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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저녁 이른 시간에 식사후 바람좀 쏘이려고 나간 길에 터벅터벅 걷다가 아이들이 노는 근처 놀이터까지 가게 되었다.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있노라니 바로 옆에서 초등학교 4, 5학년쯤 되보이는 아이 둘이 대화하는 내용이 들려 고개를 돌렸다.
아주 짧은 둘의 대화였는데 무척 인상 깊었다.
"너 몇학년이냐?"
"나? 3학년"
"그럼 10살이지?"(계산도 무척 빨랐다)
"응. 10살 맞어..."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있을수 있는 대화였다.
 그리고 다짜고짜 "너 몇학년이냐"고 먼저 말을 건넨 아이는 덩치가 좀 컸는데 이 아이가 한 말,
 "나, 4학년이거든 11살이야. 나한테 형이라고 불러."
 아이의 요지는 바로 그거였다. "나한테 (까불지 말고 이젠 앞으로) 형이라 불러"그거 말이다.

우리 주변의 아이들이 비슷한 또래의 다른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이 "너 몇 살이냐?" 였는데 역시 그 뒤에 따라오는 말도 이런 목적이 강하다. 위아래를 분명히 구분 짓고 가자는 뜻이다.
그러고 나서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적은 아이가 많은 아이에게 깍듯이 존댓말을 써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세계에서 위계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두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그런 풍토는 정말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가 싶었다.
이런 모습을 대할 때마다 참으로 가소로우면서도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보여준 말의 세계가 아니겠는가!

중학교 영어 수업시간에 "미국 사람들은 예의가 없다.  아버지나 어머니와 얘기할 때도 너, 당신(you)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면서 영어에 높임말이 없음을 빈정대시던 어떤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정말 그럴까?  
군대에서 '계급이 깡패'라는 말은 사회에서 '나이가 깡패'라는 말로 바뀐 것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서로에게 존댓말을 할 수는 없을까. 물론 나이 어린 사람이 연장자에게 더 공손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 만난 사람일지라도 나이를 따져서 반말부터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언제나 존댓말을 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배려나 존경의 마음을 유지하다보면 우리 사회가 언어의 폭력으로 인해 삭막해지는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어린애들까지 나이 따져가며 "형이라고 불러"하는데는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졌다.
이런 계급적, 상명하달식, 조폭같은 문화, 어른들이 고쳐야 아이들도 배우지 않을 것이다.


이놈의 서열문화는 정말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