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괴담: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d6ajkq/red/
원 제목: 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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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여행하다가 타이어가 펑크 나면 가장 짜증 나는 곳이 어딘지 아니? 어디겠어 바로 망할 유타주지. 지평선 넘어서 끝없이 펼쳐진 붉은빛 사막을 횡단하는 건 로맨틱할 수도 있지만, 푹푹 찌는 더위 아래에 몇 시간 동안 같은 풍경만이 지속되는 공간...
너 또한 운전해본다면 그 생각이 바뀔 거야. 이런 곳에서는 구글맵을 너무 맹신하지 않는 게 좋아. 핸드폰이 먹통이 되는 게 일상이라 다른 휴대용 GPS를 가지고 가는 걸 추천할게. 이번 여행에 난 집에 두고 왔지만 말이야… 제기랄.
한 모금 머금은 레드불이 서서히 내 혈관을 타고 스며드는 걸 느끼며, 캔터키에서 캘리포니아까지의
멈추지 않는 드라이브를 계속해나갔어.
가도 가도 보이지 않는 휴게소, 끝이 없는 사막, 밤이 가까워 지자 눈꺼풀이 참을 수 없이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어.
지금 당장이라도 길가에 대충 주차해두고 한숨 때리고 싶어 할 찰나에, 지평선 너머 한 건물을 발견했어. 이 황량한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 만에 처음 발견한 건물이 모텔이란 걸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앵가바이트 모텔… 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평소라면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이런 허름한 모텔이 좋은 숙박업 소일 확률이 낮다는 걸. 맙소사.. 심지어 주차장에 차도 서너 개만 있네…
내 차를 제외하면 직원들 차가 아닌가 고민하기도 했지만, 잠을 안전하게 잘 수 있다는 사실에 하늘에 감사했지.
너라면 밤이 되어도 변함없는 유타주 특유의 찜통 더위를 더한 사막 한복판에서 잠을 청하겠어?
아니지?
나 또한 제풀에 지쳐 쓰러지기 전에, 모텔 주차장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지.
내가 로비 안에 들어가자, 앵가바이트 모텔이 나의 예상을 가득히 넘어선 형편없는 업소라는 걸 느낄 수 있어. 카펫은 80년대에 마지막으로 교체한 것 같았고. 보랏빛 인조 가죽 소파, 골동품 같은 책상들은 너무 짧아서 딱 보기에도 쓰기 불편해 보였지. 심지어 대기실에 놓인 작은 티브이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노이즈가 정신마저 사납게 만들었어.
티비 옆에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음”이라 써져있었지. 흠… 제법 정확한 표현이었어, 사용할만한 고객용 서비스가 눈 씻고 봐도 없었던걸.
‘에헴’ 내가 헛기침을 하며 프런트 데스크로 다가갔어. 그곳에 모텔 유니폼을 입은 뚱뚱한 30대 남성이 엎드린 체 곤히 잠을 자고 있었지. ‘에헤.. 헴!’ 그가 고개를 들지 않자 더 크게 헛기침을 냈어. "에휴… 저기요" 결국 참지 못하고 짜증이 섞인 어투로 그를 불렀지.
“어... 에??’ 아... 안녕하세요! 그… 앵가 바이트 호텔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크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그가 깜짝 놀라며 일어났어.
“하룻밤 자고 갈려고요, 성인 1명이요… “
"아 … 그 그럼요” 그가 떡 된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어. 이제야 좀 정신을 차린 것 같았지. “방이라… 그렇죠, 저희에게 빈방이야 많죠! 그 원하시는 방이 있으세요? 저희 스위트 룸은 약간의 추가 비용만 더 내시면 사용하실 수 있는데 오늘은 다 빈방이네요. 둘러보시겠요?"
“아… 아니요, 그냥 평범한 방이면 될 거 같아요. 아무 빈방이나 주세요.”
“아하하, 주차장에서 보셨겠지만 오늘 방들이 다 비어 있었어요. 음 그러면 그냥 2호실 드릴게요, 가장 가까우니까 짐 옮기는 거도 편하실 거예요”
“어…2호실이요? 1호실이 더 가까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 그러니까 전 2호실로도 만족하긴 하는데, 1호실은 없으신가 해서요”
“안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설명해 드리려고 했어요. 형씨 내가 툭 까놓고 말할게요, 내 생각에는 이 모든 게 헛짓거리 같아, 그런데 모텔 룰이 그래요. 어쩔 수 없다니까요? "
자 이제부터 제가 1호실에 들어가시면 안 된다고 제가 설명을 했고 고객분께서는 들어가시지 않을 거라고 동의해주시면 됩니다. 만약에 들어가셔서 무슨 일이 생기셨다! 그러면 저희 앵가바이트 모텔에는 고객분이 겪으신 상해에 관해 단 1%의 책임도 없을 것입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그의 얼굴이 일 순간 일그러지는 게 보였지. “그냥 1호실에 들어가지 마세요”
“알겠어요, 동의하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직원이 했던 경고를 계속 곱씹고 있었어.
“1호실에 도대체 무슨 일.. 아니 뭐가 있길래 저 난리인 거지?”
모텔 측에서 1호실에 못 들어가게 날 겁주려고 한 거였다면, 그건 분명 실패한 방법일 테지. 이제 1호실의 비밀에 대해 더더욱 궁금하게 돼버렸잖아.
양치질과 짐 정리를 끝마친 뒤, 난 결심을 했어.
“그래 방에 안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거자나?” 그들과의 약속은 지킬 거였어.
다만 방안을 들여다보는 건 또 다른 거자나. 모텔문에 있는 렌즈를 통해서 본다면 방 밖에서도 확인이 가능할 테지.
뭐… 그날 밤 다른 손님이 있던 거도 아니니 내 유치한 탐정 일을 들킬 염려도 없었으니 그렇게 하자 난 결정했지.
1호실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식은땀은 내 손에 고이는 게 느껴졌어.
“지금도 늦지 않았어… 내일 운전 할거 생각하면 그냥 방으로 가서 자자. 뭐하러 멍청하게 그 방에 갈려는 거야!”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지만 천천히 문 앞으로 가까워졌어.
떨리는 두 손을 차가운 문에 얹고는 나의 눈을 렌즈에 가까이 대었지. 심장이 터질 거 같았어. 내가 렌즈를 통해 방안을 이리저리 훑어보자 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어.
어느 곳을 둘러봐도 방안은 온통 하얀색이었어. 순백의 침대, 흰 수납장, 하얀 커튼 , 하얀 드레서. 모든 게 말이야. 하지만 날 소름 치게 만든 건 방의 이런 이상한 인테리어가 아니었어.
작은 여자아이 한 명이 순백의 방 정 중앙에 있었어… 그녀는 내가 서있는 문을 정면으로 바라본 체 순백의 의자에 죽은 듯이 앉아있었지.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그녀의 흰머리는 가녀린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고. 그녀의 피부 또한 살아있는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에 너무 창백했어.
방안에 꼼짝도 안 하고 앉아있는 이상한 여자아이라니 내가 하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걸 알아. 제기랄! 근데 난 내 두 눈으로 본걸 말하는 것뿐이야! 이 세상에 귀신이란 게 있다면 그녀야 말로 그 귀신이라는 정의에 충족하다는 걸 알 수 있었어. 내 쿵쾅거리는 심장이 소름 끼치는 고요함을 깨며 내가 처한 상황을 일깨워 주었지. 방 안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그렇다 해서 내가 보고 있는 걸 설명할 수도 없었지만 말이야.
사실 그날 그 뒤로 내가 어떻게 잠에 들었는지 모르겠어. 아마… 18시간 동안 운전해서 비몽사몽 한 채로 지쳐서 반 기절하듯이 잠에 들었던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난 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어.
그래 나도 성인이고 평범한 사람처럼 귀신 따위 믿지 않았었다고. 내가 목격한 이 말도 안 되는 경험을 부정하고 싶었어. 이 세상에 귀신이 없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될 거 같아?
그래 아침도 밝았겠다 렌즈를 통해 방안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자, 그러면 모든 게 확실해지겠지. 그래서 나 또한 그렇게 했어.
뭔가 달라졌어. 흰색의 방 따위 없었어. 방안에 그 어떤 가구도 없었다고! 내가 렌즈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거 검붉은 빛 그뿐이었지. 내 심장이 날뛰었지만. 난 애써 지금 상황을 정리하려 했어. “어제 피곤해서 헛 것을 본 게 맞다니까. 봐봐 아마 나같이 방안을 들여다보려는 사람들을 막으려 렌즈 반대편에 붉은 테이프 같은걸 붙여 둔 걸 거야. 하하하 귀신이라니 나도 참”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 체 난 부지런하게 내 짐을 트렁크에 옮기기 시작했지. 그렇지만 모텔을 떠나기 전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그 방에 대해 마지막으로 물어보기로 했어.
“키 여기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편안하게 주무셨어요?”
“아 네, 그런데요… 제가 어제 정신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는데…1호실에 대해 뭐 좀 아는 거 있으시나요? 그냥 좀 궁금해서요. ”
그가 물어볼 줄 알았다는 듯이 내 눈을 정시했어. “음… 그 제 선임이 해준 말이 있는데. 그 미신 같은 게 있었어요, 어제도 말했듯이 제가 보기에는 다 개소리 같은데. 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그 방에 들어가면 좋은 꼴 못 본다는 정도입니다. 저도 여기서 일하면서 그 정도만 알면 되고요. 하지만 선임에게서 들은 이야기 듣고 싶은 거 자나요?”
“아… 네… 이야기라니 무슨 이야기인데요?”
“아 그게 좀 흥미로운 이야기 이긴 합니다. 이미 돈도 다 지불하셨으니 말해드릴게요.” 그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거 같았어. “제가 하는 말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내세요. 믿기 힘들긴 한데 암튼 한 30여 년 전에 제닝 아가씨 그러니까 여기 주인장 따님께서 1호실에서 돌아가셨어요. 그 사건이 일어난 뒤 여기 오너, 그러니까 덴테 제닝 씨께서는 이곳을 매니저를 통해서만 관리하고 계셔요. 그럴 만도 하죠, 자기 딸이 죽은 사업장인데 어떤 아버지가 오고 싶겠어요. 그런데 제 선임이 말하길 그녀는 1호실에서 떠난 적이 없데요. 아직 까지도 그 방안을 맴돌며 지박령이 되었다 뭐 그런 이야기죠.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그가 목소리를 깔고 살짝 웃으며 이어갔어.
그 모든 게 하얀데요, 방이며 벽지며 인테리어며 … 심지어 제닝 아가씨 그녀마저도 창백 하다죠? 아 맞다 근데 색이 다른 게 하나 있네요.” 그가 자리를 고쳐 잡으며 말했지.
“제닝 아가씨의 눈… 그녀의 눈만은 흰색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입니다. 다시 한번 유타에 오신 걸 환영하고, ‘또’ 봬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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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차ASMR
좀 고전 스러운 맛이 있는 괴담인거 같아요.
외노자인생
무섭진 않은데 호기심 자극하는 그런 맛이 있네 ㅊㅊ
년차ASMR
이런 잔잔한 느낌도 좋은거 같아요. 곱씹어 보면 소름끼치는 느낌이 좋더라요.
악마지망생
ㅋㄲㅋ어딘가에서 이미 들은적 있는 유형이네
년차ASMR
내가 서있는 문 넘어 귀신이 있었다 유명하죠. 침대 밑 살인마. 커튼뒤 괴물 등등. 공포물에 빠지지 않는 유형 같아여
단톡경보기
그린라이트 아님?
년차ASMR
지켜 보고 있어 <3 <3
개드립굉이
통하였사옵니다
년차ASMR
만드레
이해가 안됬어요
년차ASMR
원래 방안은 하얀방이고, 저녁에 보았던 귀신은 사실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문안을 들여다 보니 빨간색이여서 테이프 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렌즈 넘어로 귀신이 날 쳐다 보고 있었다.
나와 귀신을 사이에있던건 달랑 문밖에 없었다 이런 괴담입니다.
고양이짤수집가
그냥 뻔한 괴담이네 하다가
귀신사이에 달랑 문하나밖에 없다는 소리 들으니 좀 소름돋네
년차ASMR
ㅎㅎ 그래서 다들 그린라이트 아니냐고 하는거 같아요.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바라보다니
아싸진행중
와 ㅋㅋㅋ 마지막에 본게 눈이라고 하니까 놀랬네
년차ASMR
미스터글래스
ㅗㅜㅑ....
년차ASMR
Jellyppi
마지막에 '또' 보자는 말이 이상하네
년차ASMR
잘가세요 그리고 유타주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기세요 였는데. 왜 제가 또 오세요 라고 번역했는지 모르겠네여. 아마 그냥 또 방문해주세요 이런 느낌을 줄려고 했었나봐여 번역중에
그란
나폴리탄 괴담인줄 알았는데 아니네 근데 귀신도 밤에 자기본 남자 궁금해서 기다리다 서로 눈마주쳤으니 그린라이트 맞지
년차ASMR
(아이러브유 콘)
Piribuisaman
번역이란게 힘든거란것도 이해하고 번역한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번역전 원글을 떠나서 번역하고 난 글만 놓고보면 매우 유감스러움 글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짐
년차ASMR
매번 노력은 하고 있는뎅 한국말이 딸려서 그런지 어렵네요 ㅠㅜ 피드백 감사합니다. 어떻게 해야지 덜 어색해 질까요
Piribuisaman
괴담 글 하나 번역 한 후에 다시 번역 한 글을 읽으면서 바꾸고 싶거나 다듬고 싶은곳을 바꿔보셈. 그리고 한 30분 정도 다른 일 하다가 다시 번역 한 글을 읽으면서 바꾸거나 다듬고 싶은곳을 고쳐보고, 그리고 두 세시간 지나서 또 읽어보고 고쳐보셈. 또 하루 지나고 나서 다시 읽고 이상하거나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한 부분을 고쳐보셈. 계속 글을 다듬어가다보면 어떤 부분은 한두번 바꿔보니 더 이상 손 안대도 괜찮아지고 또 어떤 부분은 다듬을때마다 바뀌는곳도 생길거임.
글 다듬는건 너무 뻔한건데 그냥 한번 적어봤음. 근데 번역이란것도 시대나 상황에 따라 바뀌는거라 사실 정답같은게 있는게 아니니까 취미로 하는거면 자기가 만족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니까 어색하니 뭐니 훈수하는것도 이상하네
년차ASMR
오 감사합니다. 저도 괴담을 듣고 읽는걸 취미로 좋아했지 써보는건 처음 해보는거라 이런거 너무 감사하져. 한번 좀더 숙성시켜서 해볼게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