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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시크릿 인베이젼 스토리가 좀 어정쩡하네

우주난민 외계메타몽 스크럴 종족이 원하는 건 딱 하나.

우리 스크럴이 맘 편히 지낼 수 있는 우리만의 보금자리를 갖는 것.

 

닉 퓨리는 그런 스크럴에게 약속한다.

언젠가 스크럴만의 보금자리를 반드시 찾아주겠다고.

대신 날 도와달라고.

 

그게 벌써 3, 40년째.

 

스크럴은 닉 퓨리의 약속만을 믿고 진짜 개처럼 일함.

첩보, 살인, 납치 뭐 하나 안 한 게 없음.

그간 닉 퓨리와 쉴드가 보여준 탁월한 정보력은 사실 다 스크럴이 목숨 걸고 개처럼 굴러서 모아온 정보들임.

 

근데 대체 이 짓을 언제까지?

벌써 40년이 지났는데 닉 퓨리는 왜 우리에게 약속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지 않는 거지?

설마 닉 퓨리가 우리를 속인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의문이 점점 스크럴 내부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함.

 

게다가 그 무렵, 블립까지 터지면서 닉 퓨리가 5년간 아예 증발해버림.

 

좋아, 블립까지는 오케이. 그건 그냥 자연재해 같은 거니까 닉 퓨리도 어쩔 수 없었겠지.

근데 어라? 5년 뒤 되살아난 닉 퓨리가 일언반구 어떠한 말도 없이 갑자기 우주기지로 런을 해버리네?

 

그럼 이제 우린 뭐야?

 

스크럴 종족의 존재는 마치 신세계의 이자성처럼 극비사항이라 알고 있는 사람도 얼마 없음.

스크럴이 믿고 붙잡고 있는 연줄은 오직 닉 퓨리뿐임.

근데 닉 퓨리가 없어졌다?

우리가 지난 40년간 쉴드를 위해 개처럼 굴렀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사람이 갑자기 잠적을?

 

그러자 지난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의문과 불만이 자연스레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기 시작함.

 

닉 퓨리가 우리를 속였다.

 

그렇게 폭주하기 시작한 스크럴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전세계 모든 인류를 향하기 시작하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미증유의 혼란 속으로 전화의 불길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데....

 

 

***

 

 

시놉만 보면 재밌음.

와 외계메타몽과 첩보전쟁, 어몽어스 대작전 너무 흥미로워.

스크럴과 인류의 전지구적 의자뺏기 게임, 여기서 이기는 놈이 지구를 갖는다.

 

근데 내용이 좀 엉성함.

허접허접해.

 

이게 드라마라 예산이 많이 부족했는지

스케일도 되게 작게 표현되고, 캐릭터도 많이 안 나오니 흥미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제대로 매듭이 안 지어졌다는 느낌이 많이 남.

 

이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야.

결국 "스크럴이 약속받은 그들만의 보금자리" 이거 아냐.

이거를 두고 닉 퓨리와 스크럴 사이에 갈등이 생긴 거잖아

 

근데 이게 끝까지 제대로 봉합이 안 됨.

 

스크럴 강경파 반란군 대장 '그래빅'.

얘는 사실상 그간 쌓여온 스크럴 내부의 분노가 모두 응축된 악의의 덩어리 같은 놈임.

최연소 스파이로서 닉 퓨리 밑에서 개같이 굴렀는데도 버림받았다는 것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가 있음.

 

그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얘가 의태하고 있는 인간의 형태.

얘가 지금 뒤집어쓰고 있는 인간의 얼굴은 자기가 처음으로 죽인 인간이었음.

첫 살인에 대한 트라우마가 굉장히 깊이 박힌 것인지, 그래서 자기가 사람을 죽이게 만든 닉 퓨리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더 컸을 수도 있음.

 

근데 이 그래빅의 농축 액기스급 찐한 분노가 제대로 표출도 안 되고, 해소도 안 됨.

왜?

최종 결전에 닉 퓨리가 안 갔으니까.

닉 퓨리 대신 대타를 보냈으니까.

 

퍼킹 이게 뭐야.

 

그래빅은 스크럴 반란군 대장으로서의 책임감 못지 않게

닉 퓨리를 향한 개인적인 배신감, 복수심 역시 품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였음.

 

근데 그 분노를 맞아줄 닉 퓨리가 최종 결전에 안 옴.

 

"네가 우릴 속였어! 넌 우리를 이용만 하고 헌신짝처럼 내다버렸다고!"

 

이 처절한 분노를 정면으로 맞서싸우든, 품어주든 뭔가를 해줘야 할 당사자인 닉 퓨리가 안 와버리니까 이야기에 힘이 빠짐.

 

배트맨과 조커로 예를 들자면,

이야기의 끝에는 결국 배트맨이랑 조커랑 마주 하고 결판을 지어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

갑자기 배트맨 대신 로빈이 나온 기분임.

 

로빈이 뜬금없이 나오더니 조커랑 맞짱을 떠.

배트맨은 레이철 구하러 가서 바쁘대.

 

현실적으로만 보자면 '그래, 뭐 로빈이 배트맨보다 맞짱을 잘 뜨나 보지, 대타 잘 구했네, 합리적이네' 하고 넘길 수 있지만

이건 창작물이잖아.

이제까지 끌고 온 구성이 이상해져버리잖아.

 

 

 

그렇다고 닉 퓨리 대타로 나온 가이아가 뭔가를 하느냐?

그것도 아님.

 

스크럴 온건파 대장 탈로스의 딸, 가이아.

가이아도 원래는 강경파였는데 아빠가 그래빅한테 숙청당한 뒤로는 다시 온건파로 돌아와서 닉 퓨리를 도와줌.

 

그러니 얘도 나름 최종결전에서 할 말은 있음.

 

어쨌거나 그래빅은 내 아빠를 죽인 놈이잖아.

'그래빅 이 개자식아' 하고 죽빵 날려줄 수 있지.

온건파였던 아빠의 뜻을 이어받아 러브 앤 피스를 주장하며 그래빅을 꺾을 수야 있지.

 

근데 그런 연출이 없음.

 

그냥 둘 다 슈퍼스크럴로 변신해서 말 한 마디 없이 존나게 싸우다가 가이아가 그래빅 배빵 뚫어버리고 끝남.

 

이게 뭐야.

 

뭔가 둘이 감정적으로 더 대립할 수 있었잖아.

뻔한 클리셰, 온건파 vs 강경파,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 같은 거 해주면 좋잖아.

 

근데 그런 거 없이 주먹질 몇 번 하고 이겼으니 끝났다 와~ 이렇게 끝나니 너무 허무함.

 

 

 

그렇게 그래빅의 개인적인 분노는 흐지부지 해결도 아니고 승화도 아니고 패배도 아닌 채로 생뚱맞은 가이아한테 짓밟혀버리고

스크럴 종족의 안전한 보금자리라는 대의 목표도 흐지부지 어물쩡 넘어가버림.

 

마지막 결말에서야

크리 종족이 스크럴 종족에게 평화 회담을 요청했다,

영국 첩보부가 가이아에게 비밀리에 접근하여 지원을 약속했다,

 

이런 마무리를 지어주기는 하는데

너무 졸속이라는 느낌이 들음.

 

특히 크리 종족의 평화회담 얘기는 

그럼 이제까지 뭐한 거야? 싶은 생각밖에 안 들음.

 

불쌍한 그래빅.

1달만 더 참지.

 

그래빅과 닉 퓨리의 갈등.

스크럴의 보금자리는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

이 2가지 큰 줄기를 제대로 본 스토리 내에서 끝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런 식으로 치워버린 게 너무 아쉬움.

 

 

 

스크럴 같은 소재를 이왕 쓸 거면 더 난잡하고 더 헷갈리게 만들어서 보는 재미라도 만들어주지.

워머신 말고는 충격 정체 공개 이런 것도 없어서 좀 아쉽네.

 

7개의 댓글

2023.07.27

난 그래도 막판에 다른 히어로 한둘은 나와서 합세해줄줄 알았는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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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원

ㅇㅇ그러면 참 좋았을 텐데

아니면 굳이 마지막이 아니라더라도 까메오라도 좀

소재가 스크럴인데

0
2023.07.27

여태껏 나온 모든 마블드라마가 이런 느낌이긴 했는데

시크릿 인베이젼이 유독 심한 느낌이더라...

 

매 화 한시간 씩 채워도 모자랄 거 같았는데

총 6화밖에 안되고 마지막화는 40분도 안되는 거 보고

보기 전부터 '아 또 급하게 똥 닦겠구나' 생각하고 보니 역시나더라 ㅋㅋ;

 

멀티버스가 나온 로키 다음으로 진중한 드라마겠구나 했는데... 시발!

1
@2sens

ㅇㅇ 한 회당 시간 자체가 너무너무 짧더라

코로나 때문에 뭐가 엎어졌나

분량이 서사를 끝내기에 너무 적어

 

내가 마블드라마를 호크아이랑 로키밖에 안 보긴 했는데

그래도 저거 2개는 작품의 원동력이 된 이야기 자체는 얼추 매듭을 짓고 끝낸 느낌이었거든

 

근데 이거는 아직 매듭을 못 지었는데 어영부영 끝내놓고

쿠키 영상처럼 끝나기 직전 2분만에 아차차 봉합은 해야지 하고 대강 꿰매만 놓은 느낌이더라

 

똥을 덜 닦았자나 미친놈들아 소리가 절로 나옴 ㅋㅋㅋ

1
2023.07.27

리뷰 잘봤다

어이없긴하네 ㅋㅋㅋ

0
2023.07.28

연출이 뭔가 장면들 툭툭 끊어 놓은 느낌이더니 결국 패치워크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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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8

나는 결국 이 역시 걸벤저스를 위한 밑밥이였다고 봄.. 그래서 아..마블이 미쳐가는구나..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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