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일기」에는 옳그떠를 행하지 못하고 맘에 안들면 신하들을 족치는 연산군을 볼 수 있다.

연산군은 심심하면 기록들을 뒤져서 자기 눈에 거슬리는 신하들이 나오면 파워국문을 먹이곤 했다. 

* 용어. 연산군 삼신기

국문: 국청(鞠廳)에서 형장(刑杖)을 가하여 중죄인(重罪人)을 신문하던 일. 임금의 명령이 필요하였다.

장형: 오형(五刑) 가운데 죄인의 볼기를 큰 형장으로 치던 형벌.

형신: 죄인의 정강이를 때리며 캐묻던 일.

1.

휘잉휘잉

윤필상 "바람이 이리도 찬데 추운 경회루에 이토록 오래도록 계시니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연산군 "너 이 새끼, 너 지금 춥다고 나 눈치주는 거냐? 너 장형."

2.

"저번 잔치때 나왔던 기생 내한매가 아주 곱더구먼. 허허. 얘들아, 내한매를 주제로 시를 지어 올리거라!"

이자건 "천한 기생을 주제로 시를 만드는 것은 온당치 못하옵니다."

"임금이 까라면 까야지, 어째? 너 국문. 그리고 시 안쓴 놈들도 전부다 국문"

3.

이현보 "인재를 뽑는 자리에 마땅히 사관이 참석하여 기록함이 형평에 맞사옵니다."

"난 꼬박꼬박 적어대는 사관 그 놈들이 제일 싫어. 근데 어쩌고 어째? 너 국문."

4.

정침 "임금의 일이란 본래 매우 많은 것이므로, 전하께서 모든 일을 혼자서 하시기엔 힘드실 듯합니다."

"너 나 무능력하다고 까는거냐? 너 국문. 아 그리고 저놈이 말할 때 건방지게 말했던 또 다른 놈 있었지? 걔도 국문."

"전하, 기록을 뒤져보아도 그 때 누가 말했는지 적혀있지가 않사옵니다."

"사관 이 새끼들은 내가 하는건 꼬박꼬박 적어대더니, 뭐가 어째? 사관놈 국문."

5.

유자광 "전하, 제가 전하가 좋아하시는 굴과 전복들을 가져왔사옵니다~"

윤은보, 권세형 "저 새끼가 함경도에 일하라고 보냈더니, 해산물이나 보내고 있네. 전하. 아첨이나 일삼고 백성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저 간신을 처벌하시옵소서!"

"너희들 내가 호강 좀 하는게 그렇게 아니꼽냐? 니들 형신."

6.

"저번에 이세좌랑 이유령, 그 놈들이 말한게 괘씸해. 걔네들 국문."

"전하. 그 둘은 이미 죽었사옵니다."

"그럼 무덤을 파헤쳐서 뼈를 부셔. 나한테 결과 보고 꼭 해라."

7.

이점 "전하. 꿩을 좋아하시지 않사옵니까? 제가 귀하디 귀한 흰 꿩을 가져왔사옵니다!"

유헌 "전하. 이점 저 놈이 아첨이나 일삼고 있으므로, 반드시 국문하소서."

"은보랑 세형이가 너 기다린다. 너 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