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모르는 자로서의 자아

본문에 나오는 자아라는 개념은 프로이트가 그의 구조모형 (또는 심급모형) 에서 제안한 자아 (das Ich), 초자아 (das Über-Ich), 그것 (das Es; 이드, 원초아) 이라는 세 요소들 중 하나인 자아입니다. 자아는 의식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요소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초자아나 그것에 비해서는 무의식적인 면이 가장 적은 요소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흔히 순정만화라고 부르는, 오늘날 쇠퇴해 가고 있는 여성향 장르의 만화는 주로 어린 여성을 독자로 겨냥하고 만들어지는 만화였습니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독자인 어린 여성들이 스스로를 이입하기 쉬운 십 대 여성이고, 장르의 핵심을 구성한다고 할 수 있는 요소는 남자 주인공의 존재, 그리고 성적인 관계 (연애) 입니다. 

 

순정만화와 그 소비에 있어서 앎과 모름의 상황을 봅시다. 만화의 작가뿐만 아니라 독자들 역시 만화 초반에 등장하는 멋진 남자가 주인공 여자와 연애하게 되리란 걸 알고 있습니다. 이 멋진 남자 주인공은 독자의 마음에 드는, 잘 생기고 유능한 그런 남자입니다. 즉, 욕망의 대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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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궁」 1권의 표지 

이미지 출처

 

표지에 이미 그 연애 대상임이 뻔한 남자 캐릭터가 떡 하니 그려져 있는 것도 통상적인 일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작품 내의 인물, 여자 주인공에게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입니다. 여자 주인공은 "모르는 자"입니다. 통상적으로 작품 초반에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수 없는 남주"는 익숙한 연출이지 않습니까? (물론 이런 전개는 만화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자와 독자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결국 독자 일동이 욕망하는 이 남주와 주인공 사이에 성적 관계가 성사될 것임을요. 이미 그렇게 되기로 다 짜여 있는 각본 속에서 주인공만 모릅니다. 

 

순정만화에서는 주인공에게 "이 멋진 남자와 연애하게 된다"는 사실이 은폐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상태로 그걸 즐깁니다. 장르 문화의 특성은 독자들이 그 장르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를 이미 어느 정도 선에서는 예상을 하고 접근한다는 점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장르의 소비자들은 그 "장르의 문법"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예컨대 범죄스릴러 장르에서는 살인이 일어난다는 걸 독자들이 알고, 독자들은 바로 그걸 즐기기 위해 돈을 지불합니다. 순정만화에서는 그 즐김 대상이 매력 넘치는 남자와의 연애인 것이지요. 물론 재미있는 스토리도 꼭 필요할 거고요. 

 

하렘물이라고 불리는 남성향 만화 장르에서는 주로 어린 남성들이 독자로 노려집니다. 주인공은 독자들이 스스로를 이입하기 쉬울만한 십 대 남성이고, 이 남성 주변에 여자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장르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젊은 남성 주인공, 그리고 다수의 여성 인물들과 그들의 몸이 노출되는 장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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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선생 네기마!」 1권의 표지 

이미지 출처 

 

저자와 독자는 이 장르에서 재미있는 스토리 외에도 빠질 수 없는 즐김의 대상이 여러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의 (시각적) 존재 자체, 여성 캐릭터들이 주인공에게 보이는 호의적인 태도 (물론 이 호의는 성적인 호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신체 노출 장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독자의 욕망의 대상인 거지요. 하지만 주인공은 이런 욕망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예컨대, 주인공이 실수로 여자 캐릭터들이 있는 목욕탕이나 온천 같은 데에 들어가게 되면 독자들이 기대하는 장면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장면은 이 장르의 소비자들 사이에서 서비스컷이라는 용어로 지칭되곤 하는데, 이 용어는 이것이 바로 독자들이 원하는 것임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 속 주인공은 여자 캐릭터의 알몸을 보려고 일부러 여탕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저 사고로, 실수로 그런 일이 벌어질 뿐입니다. 

 

왜 독자들은 다 아는데 주인공은 모를까요? 이 모름은 사회적 금기와 연관이 있습니다. (물론 욕망을 긍정하는 사고방식이 점점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이런 풍속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기는 합니다.) 

 

여성의 욕망의 경우, 예컨대 돈 많은 남성을 원하는 태도는 현실에서 속물적인 것으로 비난받곤 합니다. 여성향 작품 속에는 갑부 남자 주인공이 흔히 등장하지만, 여자 주인공은 결코 속물적으로 돈 때문에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처음엔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또, 현실 속에서 여성들이 "저는 외모 안 봐요" 같은 말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것도 사회적 금기와 연관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작품 속 남자 주인공은 반드시 미남입니다. 

 

남성의 욕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십 대 중후반에 접어들면 남자들끼리 있을 때에는 성적 욕망을 부끄럽게 여기는 경향이 확연히 줄어들지만, 더 어릴 때에는 확연히 성적 욕망, 그에 앞서 성적 호기심을 숨겨야 할 일로 느끼는 감각이 일반적입니다. 십 대 중후반, 그리고 이십 대에 이르러서도 남녀가 섞여 있는 경우 남성의 성적 욕망은 노골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습니다. 모종의 사회적 금기, 또는 그런 감각이 분명히 있습니다. 

남성향 작품 속에서 남자 주인공은 이런 금기를 해치지 않습니다. 그런 "못된 생각" 같은 건 "모릅니다". 

 

주로 어린 나이대를 소비자층으로 하는 순정만화, 남성향 만화는 이런 금기를 건드리지 않는 안전함 속에서, 다시 말해 독자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긴장시키지 않으면서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대체로 저마다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개성적인 방식에 따라 마음속 욕망이 충족될 수 있게, 그리고 동시에 사회의 금기와 공존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안전장치는 덜 필요하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저런 장르 문화는 다소 유치한 것으로 느껴지게 되지요. 그러나 어른이 되어도 모든 것들이 의식화 되는 건 아닙니다. 

 

프로이트는 우리의 정신 속에 모종의 검열 기제가 있어서, 검열을 통과한 심적 요소들만이 의식 영역에 들어올 수 있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무의식 영역으로 추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장르 만화의 주인공들이 독자들이 속해있는 나이대의 사회에서 대체로 금지된 것으로 취급되는 것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작품 속 주인공이 아는 것은 금기에 걸리지 않는 것들 만으로 한정되는 것이죠. 

 

장르 만화들 속에서, "모르는 자"인 주인공의 처지는 자아, 더 정확히 말해서 의식된 차원에 있는 자아가 처한 상황과 유사성이 있어 보입니다. 의식은 그 정의에 따라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심적 내용들에 대해 모릅니다. 만화 속 주인공이 "모르는" 것 처럼, 우리 의식-자아도 "모릅니다". 작품 속 인물은 모르는 것들을 작품 바깥의 작가와 독자는 알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의식적 자아인 "나"가 모르는 여러가지 것들이 의식 밖, 무의식에 들어있지요. 

 

작중 인물의 이야기가 작가와 독자는 알고 있는 무언가에 따라 (예컨대 장르의 문법에 따라) 흘러가듯, 우리의 이야기-인생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리의 무의식 세계에 있는 미지의 내용물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말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데, 자기가 왜 그렇게 사는지, 왜 삶을 그 많은 다양한 방식들 중에 하필이면 본인이 겪는 바로 그런 방식으로 경험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여러가지 그럴듯한 가설들을 가지고 있을 순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불완전한 가설들이지요. 

 

장르 만화라는 영역에서 앎과 모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개별 사람의 정신 속에서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차원에 걸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은 모름 속에서 모름을 견디며 사방을 더듬어 나가는 암중모색의 작업입니다. 

 

이 모름에 관심이 가는 분에겐 제 다른 글 "내가 모르는 나"도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개의 댓글

헉 두 번째 작품은 현직 최고위 만화가이신 아카마츠 켄 선생님의 작품이군 ㅎㅎ

 

누군가 혔더니 장기판바둑판 너님이었군 오랫만이네 ㅋㅋ 저번에도 나가 댓글에 뭐 주절주절 길게 쓰긴 했지만, 결국 인간을 제대로 알려면 보다 더 우위에서 보거나, 아니면 철저히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볼 수 있어야 할텐데, 전자는 그런거 없고 후자는 현 단계의 인류로선 불가능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만, 그렇게 말하면 이미 소크라테스가 끝내놓은거 아님??? 하는 꼴이 될 거 같기도 하고 뭐 그렇네 ㅎㅎ 저번에 내가 길게 뭐라 주절거리는 바람에 내가 철학에 소양이 있는 것처럼 너가 오해하게 맨들었던거 같고 그게 좀 맴에 걸렸었는디, 나는 철학 사실 거의 모름. 다만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는걸 좋아하다봉께, 철학적 이슈에도 생각이 닿은거고, 자신과 세계라는 주제에 좀 관심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고. 그러면서 왜 철학을 공부 안했냐 라고 하면 할 말은 읎다만 ㅋㅋ

 

너무 이런말만 말하면 좆목같으니, 각설하고 나도 이번 글의 주제의식과 관련혀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좀 솔직하게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생각을 했었지. 그리고, 최소한 나 소시적에 비하면 요즘 세상은 사람들이 욕망에 대해 솔직해 지긴 했기도 하고. 근데 문제는 욕망을 긍정하게 되니까 사람들이 성찰을 내다 버리더라고...-- 과거에는 저러한 성찰에 대한 강요? 압박? 이 사람들이 욕망덩어리인 자신을 부정하고 거짓된... 까지는 좀 그렇고 제한된 모습으로 자신을 인식하게 했다면, 이젠 그런 거짓... 이 아니고 제약은 일단 버렸다면 버렸달 수 있는데, 그런 자신에 대해 아무런 리미트없이 몰입하게 되어버렸다는거랄까나... 그 성찰이란게 개개인이 억제기 없이 욕망에만 몰두허믄 사회 자체의 근간을 허물어 버리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었는데, 그런 거추장스러운거 다 던져버리고 욕망에만 몰두해가니 사회꼬라지가... 이런 말 하면 위선자 꼰대 취급이나 받고 말이지. 더 이야기하면 정떡이 되어버리겠지만서두 ㅋㅋ 결국 좀 거칠게 말허자믄 성찰과 욕망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한데, 사실 균형이란건 독자적 가치가 아니잖어. 성찰이나 욕망은 가치여도. 극단적 수도자가 되거나 극단적 파락호가 될 수는 있어도 극단적 균형자? 그런건 될 수가 없고, 그런 점에서 균형을 갖춘다, 라는 것은 일종의 메타가치? 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은데, 기초적인 성찰조차 못하는 것들이 천지삐까리인디, 그 욕망을 "즉당히" 억누르라? 라고 요구하는건 너무 무리한 걸 바라는 거 아닌가 싶긴 함. 그런 의미에서 내가 요즘 개인적으로 미는 사상이 극중주의긴 햐 ㅋㅋ 이것도 자세히 말하면 정떡이다만. 뭐 사회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나아가다보면 정떡에서 자유로울 수가 읎는거긴 하다만서도.

 

하튼 이번 글두 잘 봤구, 계속 '성찰' 해 나가실 거 같으니, 사유의 결과들 꾸준히 공유해주면 좋겠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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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루스노부스

다시 보네 ㅎㅎ 방갑

 

잘 읽고 생각도 나눠줘서 고맙다.

 

“그 욕망을 "즉당히" 억누르라? 라고 요구하는건 너무 무리한 걸 바라는 거 아닌가 싶긴 함.” -> 남들한테 뭘 요구 할 일은 실제로는 거의 없으니까 (교사거나 권력자거나 혹은 부모가 아니라면? ㅎㅎ) 본인만 생각한 대로 실천 (실천이라 하면 너무 거창한데 달리 다른 표현이 안 떠올라서 ㅎㅎ) 하면 그런 고민은 일단 내려놔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성찰이랑 욕망을 대비시켰는데, 여기서 네가 말하는 성찰이 무엇인지 아직 좀 분명하게 감이 안 오거든? 개개인이 나는 왜 저것이 아니라 하필 이것을 욕망할까, 나는 왜 이렇게 살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성찰이라고 한 거라고 이해하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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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바람에흔들려

윤리 절제 이런거하고 좀 스까서 쓴 감이 있지 싶긴 함. 나도 뭐 찬찬히 생각하고 쓰는건 아니라서 ㅎㅎ 최근들어 민주정치의 혼돈에 대한 논의에서 절제문제가 좀 많이 거론되는 편인데, 그거와 관련이 좀 있음. 욕망과 대비라고 하면 확실히 절제쪽이 좀 더 선명한 면이 있지 싶긴 하고. 이를테믄 민주주의라는 맥락에선, 권력자가 권력을 행사하려는 '욕망' 에 대비해 그것을 '절제' 하는 것은, 제도로서 모든 것을 다 갖추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부득이한 면이 있기도 하고, 주제와 관련해서는 나 자산의 생물로서의 욕망이 절제되지 않을 경우 그것이 사회파괴 - 나아가 자기파괴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해해야 하며,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성찰이 필요하다, 라고 말한 면도 있고. 욕망의 발산 자체는 나도 당연히 좋아하는거지만, 그래서 내가 꾸준히 생각하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내 욕망을 충족시키는 방법? 그걸 추구하는 면이 있거든. 뭐 이제는 흔한 의제가 된 지속가능한 사회, 환경 이런 명제와도 결부된다고 보는디, 지속가능성이란건 결국 존재하는 모든것에게 당연하게도 유의미한 부분일테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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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루스노부스

확실히 인류가 지금처럼 숫자가 많아지고, 거대한 생산력을 확보하여 지구 환경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키는 상황이 된 지금 인류문명의, 또는 적어도 지금이랑 비슷한 수준의 풍요로운 생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절제가 반드시 필요한데…

 

환경 문제에 국한해서 이야기하자면, 독일에서는 어느정도 교양을 갖춘 (시쳇말로 '배운') 사람들 사이에서는 쓰레기 배출 감축은 당연하고 넓게봐서는 사실 소비 자체를 절제해야 한다는 이해가 널리 퍼져있긴 함. 실제로 내가 속해 살고있는 사회적 그룹에서는 채식을 하는 사람이 많고 (비건 아니고 채식주의 정도가 더 다수), 채식을 하는 이유로는 물론 동물을 희생시키는 데 대한 반감도 있지만 그보다 더 자주 언급되는 건 고기를 얻기 위해 식량을 너무 많이 소모해야 한다는 점. 고기를 내키는 만큼 먹는 대신 적어도 1/3 로 줄인다던가, 그렇게만 해도 식량 사정을 훨씬 더 낫게 할 수 있고, 훨씬 더 적은 토지를 황폐화 할 수 있다는 이해가 널리 퍼져있고,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따라서 채식만 하지는 않더라도 고기 소모를 줄이는 쪽으로 생활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고. (나도 여기에 속함.)

 

반대로, 페이스북 댓글 같은 걸 통해서 접하게 되는, 내 실제의 생활에서는 제한적으로만 접할 일이 있는 성격의 사회적 그룹의 경우에는 여기에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많아. "착한척 하는 인간들이 넌덜머리 난다! 난 마음껏 소비할거야!" 이런 식의 태도 보이는 사람들. 여기에는 한국 인터넷에서도 흔히 보이는 모습들이 다 들어가 있어. 종이빨대 욕하기 (물론 종이빨대 쓰는게 환경 보호에 도움이 거의 안 되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문제는 환경보호가 필요하다는 대전제 자체는 옳은데도 종이빨대를 핑계삼아 그 대전제 자체를 조롱한다는 부분이지. 잘 알겠지만.) 라든지, 고기 폭식 하겠다고 말하는 거라든지, 배기가스 심하게 나오는 자동차를 타고 마구마구 드라이브 다니겠다고 말한다든지, 등등. 아주 인상 깊어서 기억에 남은 댓글이 있는데, 면봉의 봉을 나무 대신 폐지를 재활용해서 만든 딱딱한 종이로 대체한다는 기사에 달린 페이스북 댓글이었어. 의역하자면 "환경나치 놈들이 LED 전구를 통해 나한테서 백열등을 박탈한 것처럼 이제는 면봉까지 강탈하려고 하는데, 어림도 없지! 나무 면봉 스무박스 바로 사놨음." 이런 거였음.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전자의 성향인 사람들도 있고, 후자 성향인 사람들도 있을텐데,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사느라고 오프라인에서의 접촉보다 짬짬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대충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남자들이 대체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들의 주류적인 성향은 후자 쪽인 것 같아서 좀 아쉬움. 그런 성향만 점점 재생산되고 강화될테니까. 전자 성향의 사람들도 서로의 존재를 자주 접할 수 있으면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구나, 라면서 안심하게 되고, 숫자도 좀 더 늘어날 수 있을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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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바람에흔들려

하고 싶은 말 더 할라니 진짜 대놓고 정떡일 수 밖에 없어서 오느른 요기까쥐 ㅎㅎ 그럼 다음시간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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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루스노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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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난 사람들이 무의식을 너무 올려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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