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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숙대 트렌스젠더 입학 거부사건에 대한 사적 견해를 말해보자면

우선 나는 글을 쓰기에 앞서서 

난 학술적으로 정밀한 글을 작성하는게 아님을 밝힘.

 

단지 나는 몇가지 대목들을 나열하며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쓰는 것일뿐임. 

 

 

1. 정체성 정치에 대한 내 생각

 

요즘 페미니즘이니 PC주의니 LGBTQ운동이니 이런 것들이 논란이잖아? 

우선 나는 '소수자'와 '소수자의 대변자'를 구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음.

 

페미니스트들이 스스로 여성의 대변자를 자처하거나 

혹은 성소수자들의 대변자를 자처할 수 있을지언정 

 

그들이 진짜로 여성이나 성소수자들을 유일하게 대변할 수 있는 

어떤 공인된 자격 같은 것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함.

 

 

 

아래의 글은 내가 다른 곳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글인데 여기에 인용해보겠음.

 

 

 

소수자와 '소수자의 대변자'의 차이를 이해해야함.

 

공산주의 이론에서 전위당이 아무리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대변한다고 주장해도 그들이 노동자계급 그 자체가 아니듯이

 

소수자를 대변한다고 이야기하는 자들, 페미니스트들, LGBT 운동가, 성소수자 및 장애인 인권단체, 더 넓게는 정부나 언론이 그들 소수자 그 자체는 아님. 

 

(물론 이런 이념운동에 가담한 사람들 중에 스스로를 합당한 소수자의 대변인이라 철썩같이 믿는 부류가 있을 수 있음은 부정하지 않음.)

 

단지 그들은 소수자나 약자를 명분으로 내세워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자들에 지나지 않음. 물론 이들의 주장이나 활동이 실질적으로 소수자를 끌어들인다는 것도 논해야 하겠지만 이건 별개의 문제인거고.

 

 

 

오히려 페미가 싫다고 여성을 혐오하고, 장애인 관련 PC주의 흐름이 싫다고 장애인을 혐오하는건 그들 '소수자의 대변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일 뿐임.

 

이것으로 단지 그들의 이론 속에서만 존재하던 '여성혐오', '장애인혐오'가 실체를 가지고 현실에 드러나게 되거든.

 

이대남 보리수나 야붕이들은 피시주의자들이 '봐라, 저기 혐오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살아있는 레퍼런스들에 불과함.

 

 

(소수자 단체나 장애인 단체는 당사자들이 중역을 맡는 경우라 할지라도 이는 예외가 아님.)

 

너는, 네가 남성이니까 네가 남성 일반을 대표하고, 네가 대학생이니 대한민국 대학생 전체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나? 

즉, 너가 특정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정체성을 가진 집단을 대변할 권리가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은 아니란 것을 파악해야 함.

 

 

 

2. 이념이라는 것에 대한 내 생각

 

기본적으로 페미니즘이나 자유주의나 공산주의나 하나의 예외도 없이 

모든 이념이라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종교와 다를게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함. 

 

이념은 어떤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논리 체계가 아니라,

그들만의 세계관 하에서 형성된 논리체계들의 집합에 불과할뿐임. 

 

그렇기에 페미니스트들에게는 페미니즘이 진리로 보이고 

공산주의자들에게는 공산주의가 진리로 보이고 

자유주의자들에게는 자유주의가 진리로 보이고 

조선시대 양반들에게는 성리학이 진리로 보이겠지만 

 

그것이 실제로 진리일 수는 없으며, 제 아무리 정교하게 짜여진 이론도 

현실세계에서 무조건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야 함.

 

즉, 근대 이전에는 종교가 통치이념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했지만 

근대 이후로는 단지 통치이념의 역할을 세속적 정치 이념들이 맡았을뿐 

정치 이념들 역시 그 내부적 구조나 원리들은 종교적 요소가 없다고 말하긴 힘들다는 것임.

 

그렇기에 종교나 이념들은 각 사회의 현실에 맞도록 변형되는 특성이 존재하는데 

(가령 기독교는 교세의 확장을 위해서 할례나 돼지고기 식용금지 등을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세계종교로 거듭날 수 있었지)

 

이런 이유들 때문에 종교나 이념에는 교리상 해석차이를 두고 분파가 형성될 수 밖에 없음.

 

고로 모든 이념에는 분파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페미니즘도 예외는 아닌데

 

우선 페미니즘 내부 분파에서는 크게 터프(트젠 배제)와

상호교차성 페미니즘 (성소수자 포용) 정도의 스펙트럼이 존재함.

 

 

 

우리는 이런 부분들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숙명여대 트젠 입학 거부 사태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음.

 

나는 터프가 틀리고 상호교차성이 맞다던가, 혹은 그 반대라던가 

이런 식의 양자택일적 주장을 펼치려는 것이 아님.

둘다 맞는 지점도 있고 틀린 지점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함.

 

나는 단지 "외국 페미는 상호교차성이 주류인데 한국 페미는 터프가 주류니깐 이런 일이 생기네 ㅉㅉ 역시 헬조선은 무슨 이념이 되었건 열화판만 받아들이네" 이런 뻔한 결론을 내고 싶은게 아님.


 

 

 

3. 숙명여대 트젠 입학 금지 조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니는 개인적으러 외국 페미는 양호하다는 말도 별로 공감 못하지만 

하다못해 외국 페미는 상호교차성 이론이 주류이기라도 하지 

 

막상 한국은 숙명여대 트젠 입학 반대 사태를 보면 

(물론 반대하는 학생들이 다 페미인가는 의문이 있다만) 

 

한국은 사실 상호교차성 페미들의 세력도 약하고 

되려 터프 계열 페미들이 주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음. 

 

즉, 한국페미나 외국페미나 막장은 맞다고 보지만

 

한국 페미와 외국 페미는 사상적으로 다소 차이점이 있는 집단 아닌가 싶음. 

 

그리고 나는 트젠에 대한 개인적 호오, 상호교차성 페미의 이론이 

맞는가 틀린가에 대한 내 개인적 견해를 차치하고 봤을때 

 

서구권 페미들과 달리 국내에선 터프 페미가 주류인 현상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고 있음.

나는 숙명여대 트젠 입학 거부 사건을 마냥 욕하려는게 아님.

 

"트젠을 여성으로 인정해줘야 하는가?"라는 주제에 대해서 사람마다 견해가 갈리기 마련이고 

 

터프가 아니더라도, 이들을 여대에 입학시키는 것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있는게 특별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음. 

나는 트젠 입학 반대가 옳다고 말하려는게 아니라, 단지 견해 차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할뿐임. 

 

(물론 주디스 버틀리 말대로 “트랜스 여성이 수술 전이라 음경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위험하드는 의미는 아니다. 성폭력과 강간의 문제는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몸의 폭력적 사용과 관계가 문제이지, 그 폭력이 음경이라는 신체 부위로 인해 생겨난 결과는 아니지 않느냐.”라는 논리 자체는 일정부분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만, "남성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 이미 사회적으로 "옳지 않다"라는 가치관이 주류인 이상, 트랜스젠더를 여성으로 취급하는 것이 타당한가부터 논해야겠지) 

 

까놓고 말해서 숙명여대 트젠 입학을 반대한 모든 여학생들이 

전부 페미니스트 터프들일것 같진 않다고 생각함. 그냥 트젠이 여대를 오는게 

뭔가 불안하고 괜히 싫어서 반대하는 여학생들도 일정부분 존재할테지 

 

그런 이유에서, 트젠의 여대 입학을 반대한 여학생들이 다 터프 페미의 논리에 동조한다고 일반화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4. 애초에 트랜스젠더를 여성으로 인정해줘야 하나?

 

이 대목은 오히려 서구에서 주류를 이루는

상호교차성 페미니스트들이 발끈할 질문이기도 한데 

 

잠시 생각해보면, 역으로 어째서 해외에서는

상호교차성 페미가 주류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이것을 짐작하기 위해서 나는 페미니스트들을 싫어하지만

잠시 페미니즘에 대한 개인적 호오를 떠나서 

 

"내가 만약에 페미니스트라면 어땠을까?"라고 가정을 한 뒤에 

터프 페미니즘의 전략적 유용성을 잠깐 평가해보려고 함.

 

 

사실 터프들의 전략은 대체로 최악이라고 생각함.

 

트랜스젠더를 배제하고 여성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터프의 전략은 

페미니즘 진영이 스스로의 외연확장성을 축소시키는 행위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서 사람들의 생물학적 성별은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되고 이를 바꾸려는 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은

 

곧 성별 차이에 따라서 남녀의 역할을 구별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과 똑같아 보일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터프의 주장들은 페미니즘의 외연확장 전략에 있어서 상당히 불리한 요소가 많음. 

이는 단순히 생물학적 여성만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어렵고 

더 나아가서 여성 내에서도 자기만의 성정체성을 지닌 사람들까지 적대하는 스텐스이기 때문임.

 

(터프들의 내재적 논리 하에서는 애초에 여성성과 남성성의 구별 자체를 차별이라 주장하는 입장인지라, 여성성을 지향하는 트랜스젠더를 배제한다더라)

 

 

 

다만 터프가 외연확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부분들과는 별개로

터프의 모든 주장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따져볼 필요가 있음.

 

더 정확히 말해서,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2번은 맞는 것처럼

터프들의 주장에도 부분적으로 타당한 구석은 있을 수 있음. 

 

구체적 예시로는 트랜스젠더들의 여성스포츠 참여 같은 사례임. 

 

솔직히 생물학적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자란 성인은 

추후에 여성호르몬을 투약했다고 하더라도 골격이나 근육밀도에 있어서 

어지간한 성인여성보다 튼튼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을 것임. 

 

트랜스젠더의 여성스포츠 참여는 실질적으로 생물학적 여성들에게 불리할텐데 

이런 사실들까지 덮어두고 이들을 여성 스포츠에 참여시키는 것이 올바른가?

 

더 나아가서 성기수술이나 여성호르몬 투약조차 안 받은 남성 운동선수가 

대놓고 상호교차성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을 조롱하기 위해서 

"나는 여성 정체성을 갖고 대회에 참여했습니다."라는 명분으로 

여성스포츠 대회에 참여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어나기까지 했지 

 

 

 

비슷한 경우로 여성이라고 불릴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학생을 입합시키는 것이 합리화 된다면

나중에는 성기수술이나 호르몬 투약조차 받지 않은 남성들도 여성 정체성을 호소하며 입학하는 것을 거부할 명분이 있는가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음. 

 

이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존재하겠지만 

솔직히 이럴거면 애초에 여자대학이 존재할 필요가 있나 싶다.

 

따지고 보면 여대라는 것 자체의 설립 취지는 

과거에 교육의 기회가 적었던 여성들에게 좀 더 교육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건데 

 

정작 이젠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보다 더 높은 시대에서 여대 존재가 필요한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고 

(내가 뭐 1:1식 평등을 요구하며 여대를 폐지하라고 주장하려는건 아니지만, 솔직히 여대의 설립 취지가 분명 과거보다 무색해진 시대라곤 생각함.) 

 

과거의 취지가 무엇이냐를 떠나서 현대적 가치관에 맞도록 

교육기관에서 변화를 하려는것 자체를 나쁘게 생각하진 않지만 

 

결국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탄생한 여대에서 "생물학적 여성이 아니라도 입학 가능" 이러는것도 말장난 아닌가 싶고... 

 

솔직히 말해서 나도 트랜스젠더가 인간으로써 존중을 받아야 한다곤 보지만, 이들을 여성으로 취급하는게 옳은지는 의문임. 

 

요컨데 상호교차성 페미니스트들의 이론(생물학적 성(sex)과 사회문화적 성(gender)은 별개라는 주장)도 결국 이론일뿐이지 실제 현실이라고 볼 순 없을뿐더러 

 

애초에 소수자들을 앞세우면서 정체성 정치로 이용해먹는 페미니스트들과 PC주의에 대한 사회적 반감은 서구권에서도 커져가는 추세인데 

이런 서구의 상황을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게 옳다고 볼 수 있나?

 

이를 단순히 "해외 페미는 안 저러는데, 한국 페미들은 유달리 수구적이네 ㅉㅉ" 이렇게 평하기보단 

한국이라는 사회 자체가 68혁명 같은 경험이 없었기에, 이런 정서를 공감할 수 없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이해함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함.

 

결국 이 문제는 한국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어디까지를 용인할 수 있는가를 놓고 합의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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