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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한다는 게이야 3분짜리 썼다.


헝거게임이라는 영화를 아실겁니다.
한국에서는 그리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큰 반향이 있었죠. 태국에서는 대학생들이 작중 캣니스가 했던 세 손가락 키스를 군부독재에 대한 반발로 사용하며 이 행위가 금지되기도 했고, 미국에선 이를 주제로 철학 논고를 쓴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평가나 반응이 별로 없었다고 생각하기에 제가 이 영화, 소설을 보고 느낀 바를 통해 여러분께 이 작품의 훌륭함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작품은 제법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극적 긴장과 흥미를 놓치지 않습니다. 

미시적으로 보면, 이 작품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캣니스 에버딘이라는 소녀의 심리변화, 연애담으로 볼 수 있고, 거시적으로 보면, 정치와 언론에 대한 은유가 가득합니다. 
긴 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보다 의미적인 접근을 하여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었던 후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헝거게임이란 것이 뭔지는 다들 아실겁니다. 편하게 비유하자면 배틀로얄이죠. 아레나 안에서 죽이고 죽이는 게임. 그런데 이 작품에선 이것이 통치의 중요한 도구 중 하나입니다. 70년 전 있었던 전쟁을 경기장 안에서 끝없이 재현함으로서 지배의 논리를 공고하게 다지는 것이죠. 또 막대한 상품을 제시하고, 우승자들이 다른 지역을 돌면서 이런 사실을 자랑하게끔 하여 반목을 유도합니다. 
작가는 충동적인 소녀를 내세움으로써 이 정치적 도구의 역할을 뒤집어 버립니다. 캣니스는 자신의 친구와 함께 우승하는 도박을 걺으로써 통치도구로써의 게임을 비웃고, 우승자 투어에서는 조롱이 아닌 동정의 메세지를 던짐으로써 또다시 게임을 비웃고, 결국엔 반란의 기폭제가, 상징이 되어버립니다. 

작품의 중후반부로 접어들어, 반란과 두번째 게임 이후의 캣니스는 단순한 정치적 도구로써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프로파간다. 언론전의 기수가 됩니다. 작가는 언론이 사람들을 자극하고, 그로 인해 반란이 변해가는 과정을 매우 자세하게 표현합니다. 캣니스는 별다른 전투를 하지 않지만 캣니스가 영상을 하나씩 찍을 때마다 전쟁은 점점 반란군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갑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불러줬던 노래를 부르고, 소강된 전선으로 가서 총을 맞고, 죽은 사람들 앞에서 분노합니다. 그리고 반란군의 사람들은 다만 그것을 촬영하여 사람들 앞에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에 다시 분노합니다. 그들의 분노는 캣니스로 인하여 다시 순환합니다. 말마따나 그녀는 모두에게 불을 지피는 모킹제이가 되는 것이죠.

얼마전에 여러분들도 아마 이런 일을 겪으셨을 겁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오랜 친구에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게끔 내버려두고, 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을 몰아냈던 사실이 있죠. 그동안 이런 의혹은 계속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했고, 오히려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의심한 적도 있었죠. 아, 제 말은, 그런 사람들도 있었죠. 그리고 10월 말 이후 변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정치인이 아니고 언론이었습니다. 언론은 정권의 비밀을 조금씩, 지속적으로 폭로했고, 이것이 시민들이 거리에 계속 나올 수 있게끔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비록 작중에서는 이것이 프로파간다를 변용한 언어는 프로폴이라는 말로 쓰이지만, 언론의 좋은 역할을 보여주는 면이 이 작품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이 근간에 일어난 탄핵과 시민혁명, 배후에서 역할을 해준 언론을 생각하니, 제법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하여 소개를 해 보았습니다.

발표 마치겠습니다!


영판 게이들 글에 부족한 부분 있으면 지적 부탁한다.

18개의 댓글

2017.03.25
헝거게임을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잘 쓴것같은데 3분이면 좀 빡빡하지않냐 ppt같은거 없이 서서 말만 한다해도 속사포 랩 해야될것같은데 실제로 스피치타임 재봤어?
0
2017.03.25
@RainDrake
그리고 여긴 영화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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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RainDrake
http://www.dogdrip.net/123480593
이 친구 발표 도와주는 겸
헝거게임 개인적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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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RainDrake
ㅇㅇ 워치 키고 했는데 2분 50초
0
2017.03.25
@파란얼굴
실제로 발표할땐 긴장해서 말이 좀 빨라질 걸 예상하고 조금 넉넉하게 짜는법이라고 알고있었는데
본인이 머 아니라고 하면 상관없고.. 그보다 여긴 영화판이라니까
0
2017.03.25
@RainDrake
본문글 영화관련 맞지않냐?
뭐가 안맞길래 자꾸 영화판이야기하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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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ltearl
A라는 게이가 익게에 영화3분스피치 고민중이라고 올림
그리고 이 글이 올라왔는데 난 제목을 (내가)3분스피치 게이야 라고 읽어서 A가 익게에 올릴걸 영판에 잘못올린줄 알았는데 B라는 게이가 A 보라고 쓴 글이었음
0
2017.03.25
@RainDrake
헝거게임 얘기한 건데 왜 영화 얘기가 아닌거져;;
0
2017.03.25
@RainDrake
미안해..ㅠㅠ 내가 처음 영화 발표글 쓴 게이인데
거슬렸다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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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파란얼굴
아 ㅋㅋㅋ 본인이 아니시구나ㅋㅋㅋ 닉네임을 몰라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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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RainDrake
저눈 지나가던 오지라퍼일 뿐이에양
0
2017.03.25
@파란얼굴
님이 학식게이인줄 아랏자나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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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잘썼는데 만약 내가 이거 외운다고 하면 어떻게 외워야 할지 깜깜하다ㅋㅋㅋ
0
2017.03.25
와.... 상상했던것 보다 더 대단한 글을 써줘서....
절대 베끼지 않고 전개 방식만 참고해서 내 수준에 맞게 좀 쉬운 글로 잘 써볼게
고마워 진짜..
0
2017.03.25
@sgsafsdfa
갖다 써도 상관은 없는데 헝거게임을 봐야 ㅋㅋ
0
2017.03.25
@파란얼굴
내가 여자였음 ㄹㅇ 반했음
뇌섹남 멋져...

헝거게임 보러갑니다..
0
2017.03.25
우왕... 되게 잘썼다
0
2017.03.25
잘썼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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