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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명장면.JPG

포스터.png

 

태극기 휘날리며 

 

2003년 제작, 2004년 개봉되어 오늘날 봐도 절대 위화감 없는 전투씬, 폭파 연출(비행기 추락 CG는 구리긴 하지만),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영화 자체만 놓고 봐도 흠 잡을 데가 많지 않은 한국 영화의 걸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 

신파가 강하긴 하지만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배경에 두고 서사에 신경을 써서 억지 감동물로 전락하지 않았고,

반공을 외치며 자유주의 찬양일색인 싸구려 선전물로 변질되지도 않았다고 생각해.

 

개붕이들도 알다시피 태극기 휘날리며는 2시간 20분 정도의 상영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할퀸

역사적 사건들(6.25 전쟁, 보도연맹 사건, 분단의 비극)을 밀도 있게 그려냄으로써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영화야.

 

당시에도 1100만명의 관중의 눈물, 콧물, 쿠퍼액까지 짜게 만들었던 기념비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했고

모르긴 몰라도 태극기 휘날리며가 요즘에 개봉했었더라면 1700만 관객은 가뿐하게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여튼 영화가 걸작인 만큼 명장면들도 많은데, 아마 태극기 휘날리며의 명장면을 꼽으라면 

대부분이 아래의 장면들을 꼽을 거라고 본다.

 

1.jpg

 

1. 진석, 진태 형제의 재회 

 

형에게 증오만 남았던 진석이, 진태가 서툰 한글로 어머니에게 쓴 유서를 보고 마음을 고쳐 먹어 북괴군으로 전향한

형을 찾아 적군에 투항하고 백병전 사투 속에서 마침내 재회하는 장면.

 

악에 받쳐 인사불성이 된 형에게 진석은 엄마도 다시 보고, 영신이 누나 산소(진태의 약혼자였으나 보도연맹 사건에 휘말려 사망, 이 일을 계기로 진석이 진태를 증오하게 됨.)에도 가고, 자기 대학가는 모습도 봐야되지 않겠냐며 울면서 호소하고 진태는 정신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형제가 있는 곳은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지는 지옥 같은 곳이었고,

기적적으로 재회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2.jpg

 

2. 진석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다 총탄에 산화하는 진태 

 

1 바로 다음 장면으로 자신은 언제든지 투항할 수 있으니 자신을 내버려두고 얼른 후퇴하라고 말하는 진태.

진석은 그 말을 믿고 도망간다. 하지만 진석은 다리 부상으로 절뚝였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잡힐 것이 뻔한 상황.

결국 진태는 기관총으로 아군(북괴군)을 사살하며 진석이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2.5.jpg

 

단신으로 적지 않은 수의 북괴군을 사살하였지만 고지에서 반격하는 것을 다 막아낼 수는 없었고 결국 진태는 위의 사진에 보이듯이

엄청난 수의 총탄을 맞고 쓰러지고 만다. 이 때, 쓰러지면서도 진석을 돌아보는 진태의 모습과 애잔한 OST의 조화가 일품.

이 장면만 따로 떼내서 봐도 왠지 모를 감정이 벅차오르는 짠한 장면이다.  

 

3.jpg

 

3. 유골이 된 진태를 바라보는 진석

 

2 바로 다음 장면으로 웅크린 채 유골이 된 진태의 모습을 바라보며 허탈감과 슬픔을 느끼는 현재의 진석(장민호 역).

 

3.5.jpg

 

50년 동안이나 기다렸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쩌냐고, 구두 다 완성해서 주기로 하지 않았냐며(영화 초반의 진태는

구두닦이를 하면서 진석에게 줄 구두를 직접 만들고 있었음. 일종의 사망 플래그) 흐느끼는데 곁에서 보던 손녀(조윤희 역)도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관객들도 위아래로 광광 울어버리고 말았다. 

 

영화에서 현재의 진석이 나오는 영화의 완전 초반과 최후반부로 등장 장면과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담백한 연기로 호평을 받음.

 

써놓고 보니 1~3은 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최후반부로 전부 다 이어지는 장면이네. 그만큼 초~중반에 스토리 전개 빌드업을

탄탄하게 해놓고 배우들의 연기로 버무려서 후반부에 힘 실어서 관객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  


 

 

 

 

 

 

 

 

 

 

 

 

 

 

 

 

 

여기다 덤으로 내가 생각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명장면을 써보려고 해.

 

4.jpg

 

쑥대밭이 된 곳에서도 부지런히 재건작업을 하는 사람들. 앞 장면에서는 꼬맹이들이 공부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물 양동이를 긷는 여자 아이와 그 옆에 두 아이는 폐허 속에서도 웃으면서 함께 걸어온다. 세 아이는 진석이의 동생으로

초반부부터 등장했는데 진태/진석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점, 어머니가 거의 할머니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친동생은 아니고 갈 곳 없는 고아들을 진태/진석의 어머니가 거두어 기르는 것으로 보인다.

 

5.jpg

 

진태와 헤어지고 무사히 퇴각하여 전역 판정(1의 장면 이전에 이미 전역 판정을 받았었음.)을 받은 후

살던 곳(혹은 난민촌)으로 복귀한 진석.

 

6.jpg

 

동생들은 진석을 보고 반가워서 해맑게 웃으며 진석에게 뛰어가고, 그 뒤로 국수를 말고 있던 진석의 어머니(이영란 역)가 반응한다.

영화에서 진석의 어머니는 열병을 앓은 이후, 실어증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과부의 몸으로 국수 장사를 하며

진석/진태 게다가 아이들까지 거두어 기르던 애처로운 여인.

 

7.jpg

 

진석을 보고 처음에는 믿지 못하는 표정을 짓지만, 진석과 눈이 마주치자 바로 진석을 안아주러 간다.

이 때, 행여 아들의 몸에 물이 묻을까 치맛폭에 손을 닦는 디테일이 짠하다. 

  

 

8.jpg

 

전쟁의 화마를 뚫고 온 진석을 껴 안아주는 어머니. 

 

9.jpg

 

영신의 죽음 이후, 홀로 늙은 몸으로 가정을 부양했던 어머니와 포옹하며 북받치는 마음에 울먹이는 진석.

 

10.jpg

 

벙어리라 제대로 소리도 못내지만 흐느끼는 어머니의 모습이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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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을 만나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온(진태는 같이 오지 못함.)를 생각하며 슬픈 감정도 느꼈을 것이다. 

 

12.jpg

 

괜찮다고 말하고 국수집으로 가려는 진석. 이 때, 어머니의 표정은 진석이가 절뚝거리며 걷는 것을 보고 지은 표정이다. 

 

13.jpg

 

진석이 자리에 앉고, 국수라도 말아주기 위해 가는 어머니. 이 때, 가면서도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슬퍼하는 연기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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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은 "진석이 오빠, 물 뜨러 가자!"며 보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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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과 동생은 물을 뜨러간다. 이때, 화면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서울 길거리의 모습으로 바뀌고 

동생들과 진석의 대화가 나레이션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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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은 동생들에게 못보던 사이에 많이 컸다고 말하고, 그 중 한 동생이 언니하고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됐다고 말한다.

막내 동생(꼬마 남자아이)이 자기도 학교 다니고 싶다고 말하고(너무 어려서 학교를 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형은 학교 안 가?"라고 묻고 진석은 "형도 이제 학교 가야지."라고 답하며 장면은 스탭롤로 바뀌며 끝난다.

 

이 장면들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깊었던 이유는 진석의 무사 복귀, 가족과의 재회라는 상황 뿐만 아니라

이 장면이 전쟁의 화마로 상처입은 당시 대한민국(남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건물들은 포탄을 맞아 무너졌고, 포장도 안된 도로에는 돌부스러기들이 널부러져 있어 도저히 사람 살 곳처럼 

보이지 않지만 어쨌거나 그런 곳에서 터를 잡아 생을 이어가는 모습. 전쟁이라는 슬프고 비참한 고난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산 사람들은 살아야지 않겠냐는 희망감과 생명의 모습이 억지스럽지 않게 잘 연출이 되어 큰 감동을 받았어ㅜ.

 

특히 "형은 학교 안 가?", "형도 이제 학교 가야지."라는 대화도 의미심장한데 전후 망가져 버린 삶의 터전을 

요람 삼아 재건의 의지를 불태우며 교육을 받고 딸린 식구들을 먹여살린 재건 세대와 그 이후, 산업화 세대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대화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영화에서 제대로 나오지는 않아 진석이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는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된 노년의 진석은 영화 초반부에 마당 딸린 저택에서 정원수를 손질하는 모습으로 나와.

전쟁을 딛고 살아 온 진석이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두어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

 

요즘 세대 갈등이 많이 심각해졌지만 전후 재건 세대와 산업화 세대의 역군들의 피와 땀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봐.

 

날도 후텁지근한데 글 읽어줘서 고마워, 개붕이들아~

 

 

130개의 댓글

2019.07.18
[삭제 되었습니다]
2019.07.18
@년째찐따

괄호 속 내용은 왜 적음?

0
2019.07.18
@바른자세

동질감 느끼시는 모양

0
2019.07.18
@드근드근

뭔 동질감?

0
2019.07.18
@바른자세

그냥 신기하잖어 그뭐냐 시간여행 관련 미드에서도 흥남철수 배보고 이 배가 왜 중요하냐니까 훗날 한국대통령 부모가 타고있다고 말하는 장면있음

0
2019.07.18
@년째찐따

아 그런게 있었구나

0
2019.07.18
@바른자세

아니ㅅㅂ 진짜 이것도 ㅇㄱㄸ로 삭제되네

0
2019.07.18
@년째찐따

ㅇㄱㄸ

0

돌아온다해짜나요 ㅋㅋ

0
2019.07.18

나는 전쟁공포증 와서 치료받고있던 동료들 쏴죽이고

자살하던 병사 기억남

0
2019.07.18
@ᕕ(ᐛ)ᕗ

나도 총 자기 머리쏴죽이는거 ㄹㅇ 소름

0
@ᕕ(ᐛ)ᕗ

전쟁공포증이 아니라 전투중 심하게 부상 당해서 복귀했는데 포위당한 상태라 후방 병원으로 후송 못하고 급하게 봉합으로만 마무리했는데 위생도 안좋고 해서 다친 부위에 구더기 기어나오고 썩어들어가서 신병 비관으로 그랬음

0
2019.07.18
@닉네임뭘로할까

아 그렇구나 ㄱㅅㄱㅅ

0
2019.07.18

625전쟁 영화 더 나왔으면 좋겠다.

0
2019.07.18

이런거 좋아. 더 올랴둬

0

태극 휘날은 ㅊㅊ

10번봄 개꿀영화

0

이거 일부 부대에서는 외출/외박 시 관람 금지령 떨어졌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0
2019.07.18

젤 충격적인건 원빈이 늙어서 저 할배가 된거다.

0
2019.07.18
@엠씨함마

좋아

0
2019.07.18

김일성 개새끼 씨발럼

0
2019.07.18

극장에서 봤는데 존나잘봤다생각했음

0
2019.07.18

통일은 무슨 생각하다가도 저런 영화나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옛날 이산가족찾기 생방하던거 보면 너무 슬프더라.

0
2019.07.18

엄복동

0
2019.07.18

나 초딩때 저거 영화 출연함ㅋㅋ 시체로

1
2019.07.18
[삭제 되었습니다]
2019.07.18
@크레미

그렇다기보다는 유일한 희망(진석이는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것으로 나옴)인 동생이 무사히 살아서

대학을 졸업한 후, 집안을 일으킬 수 있도록 구두닦이나 하는 자신(진태)이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내용임.

 

물론 진석이는 자신의 조기 전역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형이 죽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원망스러워 하지만

진태가 혁혁한 전공을 여럿 세우는 것을 보아서는 군인으로서는 훌륭했던 것으로 보는게 맞을듯.

 

진석이는 전쟁 상황에 있어서는 지극히 소극적이고.

0
2019.07.18

개띵작영화

0
2019.07.18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다

0
2019.07.18

돌아온다고 했잖인요

0
2019.07.19

스포때문에 극장안간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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