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식 오꼬노미야끼

1.

오꼬노미야끼.

롱롱 어고우~ 한때는 홍대에 오꼬노미야끼, 아니 오꼬노미 전문점이라는 소위 대판 야끼 집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설 정도로 유명했던 요리다.

 

물론 유명세를 떨친 마이너 요리들이 걸어간 길처럼 레알 중 리얼들만 살아남고 지금은 싹다 죽어버린 그런 요리다.

 

2.

오꼬노미야끼의 기본과 핵심은 여러가지 근-본들이 있으나 오늘은 흙수저 스타일, 즉 세기말과 2000년대 초 유행했던 싸이월드 스타일을 설명하고자 한다. 

 

부활한 싸이월드에서 보게 된 오꼬노미를 보고 쓰는 글은 절대 맞다.ㅌ

 

3..

그시절 오꼬노미의 핵심은 양배추를 적당하게 썰어 부침가루를 입히는데, 여기에 부재료를 뭘 넣으냐로 나뉘었다.

 

사실 이시기에 오꼬노미가 유행한 이유는 대충 조져도 비쥬얼은 그럴싸하게 살리는 음식이라 그랬다. 먹을만하게 만드려면 몇가지 재료가 더 필요했다.

 

칵테일 새우

깐 조갯살

베이컨

좀더 많은 계란

숙주 

 

4.

20년전이었다. 군대에 입대하기 직전, 남자가 가장 광기에 사로잡햤을 그무렵이었다. 친하게 지냈던 여자 동생이 있었다. 정말 귀여워했던 말 그대로 여자 동생. 나는 내 동생에게 군대를 가기전 없는 살림에도 한끼를 정말 대접하고 싶었다. 

 

없는 삶이지만 그래도 그때는 이자까야라는 나름 비싼데서만 먹을수 있는 그 오꼬노미야끼. 가쓰오부시가 춤을 추고 대리야끼와 마요네즈가 선사하는 그 환상의 맛.

 

5. 

오꼬노미를 만드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1). 양배추를 잘게 채친다.

2).. 채친 양배추에 계란을 푼다.

3). 거기에 밀가루(부침가루× 전분x)를 끼얹는다

4). 밀가루가 점성을 띄며 양배추와 엉기면 새우, 오징어 같은 해신물을 끼얹는다.

5). 밀가루로 다시 점성을 맞춰준다.

6).베이컨과 숙주를 넣어 마져 비빈다

7). 기름을 아주 그냥 넉넉하게 두른 프라이팬에 튀기듯 굽는다

8).. 탈것 같다 싶은면 뒤집어 굽고, 양면이 노릇하면 불을 줄여 안을 익힌다. 최소로 줄여도 된다.

9). 양배추 달달한 내음이 나면 익은거다. 접시로 건져올린다.

10). 데리야끼(오꼬노미소스가 근-본이지만 2000년대는 데리야끼였다)먼저 넉넉히 두르고 그위에 마요네즈를 대충 뿌린다. 어차피 가쓰오부시 뿌릴거잖아.

 

11). 가쓰오부시 국물용과 토핑용 두가지가 있다. 표기가 있긴한데, 모르겠으면 핑크색의 얇은 가쓰오가 토핑용이다. 

 

6.

오꼬노미는 사실 맛보단 분위기, 정확히는 그안에 들어가는 토핑들을 정하는 그 히히덕 거리던 맛으로 먹던 음식이었다. 나는 그 동생을 정말 동생으로 좋아했다.

 

그녀는 2년의 군대 생활동안 편지를 보냈다.

나도 그녀에게 2년간 답을 보냈다.

 

전역한 나는 그녀를 찾았다.

그녀와 나는, 우리는 파전을 먹었다.

비슷한 재료. 비슷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파전과 오꼬노미야끼는 다른 의미라는걸,

 그것을 나나 그녀나 모를리는 없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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