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사마의의 정변, 고평릉 사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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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군사 사마의 -

 

유비가 주막에 들어가서 "에휴.. 요즘 황건적이란 것들은" 이라고 한탄하는 걸 지나가던 장비가 듣고, 지나가던 관우가 듣고 셋이 도원결의를 거쳐서.. 위촉오가 박 터지게 싸우다 결국 사마씨의 진이 통일했음.

 

이 대부분의 삼국지 관련 역사물의 줄거리이다.

 

이번 글의 주제는 "사마의가 어떻게 정권을 장악했는가?" 라는 글을 작성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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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조 자 맹덕, 코에이 삼국지 -

 

사마의는 조조 시절 출사했으나 조조 때는 잘 나가는 유망주 정도의 위치였고, 조비 때에 가서야 본인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지만 연의에서 제갈량 vs 사마의의 대결로 묘사되는 것과 다르게 1인자 위치는 아니었다.

 

당시에 사마의보다 확실히 위에 있는 조인, 조진 등의 조조의 친척 장군들, 진군 등 노신들이 아직 사마의 위에 많이 있었다.

 

하지만 조비 사후 조예의 정권에서 그는 조진, 조휴, 진군과 함께 탁고대신(託孤大臣)이 된다. 조예 정권이 됨과 동시에 그는 촉의 제갈량과 유사한 위치의 대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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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량 vs 사마의, 코에이 삼국지 -

 

조예 정권, 조진이 촉 방면 도독이 되고 사마의는 부도독에 임명된다. 조진이 231년 사망한 이후엔 사마의가 서촉 방면 군권 1인자의 자리에 올라 제갈량과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제갈량은 스스로 많은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소식을 하였다 하며, 사마의가 이를 보고 식소사번(食少事煩) 하니 제갈량이 오래 살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을 남겼다 한다. 그 말대로, 제갈량은 이후 5차 북벌 중 병사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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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 근방에 있는 요동군의 위치를 확인합시다 -

 

이 무렵 요동태수 공손연(公孫淵)이 반란을 일으켜 관구검(毌丘儉)을 우북평(현재의 베이징)으로 몰아냈는데, 사마의가 파견되어 공손연을 공격하였다. 수세에 몰린 공손연이 항복 후 귀순을 원하였는데, 사마의가 이 때 남긴 말이 유명하다.

 

"싸울 수 있을 때는 마땅히 싸워야 하고, 싸울 수 없을 땐 마땅히 도망가야 한다. 도망갈 수 없을 땐 죽거나 항복해야 하며, 항복할 수 없을 땐 마땅히 죽어야 한다."

 

이후 공손연을 생포 후 참수한다.

 

재미있는 기록으론, 이 때 고구려 동천왕도 지원군을 보내어 공손연을 격파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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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예, 대군사 사마의 -

 

이후 조예가 사망하고, 조예의 양아들 3대 황제 애제(哀帝) 조방이 즉위한다.

 

문제는, 이 조방이 누구의 아들인가가 상당히 불명확하였다는 것. 이것은 이후 조방의 정통성을 두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충분히 있었다. 당대의 권신 사마의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다는 점도 있고.

 

조예도 이것을 모르진 않아서 조우(曹宇), 조휴의 아들 조조(曹肇) 등 종친에게 권력을 주어 사마의를 견제하려 했으나, 조우 등과 사이가 좋지 않은 유방(劉放), 손자(孫資) 등의 모함으로 인해 조우, 조조 등은 모두 실각하고, 대신 조진의 아들 조상(曹爽)이 사마의와 함께 조예의 탁고대신이 된다.

 

문제는 조상이 사마의의 아들 뻘이라는 것과, 그 능력 자체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내기 조상과 백전노장 사마의는 일대일의 대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조예가 우려하던 상황이 그대로 벌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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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曹爽) 자 소백(昭伯)

 

조상은 처음에는 사마의를 깍듯이 모시고 모든 일을 사마의와 함께 처리했으나, 조상이 불러들인 심복 하안(何晏) 등의 이간질로 인해 점차 사마의를 멀리하게 되고 이후 사마의를 명예직으로 좌천시켜 사실상 실각시킨다.

 

자신감에 찬 조상은 사촌인 정서장군 하후현(夏侯玄)을 앞세워 촉을 정벌하러 출병하였다. 이때의 병사가 무려 10만(삼국지 촉서 왕평전)에 이르렀지만, 비의와 왕평의 활약으로 이들은 대부분 전멸하고 이후 20년간 위나라는 촉나라를 정벌할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다.

 

이 전투를 낙곡전투(駱谷戰鬪) 혹은 낙곡대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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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사와 하후현, 드라마 대군사 사마의 중 -

 

조상은 이 패배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사람들을 더더욱 조정에 끌어모아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만 하였다. 조상과 함께 출진하던 하후현은 웃음거리가 되었고, 정서장군직을 사임하며 재야로 돌아갔다.

 

서기 249년, 황제 조방은 조상 등을 이끌고 조예의 무덤인 고평릉을 참배하러 떠난다. 이때, 그 동안 늙어서 미친 것처럼 은거하던 사마의는 두 아들 사마사, 사마소를 앞세워 위의 수도 낙양(洛陽)을 장악한다.

 

이른바 고평릉 사변(高平陵之變)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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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은 다음 이 시간에..

15개의 댓글

드라마 보니까 애기들도 씨를 말려버리던데

 

작중에서는 권력욕보다는 사마 가문이 팽당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이 길밖에 없다 이런식으로 그려지던데 실제로도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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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앙은잊지않을것입니다

사마의가 당시 명예직으로 갔다지만 지금으로 치면 퇴역 전직 원수, 명예 국무총리 정도의 자리를 받고 낙향한 거임. 아들인 사마사나 사마소도 멀쩡히 잘 관직생활하고 있었지. 굳이 일 안 일으켰어도 충분히 존경받고 잘 살 수 있었음.

 

사견이지만 고평릉 사변이 없었더라면 사마의도 지금의 제갈량처럼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아무래도 사마의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냐? 하면 글쎄올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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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좸꿀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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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죽음을택하겠다

하하 재밌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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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대군사 사마의 시즌1 거의 다 봤는데 조진을 너무 하자 있게 표현해서 아쉬움. 추후 설명하겠지만 조상은 고평릉사변 때 하는 행동을 보면 거참... 아버지 재능 반의 반도 못 받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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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노예

허허... 조인이 명장까진 아니어도 잡장은 아니었지만 조상은..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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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급공무원준비생

조진ㅋㅋㅋ 조인 아들은 조태잖아~

 

조상은 사료 읽었을 때 느낌이 젊어서 놀 던 걸 대장군 되어서도 똑같이 논 멍청한 부잣집 도련님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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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노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타임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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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사마사 첫번째 아내가 하후현네 집 사람이 아니었어?

 

이렇게 일으킨 정권들이 길게 못가는게 신기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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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다람쥐귀여워

맞음 하후현 동생임 야설에 사마사가 독살했다는 설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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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귀여워

ㅇㅇ.. 처남이지. 아무래도 폭력적으로 세운 정권이라 폭력적으로 끝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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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참 재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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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주소

재미께 봐 주셔서 감사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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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6

https://www.dogdrip.net/dogdrip/268483231

 

여기서 장남 사마사가 아닌 사마소가 나와서 의아했는데 사마의가 촉이랑 싸우러 갔을때 사마소가 아닌 사마사가 출전한게 맞지? 내가 알기론 사마소는 관구검의 난 때나 되서야 전장에 나서는 걸로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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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ㅇㅇ 사마소는 기록상 낙곡대전때 처음 종군함. 연의 기준이라면 그 전부터 종군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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