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왜 좌파, 우파요? 좌파와 우파의 유래

저번 글에 추천 많이 줘서 고마워. 지적해 준 형들도 고맙고.


시험도 오늘 끝났겠다 또 강의 듣다가 들은 짤막한 지식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서 글을 쓴다.




이번 이야기의 무대는 French Revolution이야. 인류 역사상 가장 엄청났던 변혁, 프랑스 혁명(FIG.1).


2.jpg

FIG.1. 프랑스 혁명의 상징처럼 사용되는 그림. 그림 안의 여성의 이름은 '마리안느'로, 옷을 풀어헤친 모습에서 과격한 혁명임을 상징함.

(여담으로, '마리안느'라는 이름은 프랑스에서 제일 자주 사용하는 이름에서 따온거고(영희랑 똑같음),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도 이 마리안느를 조각한 것이야.)



프랑스혁명은 일반적으로는 삼부회의 소집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 


당시 재정상의 적자로 허덕이던 프랑스는, 1301년에 최초 소집되었고 1614년 이후엔 한 번도 개최되지 않은 '삼부회'를 개최하게 돼.


삼부회란, 당시 나뉘어진 3개의 계급에서 대표자를 소집해 회의를 하는 일종의 의회야.




왜 당시 프랑스를 지배하던 전제 군주, 루이 16세(FIG.2)가 17세기 초 이후 막혀있던 시민 정치참여의 장을 열었던 걸까?


짧게 말하자면, 돈이 부족해서지.


그때 프랑스는 영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 이었는데, 전쟁을 벌일 때 마다 영국에 지고 말았어.


이때의 대표적인 전쟁이 7년 전쟁이야.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영토 분쟁으로 일어난 전쟁에,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캥거루국 아님)에 영국은 프로이센에 붙어 싸웠고, 결국 프로이센이 승리하였지. 


이 전쟁에 승리한 영국은 진정한 대영제국의 건설에 한 걸음 다가간 반면, 7년을 끌어온 전쟁에 진 프랑스는 정신을 못차렸지.



그 이후 결정적인 전쟁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미국의 독립전쟁(1778)이다.


프랑스는 영국을 견제해야 했으니 미국을 열성적으로 원조해줬고, 결국 영국을 물리치긴 했는데


이후가 문제였어. 안그래도 7년 전쟁에서 진 여파로 국력이 소진되었던 프랑스가, 자신에게 하등 득실이 없는 독립전쟁에 원조를 빠방하게 하느라


전쟁은 이겼으나 실속을 못 챙긴거지. 


그래서 나라가 흔들리고, 이듬해인 1779년에 삼부회를 소집했던거여.


hf14_74_i1.jpg

FIG.2. 당시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



국가에서 의회를 소집하는 이유는 한가지야. 어느 나라나 돈줄을 의회가 잡고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국가의 위기 앞에 성직자, 귀족, 시민으로 나뉜 3계층의 대표자들이 모이게 해서, 돈을 뜯어내려는 거야.


국가에서는 '예산심의만 빨리 하고 끝냅시다' 하는 심드렁한 표정을 하고 있었겠지만, 몇 년만의 기회를 그냥 놓칠 수는 없지.


시민 대표들은 '기회는 이때다!'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시도했어. 타 계급의 대표에 비해 시민계급의 대표자가 많았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귀족과 성직자 계층은 '계층당 표결권을 줘야한다'는 주장을 했고, 이는 시민대표들을 화나게 만들었지. 쪽수를 무위로 돌리려는 시도잖아?


급기야 이들은 회의장 밖으로 나가서 베르사유 궁전의 '테니스코트'라는 건물을 점거,


'우리가 진짜 의회(Assemblea Nazionale Costituente, 국가 제헌 의회)다!'라고 주장하며 독자적인 헌법을 만들기에 이르렀지.


(이를 테니스코트 선언이라고 해)



새로 헌법을 만드는 이유가 뭔지 알겠지?


국가는 법을 기초로 존재할 수 있어. 즉 법을 새로 만든다는 얘기는


나라를 새로 만든다는 이야기. 왕에게 반기를 든 거야.




한편 이 모든 회의를 지켜보고 있던 나머지 시민들은 격분했고, 새로운 의회를 지지했지. 


궁핍한 생활 속에 자신만의 이득을 차지하려는 귀족과 성직자들의 행태에 시민들은 그야말로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폭동이 일어났고, 시민들은 무기를 탈취하기 위해 무기가 많이 있는 법한 곳을 공격해버렸어.


그곳이 바로, 바스티유(FIG.3)야.



 4.jpg

FIG.3. 시민군의 바스티유 공격



이후 왕은 체포되고, 국가는 제헌의회에서 다스리게 되는데, 


이 집단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중산 시민계층을 지칭하는 '부르주아'들이 주축이 된 것이었어.


부르주아들은 기본적으로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야. 지금 바스티유를 털고있는 민중들과는 '같은 계층, 다른 마음'이라는 거지.


이들이 만든 법을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이래.


-입헌군주제

-봉건적 특권 폐지(단, 물적인 특권은 유상폐지)

-교회 재산몰수

-유산계급에 참정권 부여


진한 부분을 참고해보면, 부르주아가 주도한 초기 프랑스 혁명은 돈 많은 시민을 위한 것이었지, 절대 '모든 시민을 위해서'는 아니야.


유산계급에만 참정권을 부여한 것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어.


지금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재산 5억 이상인 분만 투표가능합니다' 라고 했다고 생각해 봐. 열받겠지?



그래서 민중세력들과의 갈등 이후 의회가 두가지 집단으로 나뉘게 돼.


첫번째는 온건파. 이 정도면 충분하니 혁명 정지 후 나라의 안정의 꾀하자는 세력.


두번째는 과격파. 민중세력과 연계를 통해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세력.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의회를 열 때 무리를 지어서 앉기 시작했어. 


근데 의장석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온건파가, 왼쪽에는 과격파가 자리잡게 된거야.


이게 지금 우리가 정치적 성향을 가리킬 때 쓰는 '우파/좌파' 라는 개념이 처음 발생한 지점이야.




잡설로, 이후 루이 16세가 도망치다가 다시 붙잡히고(가면서 파티를 여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하네),


프랑스 인근의 전제군주 국가들은 혁명의 바람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까 두려워 해 프랑스를 공격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초의 혁명세력인 부르주아 세력은 민중들과 결탁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최초의 좌/우파 대립은 좌파의 승리로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



이후 프랑스 혁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면 개인적으로 찾아보는게 좋겠다.


내 글의 목적은 이미 달성된 듯ㅋㅋㅋ


더 자세하게 알고있는 다른 형들이 댓글로 써주실거야. 아마.




마지막으로.


사실 우파와 좌파는 공산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난 그래서 '좌빨' 이라는 표현에 항상 불편함을 느끼곤 해.


러프하게, 옛 소련을 생각해보면 그 나라에선 우파가 공산주의자들, 좌파가 자유주의자들이었을 테니까.


유래를 알고 좀 더 객관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으면... 이라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20개의 댓글

2013.05.10
좋은 글에 ㅊㅊ한방
0
@초식곰
감사! 아 그리고 글에 여담으로 적으려다 못 적은게 있는데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하도 사형이 많이 집행되다보니
만들어진 기요틴(단두대)을 만든 사람 이름이 기요틴인데
그 사람 기요틴에서 죽었음.

깨알같은 상식
0
2013.05.10
@공돌이는공돌공돌해
근데 그상식이 틀린건 더 깨알같은 상식
기요틴 박사는 처형은 고통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고 실제로 설계한건 루이박사야!
이름이 기요틴으로 된건 그냥 부르기 쉬워서고
0
2013.05.10
@모스찡
올 모스부호 코스모스
0
@모스찡
오 좋은 지적이었다... 찾아보고 다시 정확하게 하자면 루이가 만든걸 기요틴이 쓰자고 주장했고 기요틴을 좋아하지 않던 신문지에서 그 이름을 그 기계에 붙여버렸던 것 같다.
덕분에 기요틴 후손들은 성을 갈았다고 하네ㅋㅋ
0
ㅁㄴㅇ
2013.05.10
한국에 좌파우파따위없는거 넷병신빼곤 다아는사실인데뭘
기준도없고 그냥 편가르기 지역감정 싸움인데 멋나게 명칭만 그리 붙혀둔거지
0
2013.05.10
좋은정보 추천머겅
0
2013.05.10
이런게 진짜 개념글이지.
0
2013.05.10
ㅊㅊ
0
2013.05.10
추천
0
2013.05.11
ㅊㅊ
0
asd
2013.05.11
근데 솔직히 좌파, 그러니까 진보는 종북을 버려야 된다고 생각해. 나는 중도 우파긴 한데, 제일 이상적인 정치사회는 친일을 버린 보수와 종북을 버린 진보라고 생각한다,
0
@asd
지들은 지들이 종북하는지 모르고 친일하는지 모름.
0
2013.05.11
@asd
진짜 좌파는 종북을 혐오하고, 진짜 우파는 친일을 존나 까야 맞지.
니가 말하는 좌파, 우파는 그냥 종북, 수구 세력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정치판이 이미 좆 됐기 때문에 제대로 된 좌파, 우파는 사실상 없다고 생각한다.
지들이 좌파네 우파네 주장하는 것들은 알고 보면 그냥 다 병신들이다.
0
ㅎㅎ
2013.05.11
바스티유 폭동이 아니라 바스티유 민주화 운동 아닌가?
0
2013.05.13
@ㅎㅎ
정확히는 바스티유 감옥 습격사건
0
mk
2013.05.12
[삭제 되었습니다]
@mk
수정해씀!
0
2013.05.13
ㅇㅇ
0
2013.05.14
갑자기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고 싶어졌어 ㅋㅋㅋ
오스칼!! ㅋㅋㅋ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24 [역사] 네안데르탈인은 어떻게 생겼을까? 5 식별불해 8 5 시간 전
1242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게임에서 만난 여대생에게 돈을 주겠다며 집... 그그그그 1 16 시간 전
1242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바람피우던 여성의 실종, 27년 뒤 법정에 선... 그그그그 2 3 일 전
12421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下) 2 綠象 5 4 일 전
12420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中) 1 綠象 3 4 일 전
12419 [기타 지식] 아무리 만들어봐도 맛이 없는 칵테일, 브롱스편 - 바텐더 개... 3 지나가는김개붕 2 5 일 전
12418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上) 5 綠象 4 5 일 전
12417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 보돔 호수 살인사건 2 그그그그 2 6 일 전
12416 [기타 지식] 일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칵테일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 2 지나가는김개붕 6 6 일 전
12415 [기타 지식] 중국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사면 안되는 이유? 10 대한민국이탈리아 23 7 일 전
12414 [역사] English)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3 FishAndMaps 5 7 일 전
1241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그녀는 왜 일본 최고령 여성 사형수가 되었나 10 그그그그 9 9 일 전
12412 [기타 지식] 최근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국내 항공업계 (수정판) 15 K1A1 23 10 일 전
12411 [역사] 인류의 기원 (3) 3 식별불해 8 10 일 전
1241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5 12 일 전
1240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9 14 일 전
12408 [기타 지식] 도카이촌 방사능 누출사고 실제 영상 21 ASI 2 14 일 전
12407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5 16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2부 21 Mtrap 8 14 일 전
12405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5 지나가는김개붕 1 17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