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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0부터 100까지의 정수중 하나 고르기

모든 사람들이 0부터 100까지 정수중 아무 숫자나 선택을 한다면 

"모든 사람이 제출한 값들의 평균"은 얼마일까요?

50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왜 그런지를 길게 증명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이 글을 쓰는 목적이 아니고,

대다수 사람에게 있어서 이것은 직관으로 도달할 수 있는 범위일 것이므로,

여기까지 도달한 사람을 0차원 추론자라고 해 보죠.

 

그렇다면 내가 30만 XDK를 받기 위해서 써내야 하는 답은

50 x 2/3 = 33.333...

이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도달한 사람을 1차원 추론자라고 합시다.

1차원 추론자들은 자신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0차원 추론자라고 가정한 것입니다.

나를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을 바보라고 본 것이죠.

 

한 단계 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1차원 추론자라고 가정하고,

그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

33 x 2/3 = 22

를 답으로 적어낼 것입니다.

여기까지 도달한 사람을 2차원 추론자라고 하죠.

2차원 추론자들은 자신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1차원 추론자라고 가정한 것입니다.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 사람들부터는 이미 세상의 평균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셈이죠.

 

한 단계 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2차원 추론자라고 가정하고,

람들을 이기기 위해

22 x 2/3 = 14.666... ~ 15

를 답으로 적어낼 것입니다.

여기까지 도달한 사람을 3차원 추론자라고 하죠.

 

이런 생각을 무한히 반복하면,

결국은

0 x 2/3 = 0 

에 도달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지극히 현명하다면, 

모두가 답으로 0을 써내고,

모두가 당첨되면 됩니다.

바로 게임이론의 내시 균형에 도달하는 것이죠.

동시에 이 상태는 게임이론의 파레토 최적*이기도 합니다.

(*Pareto optimality.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가도록 하지 않고서는 어떤 한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

이 사람들은 N차원 추론자라고 해보죠.

이 답을 고른 사람들의 문제는 

대중의 평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했다는 점입니다.

98~99%의 사람들이 답을 0으로 적어내야만 정답이 0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죠.

 

반면 정반대 차원에는 -1차원 추론자도 있습니다.

0과 100 사이의 여러 개 수를 뽑았을 때 평균은 100을 넘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100 x 2/3 = 66.66... ~ 67

을 넘어선 답을 써낸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정답이 될 수 없는 답을 제출한 것이니

명백하게 이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놀랍게도 그런 사람들의 비율도 10%에 이릅니다.

물론 66 이하를 적어낸 사람들 중에도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의 승자는

이렇게 문제 자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보통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예측하는가"

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세상에 -1차원 추론자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0차원 추론자들은 얼마나 될까,

N차원 추론자들은 얼마나 될까를

모두 고려해서 감을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50 , 33 , 22 , 15 , ... , 1 , 0 , ... , 15 , 22 , 23 , ...

같은 식으로 0, 1, 2, 3차원에서 N차원에 한 번 도달했다가

다시 3, 2, 1 차원으로 내려온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죠.

 

553e265b54ff49dfbe5041a2ff273e9b.png

33~34에서 가장 높게 치솟은 도수를 볼 수 있죠.

1차원 추론자들입니다.

 

그 다음으로 높은 도수는 22입니다.

2차원 추론자죠.

 

의외로 세상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77, 99, 100 같은 숫자가 좋아서 찍는 

-1차원 추론자들의 비율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차원 추론자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15의 도수가 14나 17같은 숫자보다 높지 않음으로부터 알 수 있죠.

이미 3차원까지 간 사람들은 

세상에는 1차원이나 2차원 추론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원의 사람들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비율을 계산하려 노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어떤 수들 못지 않게 높은 도수는 0입니다.

0과 1을 선택한 사람들의 논리는 약간 다르겠지만 

(1을 선택한 사람들이 조금 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높죠)

둘을 내시 균형에 도달한 N차원 추론자들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사람들은 N차원까지 도달은 했지만 거기서 벗어나지를 못했죠.

 

큰 틀에서 보면 10~40 사이의 숫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너무 부족하지도, 너무 과하지도 않은 합리적인 추론을 한 셈이고,

이 범위의 사람들을 '합리적인 추론자'라고 일컫겠습니다.

 

다른 여러 조사*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평균값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Bosch, Montalvo, Nagel, Satorra, AER 2002, Nagel, John Mauldin, Financial Times 등)

 

게임이론가(Bosch) 17.2

게임이론가(Nagel) 19.0

영국 경제지 Financial Times 독자 23.1

자산관리자 24.3

경제학수업 숙제(Bosch) 25.2

전문 투자자(Mauldin) 26.0

경제학 박사과정 학생 27.4

대학원 학생(Bosch) 35.1

대학원 학생(Nagel) 36.7

70세 노인 37.0

독일 일반 시민 37.2

CEO 37.9

패서디나 시립대 학생 47.5

 

더 수학적, 경제학적인 뇌를 가진 집단일수록 평균이 낮아진다는 것을 볼 수 있지만,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집단이라 볼 수 있는 CEO가 "일반 시민"에 가장 근접한 평균을 갖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죠.

 

-오르비펌

7개의 댓글

0
2021.01.10

99 골라야 하는거 아님? 고른 숫자의 2/3값이 승리 숫자라메

0
@쉽지않은남자

모든 사람이 고른 숫자의 평균값의 2/3이 승리숫자

0
2021.01.10
@개같이똑똑한놈

문제를 이해못한 10%에 속하다니 상위 10%인걸로 치지 뭐

0
2021.01.10

근데 이거 하면 뭐가 좋아요?

0
@오향왕족발

만약 모든 정보가 동등하게 제공된다면?이라는 전제하의 주식 원리랑 비슷함. 무릎이 어딜까? 어깨가 어딜까? 가늠하는 역량?

0

69가 제일 높을줄 알았는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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