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도 좋고 분량도 적당하고

쓸모없는 부분을 확 쳐낸 게 오히려 이야기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됨.

당시 사고와 연관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수가 많은 편은 아니고, 각각의 사연을 묘사하면서도

'쓸데없이 많은' 정보를 주지 않음. 이런 부분이 인물들의 비극에 공감하기 힘들게 만들지 몰라도, 이야기를 느슨하지 않게 함.

그리고 적절한 사운드와 연출이 중간중간 긴장감을 만들어내면서 이런 공백을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거 같다.

애초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재앙이니까 굳이 기를 쓰고 비극을 묘사하려 하지 않아도 됐고, 그 지점이 개인적으론 좋았음.
 

사실 5부작의 짧은 에피소드인만큼 생략된 부분도 많고 인물의 깊이에는 조금 부족한감이 없잖아 있다고 봄.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오히려 일정부분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함.

여력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했고, 성공적이었던 거 같다.

1화와 5화를 이어놓은 것도 좋은 연출이었고.

시작과 동시에 이미 사건은 벌어진 후였고, 인물들이 체르노빌 사태를 정리한 뒤에야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구조여서

끝까지 재미있었고, 마지막에는 마치 한 편의 다큐같은 느낌도 줬다고 봄. 사실 드라마 자체도 드라마+다큐같은 느낌이었고.

최근에는 영화 한 편도 제대로 진득하게 본 적이 없는데, 오랜만에 5시간 연속으로 드라마를 봤따. 

안 본 사람 있으면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