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나치와 코카콜라

 

 

 

 

나치 정권은 노동의 가치에 대한 질문에서 자본주의, 그리고 공산주의 모두와 의견을 달리 했습니다. 나치가 보기에 자본주의는 노동을 단순한 상품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었고, 공산주의는 노동자들을 민족의 구성원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속박시키는 경향이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 나치는 노동자는 신성한 노동을 통해 민족을 부흥시키는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인 독일에서 실제로 노동이 상품으로 거래되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나치는 노동 자체보다는 노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논리에 따라 그들은 노동이 이루어지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공장을 하나의 공장공동체로 취급했고, 이 공장공동체는 가장 궁극적인 단위인 민족공동체를 이루는 세포가 되어야 했습니다. 공장공동체에 나치 이데올로기를 이식하기 위하여 19335월부터 각 공장에 나치 노동신탁위원이 파견되었는데, 이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여러 캠페인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캠페인은 전술한대로 노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집중하여, ‘좋은 빛 운동’, ‘따뜻한 음식 운동’, ‘깨끗한 사람, 깨끗한 공장등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노동자들이 사용할 편의용 가구와 전등 설비의 설치, 구내 식당의 질 개선, 예술가를 고용해 이루어지는 공장 디자인이 포함된 이러한 캠페인은 자본가에게 큰 지출을 요구했기 때문에 강압적인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이 시대를 직접 목격했던 변호사 출신의 정치학자 프란츠 노이만의 서술에 따르면, 노동신탁위원은 노동자 복지에 신경쓰지 않는 자본가나 과도한 임금착취를 일삼는 영업주를 게슈타포에 신고했고, 게슈타포는 그들을 체포하여 법정에 세웠다고 합니다.

 

 

강압에 의해 억지로 정부 캠페인을 따른 기업이 있었는가 하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코카콜라의 독일지사였습니다. 코카콜라 독일지사의 가장 큰 약점은 그들이 코카콜라라는 사실 그 자체였습니다. 코카콜라는 원래 미국 기업이었기 때문에, 나치 독일 치하에서 살아남기 아주 불리한 조건에 처해있었던 것입니다. 나치 정부는 수많은 외국계 자본을 쫓아내거나 국유화시켰기 때문에 코카콜라의 독일지사도 이러한 위협을 직면하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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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를 사마시는 나치 당원들>

 

 

나치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코카콜라는 오히려 자신들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독일에 충성스러운 기업임을 강조했습니다. 코카콜라는 나치 정부가 지시하는 캠페인을 열정적으로 실행했고, 그 결과 많은 독일인 노동자들이 코카콜라에서 일하기를 원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독일의 실업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독일인들 사이에서 콜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코카콜라의 사업은 번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나치 정부도 코카콜라에 호감을 갖게 되었고,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에는 코카콜라가 독일 선수단의 홍보 음료가 되는 영광을 얻었고, 급기야는 히틀러유겐트가 입장하는 뒤를 따라 코카콜라를 실은 트럭이 함께 입장하기까지 했습니다. 1937년에 나치 정부가 개최한 노동국민박람회장에서는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깃발 옆에 코카콜라 로고가 찍힌 깃발이 나란히 게양되었고, 1938년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하자 코카콜라는 오스트리아 빈에도 지점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1939년이 되자 독일 전체에 코카콜라는 무려 43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고 추가로 9개 공장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코카콜라의 황금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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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의 코카콜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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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유명한 선전문구였던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총통'에 대한 패러디.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음료수 - 콜라는 코카콜라'>

 

 

그러나 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코카콜라 독일지사에는 다시 한 번 위기가 닥쳐옵니다. 코카콜라 본사가 있는 미국과 독일의 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코카콜라 본사는 독일에서 손을 뗐고, 코카콜라 독일지사는 홀로 남겨진 신세가 되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이 끊기면서 코카콜라 독일지사가 미국의 본사로부터 받아오던 콜라 생산을 위한 원료 공급도 끊기게 되었고, 코카콜라 독일지사는 문을 닫을 지경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코카콜라 독일지사의 사장이었던 막스 카이트는 피나는 노력 끝에 자체적인 음료수를 만들어냈는데, 독일의 자원부족 탓에 훨씬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이를 성공시킨 것입니다. 그가 새로 만든 음료수의 이름은 바로 환타’. 대성공을 거둔 환타는 망할 위기에 처한 코카콜라 독일지사를 구해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콜라를 마시지 못하게 된 독일 국민들에게도 고마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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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환타. 환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코카콜라 독일지사는 기사회생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미국 코카콜라 본사의 CEO 로버트 우드러프는 회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막스 카이트의 공을 크게 칭찬하며 그에게 코카콜라의 유럽 사업 전체를 맡겼습니다. 환타 역시 원료를 조금 바꾼 후 1955년부터 재생산에 들어가, 지금까지 우리 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음료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33개의 댓글

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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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ㅋㅋ 환타가 코카콜라 나치독일 당시에만들어 진거 아는 사람 별로없겟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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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Fanta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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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환타 세부에서 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계속 마셨는데 한국와서 마시니깐 맛이 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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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포켓몬마스터

나라별로 음료수 맛이 다르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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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Volksgemeinschaft

각 나라 물로 만들어서 그렇다는데 또 재료가 다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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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레이디

같은 코카콜라 펩시도 나라별로 로컬라이징을 해서 맛이 다름. 동남아 쪽 코카콜라는 한국보다 더 달면서 맹맹한데, 한국보다 더운 곳이라 벌컥벌컥 마실 수 있게 탄산농도를 낮춰서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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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포켓몬마스터

그건 로얄이라고 이미테이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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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Quissont

그러네 마크가 똑같아서 이름만 다른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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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재밌는 역사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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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이거 보니까 생각난건데 독일제 그 구두약 초콜릿 이름 뭐더라 무슨콜라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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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돌려깎기인형

아 쇼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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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돌려깎기인형

생각해내는데 30초밖에 안걸렸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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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돌려깎기인형

99%리얼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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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돌려깎기인형

SCHO-KA-K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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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와 꿀잼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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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ㅏㅡㅏㅡ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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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순간 정사판 들어온 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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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김욕정

정사 ㅗㅜ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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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연탄바리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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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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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잉? 난 왜 종전하고 분단 이후에 물자공급이 끊겨서

환타를 만들었다고 알고있었지? ㅋㅋ

기억이 어떻게 짬뽕됐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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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연딸절륜마

물자 부족할때 뭐 짜고? 남은 찌꺼기로 음료수 만든게 환타라고 들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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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바리

우유 찌꺼기인 유정인가? 그거 아녀?

오렌지 맛 난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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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마구마구머거스

아 그래 그건거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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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연딸절륜마

환타를 만들어내긴 했으나

물자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값싼 과일원료를 이렇게 저렇게 섞어서 '다양한 맛'의 환타가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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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좋은 빛 운동’, ‘따뜻한 음식 운동’, ‘깨끗한 사람, 깨끗한 공장' 이거보니 슈발 나치색기들도 하는걸 우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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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vitadolce

나치는 주 48시간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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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Volksgemeinsch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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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Volksgemeinschaft

허미 쉬펄 주 48시간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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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vitadolce

페미나찌가 여성을 위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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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vitadolce

독일같이 유구한 사회주의 제도를 갖춘 나라를 으딜 지옥불반도 따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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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fanta!

Das erfrischendes geträ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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