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사. 그 중 신하들이 이름만 들었다 하면 그 자리에서 손발을 벌벌 떨고 이빨을 딱딱 부딪히는 수준의 잔혹한 임금님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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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도 찬란한 "세종대왕"(1397 ~ 1450)
현재까지도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의 무수한 존경을 받으며 성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대한민국 위인 G.O.A.T. TOP5 안에는 반드시 손꼽히는 위대한 군주.
하지만 그의 명성과는 별개로 그를 직접 모셨고
보좌해왔던 신하들에게는 그야말로 악덕군주가
따로 없었는데...
1. 첫번째 희생자(공밀레)
황희(육조 판서를 모두 지낸 경험과 실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종시대 에이스 등극)
부드러우면서도 과감한 결단력을 통한 업무 처리 능력으로 세종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된 (잘못 걸린) 그는 슬슬 힘에 부쳐 런 각을 잡기 시작한다.
황희 : 전하. 이제 신이 나이도 많고 기력이 쇠해 더는 보필이 어렵사옵니다.
세종 : 아니.. 아직 조선을 위해 할 일이 많은 그대이거늘.. 어찌 벌써 관직을 그만두려고 하오? 조금만
더 견뎌봅시다.
황희 : 저.. 이미 60세 정년이 훌쩍 넘어갔는데요..?
이제 그만 쉬게 해주시옵소서..
세종 : 아아.. 그대가 나이가 들어 육신이 고된가 보구려. 알겠소 내 내일부터 그대에게 가마를 보낼테니 앞으론 그걸 타고 출근하시오. 그리고도 힘들면재택근무도 허용해주겠소. 은퇴는 조금만 참읍시다.
황희 : .............
그렇게 황희 정승은 무려 20년 가까이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정도의 텀을 두고 은퇴의사를 계속 비춰왔지만 공밀레 에이스를 그냥 보낼 수 없던 세종대왕의 배려(...)로 인해 의도치 않게 90세까지 장수,
그야말로 '잠은 죽어서 실컷 자면 된다'의 표본이 된
첫번째 희생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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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번째 희생자(든든한 안보주역 육성)
세종 : 금일 아침 점호를 실시한다(새벽 4시). 신하들 전원 집합하라.
신하들 : 예 전하...
세종 : 이보시오 신하1. 어제 농번기가 왔으니 수확에 신경쓰라고 그리 일렀건만.
어찌 수확실적이 저조하오?
신하1 : 그..그것이 다른 업무들이 과중되어 신이 미처 크게 신경을 못썼나이다.. 살려주시옵소서..
세종 : 아니오 경은 아직 해줄 일이 많소. 그럼 며칠
말미를 줄터이니 만족할만한 성과를 가져오시오.
백성들이 식량이 부족해 힘들어하면 어찌 군주로서 마음이 편하겠소?
신하1 : ㅇ..예.. 전하...(하...)
다음날
세종 : 아침점호 집합하시오(새벽 4시임)
신하들 : 예 전하...
세종 : 내 가만보니 어제 수확 건은 며칠로는 안되겠소 오늘까지 마무리합시다. 그리고 신하2. 그대는
천체 관측을 맡았었는데 예상 날씨에 대한 보고가 없소. 전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오늘 당장 보고하시오.
신하 1, 2 : ㅠㅠㅠ 예...전하.....
세종대왕은 늘 아침 새벽 4시가 되면 이처럼 신하들을
불러모아 어제까지 과업을 달성하지 못한 신하들을
나무랐고, 이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던 신하들 중....
??? : 저..전하! 잠시만요. 우리 민생도 중요하지만 국방도 중요한 법 아니겠습니까..? 소신이 저 북방으로 나가 오랑캐들을 방어하겠나이다..!
세종 : 오! 그대가 가준다면 내 맘이 참으로 든든하오.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
???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하..살았다...ㅠㅠ)
세종대왕의 하루하루 이어지는 갈굼 속에 수명이 단축되어감을 느껴, 도망치듯 궁궐을 떠나 변방인 북방으로 가 든든한 안보의 축을 마련한 그의 이름은
4군6진 개척의 혁혁한 공을 세운 "백두산 호랑이 김종서 장군"이었다.
3. 훈민정음 반포식 당일
세종 : 드디어 오늘이군! 그동안 고생해준 경들도
같이 축하합시다. 다들 모이시오.
신하들 : (절반만 옴)
세종 : ?
신하들 : (절반 맞음)
세종 : 아..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절반 밖에
참석하지 않다니.. 그대들은 오늘이 기쁘지 않소?
신하들 : 저..전하...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오늘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다보니...
그 절반은 전부 병석에 누워 앓고 있나이다...
그랬다. 세종의 과도한 요구사항과 살인적인 업무강도에 의해 훈민정음 반포에 기여한 그들은 일생일대의 역량을 불태우고 결국 훈민정음 반포식에 절반이나 참석하지 못하는 대참사를 겪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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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자신을 비롯한 신하들과 육신과 정신을 모두
소진해 이룩한 조선 백성들은 세종의 보살핌 속에서 태평성대를 누렸으며
세종대왕이라는 극존칭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 속
가장 존경받는 위인이 되었다.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조정이 고달파야 만백성이 편안하다"였다.
1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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綠象
조말생이 빠졌군
초전도자주포
황희가 청렴해..? 한글창제에 집현전이 참여했어..?
직지심체요절
다수설을 따랐음
마리괭이
언제적 다수설임 대체?
직지심체요절
요즘 많이 바뀌었어? 내 기준으로는 13년도 정도고 가볍게 썰푸는 느낌이었다만
마리괭이
황희 기록은 실록만 봐도 바로 나옴. 아들이랑 사위 뇌물건이랑 살인사건 은폐 관련 건도 있고....
다만 세종이 하도 갈궈대는 바람에 더러워서 청백리 한다 수준이 되어버린 것이거든
직지심체요절
응 맞아 나도 황희가 청백리 이미지를 유지한 이유는 정치적인 기반 마련에 대한 부분도 있었고 가난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딥하게 가기는 좀 애매해서 대외적인 위인전의 이미지대로 차용해 썼지. 정보추
무신일주
그럼 다시 써
남자간호사
눈부셔
내적귀인
세종 당시 백성들 태평성대 썰도 부정당했을텐데. 나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보고 기억나는대로 쓰는 내용임.
4군 6진 이후 주민 강제이주 정책 aka 사민 정책이랑
사대 등등으로 원성이 높았으나
세종대왕은 '군주가 백성의 원망을 두려워하기만 하면 되겠는가?'
식으로 밀고나감.
조선 왕조 500년 중 백성들의 레알 참트루 태평성대는 성종, 영조, 정조 3대로 본다는 썰을 들었음.
paperback
굳이 얘기하자면 세종 시절은 나라의 포맷을 만들어간 시기지 잘 먹고 살았던 시절은 아님
물론 그것만으로도 할 거 다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