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물의 전기를 담은 영화인 만큼 오펜하이머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보고 가야할듯
중간 중간 오펜하이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있다는 걸 전제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예 기반 지식이 없으면 영화 줄기를 따라갈 때 한박자 늦을 수도 있음
전체적으로 편집점이나 묘사가 친절한 편은 아니고 약간 난해한 구석도 있기 때문에
오펜하이머가 뭐하는 사람이고 말년에 어떤 일을 겪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다
이런 정도는 알아두고 가는 게 좋을듯
주변 인물도 좀 알고 있는게 편하다 중간 중간 인물 나올 때마다
이 사람이 언제 나왔고 어떤 역할이라고 대충 알려주긴 하는데
그래도 아예 모르면 한 번에 팍! 떠오르면서 이어지기 힘들거임
- 여기서 부터 내용적인 부분 스포있음-
2. 핵폭탄의 화려함을 과시하는 영화는 아님
좀 묘한 이미지가 있고 확실히 인상깊은 장면이긴 하지만
일본에 핵 터뜨리면서 좋아하는 영화는 아님
애초에 나가사키나 히로시마에 폭탄이 터지는 장면 자체도 안나옴
핵폭탄은 작중에서 오히려 좀 상징적인 것에 가까움
작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건 핵폭탄이 터진 뒤
그의 말년을 휩쓸었던 '오펜하이머 사건'임
(오펜하이머가 수소폭탄 개발을 반대하자, 그 견해가 다른 과학자들에게 퍼지는 걸 우려해서 오펜하이머를 빨갱이로 몰아 쫓아낸 사건)
냉전 시대의 광기가 한 인간을 휩쓸고 가는 순간을
오히려 폭탄의 파괴력보다 더 잔인하고 숨막히는 방식으로 연출함
이 부분에서 등장인물들이 자기 이익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고
분노를 토해내는데 점진적으로 교차되며 고조되는 분위기가
이 영화의 키 포인트
3. 오펜하이머 전기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펜하이머 사건' 영화
보고 나서 느낀 건데 전기 영화라기 보단
당시 사건을 다시 돌아보며 그 때의 광기를 경계하는 영화처럼 느껴졌음
작 중에선 핵분열 연쇄 반응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하나의 핵이 반응하면, 그에 따라서 다른 핵들이 점차 반응하여 기하급수 적으로 그 수가 증가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확대된다는 내용임
영화가 전기 영화의 구성을 하고 있는 건 오펜하이머 사건이
폭탄이 터진 직후, 오펜하이머가 지금껏 쌓아왔던 주변인들과의 관계
그 동안 벌어졌던 갈등을 수소폭탄이라는 무기에 대한 욕망과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에 의해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연쇄적으로 폭발시키며 오펜하이머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곳까지 밀어붙이기 때문임
작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오펜하이머가 대화를 나누며 엮어나간 인물 관계 하나 하나가
공산주의와 정치적으로 의심스러운 행적이라는 하나의 파일로 묶여서
왜곡되어 그를 공격하는 소재로 쓰이는 건 정말 숨이 막힌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를 어떻게 평가하는 영화라기 보단,
오펜하이머가 쌓아온 삶을 악의적으로 비틀고 담그려고 한 당시 광기의 연쇄작용을 조명하고 있는 영화임
그리고 그 사람을 밀어붙이는 과정은 정말 깔끔하고 훌륭했다
1. 오펜하이머에 대해 사전 지식을 많이 넣어두고 봐야하는 영화
2. 연출이 난해한 편이고 등장인물이 많아서 따라가는 게 늦을수도 있음 (그게 정상임)
3. 오펜하이머 생애 전체를 다룬다기 보단, 그를 왜곡했던 오펜하이머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 지에 집중한 영화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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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어류
이런 방향으로 만든 게 더 좋더라 오펜하이머에 대한 정체성이나 메카시로
5783578965
존나정리잘했네 진짜 다시봐도 단순 전기영화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