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임명장 -

 

현대의 대한민국에서 5급 공무원(사무관) 이상으로 입직하거나, 승진하면 필경사가 직접 쓴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받는다.

 

반대로 말하면 6급 공무원(주사) 까지는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받지 못하고 기관장 명의의 임명장을 받는다. 관(官)이라는 직급에 담긴 무거운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절차이다.

 

조선 시대의 지방관(사또)는 참상관인 종 6품 이상 관리부터 임명될 수 있었다. 현대의 (통반을 제외한) 최말단 행정구역장인 읍장/면장/동장은 5급 사무관이 배치되니, 돌고 도는 것이 역사가 아닌가 싶다.

 

참상관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 참하관을 다루는 마지막 장. 7품관에 대해 서술하겠다.

 

--

 

정/종7품(正/從八品)

 

정7품/종7품관의 품계는 아래와 같다.

 

	양반 문과	양반 무과	잡직 문과	잡직 무과
정7품	무공랑 (務功郞)	적순부위 (迪順副尉)	봉무랑 (奉務郞)	등용부위 (騰勇副尉)
종7품	계공랑 (啓功郞)	분순부위 (奮順副尉)	승무랑 (承務郞)	선용부위 (宣勇副尉)

 

 

7품관의 봉급은 아래와 같다.

 

	현미	쌀	콩	보리	포(베필)	저화
정 7품	15석	5석	5석	3석	7필	2장
종 7품	14석	5석	4석	3석	6필	2장
정 8품	12석	3석	4석	2석	4필	2장
종 8품	10석	3석	4석	2석	4필	2장
정 9품	10석	1석	3석	1석	3필	1장
종 9품	8석	1석	2석	1석	2필	1장

 

* 세종 기준으로 저화 1장으로 평균 쌀 1석을 살 수 있었다니, 저화 1장의 가치는 약 상평통포 2.5냥이라 할 수 있다.

 

영조 때의 속대전 이후에는 월급으로 바뀌며, 아래와 같이 바뀐다.

 

	쌀	콩	대한민국 원 기준
정 7품	1.3석	6말	약 115만원
정 7품	1.3석	6말	약 115만원
정 8품	1.2석	5말	약 108만원
종 8품	1.2석	5말	약 108만원
정 9품	1석	5말	약 100만원
종 9품	1석	5말	약 100만원

 

종9품부터 종7품까진 많이 승진했지만, 관리들의 봉급 수준은 아직도 당대의 대가족을 부양할 수준에 그친다 생각한다.

 

--

 

조선에서는 벼슬자리에 오르면 관리의 부인도 외명부(外命婦)에 소속되어 명목상의 품계를 받게 된다. 7품관의 부인은 안인(安人)의 품계를 받으며, 8품관의 부인은 단인(端人), 9품관의 부인은 유인(孺人)의 품계를 받는다.

 

어머니가 사망하여 제사를 지내게 되면 비문(碑文) 을 쓰게 되고, 매년 제사를 지낼 때마다 지방(紙榜)을 쓰게 된다. 모친이 특별한 공직을 맡지 않으셨다면 보통 아래의 내용으로 비문과 지방을 쓰게 된다.

 

"

顯妣孺人全州李氏  神位
현비유인전주이씨  신위

"

 

남편이 설령 관직에 나가지 않았더라도 여성의 장례때는 최소한 유인(孺人)의 예로 장례를 지낸다.

 

조선시대는 비록 남존여비의 불평등 사회였으나, 한 여인의 평생에 걸친 노고를 인정하여 최소한 장례때나마 관리의 부인(즉, 양반 신분) 신분으로 떠나게 해 주었음을 알 수 있다.

 

--

 

아래는 정/종 7품관의 벼슬들이다.

 

--

 

주서(注書)

 

정 7품. 정원 2인. 승정원(承政院)에 소속되었으며, 청요직에 속했다. 주서는 승정원일기의 기록을 담당하였다. 이후에는 사관의 업무를 겸하였으며, 따라서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는 직책이었다. 이후 주서의 업무를 도와주기 위해 가주서가 임명되기도 하였다.

 

정조 16년(AD 1792년) 5월 7일, 1만 57인의 유생/진사/생원들이 사도세자의 신원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 당연하지만 승정원일기의 특성상 1만 57인 인원들의 이름이 전부 기록되어 있다.

 

이 때는 주서가 1인밖에 없어 임시직으로 가주서 2인이 임명되어 승정원일기를 작성하였다. 이 문서의 작성자는 주서 이해청(李海淸), 가주서 정상우(鄭尙愚), 김희화(金熙華)이다.

 

당시의 승정원일기 기사를 첨부하니 궁금한 사람은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해당 기사

 

 

박사(博士)

 

정 7품. 정원 8인. 

 

박사는 홍문관, 예문관, 교서관 등에 배치되었는데 각 기관의 실무를 담당하였다. 가령, 홍문관 박사의 경우는 홍문관의 실무를 처리하면서 기사관의 업무를 지원하는 등..

 

 

봉교(奉敎)

 

정 7품. 정원 2인. 예문관 소속의 관리로 기사관(記事官)을 겸하고 사관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봉교는 사초에 대해 책임을 지는 관리로써, 봉교로 임명될 때는 의정부/이조에 불려가서 경전을 강의한 후 평가받고 임명받는 관직이었다.

 

 

참군(參軍)

 

정 7품. 정원 2인. 훈련원 소속의 군관이다. 병사-장교들에게 무예를 가르치고, 병법을 가르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순신 장군이 만호(종 4품)에서 파직된 이후, 전라도 좌수사 이용을 따라 함경도에 종군하여 적장을 사로잡은 후 훈련원 참군으로 다시 임명된 기록이 있다.

 

 

사정(司正)

 

정 7품 무관. 조선 초기의 정원은 5인으로 현대의 대대장의 업무를 수행했으리라 추측된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실제 지휘관으로써의 업무는 오군영에게 넘어가고 무보직 정 7품관들을 위한 명예직으로 전락했다고 한다.

 

 

직장(直長)

 

종 7품. 정원은 약 30인으로 추정된다. 각 관청에 소속되어 곡물 등 물자의 출납을 담당하였다.

 

 

종사(從史)

 

종 7품. 세손위종사(世孫衛從司) 소속으로, 세손을 보필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12개월을 근무하면 일품 승진하였으며, 총 900일을 근무하면 종 6품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전회(典會)

 

종 7품. 정원 1인. 내수사(內需司) 소속으로, 왕실의 노비와 물자를 관리하였다. 514일이 지나면 일품 승진할 수 있었다 한다.

 

 

 

부사정(副司正)

 

종 7품관. 현대의 부대대장/대대 참모의 임무를 수행했으리라 추측된다. 사정과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로 갈수록 명예직으로 바뀌었다 한다.

 

 

이순신은?

 

이순신은 참군으로 승진한 이후 잠시 건원보의 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부친상을 당하여 3년상을 치른 후 종 6품 주부(主簿)로 승진하여 참상관에 오른다.

 

--

 

정 7품에서 승진하면 참상관에 오르며, 지방 수령직을 맡을 수 있게 된다.

 

이상으로 참하관 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