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쇠말뚝 괴담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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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진지하게 길게 쓰는 글들은 재미들 없어 하는 것같아 짧은 흥미 위주의 글만 올리게 되네;

 

아무튼 오늘은 쇠말뚝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1.

 

쇠말뚝 괴담은 다들 알겠지만 소윤하 씨의 각고의 노력 끝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 야, 소윤하씨는 이 이야기를 전범재판 당시 일본 장성들의 변호를 맡았던 신세우씨가 야마모토 도모유키 대장의 변호를 맡았다가 우연히 그에게서 일제가 전국에 박아넣은 혈침과 수탈한 보물에 관해 들었고 이후 박정희 정부 시절, 정부의 지원 아래에 쇠말뚝을 뽑기 시작했다고 하는 사실을 신세우씨의 아들 신동식씨에게 전해들었으며 이를 통해 실제 야마모토 대장의 지시하에 남해안의 무인도인 백도에 명성황후의 시해를 위해 가토마루 소장이 박아넣은 쇠말뚝 10여개(이후에 야마모토 대장이 상부의 지시로 추가로 박았다고 하더라.)를 찾아 서울대 AMS 연구실에 연대 측정을 해보니 일제 시대의 그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해.

 

 

물론 이것은 거짓말로 드러났어

 

 

야마모토 대장의 변론은 승전국인 미국의 장교가 맡았고, 통역은 하마모토라는 일본인 이었으며, 야마모토 도모유키 대장은 동남아에 있었던 사람으로 조선 총독부와는 연관이 조금도 없는 사람이야., 또한 명성황후의 시해 당시는 장성도 아니었지.

 

더욱이 서울대 AMS 연구실(이하 연구실)에서 연대 측정을 받아 확인되었다는 증언과는 다르게 연구실에서는 연대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어, 정확히는 공업적으로 용광로에서 화석연료로 제련된 철은 탄소의 추출이 거의 불가능하며, 다른 불순물을 추출하여 연대 측정을 하는 방식도 사실상 불가능한 문제라는 것이지,

 

이는 문화재 연구소 연대측정실에서도 쇠말뚝 하나로는 연대측정이 거의 불가능할것이며 사학자나 고고학자등과의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것이라고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으니 무엇을 더 말하겠어,

 

 

2.

 

그렇다면 풍수지리학적으로 볼때 쇠말뚝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어

 

 

풍수지리는 단순히 혈과 용맥을 찾는 것을 떠나 기운을 이용하는법도 함께 다루고 있는 학문 체계야.

 

즉 혈에 묘를 조성하는 법이 있다는 이야기로 이 것을 혈심법이라 하는데 혈자리에서 낙엽등이 썩어 흙과 같이 뒤섞여 모래, 자갈, 암석등과 어우러진 겉흙을 지나 그 아래의 삽이나 곡괭이로 파해치고 내려갈수 있는 깨끗한 새 흙을 파헤쳐 내려가면 나오는 돌처럼 단단한 경계를 부수고 내려가야 나오는 홍황자윤의 분가루처럼 미세하고 단단한 토양인 혈토위에 시신을 안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쉽게 말해 주변 지형이나 수목의 조성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최소한 1m 이상은 파헤치고 내려가야 한다는 이야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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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혈토를 걷어내고 더 들어가야 혈이 파괴가 되는데, 알다시피 위에 사진처럼 발견되는 '쇠말뚝' 들은 지면에서 깊어야 수십cm도 안되는게 고작이고, 더욱이 쇠말뚝이 박힌 곳을 본다면 지기를 끊는 것과는 무관한 측면이 많아, 가령 태조산에서 흘러내려와 물을 만나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응취하는 혈에 박는 것이 아니라, 그 혈을 둘러싸고 있는 명당에서 찾는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용맥에 찾아내는 경우도 있는데 용이라 불리는 이 지기가 끊기는 것은 물을 만날때 뿐인데 물론 좀 더 넒게 해석을 해보자면 도로와 같은 것이 용맥을 가로지르고 있을때도 가능하기는 해, 송전탑과 송전탑 사이의 전선을 끊는것 처럼 말이야.

 

결국 아무런 효용도 없는 행위를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인데,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니야. 일본에서는 우리나라나 중국과 다르게 양택 풍수를 따르고 있어, 건물이나 물건의 위치, 방향등을 조정하여 가문이나 집, 단체의 길흉화복을 다루고자 하는것이 골자로서 묘를 조성하는 것을 중시하는 우리와는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지.

 

따라서 일본이 음택 풍수에 정통하여 시행하였다고는 물론 그 결과물도 보시다시피 어설프고 형편없지만 상식적으로 어려운 일이야. 더욱이 풍수는 대저 많고 많은 미신들중 하나로 인식되었는데 그러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면 1923년 일본인이 발행한 정감록의 검토라는 책을 볼수가 있어, 그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

 

"풍수설은 내지(일본)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바람을 막고 양지를 향한 명당에 묘지를 쓰면 백골이 편안해질 뿐만 아니라 그 음택이 자손에 미치고 한 가문이 반드시 현달해서 행복과 영화를 마음대로 누린다고 믿었다. 문자를 아는 양반 유생들일지라도 이런 미신을 믿었다. 그 때에 다른 사람의 묘지를 침범해서 늑장, 암장이 행해졌으며 따라서 묘지에 관련된 소송이 자못 번거롭게 쏟아졌다."음택 양택을 떠나 그 당시 일본에서 바라보는 풍수지리는 말 그대로 미신이라는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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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하씨의  논거는 거짓말을 제외한다면 한 사람 남한산성 근처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병갑씨가 30년 쯤전 동네 어르신들이 일제 쇠말뚝 이야기를 하는 것을 얼핏 들은것 같다는 그 증언 하나야.

 

 

결국 아무것도 없어

 

 

믿는 것을 강제할수는 없지만 이 쇠말뚝 이야기는 0으로 부터 시작하여 0으로 끝난 흔하디 흔한 괴담일뿐이고 더 나아가서는 혐한초딩, 넷우익들의 헛소리와 다를게 없는 것일따름이야.

 

일본 제국이 남긴 상처는 이루 말을 다 할수 없지, 현제 일본의 지도층이 가진 인식들은 잘못되었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잘못된 사실을 기반으로 주제를 공론화 하고 그 것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옳은게 아니지.

 

우리가 공론화 하고 비판해야될 이야기는 많고도 많아, 당장 위안부 할머니 들이 그렇고 일제 시대에 관한 일본 지도층의 인식이 그래.

 

이런 괴담따위를 가지고 맹신할때가 아니야

7개의 댓글

2013.11.26
글 다 잘 보고 있음 ㅊㅊ
0
2013.11.27
@안암학사
매번 관심을 가져주다니 고마워
0
2013.11.27
와 몰랐던 사실이다. 그리고 재미지다.
0
2013.11.27
@충전기
재밌다니 글솜씨가 미흡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네
0
2013.11.27
잘읽었어.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그럼 땅에 박혀있었던, 쇠말뚝은 누가, 언제, 왜 박은거야??

일본강점기때 일본군이 박은게 아니라면, 누가 그런 쇠말뚝을 박았으며.

도대체 언제 그런 1m가까이되는 쇠덩어리를 구해서 박았으며.

그런 높은 산자락에 무거운걸 낑낑대며 가져가서 굳이 박아넣었어야 하지? 갑자기 궁금해지내??
0
2013.11.27
@니꺼내놔
일제 시대에 박힌 쇠말뚝은 사료 조사 결과 측량용으로 밝혀짐. 그 말뚝이 박혀있던 자리에 측량 기록이 죄다 남아있어서 교차검증했었음.

그리고 사료에 없는 산자락에 위치한 쇠말뚝 같은 경우는 대부분 우리나라 무속인들이 박아놓은거. 그 이유가 존나 골때리는데 대부분 무속인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던 다른 신 음해하기임. 즉 다시 말해서 자기가 영접하는 신의 신통력을 높이기 위해서 그 지역에 영이 깃들었다고 하는 산이나 돌이나 그런데에다가 못 박아버려서 기를 눌러버리는거.

애시당초 풍수설이라는거 자체가 일본이랑 우리나라랑 굉장히 다른 식으로 접근했고 이미 메이지 유신 이후 풍수지리 자체가 본국에서 미신으로 치부받던 시기였음.
0
2013.11.27
@니꺼내놔
위에 분이 잘 설명해주셨듯이 산에 박힌 것은 측량용 부터 시작해서 텐트치는 것 등 작업 연도도 일제 시대부터 근래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작업 시간이 다양해,

그 외는 역시 잘 설명해주었지만 무속인 들이 박아넣은 것들도 그 중 하나인데 이유가 좀 골때리는게 많아,

언급된 다른 신을 공격하는 것부터 산세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 집안의 기운에 빨대꽂는 것부터 A에서 B로 가는 기운을 C지점으로 돌리는 것이나 쇠말뚝 괴담을 믿고 기운의 무게추를 가운데로 돌리는 것등등 다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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