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락뮤지션에 관한 이야기 (5) - Deep Purple

 비틀즈가 <Helter Skelter>로 헤비메탈의 길을 열었고, 크림이 정교한 연주 기법을 다듬었고, 레드 제플린이 하드록의 개념에서 헤비메탈을 가져갔다면, 딥 퍼플은 음악적으로서의 헤비메탈을 완성한 밴드라고 할 수 있지. 오늘은 Deep Purple에 대해서 소개하도록 할게.

 

 


(Deep Purple 2nd)

밴드명 : Deep Purple

멤버 :  1968~1969 1st : 로드 에반스(보컬), 리치 블랙모어(기타), 존 로드(키보드), 니키 심퍼(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1970~1973 2nd : 이언 길런(보컬), 리치 블랙모어(기타), 존 로드(키보드), 로저 글로버(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1974~1975 3rd : 데이비드 커버데일(보컬), 리치 블랙모어(기타), 존 로드(키보드), 글렌 휴즈(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1975~1976 4th : 데이비드 커버데일(보컬), 토미 볼린(기타), 존 로드(키보드), 글렌 휴즈(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

            1984~1987 : 이언 길런(보컬), 리치 블랙모어(기타), 존 로드(키보드), 로저 글로버(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1987~ : 이언 길런(보컬), 스티브 모스(기타), 돈 에어리(키보드), 로저 글로버(베이스), 이언 페이스(드럼)

활동 시기 : 1968~1976 // 1984~

대표곡 :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 Speed King, April, Burn, Child in Time, Hush, Anthem 등

한줄 소개 : "이번에 호명되시는 분은 밴드에서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멤버 소개만 몇 줄 잡아먹는지 모르겠네. 이제부터 들어갈 한줄소개에 있는 말을 보면 알겠지만, 딥퍼플은 굉장히 많은 멤버교체를 겪은 팀이야. 1기부터 4기까지 있었고, 1976년 기타리스트 토미 볼린의 사망 이후로 해체되었다가 1984년 재결성,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지. 평균적으로 2년에 한번씩 멤버 교체를 겪은 팀이지. 하지만 개개인의 실력은 모두 뛰어난 밴드였어. 1기 보컬 로드 에반스는 멜로디컬한 발라드를 맛깔나게 불렀고, 이언 길런은 로버트 플랜트같은 쇳소리 창법을 뽐냈고, 데이비드 커버데일도 이들에 뒤지지 않는 보컬을 보여줬지. 리치 블랙모어는 "스트라토캐스터"하면 떠오르는 말 그대로 "Speed King"이고, 이언 페이스는 활화산 같은 드럼을 뽐냈고, 존 로드는 영국 왕립 음악원 수석 출신의 수재지.

 

 딥 퍼플의 태동은 1967년 시작되었어. 서쳐스(The Searchers)의 드러머였던 크리스 커티스는 한 밴드를 구상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먼저 런던의 사업가 토니 에드워즈에게 재정적 지원을 요청했고, 흔쾌히 받아들여졌지. 커티스는 왕립 음악원에서 오르간을 전공한 존 로드를 데리고 왔고, 함부르크에서 공연하던 리치 블랙모어를 끌어들였어. 하지만 곧 커티스는 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게 돼. 하지만 존 로드와 리치 블랙모어는 이 밴드를 완성하자는 사명을 갖게 되었고, 이언 페이스와 로드 에반스, 니키 심퍼를 데려와서 마침내 서너번의 공연 끝에 딥 퍼플 1기가 탄생해.

 

   


(Deep Purple 1st)

 

 딥 퍼플 1기가 냈던 앨범 1집~3집 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딥 퍼플의 성향이 안 나타나. 사실, 우리가 딥 퍼플을 헤비메탈 밴드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실정이거든. 어쨌든 1집부터 3집까지는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심지어는 블루스 락까지 소화해 냈지. 사실, 이 때만큼 음악적인 실험을 시도했던 적은 없었을 거야.  이 시기의 명곡이라 하면 뜬금없이 미국 차트에 올랐던 <Hush>, 굵고 담백한 보컬을 뽐내는 <April>, 완벽한 대작 <Anthem>을 꼽을 수 있겠지.

 

 이 때만 해도 가장 가방끈이 긴 존 로드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지. 그래서 이 시기에는 엄청난 오르간 솔로를 들을 수 있어. 하지만 대부분의 밴드는 성격보다는 음악적 성향 차이에서 싸우게 되는 법. 리치 블랙모어는 사이키델릭 록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헤비한 음악을 연주하자고 주창해. 하지만 로드 에반스는 헤비한 음악에는 어울리지 않는 창법을 쓰고 있었고, 니크 심퍼는 블루스적인 성향을 드러냈지. 그리고 리치 블랙모어는 존 로드에게 이 둘을 쫓아내자고 제안하고, 결국 로드 에반스와 니크 심퍼는 존 로드에 의해 해고돼.

 

 하지만 로드 에반스는 딥 퍼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지, 1980년 동명의 밴드를 만들었어. 물론 그 때 당시에는 딥 퍼플이 해체 상태였지만, 어쨌든 해고되었던 몸이었기에 고소미를 먹었지. 그리고 딥 퍼플 1기, 그러니까 1집~3집의 수익료를 못 받게 돼. 그리고 그 법정소송 이후로 완전히 음악 활동을 접은 로드 에반스는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의가 되었다는군. 외국 커뮤니티에 그를 목격했다는 글이 간간이 올라오고 있대. 사실, 캡틴 비욘드라는 밴드의 재결성에 참여할 의사가 있었지만 그 리더가 2012년 사망한 바람에 포기했대.

 

 


(Deep Purple 2nd)

 로드 에반스와 니크 심퍼의 해고 이후 딥 퍼플은 보컬 이안 길런과 베이스 로저 글로버를 영입해. 그리고, 이 2기 딥 퍼플은 딥 퍼플의 최고 전성기로 일컬어지지. 1984년 재결성 이전까지의 4기 밴드 중 가장 오래 간 밴드이며, 가장 많은 대표곡을 생산했던 시기였지.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 <Speed King>등의 곡들이 쏟아져나왔고, 이 때의 활동을 통해 딥 퍼플은 헤비계열의 락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밴드가 되었지.

 

 이 때의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라 하면 말이지, <Smoke On The Water>의 가사에 대한 에피소드지. <<Machine Head>> 녹음 당시 7분의 트랙을 급히 만들어야 했던 상황이 생겼대. 그래서 급하게 만든 곡이라는데, 그 때 그들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었는데, 그 때 프랭크 자파의 콘서트가 있었지. 그런데 거기서 도박으로 돈을 잔뜩 잃은 한 남자가 무대에 불을 지른 거야. 제네바 몽트뢰 호수 근처에서 열렸기 때문에, 연기가 피어 올랐는데, 마치 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그래서 <Smoke On The Water>이라는 제목이 붙게 되었지. 프랭크 자파가 "남의 불행을 이용해서 곡을 만들면 좋냐?"라고 할까봐 걱정되었는지, 아니면 악상을 떠오르게 한 것을 고마워했는지 <<Machine Head>>에는 프랭크 자파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써져 있다고 하네. "이제 액운은 가고 행운만이 당신을 찾아오기를." 하지만 며칠 후 영국 공연에서 만취한 팬에게 폭행당했지.

 

 1기 딥 퍼플의 주도권을 존 로드가 잡고 있었다면, 2기 딥 퍼플의 주도권은 리치 블랙모어에게 있었지. 마치 미쳐 날뛰는 야생마의 질주같은 기타 리프가 더욱 빛을 발하고, 그의 성향이었던 헤비하고 정교한 메탈 기타 리프가 곡에 잘 나타나게 된 것도 그래. 하지만 리치 블랙모어의 성격은 더럽기로 유명했지.

 밴드 "반 헤일런"의 기타리스트 에디 반 헤일런은 그의 성격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갖고 있대.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데 뒤에서 리치 블랙모어와 존 본햄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거야. 그는 그의 연주를 보고 자란 세대였기 때문에 굉장히 들뜬 채로 그에게 다가갔대. 하지만 돌아온 리치 블랙모어의 반응은 싸늘했지. "넌 또 뭐야? 꺼져."

 게다가 완벽주의자이기도 했지. 이언 길런과 사이가 나빴던 건 말할 것도 없고, 로저 글로버가 밴드를 탈퇴하게 된 것도 그와의 마찰 때문이었어. 이언 길런은 자꾸 <Smoke On The Water>의 가사를 까먹었고, 이 때문에 기타가 몇 개 부서졌다고.

 후에 이언 길런은 블랙 사바스의 보컬로 활동하는데, 그 때도 <Smoke On The Water>을 커버하자고 우겨놓고는 가사를 다 까먹었대.

 

 어쨌든 까탈스런 리치 블랙모어의 영향 때문에 보컬리스트 이언 길런과 베이시스트 로저 글로버는 탈퇴하게 돼. 그리고 3기 딥 퍼플이 등장하지.

 

 


(Deep Purple 3rd)

 

 이언 길런과 로저 글로버가 탈퇴했으니 보컬리스트와 베이시스트를 다시 구해야만 했던 딥 퍼플은 오디션을 열지. 거기서 가창력과 베이스 실력을 겸비한 글렌 휴즈와 양복점 점원이었던 데이비드 커버데일이 가입하게 돼. 워낙 촌사람이었던 데이비드 커버데일을 꾸미느라 딥 퍼플 멤버들은 조금 고생했다고 하는군. 하지만 나중에 화이트 스네이크에선 완벽한 카사노바로 변신해. 어쨌든 딥 퍼플의 텐션은 조금 낮아진 상태였지. 하지만 여전히 밴드는 건재했어. 3기의 명곡으로는 <Burn>, <Holy Man>, <Sodier Of Fortune> 등이 있지.

 

 데이비드 커버데일의 목소리는 이전 보컬들이었던 로드 에반스와 이언 길런의 딱 중간적인 느낌이었대. 사실 오디션으로 뽑아놓고도 내심 불안해했던 딥퍼플 멤버들은 녹음할 때 꽤나 안도했다고 하더군.

 그리고 글렌 휴즈는 가창력을 겸비했지만, 메인 보컬로는 활동하지 못했어. 사실 고음도 잘 올라가지만, 스스로 베이스라는 악기에 대한 애정이 있었고, 성대가 빨리 지쳐버리는 단점이 있었지. 하지만 완벽하게 서브 보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하지만 얼굴과는 다르게 리치 못지않은 외곬이라서, 어느 무대에서는 금을 그어놓고 "리치, 이 금을 넘어오면 죽여버리겠어"라고도 했다더군.

 

 3기 딥 퍼플에는 소울풀하고 펑키한 성향의 음악성이 나타나게 돼. 하지만 이걸 견디지 못한 리치 블랙모어는 밴드에서 탈퇴해 레인보우를 결성하게 되지. 이제 기타리스트를 다시 구해야 하는 퀘스트가 주어졌어.

 

 


(Deep Purple 4th)

 

 사실상 딥 퍼플의 전성기는 4기 까지야. 리치 블랙모어가 나가면서 빠르고 헤비한 기타는 사라졌지만, 토미 볼린이라는 또다른 기타리스트가 구멍을 메웠어. 하지만 그는 팬들에게 많은 야유를 받았지.

 

 토미 볼린은 이미 리치 블랙모어 못지 않은 유명 기타리스트였어. 미국의 블루스 록 밴드 제임스 갱의 제 2의 전성기를 이끈 기타리스트였지. 하지만 스티브 모스와 마찬가지로, 리치 블랙모어와는 많이 다른 연주를 했고, 헤비한 기타리프를 원했던 딥 퍼플의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지. 이를 두고 이글스의 조 월쉬는 이렇게 평했어. "때려 부술 줄만 아는 놈들이 제대로 된 기타리스트를 못 알아봤군." 결국 1976년 토미 볼린은 탈퇴하고, 그가 죽으면서 딥 퍼플이라는 밴드도 해체의 길을 걷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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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난 줄 알았지? 하지만 딥 퍼플은 해체하지 않았어. 정확히 말하면, 1976년 해체하고, 1984년 재결합하지. 바로 최고 전성기라는 2기 멤버들로! 굉장히 짱짱한 멤버들로 다시 모인 밴드는 몇 개의 곡을 내놓지만, 크게 뜨진 못했어. 그리고 1987년 리치 블랙모어가 탈퇴하고 스티브 모스가 들어왔으며, 2002년 존 로드가 탈퇴하고 돈 에어리가 들어 오는 등 새로운 밴드가 되었지.

 

 딥 퍼플의 멤버들은 자주 바뀌었고, 그 때문에 많은 밴드에 몸 담았던 사람들이 많았지. 딥 퍼플 패밀리의 음악만 들어도, 1970~80년대의 헤비메탈 역사의 3/4는 안다고 봐도 돼.   다음에는 1970년대 3대 헤비메탈 밴드 중 하나인 블랙 사바스를 소개할게.

4개의 댓글

2013.04.28
잘 보고 감
0
ㅁㄴㅇㄹ
2013.04.28
스모크온더워터 가사에 프랭크 자파 어쩌고가 나오는 이유가 있었구나

물에는 연기가 하늘엔 불이
0
2E
2013.05.02
burn, highwaystar 듣고 오줌쌌는데..

개인적으로 hush는 쿨라쉐이커가 편곡한게 더 좋은것 같더라
한번 들어봐ㅋㅋㅋ
0
2014.08.25
솔직히 이밴드 곡들이 퀸처럼 사운드자체가 구식이지 곡 구성은 밴드쟁이한테 존나꼴릿한것들임..그리고 잉베이찡이 리치찡 쳐발랏던거는 왜 없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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