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선생임

게임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선생이 학생들 사이에 끼여서 아무 것도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는 캐릭터는 절대로 아님

오히려 학생들이 갈등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스토리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캐릭터임

그런데 애니 선생은 얼굴만 멀쩡하고 스토리에 개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

물론 게임의 선생이라는 존재가 플레이어를 대변하기에

확고한 캐릭터성을 박는 건 애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게임의 영역을 침해 할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만들어야 할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선생 캐릭터를 1인칭으로 연출 하는 거 아니고

저렇게 얼굴 나오게 하는 이상 애니 선생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부여 해야만 했음

그런데 그게 안됐고 애매한 캐릭터로서 남아 이도저도 못하고

상황에 치이는 수동적인 캐릭터가 됨

다른 하나는 연출임

전투 장면이 화려하지 않고 붕쯔붕쯔 거린다의 문제는 아님

이건 저예산 애니니깐 어쩔 수가 없기에 기발한 연출로 보강하거나 또는 전투 연출 자체를 최소화 하는 방법으로 넘어 갔어야 함

진짜 문제는 시청자들이 전투를 포함한 각종 연출에 몰입하기 매우 힘들게 만들었다는 점임

만난지 얼마 안된 선생이 지휘를 하자마자 저능아들이 갑자기 각성하는식의 연출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가 없는 영역임

등장인물들과 선생이라는 캐릭터의 유대를 쌓는 장면을 보여주고

선생이 지휘를 맡아서 학생들이 이에 응하는 식으로 갔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음

또 학생들이 저능아 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은 미처 파악하지 못한 그런 약점을 파고드는 식의 연출을 보여줘서

선생이라는 캐릭터의 유능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음

그런데 애니는 그러지 못했음

붕쯔붕쯔 전투에 대한 일말의 개연성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발차기 보여주려고 계속 근접 전투로 몰아가는 병신같은 선택만 했음

선생도 이거 해! 저거 해! 하면 그대로 통하는 1차원적인 연출법

그게 1,2,3화 전투 연출의 전부였음

이것들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감독 개인 역량 문제임

확실한 건 감독은 최소한 전투 장면 연출을 해서는 안되는 병신 감독이라는 거임

캐릭터들이 으헤~하고 노는 일상 연출은 볼만했지만 딱 거기서 끝임

감독이고 각본이고 병신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