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III. 제국의 출범 그리고 [지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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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체제 그리고 초 양극화 

III. 제국의 출범 그리고 [지역화]


여기서 지역이란 말을 들으시고 한국 같이 국가내의 지역이라고 생각하시는분이 있을지 몰라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범지구적 관점에서 보았을때의 지역을 얘기합니다. 예를들어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지역' 같은것이죠.

물론 다수의 한국인들에겐 한반도도 크나큰 땅이고 동아시아 지역은 하나의 세계를 구성한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세계에서 보았을때는 그저 일부에 지나지 않기에 사학자들은 지역화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제국과 지역화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무슨 영향을 역사의 발전과정에서 끼쳤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소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윗문단에서 처음에 군락이 다른 군락들을 끌어모아 하나의 부족을 형성하고 또 그 강성한 부족하나가

다른 부족들을 제압 내지 흡수하면서 국가란걸 이루기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던걸 기억하실거라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지 눈치가 빠르신분이라면 어느정도 캐치채셨겠지만 개인 즉 권력자도 더 많은 부와 영토를 획득하지만 동시에

한 중심집단이 되는 그것도 수백개의 군락에서 수십개의 부족으로 그리고 수개의 국가로 점점 상향식으로

하나의 점으로 끌어올려진다는 패턴을 파악하셨을거라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의문을 가지실분도 있을거라 봅니다.

그렇다면 국가들이 정복당하고 더 윗단계로 올라간다면 어떻게 될까?


네 그렇습니다.

바로 수많은 국가들이 정복 내지 멸절 당하면서 또 하나로 통합되어 생겨나는게 바로 '제국' 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국은 소위 동아시아에서 '황제국' 과 '제후국' 간의 관계라기 보다

다민족을 전부 아우르는 일반 국가들의 상위개념으로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아직까지 이게 무슨말인가 싶으신분들도 있을겁니다.



그렇다면 한국 대중들 특히 성인 남성들 대다수에게 친숙한 삼국지를 예로 들어보죠.

 

제갈량의 칠종칠금이나 혹은 조금 덜 익숙하시겠지만 위나라의 오환 정벌 같은게 소위 제국이 하는 행위와 거의 일치합니다.

다른건 거대한 도시를 이루는 문명국보다는 부족국가에 가깝다는것이지만 근본적으로 제국이 형성되는 과정이랑은 동일한데요.

제갈량이 남만을 쳐들어가면서 연의에선 서로 좋게 좋게 끝났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명 아니 인간 그 자체가 동물의 갈래인 이상 본성적으로 특유의 야성과 잔인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쟁중에서 대규모 살상같은건 당연히 수반되었다고 보는게 맞을텐데요.


이러면서 한 쪽의 세력 즉 여기서는 남만이 제갈량의 촉한에 사실상 굴복하고 편입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여러번 일어나고 여러 민족을 포함하는 거대 국가가 되면 그게 바로 제국이 되는것이죠.

그리고 이게 끝은 비참하게 맞이했지만 최초의 제국이라 할만한 아시리아 제국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터키등

당시 문명국들을 발전한 전차술과 잘 훈련된 병력들로 정복하면서 생겨나죠.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이라 할만한 중국이 아직도 춘추시대에 머물러있을때 말입니다.


그러면 지역화는 대체 무슨 상관인가 싶으실겁니다.

 

금방 춘추시대를 제가 금방 문장의 말미에 언급했는데,

현재 중국의 영토는 위구르 티베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국의 고유영토라 인식되는 중원-강남 지역조차 명백한 한족의 영토는 아니였습니다.

이게 무슨 한국의 국수주의자들이 말하는 환웅 및 동이족 얘기가 아니라

처음에 한족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상나라 시절의 한족 정확히는 화하족의 문화가 공유된 지역은

지금의 하남성과 산시성 일부 그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었고 그 이외에는 그들이 북적, 남만, 서융, 동이라 불리는 오랑캐들의 미개 지역이었고요.


그런데 지금 이미 고고학적으로도 계속 발견되는 즉 물증이 나오고 있는거기도 하지만

성도 즉 삼국지 촉나라 지역에는 원래 중원지역과는 다른 별개의 문명이 존재했습니다.

쓰촨 문명의 바오둔 문화 그리고 싼싱두이 (삼성퇴) 유적 까지 거의 아마존에서나 보일법한 문양과 양식을 가진 물품들이 대거 출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이미 사서에도 나와있는바이지만 초나라나 월나라 오나라 이런 나라들은

장강문명이 있던 지역에 위치했던것부터해서 중원과 아예 습속이 다른 묘족의 국가였고,

이것은 초나라가 다른 화북지역 국가들이 공, 후, 백 등 주왕 아래 신하라는것을 형식적으로 나마 자칭했던 반면

자신은 '왕' 이라고 주나라의 권위를 대놓고 무시하는것에도 드러나며 추후 인정하긴 하지만 여전히 문화적으로 많이 이질적이였고요.

심지어 상나라의 갑골문에서도 드러나듯 현재 산동 지역도 정벌하던 이(夷) 즉 오랑캐의 지역이었습니다.

북경지역도 한족 지역화 된게 서주에서 식민 (여기서 식민은 근대 식민제국 같은게 아니라 그리스-로마 시기 처럼 사람들이 심어진다는 의미)

거주촌이 생기고 거기서 토착민들을 죽이거나 동화시키면서 된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상과 주가 사실상 성읍 국가 즉 수도와 그 근처이상을 지배하지 못하는

일종의 성읍국가였던 탓에 실제 최초의 제국이라 불릴만한 진나라조차 그 당시 기록에도 반이 사실상 오랑캐라고 불렸듯

진나라를 개국하는 시조가 변방의 땅을 봉읍받고 서쪽으로 좋은 의미로 개척 그리고 실제는

학살과 편입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서 '중화 제국' 의 '지역' 이 될 수 있었던거죠.

또 중원내에서조차 이 지역화는 이루어지기 시작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정(鄭)씨가 많을텐데 이 정씨는 원래 주나라의 성씨인 희성이였습니다.

주나라 말기 주 선왕이 자기 동생을 분봉하면서 갈라지고 그래서 성씨를 다르게 고친 경우로

이 국가는 한때 나름 존재감이 상당한 국가였는데 자체 왕실 권력 다툼등 여러 실책을 반복하고

제, 진, 초 등의 주변강국에게 침략당하고 통일하는 진나라가 아닌 중원의 춘추시대 패자국이었던

진(晉)나라에서 찢어져 나온 한(韓) 나라에게 정복당해 멸망합니다.

그리고 이런 소국들은 정나라말고도 중산국부터 다양하게 많았는데요. 근데 전부 병합당했습니다.

 


제가 뜬금없이 왜 이런말씀을 드리냐면 심지어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던 중원 지역내에서 조차 점점 작은 국가들이 큰 나라에게 먹히고

여러개의 고만고만한 세력이 소수의 더 큰 세력으로 힘과 부가 집중되는 하나의 흐름을 설명드릴 예시이기에 그런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큰나라들 사이에서도 중국사를 조금만 접하신분들이라도 다 아는

전국시대의 무한 경쟁에서 사실상 점점 가장 강한 세력이 '승자 독식' 을 하게 되는것을 아실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시황으로 유명한 그 진(秦)나라죠.

진나라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당시 중국에선 변방지역이였고 사실 반 오랑캐 취급받던 국가였습니다.

거의 잡종 취급이였는데, 국가간도 그렇고 개인간에도 그렇지만 아무리 속으로 깔보던 결국 힘있는 놈에게 못당하는거라 진나라가 커져갈수록 위협감도 느끼는 동시에 그에 대해 마지못해 인정해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 진나라는 사마착이 파촉을 정벌하면서 영토를 대거 넓히고 제도와 군비를 바로 잡아 국력을 신장시키면서 외교술과 암살 및 공작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요국 육국 하나 하나를 제압해나가며 중국 문명을 전부 통일하고 진정한 의미로 '동아시아 최초의 제국' 이 됩니다.

그리고 이 시기 연나라를 정벌하면서 요동까지 닿게 되고 이 때 이후로 소위 한민족과 중국 통일왕조라는 거대한 제국의 길고 긴 관계가 시작되었죠.

진나라 자체야 비로소 단명했지만 이 짧은 기간동안 도량형부터 문자까지 통일시키는등

하나의 제국으로 지역내 풍속도 문화도 다른 민족들을 통합하는 프로세스 자체는

후대에 재통일한 한나라에게도 이어져 한나라에서 현재 중국의 주류 민족이라는 '한족'이 생겨나죠.


동시에 한나라가 처음에는 통일왕조의 체면이 안서게 흉노에게 굴욕적인 백등산전투에서의 패배를 겪고 거의 100년간 버로우를 탔습니다만

그 동안 힘을 축적하고 모아 한국 최초의 국가라 할만한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현 위구르 지역에 위치한 도시 국가들을 한의 영향력안에 두어 흉노의 자금줄을 끊어버리고

막북정벌로 극심한 타격을 주는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해서 고대 동아시아의 문명 혹은 한자문화권이라 할 만한 '지역화' 의 기반을 다지고

당나라때 북방민족의 문화까지 한군데로 뭉쳐 다시 신라, 일본, 남조 등의 국가로 전파하면서

중국의 문화와 문물에 기반한 동아시아 지역을 만들게 됩니다.

아무래도 현재 한국인들의 대다수에 가장 거리감이 덜 느껴지고 가까운 역사가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사다보니

이쪽을 중점으로 설명을 드렸는데 아까전에 중동의 아시리아제국과 마찬가지로 타지역에서도 이런 지역화 현상이 비슷하게 일어났습니다.

유럽의 경우 왠만한 역사 모르는 일반인들도 다 아는 로마제국이 제국과 지역화의 전형적인 예시라 할 수 있고,

켈트, 게르만, 그리스, 이집트, 라틴 현 유럽의 거의 모든 민족을 하나의 제국아래 동화시키고 지역화를 시켰죠.


인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로마보다 더 빨랐다고 볼 수도 있는데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 원정을 하던 시절 있던 난다왕조는 간다라 마흐차 말라 등 십육대국이 난립한 북인도를 정리해 통합한 준 제국이었고

이걸 또 들고 엎어 전복해버린 찬드라 굽타 마우리아가 세운 마우리아 왕조는 인도아 대륙 전역은 물론

이란 일부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는 당대 중국마저 뛰어넘는 최강의 제국이라 할만했습니다.

허나, 수차례 말씀드렸듯이 지배자들과 집단은 갈 수록 더 커지고 상위로 갈려는 일종의 경향성이 있는데,

결국 제국들간도 연결과 교류 그리고 넘어서 이런 제국들까지 포괄하는 지역을 넘나드는 환대륙제국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 문장만으로 역사를 어느정도 아시는분이라면 파악하시겠지만 육상, 초원, 해상 실크로드로 대표되는 유라시아 교역과 그리고 몽골제국의 등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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