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번역 SF단편] 금붕어 by Elizabeth Archer

원 링크: https://dailysciencefiction.com/science-fiction/biotech/elizabeth-archer/goldfish

 

Goldfish by Elizabeth Archer

 

금붕어

 

그녀는 어항속에서 헤엄치는 금색 오렌지 빛 물고기의 지느러미, 비늘, 커다란 눈과 그 크기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곤 눈을 꾹 감고 음식물처리기에 던져넣고는 버튼을 눌러 분쇄시켰다.

 

"아직 안됐어? 말라라는 고작 일곱 살이야. 정말로 그 애가 다른 점을 알아챌 것 같아?"

 

"당연하지,"

그녀는 눈을 가늘게 드고 그녀의 남편 아단에게 말했다.

 

"나라면 알았을거야. 일곱 살때의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물고기를 봤었지.
그걸 본 순간 내 마음의 스위치가 켜졌었어.
기바는 말라라의 세상이고 유일한 애완동물이야.
말라라는 그 물고기를 사랑한다고."

 

"어쩌면 말라라에게 말해야될것같아, 날라."
아단이 부드럽게 충고했다.
"이제 죽음과 죽어감에 대해서 말 해 줄때가 된거야."

"난 못해."
날라가 딱 잘라 말했다.
"아직은 아니야, 어쩌면 나중에도..."

"어느 순간에는 말해줘야 해, 자기야. 말라라는 일곱 살이야.
그 사고에 대해서 이제는 잘 기억하지 못할꺼야.
말라라는 치료하느라 오랫동안 동면을 했잖아.
그 많은 약들을 기억해봐."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운송시스템에 치이는 그 순간의 그 고통...
진심이야? 아단? 지금 말라라는 행복하게 잘 적응하고 있는 아이야.
난 그걸 건드리고 싶지는 않아.
기바는 사고 전에 있던 애완동물이야.
말라라는 3년동안이나 그 물고기를 가지고 있었어.
이 모든 끔찍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 자리를 지키며 안 바뀌고 있는 유일한 한 가지라고."

"하지만 날라, 다른 사람들의 삶은 계속 말라라를 지나쳐 갈거야.
내 증조부모님이나 너의 증조부모님들도 점점 늙어가고 있어."

"그 분들은 뭐, 이제 한 300살 되시려나? 좀 있으면 다음 기술이 또 나와서 수명이 50년 더 늘어날지도 모르잖아."
날라가 울먹이며 말했다.
"죽음은 이제 거의 없어. 이건 그냥 멍청한 금붕어야. 아단. 난 다 복제할 수 있어.
그게 우리가 매일 하는 일 아니야?
나는 내 딸을 위해서 간단한 물고기 한마리 같은건 완벽하게 복제해줄 수 있어.
문제는 내가 사진을 별로 안 가지고 있다는 거지.
나는 그 멍청한 물고기가 어항 안에 있던 사진을 그리 많이 찍어두질 않았어.
딱 일곱 장 밖에 없다고."

"말라라는 사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아?"

 

"나는 초보자같이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아.
내가 기바 사진을 다 스캔한 걸 알면 말라라는 알아챌거야.
말라라가 학교에 있을때 기바가 죽은 게 천만다행이었지.
그게 나한테는 충분한 작업시간을 줬어."

"네가 없애버린 물고기는 뭐가 문제였는데?"
아단이 물었다.

"눈이 너무 작았어. 기바 눈은 그것 보단 조금 더 커."

그녀는 화면으로 이미지 복제기를 조정하고 있었다.

"어때보여?"

"금붕어 같이 생겼어."

"당신은 정말 도움이 안돼. 모든 금붕어가 다 똑같다고 생각할테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아.
당신은 DNA쪽이나 내장구조, 이형에 집중하지.
하지만 나는 겉의 디테일이 우리 물건을 세계 최고로 만든다고 생각해.
원본 고양이랑 하나도 안 똑같이 생겼던 우리의 첫 번째 복제 고양이 기억나?"

"그건 백 년전 일이야 날라.
그렇다고 해도 그 모든 작은 반점들이나 사소한 색소 변화까지?
고작 물고기에?
얼마만큼의 정밀도를 생각하는거야?"

"그냥 내 일 하게 해줘."
그녀가 말했다.

그는 말라라가 절대 알아차릴리 없는 사소한 세부사항들에 다시 열중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러겠지."
아단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가 말라라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막아서고 있다고, 성장의 기회나 죽음을 체험하고 슬픔을 느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말이야.
어떤 사람들은 죽음도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
일곱 살 짜리 애뿐 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이야."

"근데 이건 정말 간단한 거 잖아!"
날라가 항의 했다.
"이건 그냥 물고기야... 작은 거야.
난 이걸 그냥 몇 시간안에 말라라에게 만들어 줄 수 있어.
아단, 그냥 이렇게 하게 둬 줘."

"죽음은 막을 수 없어. 우리는 금붕어를 잃은거야..."

아단은 돌아서서 연구실을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의 손은 떨리기 시작했다.

3년이나 되어간다.
아직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옳은 결정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언젠가는 날라에게 진실을 말해야 했지만,

아직 그녀는 준비되지 못했다.
.

.

.

The End

.

.

.

WA!

SF넘모 조와용. 흥미진진쓰

7개의 댓글

2020.06.12

설명좀..ㅜㅜ

0
2020.06.12
@돈클라크

아단과 날라의 딸 말라라는 차에 치어 결국 죽어버리고

아단은 날라 몰래 말라라를 복제해 데려온거에옹ㅠㅠ

 

그러던중 말라라의 애완 물고기 기바가 죽은 거.

0
2020.06.12
@128x32

호옹!

0
2020.06.12

아;; ㅜㅜ

0

양키새끼들 개답답하네씨발 금붕어가 머라고

1
2020.06.12
@국어시간에쳐졸았나
3
2020.06.17

몇일전 키우던 반려견이 하늘나라로 갔는데 읽으면서 계속 생각 나네요... 복제하고 싶다는 그마음 너무 이해가 되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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