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SF단편] 회색의 악몽

회색의 악몽 -  프레드릭 브라운

 

 

 

그는 봄날의 대기 속에 가득차 있는 태양의 눈부신 광선과 따스함이 그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듯한 놀라운 느낌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그러니까 그가 잠들기전, 3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자비로운 태양이 던지는 그림자의 각도가 조금밖에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그는 공원의 벤치에 등을 쭉 펴고 앉은 채 졸고 있다가 슬며시 잠들어 버렸던 것이다.

 
공원은 곧 다가올 여름날보다 더 엷고 부드러운 늦은 봄의 푸르름으로 아름답게 채색되어 있었고, 날씨는 그지없이 쾌청했고 그리고 그는 젊고 사랑에 빠져 있었다. 황홀하고 멋진 사랑! 그리고 그 황홀하고 멋진 사랑에 빠진 그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그러니까 어제 토요일 밤, 그는 수잔에게 프로포즈했고, 수잔은 거의 승낙한 것과 다름없이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명확하게 예스는 하지 않았지만, 바로 오늘 오후 그녀의 가족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녀의 집으로 방문해 줄 것을 그에게 말했던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우리 가족을 좋아하게 되고, 가족도 당신에게 좋은 느낌을 갖게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이."

 

그렇게 그녀가 말했다.

 

그건 그녀가 청혼을 받아들인다는 말과 다름없지 않은가! 둘은 서로가 한눈에 반했지만 아직도 그녀는 자신의 가족을 그에게 소개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드럽게 물결치는 브라운의 머리카락을 지닌 사랑스러운 수잔. 살짝 치켜 올라간 귀여운 코, 희미하게 보이는 주근깨, 그리고 부드럽고 다정한 갈색의 커다란 눈.

 

수잔을 만난 것은 그의 생애에서 최고로 멋진 일이었다. 비록 그가 아니더라도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자, 이제 수잔이 방문해 달라는 오후의 그 시간이다.

 

그는 벤치에서 일어나면서 낮잠을 잔 덕분에 근육이 조금 뻐근한 것 같았으므로 크게 하품을 했다. 그런 다음 지금까지 시간을 보내고 있던 공원에서 몇 블럭쯤 앞에 있는 어젯밤 그녀를 바래다 주었던 그 집으로 행했다.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봄날 오후의 짧은 산책이었다.

 

그는 계단을 올라가서 문을 두들겼다. 문이 열린 순간, 수잔 자신이 얼굴을 내민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수잔과 닮은 소녀였다. 아마 동생이리라. 그녀보다 한 살 아래인 동생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고 자신을 소개한 뒤 수잔을 찾았다. 그는 잠깐이지만 그녀의 시선이 자신을 낯설게 쳐다보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말했다.

 

"어서 들어오세요. 지금은 없지만, 저 응접실에서 기다리세요."

 

그는 응접실에서 기다렸다. 비록 잠깐 동안이라 하더라도 수잔이 외출하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그때 말소리가 들렸다. 그를 안내해 준 소녀의 목소리로, 복도에서 누군가와 말하고 있었다. 이런 때면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그도 그 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호기심에 쫓겨 자리에서 일어선 다음 복도 쪽 문 앞으로 가서 귀를 기울였다. 아마 그녀는 통화중인 것 같았다.

 

"해리, 지금 곧 와줘요. 의사를 데리고요. 네, 할아버지예요……아니요, 노쇠가 아니에요, 해리. 아무리 보아도 기억상실증이예요. 그러나 이번 경우는 심해요. 할아버지는 50년전의 일을 말하고 있는 거예요. 할머니와 결혼하기 전까지의 기억이 역행하고 있어요……."

 

그는 별안간 늙었다.


 

50초 동안에 50살이나 늙어버린 그는 문에 기대어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프레드릭 브라운의 단편 소설, 거의 다 50~60년전에 씌여진거라 지금 보면 꽤 단순하겠지만 이 작가 특유의 그 명쾌한 느낌이 너무 좋음

참고로 이 작가의 Keep Out 이란 작품은 가장 짧은 SF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With no more room left on Earth, and with Mars hanging up there empty of life, somebody hit on the plan of starting a colony on the Red Planet. It meant changing the habits and physical structure of the immigrants, but that worked out fine. In fact, every possible factor was covered--except one of the flaws of human nature....

 

이 뒷 이야기는 독자들이 스스로 완성해 나가도록 해놓은 어찌보면 무슨 교재?같은 느낌이 나는 소설이야.

 

 

끝으로 시간이라는 작품도 하나 올릴께. 이런류 너무 좋아

 

 

존스 교수는 오랜 세월 동안 시간 이론의 연구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교수가 딸에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열쇠가 될 방정식을 발견했단다.

 

시간은 하나의 '자리'야. 내가 만든 이 기계는 그 자리를 거꾸로 할 수도 있지." 교수는 기계의 버튼을 눌렀다.

 

"이제 시간은 거꾸로 움직일 것이다." "것이다 움직일 거꾸로 시간은 이제."

 

눌렀다 버튼을 기계의 교수는. "있지 수도 할 거꾸로 자리를 그 기계는 이 만든 내가. 자리야 하나의 시간은

 

발견했단다 방정식을 될 열쇠가 나는 그래서." 말했다 딸에게 교수가 날 어느. 있었다 하고 연구를 이론의 시간 동안 세월 오랜 교수는 존스.

 

 

 

7개의 댓글

2013.06.11
재밌어 이런게 나는
0
2013.06.11
좋다 ㅊㅊ
0
2013.06.11
창작글은 창작판에 데려가레도
0
2013.06.11
@도시페릿
다시 한번 훑어봐라 셋 다 프레드릭 브라운 단편이다
0
2013.06.12
@장미비파레몬
제목만보고 댓글쌈
0
@도시페릿
어그로냐? 창작판이래ㅋㅋㅋㅋ
0
2013.06.12
@비상금$€£¥₩
제목만보고 댓글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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