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을 때, "옛날, 오래, 친구, 같이, 지내다" 등과 같은 개념을 수화로 전달하는 건 가능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남. 

코코가 아는 어휘의 수는 약 1000개 정도였던 걸로 보는 게 일반적임. 

이제, 지금 찾을 수 있었던 관련 자료들을 정리해 두겠음. 

One of Koko’s greatest desires, according to her caretakers, was to have a baby of her own. Patterson and other researchers tried for years to breed her and see if she passed on her language skills. One of her intended partners was a companion named Michael, but she would not mate with him because she regarded him as a brother, The Times reported in 1994. 

코코의 큰 소원은 자기 자신의 아이를 갖는 것이었다. (...) 미카엘이라는 수놈이 있었는데, 코코는 그랑 짝이 되려고 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그녀가 그를 남자형제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라고 타임즈지가 1994년에 보도했다. -출처

코코는 아기를 못 가진 대신 고양이를 애지중지했음. 

어린 시절의 코코와 연구자 패터슨 박사 

In the hope of breeding a baby gorilla, Dr Patterson introduced a second animal, a pre-pubescent male called Michael. The plan was that the two apes would have time to get to know and trust each other, before mating in the future.  

새끼 고릴라를 얻고자 하는 소망으로 패터슨 박사는 사춘기가 되기 이전 상태인 미카엘이라는 이름의 두 번째 고릴라를 데려왔다. 두 유인원에게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주고, 서로 믿을 수 있게 한 다음 훗날 짝짓게 만들려는 게 계획이었음. 

(중략)

Koko and Michael seemed to regard each other as sister and brother, and never attempted to breed. 

코코와 미카엘은 서로를 형제자매로 여기는 듯 했고, 짝지으려고 하지 않았다. 

(중략)

When Koko took a standard IQ test, for example, she scored 85 

코코가 표준 지능검사를 했을 때, 85점을 기록했다. 

 출처

Koko has lived with two male gorillas most of her life, Michael (who passed away in 2000) and Ndume. Michael and Koko grew up together and developed a sibling relationship. Ndume came to live with Koko when they were both teenagers (she selected him from a video), and hence was considered a much more likely mate. Although Koko and Ndume do get along very well and spend lots of time together, Koko has still not initiated mating. We attribute this to two major factors: a) the natural ratio of females to males in a gorilla family structure is not one to one, but usually three or more females to one male, and b) more privacy and natural habitat are needed— the facility in Northern California is just not private or warm enough to provide the ideal conditions for raising a family.

코코는 생애 동안 두 남성 고릴라와 함께였다. 미카엘(2000년 고인... 아니, 고고 됨)과 느둠. 미카엘과 코코는 함께 성장했고, 형제 관계를 형성했다. 느둠은 느둠과 코코 모두 십대일 때 들어왔다. (코코가 비디오에서 보고 느둠을 골랐음. 아니 이거 완전 카탈로그 결혼 아니냐?) 느둠과는 훨씬 더 짝지가 될 것 같이 여겨졌다. 느둠과 코코가 잘 친해지고 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코코는 짝짓기를 하려하지 않았다. 우리는 (연구자들) 여기에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ㄱ. 자연상태의 고릴라들에서 짝 짓는게 꼭 남녀 1:1은 아니고 대체로 남자 하나에 여자 셋이나 그 이상인 경우가 많다. ㄴ. 더 많은 사생활영역과 자연적인 생활이 필요했다. 북부 캘리포니아는 사생활영역과 온기가 적어 가족을 형성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이 아니었다. 

출처

이 글에서는 코코랑 미카엘이 꼬맹이 때문에 같이 지냈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지는 않는다. 

시간이 없어서 더 뒤져보진 못하겠다. 위에 이 고릴라를 다룬 다큐 넣어놨으니 흥미 있는 개붕이들은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