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바나나와 달

1.

뜨거운 태양 아래, 캐번디시종의 바나나가 있다.

바나나는 밤이 되면 솟아오르는 달을 보면서 달이 되는 꿈을 꾸었다.

다른 바나나는 꾸짖었다.

'허황된 꿈은 버리고 당도나 신경 써'

'다른 바나나를 좀 봐, 벌써 이마트에 취업했다.'

하지만 바나나는 그 꿈을 버릴 수가 없었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다른 바나나는 죽은 바나나를 비웃으며 마트로 팔려갔다.


2.

달을 사랑한 바나나가 있었다.
바나나는 자신을 닮은 달을 사랑했다.

그 바나나는 그래서 해가 뜨는 낮이면 잠을 자고
달이 뜨는 밤에 달을 바라보았다.

다른 바나나들은 샛노랗게 익어갔지만
그 바나나는 아직도 파랬다.

어느 날처럼 바나나는 달이 뜨고 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일이 있었다.

해가 나타나서 달을 뒤에서 껴안았다.
바나나는 소리를 질렀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바나나는 낮이고 밤이고 잠만 잤다.

다른 바나나들이 수확을 맞추고 출하가 될 때도

그 바나나는 초록색인 채 잠만 잤다.




같은 주제로 한번 써봤습니다. 허황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마치 제 마음속에 아이도루처럼 젝스젝스뽀삐털

1개의 댓글

2018.08.24
달달한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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