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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관람평.txt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도문의 마지막 구절이다.

영화를 보고난 뒤에 비로소 이 제목의 뜻을 알 수 있었는데, 바로 감독이 영화 찍는 내내 자신의 처참한 연출 실력과 시나리오커팅 능력의 구원을 바라며 읊은 기도문 이었던 것이다.

 

영화의 느낌을 딱 한줄로 말하지면, 인도에서 테이큰을 모방한 영화를 찍었는데 춤과 노래가 빠져있는 느낌이다.

액션의 전개는 툭툭 끊기고 왜 저렇게 밖에 판단을 못했는지 납득도 공감도 없고, 감독은 수류탄을 믿는 신흥종교단채에 가입이라도 했는지 전개가 막히면 일단 수류탄으로 해결하려고 든다.

또한 슬로우모션을 쓰는 법을 새로배워서 자랑하고 싶었는지, 슬로우모션이 여기저기서 마구 남발되어 2010년대 초 우후죽순 쏟아지던 조폭코믹물의 액션씬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연기는 어떠한가?

한국어 어색한 한국계 일본인 연기파트는 연기력도 대사도 목소리도 모조리 상황에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든다.

황정민의 연기는 훌륭했으나, 신세계에서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하여 비로소 완벽해졌던 황정민에게 억지로 아저씨의 원빈과 같은 반듯한 서울 말투에 언제나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를 주문하다보니 결과적으로 황정민의 연기또한 매우 어색하게 느껴졌다.

 

연출또한 헛점이 많다.

중반 이정재와 황정민의 첫 대면 씬에서 황정민이 방에 들어서 철문을 잠그고 방의 배란다로 도망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때 나온 배란다의 모습은 복도형 아파트처럼 모든 방이 길게 연결되어있는 구조이다.

즉, 이정재는 잠긴문을 부술려고 노력할게 아니라 그냥 옆방으로 들어가서 황정민을 잡았으면 되는 일 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거리로 뛰어든 황정민이 뛰는 것도 아니고 터덜터덜 걸으며 문을 부수고 배란다로 나온 이정재와 눈이 마주치는 씬도, 못 찾은 것도 아니고 눈이 뻔히 마주쳤는데 악착같이 쫒아오던 이정재가 돌연 추격을 멈춰버린다.

 

후반에도 태국 마피아와 독대하기 위해 이정재가 수류탄의 핀을 깐 채로 본거지에 홀로 들어가 거래를 요청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총들고 지키고 있는 마피아 본거지에 수류탄을 들고 무사히 들어간건 그렇다고 쳐도, 분명 핀까지 뽑아서 이정재의 유일한 협박수단이었던 수류탄이 장면이 바뀌자마자 말끔하게 손에서 사라지고, 마피아보스도 수류탄의 위협만 없으면 딱히 거래 할 필요가 없는 일방적인 요구를 혼쾌히 들어준다.

마피아가 이정재의 남자다운 면에 반해서 그렇다던지 이런 아주 단순한 설득조차 관객에게 하려들지 않는 것이다.

 

총기를 공급해주는 총포상을 지키는 마피아조직원들이 무기라고는 칼밖에 없어서 샷건든 이정재에게 모조리 털리는 건 양반이다.

 

다만 전채적인 이정재와 황정민의 1:1 액션의 연출은 매우 좋았다.

특히, 처음 맞닥들인 이정재와 황정민의 액션씬에서 이정재가 마피아 조직원의 목에 칼을 밀어넣고, 너머로 보이는 황정민을 노려보는 장면의 구도와 연출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허나 그 뿐이다.

1:1 주연대결 이어야 하는 영화에서 황정민의 케릭터는 이정재 만큼 매력적이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영화는 이정재의 소름끼지는 모습과 멋진 저음의 목소리만이 기억에 남는 이정재만의 필모그래피 영화가 되어버렸다.

 

영화 아저씨는 원빈주연의 원빈을 위한 영화였으나, 조연의 연기 연출 각본 모든 것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원빈만이 남은 것이 아닌 영화의 모든것이 "영화 아저씨" 로써 기억 될 수 있었다. 

영화 테이큰 또한 리암니슨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조화로웠기 때문에 리암니슨이 아닌 테이큰으로써 기억되었다.

하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정재로만 기억 될 것이다.

 

 

요약 : 3.5/10 (3점은 이정재의 몫)

3개의 댓글

2020.08.14

감독도 아는거임ㅋㅋㅋ 익숙한 길은 이정표 한두개쯤 없어도 되겠지..?

0
2020.08.14
@밥묵나

감독 역량의 부족이라고 생각함.

제발 코로나 특수로 극장 텅텅 비어있으니 준수하게 뽑아지는 관람객수를 본인의 자만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함.

0
2020.08.15

근데 존나재미있었는데 나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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