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하나의 중국, 그 왕좌를 향한 남북의 갈등

98d2b73819ca2d73da2b9d32c0694818.jpg중국이 2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세계 최대의 인구를 통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대륙은 물론, 홍콩과 마카오, 대만의 보수 엘리트들까지 공유하는 그 '하나의 중국' 사상의 근원은 당연 황하일 것이다. 오르도스의 황토고원에서 황해까지 끊임없이 물과 진흙을 배출하고 있다. 건조한 화북 평원에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지만 동시에 홍수로 수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황하를 통해 예로부터 중국은 치수를 중요시했고, 결국 그만한 권력을 가진 전제군주가 출현할 수 밖에 없었다...

 

download.jpeg라는게 거의 천년이 넘는 옛날 얘기고요, 위진남북조시대를 거쳐서 중국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 이유는 지방의 성장 때문이죠. 중원과 맞먹는 인구를 가지게 된 강남을 필두로, 사천과 양광 그리고 호광 지역 또한 크게 성장합니다. 따라서 그런 지방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대운하입니다. 대운하를 통해 장강 유역과 황하 유역의 경제권이 통합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중원의 문화, 경제, 정치적 역량이 타 지역을 압도하였기에 오늘날까지 중국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송나라 이후 중국의 역사는 다른 지역 위에 군림하는 중원, 그리고 그 옥좌를 차지하기 위한 남과 북의 대결로 볼 수 있습니다. 남방은 항주, 상해, 남경이 포함된 옛 오나라 지역, 북방은 송나라 때는 개봉, 그 이후로는 북경 지역을 말합니다.

 

주로 우세를 가져온 쪽은 북방이었습니다. 송나라는 화북 평원의 압도적인 인구로, 금, 원, 명의 영락제, 청, 중공은 이민족의 군사력 혹은 그들과 상대하며 쌓아올린 군사력으로 천하를 정복했습니다.

 

남방 세력의 예시로는 남송, 명, 중화민국이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양쯔강 하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습니다. 비록 북방의 군사력에 정복당했지만, 북방의 정복자들도 대부분의 세입이 나오는 남방 지역을 우대하고 동시에 견제하였습니다.

 

재밌는 것은 중원 밖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세력도 결국 본거지를 중원으로 옮겼다는 것입니다. 장성 밖의 이민족 왕조는 물론, 모택동과 다른 북양군벌들 또한 북방을 정복하면 본거지를 북경으로 옮겼습니다. 비슷하게 남쪽 광동성에서 시작한 장개석 또한 북벌로 남경으로 천도한 뒤 그곳을 직할령으로 삼았습니다. 모택동의 본거지 만주는 중국 최대의 공업지대였고, 장개석의 본거지 광동은 중국 최대의 무역기지였죠. 하지만 중원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결국 북경이든 남경이든 중원에 본진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오늘날도 남방과 북방의 갈등은 상하이방, 공청단과 태자당 파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상하이방은 경제력을 바탕에 둔 상해 파벌이고 공청단과 태자당은 정통성과 군사력이 있는 북경 파벌이고요. 현재는 시진핑의 태자방 파벌이 북경을 장악하고 나머지를 압도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과연 공청단이 북경을 수복할 것인가, 상하이방이 다시 재기할 것인가, 혹시나 홍콩과 광동의 민주화 세력이 제2의 신해혁명을 일으킬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은 수도를 북경 혹은 남경에 둘 것이며, 그렇기에 중원을, 더 나아가 중국 전역을 통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6개의 댓글

2021.01.02

이미지 옆에 글자가 붙어있으니 가독성이 좋지 못하네

이미지 밑에 한줄을 띄우고 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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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남북조, 5호 16국 빼고 설명하니깐 남, 북조 대립이 별로 눈에 띄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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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우리나라 진짜 평지 존나 없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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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촉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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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3

아 좋은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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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0

자본세력이 성장하면 지배층 입장에선 피곤해지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것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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