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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후기.

 

 

후기를 남기기 이전에 먼저 말하자면

 

이 영화는 망한 영화가 맞음.

 

 

 

 

다들 이 영화를 일반적인 대중들은 실망하고, 지브리팬들은 좋아할만한 영화라고 하는데 전혀 아니고, 지브리 초기작품들이랑 비슷하다고 하는데

이거는 더더욱 아님.

 

오히려 진성 지브리 스튜디오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이라면 정말로 실망하고 씁쓸함을 느낄 영화임.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초에 미장센이나 메타포를 중점으로 쓰는 감독이 아닐 뿐더러, 그렇다고 난해한 아방가르드 서사를 잘 쓰는 감독도 아님.

 

하야오의 진 명목은 기존의 오리지날리티에 자신의 독창성을 더해서 신선한 서사를 만드는게 주 능력임, 즉슨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능력이 정말로 뛰어난 감독이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정반대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진 서사의 힘이 전혀 없는 영화임.

 

어줍잖게 아방가르드를 흉내내면서 어디서 본 것들을 이것저것 중구난방으로 흉내내기만 했을뿐

 

결과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발상력과 서사력은 처참하게 망가진 영화임.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장편 영화인 라퓨타를 보면

 

라퓨타라는 1726년에 쓰여진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여행기 3편의 장소중 하나임.

 

라퓨타는 해당 소설에서 그렇게 비중있는 내용이나 인상깊은 여행지는 아니었음, 그저 다음 섬들을( 발니바르비, 럭낵, 글럽덥드립, 지팡구(일본)) 가기 위한 지역중 하나였고, 오히려 비중있는 내용들은 다들 알다시피 1편인 소인국(릴리퍼트)과 거인국(브로브딩내그)의 이야기들임.

 

그리고 걸리버 여행기의 의의이자 핵심적인 내용은 말들이 지배하는 나라로 후이넘이라는 곳이었음.(금서에 오를 정도로 당시 충격적이던 내용.)

 

 

그런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비중없이 짤막한 부분인 라퓨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특유의 발상력을 통해 자연철학과 오버테크놀로지를 엮은 천공의 섬 라퓨타를 창조해냈음.

 

라퓨타의 인물들의 갈등과 서사는 다양한데

 

수많은 인물들의 서사가 엮여가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구조임.

 

 

소년(파즈)과 소녀(시타)의 이야기

 

집안에서 가보로 전해지는 신비한 비행석과 천사들의 전설

 

보물섬으로 불리우는 전설의 섬 라퓨타

 

수상스러운 오버테크놀로지 로봇

 

보물을 찾기 위한 도라 해적단들

 

소녀를 쫒는 군부와 의문의 남자.

 

의문의 남자와 군부의 갈등

 

등 수많은 인물들과 서사들이 맞물려져서 라퓨타라는 이야기가 전개됨.

 

그리고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며 해당 영화의 모든 스토리라인을 관통하며 이야기를 종결함.

 

너는 라퓨타가 무슨 동화 속 보물섬인 줄 알아? 라퓨타는 엄청난 과학 기술로 하늘 위에서 지상을 지배하던 공포의 제국이었어! 그게 하늘에 있는 한, 평화를 위협하는 거야

 

나라는 망했는데 왕족만 살아남았다니, 웃기지 않나요?

 

대지에 뿌리내려 바람과 함께 살아가자. 씨앗과 함께 겨울을 넘고 새들과 함께 봄을 노래하자. 아무리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해도, 가여운 로보트를 수없이 많이 조종한다고 해도, 결국 인간은 대지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가 없어요.

 

 

 

라퓨타 뿐만이 아님.

 

원령공주 역시

 

저주받은 소년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수많은 인물들의 서사가 겹쳐지면서 최종적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됨.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늘 한결같이, 특유의 발상력과 다양한 갈래의 서사들을 결합해 하나의 큰 틀을 이루어내고 있음.

 

 

그리고 이번에 나온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솔직히 그런 부분에서 서사라 할 것도 없아 그냥 중구난방이고 모든게 엉망임.

 

단순히 영화의 감정이 절제되어있고 불친절하다고 하기에는...

 

 

크리스트퍼 놀란의 메멘토나 인셉션을 보면 불친절해도 서사와 그에대한 빌드업이 차곡차곡 진행되면 마지막에 모든 조각이 모이면서 퍼즐이 완성되는 구조임.

 

그리고 등장인물들도 명확한 목적의식과 해당 극의 주제의식에 대한 서사를 지니고 있음.

 

근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에서 나오는 주인공인 마히토는 그러한 극의 서사에 대한 빌드업이 전무하고, 주변 인물들 역시 서사가 없이 모든게 그냥이고 뜬금없이 이야기들이 이루어지고 전개되어 나감.

 

단순히 서사가 불친절하다고 하기에는 작중 암시하는 메타포나, 미장센들이 제대로 되어있나라고 하기에도 모든게 너무 빈약함. 그냥 그럴듯하게 분위기만 연출하려고 끼워넣은 아무 의미없는 속빈 강정들 투성이임.

 

인셉션만 해도 패시브장치, 킥, 림보, 토템 등 해당 세계관에 대한 설정들이 명확하게 존재하고 이러한 배경을 관객들에게 하여금 불친절하지만 인지시켜줌. 관객들은 이러한 배경들을 통해 미장센을 찾고 상징을 찾아서 이해하게 되고.

 

영화 기생충만 해도 작품의 주제의식에 걸맞게 선을 나타내는 상징물들을 적절하게 배치해 미장센을 만들고, 냄새라는 메타포를 통해 극의 서사와 갈등요소들을 부각시켰음.

 

 

근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일부러 난해하게 아방가르도 형식으로 끼워놨지만 그 어디서도 서사를 위한 메타포나 미장센따위는 없다는 점임. 그냥 이건 불친절한거를 넘어서 머릿속에 있는 콘티를 그냥 끄집어내서 넣은 수준임.

 

 

그리고 이 영화를 해석하는 사람들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전적인 이야기다라면서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입해서 보면 이해가 간다느니 뭐라고 하지만

 

해당 극의 서사의 주인공은 마키 마히토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님.

 

마키 마히토의 서사가 실패한 이상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전적 이야기니 하는 소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 왜냐? 그건 마히토의 서사가 대성공했을때에 해당되는 이야기니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자전적 요소라는건 그저 해당 극을 부각시키는 장치적인 요소로 극의 서사의 깊이와 예술성을 부각시키는 것일뿐이지 외적인 것이 내적인 서사의 주가 될수는 없음.

 

마키 마히토의 서사가 망한 이상 극 밖의 외적인 이야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저 꿈보다 해몽임.

 

또 전달하려는 내용 역시 중구난방일뿐더러 서사의 방식 역시 30~40년전이랑 하등 다를것도 없고 발전한게 없다는 점에서 참 실망했음.

 

해당 극에서 보여준 몽환적인 연출들은 이미 원령공주나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보여줬던 연출들이라 솔직히 보면서 상당히 진부했음... 특히 개구리들 달라붙으면서 특유의 저음소리로 말할때 너무 뻔해서 놀랄정도였고.

 

뭔가 있어보이는 왜가리가 쥐뿔도없는 유머캐릭으로 전락할때 솔직히 실망했음. 아방가르드물 특성상 신비함과 미스테리적 요소들은 끝까지 끌고가야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유머캐릭터로 승화시키면서 아방가르드서사에 대한 몰입도가 확 깨져버렸음.

 

그리고 완벽한 세상이니 악이니 선이니 하는것도... 30~40년전과는 달리 유기적인 현대사회에서는 그냥 철지난 소리들일뿐이고... 

 

이전에 완벽하게 보여줬던 내용들과 연출들을 마이너하게 스까버려서 내놓은 느낌이라... 서사나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너무 올드해서 실망이었음.

 

 

그래도 개인적으로 호평하는 부분은

 

작화하나는 끝내줌. 보면서 눈이 즐거움,

 

 

아무튼 결론은 보면서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사람이 작가로서의 생명력이 끝났다는걸 보여주는 영화라서... 미야자키 하야오 팬으로써 정말로 마음이 아팠다...

 

 

4개의 댓글

2023.10.26

나도 그저 내가 좋아하던 지브리 스러운 배경들에 눈만 조금 좋았던 정도..내용은 그냥 앵무새가 칼 갈다가 주인공 처다보며 티배깅? 하는 장면만 기억에 남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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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6

옛날 힙스터 감성을 아는 사람들은 좋아할만한 영화였음

문제는 한참 지난 갬성을 이제와서? 지브리가? 라는 의문 덩어리였지

그냥 에반게리온 신극 느낌이었음 일본의 늙은 거장들은 왜 비슷한 짓거릴하는거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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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6

나도 난해한 느낌이 들었는데 뭐 때문에 난해한가 생각했음.

그런데 이 글이랑 비슷한 감정이 들어서 그랬던거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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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6
@드리퍼2

작화만 볼때는 엄청난 우주명작임..

 

특히 예고편이나 스틸샷들만 보면 뭔가 아련한 여운이 느껴질정도...

 

근데 막상 보면 서사가 없는 수준이라... 여운은 커녕 아무것도 안느껴지더라...

 

특히 히미가 마히토를 껴안은 장면은 스틸샷으로 볼때는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들정도인데...

 

막상 극에서 보면 감정서사나 빌드업없이 터져버린 감정선이라... 너무 작위적이고 뜬금없는 장면이라 아무 생각이 안들었음...

 

작화가 넘사벽이라 보는 즐거움은 엄청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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