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2017)
여러분은 혹시 클래식이 뭔지 아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래식이라고 하면 아마 음악의 성인 베토벤, 음악의 어머니 헨델,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 음악의 아버지 이수만 등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클래식은 단지 서양의 고전 기악곡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랍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클래식인 고전 기악곡은 classical music을 말하는 것이고 그냥 클래식이라고 함은 음악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한 분야의 프레임을 제시하는 업적을 가진 위대한 작품, 그래서 존나 백년천년동안 계속 레퍼런스 되는 불멸의 작품을 클래식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 불멸의 생명을 가진 클래식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다들 엄청 갓갓작품이라서 수백,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감상해도 졸라 멋지고 쩔겠죠? 근데 또 그건 아니거든염ㅎㅎ 클래식은 불멸의 생명을 가진 작품이라고 하긴 하지만 우리가 지금 그 클래식을 본다고 해서 그 당시 사람들이 느낀 것처럼 그 작품을 감탄하면서 수용하거나 클래식이 가진 가치를 정확히 아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클래식이 가진 가치를 온전하게 느끼려면 음악, 미술, 건축, 영화, 문학이든 뭐가 됐든 그 분야의 역사를 통틀어 볼 수 있는 풍부한 지식과 그 작품이 역사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문맥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작품이 왜 불멸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지, 왜 이렇게 대단한 건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내가 클래식을 별로 안좋아해요. 왜냐면 내가 존나 내공이 없어서 평론가들 만큼 혹은 그 당시 사람들만큼 제대로 즐기질 못하거든요. 제 입장에선 공부하기 위해서 말고는 볼 이유가 없죠.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 전공도 아닌데 내가 왜 영화를 공부까지 해야 해? 그래서 안 봐요.
게다가 지금 우리는 과거의 몇십, 몇백 개가 넘는 클래식들을 레퍼런스해서 만든 첨단의 첨단인 작품들을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존나 흔하다고, 망작이라고 생각하면서 개무시하는 영화나 음악들도 속을 깊게 파고 보면 사실은 수백 년어치의 클래식들이 쌓아온 업적들이 온전히 들어있으니까 말이죠. 과거에는 혁명적이었고 진보적인 첨단의 기술들이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이런 개똥영화들에도 영화인들이 100년이 넘는 세워동안 쌓아온 역사와 클래식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들이 개똥이 아니라는건 아닙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2016)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2011)
<수어사이드 스쿼드> (2016)
자 그러면 본론인 영웅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제가 길고 긴 서론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가 요즘 히어로 영화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히어로 영화의 역사는 짧게 보면 존 파브로 감독의 <아이언맨>(2008)으로 볼 수도 있고 길게 본다면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 시리즈>(1980년대)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슈퍼히어로 영화라는 것의 역사는 얼마 안 돼 보일지 몰라도 사실 그 영화 자체는 정말 산더미 같은 클래식들을 레퍼런스 해온 첨단의 영화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하나 던져볼 수 있죠. 과연 히어로 영화들은 히어로를 중심으로 레퍼런스를 했을까요? 아니면 기존의 클래식 영화들을 중심으로 레퍼런스 했을까요? 아마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을 텐데, 제가 보기엔 말이죠. 적어도 요즘 나오는 히어로 영화들은 영화 자체에 더 치중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할리우드의 모든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기본으로 깔고 가면서, 각 시리즈별로 특색에 맞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있죠. <아이언맨> 시리즈는 근미래 SF물 방향으로, <캡틴아메리카 시리즈>는 첩보, 스파이물에 대한 방향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B급 코메디에 대한 방향으로, <스파이더맨>은 하이틴 청춘물에 대한 방향으로 만들어져있잖아요. 그러니 설득력 있고 짜임새 있어서 몰입감 있고 욕할 구석이 없는 세련된 영화가 나오는 거죠. 요즘 히어로 영화들은 (특히 마블 스튜디오를 통해 나오는 영화들은) 진.짜.겁.나.재.밌.습.니.다!
와! 배트맨! 와! 신용카드!
<배트맨과 로빈> (1997)
이러한 훌륭한 스튜디오는 마블스튜디오는 <아이언맨>의 성공을 그대로 이어받아 <어벤져스>(2012)라는 초대형 잭팟을 터트리게 됩니다. 전 세계에서 돈을 있는 대로 긁어모으며 예술적으로, 상업적으로 영화사상 전례 없는 눈부신 성과를 이뤄냅니다. 당연히 이 이후로 나오는 모든 히어로 영화는 '잘 만든 영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여 마블과 같은 스타일로 만들어지게 된 거죠. 참으로 영화팬 입장에선 꿈만 같은 시대입니다. 진짜 씨발... 젖꼭지 내밀고 다니던 배트맨과 반지를 닦던 이들이 활개치던 시대를 버틴 보람이 여기서 느껴지는군요.
고전적인 의미의 대표적인 영웅들
헤라클레스 (강함)
테세우스 (똑똑함)
오이디푸스 (엄마랑함)
영웅 이야기 속의 영웅은 인간이 아니지만 대부분 슈퍼히어로는 인간입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슈퍼히어로는 분명 인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는 우리처럼 고통을 느끼고 두려워하며 좌절하고 용기를 쥐어짜며 행동합니다. 즉 슈퍼히어로는 보통의 인간인 관객이 영화를 볼때 쉽게 감정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슈퍼히어로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동기와 이유에 의해서 행동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때로는 복수를 위해서 등등... 이러한 동기와 이유, 즉 행동의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서 영화는 기승전결을 통해서 구석구석 주변 이야기와 슈퍼히어로 본인의 배경을 쌓아가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영웅 이야기 속의 영웅은 인간이 아닙니다. 어느 점에서 인간이 아니냐면 그들에게는 당위성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영웅은 그 존재 자체가 당위성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고 당당하게 깔고 가기 때문이죠. 그 점에서부터 영화 <원더우먼>은 여러 명작 영화들을 클래식으로 삼은 마블의 영화와는 출발점이 다르게 되는 겁니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문제로 고뇌하고 고통받는 슈퍼히어로들
우리도 삶에서 한 번정도는 그들과 같은 문제를 겪을수 있을수 있다는걸 알기에
관객은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2008)
<아이언맨> (2008)
<스파이더맨> (2002)
그러니까 한마디로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기존의 슈퍼히어로들은 현대인에게 올리브나무로 만든 몽둥이를 쥐여주고 사자가죽을 입힌 셈이고, <원더우먼>은 영웅신화에 나온 영웅들에게 한 손에는 아이폰을 쥐여주고 발에는 이지 부스트를 신긴 셈입니다.
영화 <원더우먼>은 범람하는 슈퍼히어로물 사이에서 쉽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발상을 통해서 기존의 영화들과는 결이 다른 색다른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게 할 수 있는 시도였지만 새로운 발상과 센스로 오히려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모습을 그려내었고 그것을 통해 클래식의 의의와 그것을 변박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물론 <원더우먼> 이후에 나온 <저스티스 리그>에서 공기에 가까웠던 비중의 원더우먼과 후속작인 <원더우먼 1984>는 기존의 원더우먼과는 다른 세계관을 그릴 거라는 점에서 원더우먼의 미래는 아주아주 어둡고 불투명하지만, 올해 <아쿠아맨>과 내년 <샤잠>이 대박 터지면 또 모르잖아요?
별거아닌데그만들싸워
alwjrqns
유토니움
어떤땐 슈퍼맨급이다가
어떤땐 망토로 총알 다잡는 템귀이다가
어떤땐 챰피 수준 취급받기도함
alwjrqns
유토니움
애니에선 총에 상처도 입었지
등급 개붕이
총맞아도 안 죽어??
전쟁반전쟁
분의1
루져
마블 : 신이 되고 싶은 인간
중갑옷빌런
깅닝딩링밍
시드니여우
꼬툭튀빌런
옆에서 보던미친놈왈
유치하네
레니스
Type59
엥이거완전
글쓴거 더없니
힘쎈강력파워위력
이전에 글쓴건 있긴한데 닉변을 많이해서 찾기도 어렵고 게시판도 이곳저곳에 분산되있고, 어차피 예전에 대충썻던걸 다시 쓰는중이라 그냥 기다리면 여기 읽판에 올릴꺼임
엥이거완전
흥미유발 씨게왔음. 잦은 글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