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개인 사연] 기괴한 꿈을 공유하는 우리언니

 

 

이거 심야괴담회 보낼까 생각 하다가 개드립에 먼저 올려본다

 

일단 우리 언니는 귀신 보는 사람 아님, 다만 기괴한 꿈과 이상한 경험을 하고는 했어.

언니랑 같은집에 살다보니 언니한테 일어나는 기괴한 일들을 본의아니게 공유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가장 비건한 예가 꿈이야.

난 심리학 전공이고 데자뷰가 인지적 착각으로 인한 현상이라 생각해서 

처음에는 언니랑 내가 같은 꿈을 꿨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어, 사람이 비슷하면 착각할수도 있잖아?

하지만 너무 뺴도박도 못하게 똑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다보니 이건 뭔가 영적인것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이럴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 이야기들을 공유해 보려해

 

 

 때는 한 5년 전? 내가 연구실 생활하다가 여름휴가로 부산에 부모님 집에 내려와있을 때 였어.

부산본가에는 언니랑 내 방이 따로 있어서 같이 잘 일이 없었는데 친할머니께서 와 계시는 바람에 하루 언니방에서 자게됬어. 

언니침대가 킹사이즈라서 서로 침대 끝에 누웠는데 그날따라 너무 피곤한거야, 그래서 언니보다 내가 먼저 잠들었지

 

 근데 꿈속에서 내가 숲이 우거진 산을 올라가고 있는거야. 

때는 새벽? 완전 한밤중은 아니고 약간 어슴푸른 빛이 있었어.

뭔가 제단같은 돌계단이 있어서 그걸 따라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어

위에서 딸랑딸랑 방울소리가 계속 들려와서 올려다보니 안개가 자욱해.

"뭐지?" 싶으면서도 나는 킬리만자로 산을 오르는 고독한 표범처럼 묵묵히 올라갔어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올라가야한다는 생각만 들더라

 

계속 올라가다보니 방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안개도 점점 옅어져서 산위에 뭐가 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라

처음에는 빙글빙글 도는 치마자락이 보였어.

그거 있잖아? 무당들이 굿할 때 입는 붉은 치마,

오방색천을 허리띠에 넉넉하게 멘 붉은 치마 아래로 버선발이 빙글빙글 바닥을 짚으며 제자리에서 돌고 있더라

무당이 방울을 흔들면서 한자리에서 계속 춤을 추고있는것 같았어.

조금만 더 올라가면 방울을 흔들고 있는 상체가 보일것 같았지

 

근데 그때,

 

아 더이상 올라가면 안되겠다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 

신기한게 그전까지는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고 생각도 감정도 평온했는데 그 순간 빨리 꿈에서 깨어야 할것 같더라

꿈에서 깰려고 하는동안에도 내몸은 계속 산 위로 향하고있었어.

다행이 내가 깨고싶다고 생각한 뒤 꿈에서 천천히 벗어날수 있었는데 동시에 확신 아닌 확신이 들었어

 

저거 여자 아니다.

 

발만 보였지만 육감이라고 하나? 

그냥 확 느껴지는게, 저거 분명 여자옷 입은 남자다 라는 기분이 확 느껴지더라고. 

 

난 꿈에서 깨자마자 본능적으로 언니방 입구를 바라봤어.

우리언니가 하도 이상한 꿈을 많이 꾸다보니까 엄마가 매년 절에서 부적을 받아와 언니방 입구에 붙여두고는 했는데

왠지 그걸 봐야 안심이 될것같더라고, 다행이 부적은 잘 있었는데 뭔가 기분이 찜찜한거야.

그래서 옆에 언니는 잘 자나 싶어서 언니쪽을 바라봤어

 

근데 언니가.. 진짜 사람하나 죽일것 같이 일그러진 얼굴로 끙끙거리며 자고 있더라.

 

가위 눌리나 싶어서 언니 손 잡아서 꾹꾹 누르고, 언니를 몇번 흔들어 깨웠어

그러자 언니가 헉! 하고 눈을 뜨더니, 아 뭐야 너야? 하고는 한숨을 내쉬고 바로 다시 자더라

그래서 아 가위눌린건 아닌가 보다 하고 나도 다시 잠들었지,

다행이 그뒤로는 꿀잠을 잣어.

 

다음날 느즈막히 일어나 가족끼리 아점을 먹다가 언니한테 넌지시 물어봤지,

 

"어제 어마어마한 표정으로 주무시던데 꿈자리가 사나우셨나요?"

 

"네년이 코를 골아서 잠자리가 사나웠습니다."

 

"하하 그러셨군요, 나쁜년아 넌 코안고는 줄 아십니까"

 

영양가 없는 소모전을 끝으로 별 말이 없길래 아 나만 개꿈 꿨구나 싶었지.

그 뒤 엄마랑 언니는 할머니랑 같이 백화점에 쇼핑하러갔어.

쇼핑을 극혐하는 난 집에 혼자 남아 고양이랑 히히덕 거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지,

그러다가 언니방에서 스르르 낮잠이 들었는데..

 

....어제 꿨던 꿈이 계속 이어지는거야

 

정확하게 어제 께어났던 딱 그시점에서 꿈이 시작되더라고 

빙글빙글도는 치마자락과 허리끈, 치마가 도는 방향을 따라 같이 빙글빙글 도는 오방색 천,

정신사납게 커져가는 방울소리와 그 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던 북소리 같은것도 들려왔어.

 

와씨 큰일났다! 싶어서 깨려햇는데, 이번에는 무슨수를 써도 꿈에서 깨어나지지 않더라

난 그렇게 다시 산속 계단위를 올라갔어.

 

천천히 무당의 상체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바로 뭔가 잘못된걸 느꼈어

 

무당은 만세를 한 자세로 팔을 하늘 높이 뻣어 방울을 흔들고 있었는데....

두 팔과 챙이 큰 무당모자를 쓴 머리는 한자리에 가만히 있고 하체만 빙글빙글 돌고있는거야

마치 상하체가 분리되서 하체만 움직이고 있는것 처럼...

하얀색 버선발이 눈앞까지 가까워졌는데 정말 쉴세없이 빙글빙글 도는 발과 달리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나를 내려다보는 무당의 머리가 너무 심한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어 소름이 확 돋더라,

그런데도 꿈속의 난 겁도 없이 무당의 얼굴을 올려다 봤어

 

하얀 분을 바른 분장같은 화장에

붓으로 일부러 길게 그린듯한 붉은색 입술 

 

아래서 올려다본 까닥에 코 위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붉은 입술만은 똑똑히 보였어, 아주 찢어질 듯 웃고 있었거든.

 

그때 또 느꼈지,

 

야 이거 남자다, 여자 아니다.


 그리고 왠지는 모르겠는데, 이거 위험한건데 나한테 해를 끼치지는 않을것 같다는 기분이 들더라

뭔가 동물원의 호랑이 같은? 날 죽일수 있지만 우리 속에 있는 그런 존재.

뭔가 두렵고, 본능적으로 혐오감이 들면서도 묘한 안도감이 느껴지더라고...

 

그렇게 한참을 무당의 발치에서 올려다보다가 잠에서 깻어,

 

눈을 뜨니까 슬슬 노을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더라, 아직 밖은 화창하고 그래서 뭔가 괴리감이 더 심했던거 같음

옆에는 우리집 고양이가 자고있고... 

강아지는 주인이 이상한 꿈 꾸면 꺠워준다던데 우리집 냥이는 주인이 악몽을 꾸던말던 옆에서 꿀잠자는게 왠지 얄미워 보이더라.

 

난 혹시나 싶어서 엄마랑 할머니한테 전화해서 뭔일 있냐고 물어봤고 두분다 즐겁게 쇼핑하고 아무일도 엄슴돠 해서

아 개꿈이었군 22 하고 넘어갔지.

 

그리고 그날 저녁은 다시 내방에 돌아가서 잣기 때문에 아무런 꿈도 꾸지않고 딮슬립 했어,

하지만 다음날 아침, 언니 표정이 아주 썩어 있더라고

그래서 언니한테 시비털겸 또 물어봣지

 

몇일 연속으로 얼굴이 썩어게시는데 변비냐고

 

그러니까 언니가 짜증을 내면서

 

"아 존나 계속 같은 꿈을 꿔, 이번에도 그년이야"

 

이러는거야.

 

그래서 무슨꿈인데? 하고 물어보니

 

빨간옷을 입은 무당이 간보는 것 처럼 가끔가다 한번씩 언니꿈에 찾아온대

방울소리를 울리면서 시끄럽게 왔다갔다, 언니를 산이나 공터같은 이상한 곳으로 불러들이는데

항상 같은 놈인고, 저승사자 같은 화장을 하고 챙이 큰 무당 모자를 써서 얼굴은 잘 안보인대

직접적으로 언니를 위협하지는 않고 계속 찾아오기만 한다는거야

 

그 소리를 듣고 소름이 와르르 끼치더라고,

아 그럼 혹시 언닌 줄 알고 나한테 왔던 건가?

내가 언니보다 먼저 잠들고, 언니 침대에서 낮잠을 자서?

 

그래서 언니한테 확인차 물어봣어.

 

혹시 그 무당, 성별이 뭐야?

 

그거 남자야, 100퍼 박수무당 새끼임

 

하는 순간...

 

와씨...

 

 뭐 무당이나 무속적인 꿈이야 어딜가나 비슷비슷 하니까 꿈이 겹쳤겠거니 하는데

성별까지 같다고? 하는 순간 이거 뭔가 있다 싶더라

그래서 언니한테 내가 꾼 꿈에대해 이야기해주니까 언니 얼굴이 점점 굳어지더라고

 

"어... 그거 내꿈이랑 거의 똑같은데? 북소리는 처음에 안들리다가 가까이 왔을때만 들려"

 

여기까지 듣고 나니 더이상은 무섭더라고,

이후 혹시나 싶어 엄마한테 언니방의 부적에 대해 물어봤어. 그러니까

 

"아 맞다, 안그래도 스님이 부적 새로 붙여야 한다고 해서 받아왔는데 깜박하고 안 붙였다. 말나온김에 떼와라 태워버리고 새거 붙이게"

 

 하더라..

 

다행이 새 부적을 붙인 뒤, 난 다시는 같은 꿈을 꾸지 않았어.

언니는 아직도 간간히 그 남자무당이 나온다고는 하던데, 뭐 해를 끼치는 것 같지는 않으니 다행인거 같아.

하지만 아직도 가끔 생각해..

 

그 무당은 왜 내꿈에 나왔을까?

정말 날 언니랑 착각한걸까..

아닌 나도 언니처럼 무언가 찔러보고 싶었던걸까...

 

 

 

뭔가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데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남아서 써봄,

이거 말고도, 언니가 룸메와 꿈을 공유한 썰 (이 룸메 분은 지금 이 세상분이 아니셔서 이야기하기가 좀 껄끄럽기는 함) 

언니가 실수로 신점보는 사주관에 간 뒤 꾸게된 이상한 꿈, 조상님 제사상과 관련된 꿈, 실제 길거리 지나가다가 노숙인 시체 발견한 썰

등등이 있기는 한데 개붕이들 반응보고 재미있다 싶으면 몇개 더 풀께...

 

 

11개의 댓글

2023.12.25

지인중에 특이한 경험 많이 하시는 분 있는데 불교시거든

 

나는 무교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적인 무언가는 확실히 존재한다고 봐

1
2023.12.25

킬리만자로 표범 비유에서 몰입이 팍 깨짐

3
2023.12.25

언니가 신줄이 좀 있나보네

0
2023.12.25

곡성을 인상깊게 봤나보네

2
2023.12.25

무당귀는 꼬이면 ㄹㅇ엿되는데...

가족에게 신줄이 있으니 제대로된 신이 아니라 잡귀가 기웃거리는 느낌임

0
2023.12.26

호러랑은 무관한데 우리엄마랑 내친구랑 나에대한 같은 꿈 공유한적있음

0

연구실생활이 이렇게 위험합니다 ㄷㄷ

0
2023.12.26

더줘잉

0
2023.12.27

언니방안에 밖에서 들어온 물건들 갈 살펴봐..공산품인지..주워온게 있는지..잒에서 물건 이상한거 줏어오면 안됨..

0
2023.12.27

재밋쪄

0
2023.12.30

다내놔 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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