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번역] 괴짜 공돌이의 Q&A: 나이아가라 빨대

What if: 괴짜 공돌이 랜들 먼로의 이상하지만 진지한 문답

나이아가라 빨대(Niagara Straw)

https://what-if.xkcd.com/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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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깔대기를 통해 나이아가라 폭포를 빨대에 흘려보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이 질문은 아마존에 게시된 곰 젤리 리뷰에 관한 건데요, 클릭하기 전에 조심하는 게 좋을 거에요. 구매자가 젤리를 먹었을 때 자기 위장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묘사해놨는데요, 그 내용이 상당히 디테일해서 자꾸 떠오르네요.)

—David Gwizd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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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나이아가라 위원회, 국제 나이아가라 통제 위원회, 국제 연합 위원회, 국제 나이아가라 운영 위원회의 이사진, 그리고 아마 오대호-세인트 로렌스 강 조정 및 감독 위원회에 있는 누군가가 상당히 곤란해하겠죠. (마지막 것은 각각의 호수나 강을 관리하기 위해 세 개의 위원회가 합쳐져 만들어진 일종의 슈퍼팀 같은 거에요. 제가 이 기관들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다면 말이죠.) 아참, 그리고 지구가 파괴될 거에요.

 

consequences.png

-우리는 보통 위원회-행성 비율을 3 아래로 유지하도록 노력한답니다-

 

글쎄요, 썩 좋진 않네요. 위험을 무릅쓰고 솔직한 대답을 해드리자면, 제 답은 "나이아가라 폭포는 빨대에 들어맞지 않는다"에요.

 

유체를 어딘가 밀어넣을 때의 속도, 즉 유속에는 한계가 있어요. 유체를 좁은 입구에 밀어넣으면 유체는 가속되죠. 만약 그 유체가 기체이고 입구에서의 유속이 음속에 도달하면 아마 "숨이 막히는"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거에요. 이를 질식 유동이라 부르죠. (기체도 유체에요. 뭔가 이상한가요? 원래 세상이 다 그런 거에요.) 그 시점에선 압력을 가하면 기체가 압축되고, 1초마다 그 안을 흘러나가는 기체의 질량, 즉 질량 유량은 증가하지만 유속은 더이상 증가하지 않아요.

 

물의 경우엔 다른 효과에 따라 질식 유동이 발생해요. 만약 물이 입구를 충분히 빠르게 통과한다면, 베르누이의 원리에 따라 물 내부의 압력은 떨어지죠. 물은 항상 "증발 하고싶어"하지만, 기압 때문에 뭉쳐져서 쉽게 그럴 순 없어요. 만약 압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물 안에서 증기 방울이 발생하는데요, 이러한 현상을 공동(캐비테이션)이라고 불러요,

 

만약 입구에서의 유속이 클 때 힘을 가하면 공동이 생겨서 전반적인 밀도가 줄어들죠. 물을 더 세게 밀려고 압력을 증가시키는 건 오히려 물의 증발을 앞당길 뿐이에요. (이 링크의 17페이지에 이러한 과정에 대해 묘사되어있어요.) (밸브 설계사들은 이러한 증기 방울이 가능한 한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데요, 이는 물이 밸브를 지나면서 압력이 다시 상승하면 생성되었던 방울들이 빠르게 붕괴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힘이 배관을 조금씩 손상시키기 때문이에요.) 결과적으로, 물과 증기의 혼합물이 빠르게 흘러나간다 해도 입구를 통과하는 물의 총량은 증가하지 않아요.

 

물의 유량의 또다른 한계점은 음속과 관계가 있어요.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만으로 물의 유속을 음속보다 크게 만들 순 없어요. (이 현상은 일종의 교통체증 같은 거에요. 막히는 도로에 더 많은 차들을 밀어넣는다고 해서 그 대열의 맨 앞에있는 차들이 더 빨리갈 수 있는 건 아니죠. 교통체증과 질식 유동 사이의 비유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는 이 표현이 좋아요. 생각해보세요. 누군가가 교통체증을 해소하려고 불도저를 끌고와선 다른 차들을 그 대열에 억지로 밀어넣는다니, 웃기지 않나요?) 하지만, "음속의 물"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빠른 것이기 때문에 물의 유속이 그 지점에 도달하는 건 매우 보기 드물어요. 물을 그정도로 빠르게 만드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고, 아마 파이프의 모퉁이를 무시하기 시작할 거에요.

 

waterjet.png

-마이크로소프트의 "3차원 파이프" 화면 보호기는 "단단함" 모드 인 것으로 판별됨-

 

그래서, 나이아가라 폭포가 빨대에 들어맞으려면 유속이 어느정도여야 할까요? 그 유속은 음속보다 빠를까요? 이걸 계산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저 폭포를 지나는 유량, 그리고 폭포가 들어맞아야하는 면적 뿐이죠.

 

나이아가라 폭포의 유량은 적어도 초당 2,830 세제곱미터(10만 세제곱피트)는 되는데요, 이 수치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요. 나이아가라 강은 초당 약 8,270 세제곱미터(29만2천 세제곱피트)의 물을 폭포에 공급하지만, 이것의 대부분은 터널로 흘러가 전력 생산에 쓰이게 되죠. 그런데 만약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의 작동을 멈춰버리면 사람들이 화를 낼 테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폭포에 적어도 초당 2,830 세제곱미터의 유량을 남겨놓을 필요가 있었던 거에요. (야간이나 비수기에는 절반으로 줄어들어요.) 앞으로 수 년 이내로 언젠가 보수를 위해서 폭포가 멈출 예정이에요. 그리고 어쩌면 거기에서 뭔가 멋진 걸 찾아내려는 목적도 있겠죠.

 

find.png

-이걸로 농담하면 고인드립이에요. 제 친구가 분명 저러다 세상을 떠났어요. 나이아가라 폭포 전체를 삼키려 했거든요. 상당히 많은 아이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봤죠.-

 

(중요한 사실: 만약 여러분이 나이아가라 폭포를 빨대에 나눠 흐르게 한다면, 그건 "초당 2,830 세제곱미터" 조항이 포함된 1950년의 조약을 어기는 행동이에요. 이는 국제 나이아가라 위원회에 의해 모니터링되고 있는데요, 한 명의 미국인과 한 명의 캐나다인으로 구성되어있죠. (최근에는 캐나다 환경부의 Aaron Thompson과 미육군 공병부대의 Richard Kasier 준장이 그 역할을 맡고 있어요. 제 생각엔 그 사람들의 법률 시행 원칙이 그저 "보고서 철하기"의 일종인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사람들이 가진 권한으로는 도둑맞은 물을 어떤 수단을 써서든 폭포에 물리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상상하니까 재밌더라구요.) 아마 그 사람들은 여러분을 못마땅하게 생각할 거고, 제가 앞서 언급한 다른 위원회들도 마찬가지 일 거에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위험을 감수하셔야 해요.)

 

일반적인 빨대의 지름은 약 7mm정도 되죠. 물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나가는 지를 알려면, 그저 유량을 면적으로 나누면 돼요. 만약 결과값이 음속보다 크다면, 이 유동은 아마 질식 유동이 될 거에요. 그렇게 된다면 문제가 되겠죠.

 

calculation.png

 

보아하니, 물은 빛의 속도의 1/4로 유동하겠군요.

 

yikes.png

-제 생각엔 물이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데요..? 배관공을 불러야겠어요.-

 

좋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더이상 공동에 관한 걱정을 안해도 된답니다. 왜냐하면 이 물 분자들은 너무 빨라서 빨대 벽면에 부딪힐 경우 온갖 흥미로운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게다가 그렇게 높은 에너지를 가지면 모든 것들이 플라즈마가 되죠. 그러니까 증발과 공동의 개념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아요.

 

하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져요! 이 상대론적인 워터 제트의 반동은 상당히 강하지요. 북미 판을 남쪽으로 밀어낼 만큼 충분히 강하지는 않죠. 하지만 여러분이 워터 제트를 만드는 데 사용한 장치가 뭐든 상관없이 파괴해버리기에는 충분히 강해요.

 

그 어떤 기계도 물을 그런 상대론적인 속도까지 가속할 순 없어요. 입자가속기가 물질을 그정도로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건 일반적으로 작은 병 하나 분량의 기체만 공급받아요. 단순히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속기 투입구에 꽂아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아니, 만약 그렇게 한다해도 최소한 과학자들이 엄청나게 화를 내는 일이 발생하겠죠.

 

mad.png

-힉스 입자를 적시고 용해시켰군요. 아주 잘했어요.-

 

이 시나리오에서 만들어진 미립자 제트의 일률은 지구가 받는 태양광의 총 일률보다도 크니, 이게 최선이라 할 수 있어요. 여러분의 "폭포"(였던 것)의 일률은 작은 항성이 발산하는 일률과 맞먹죠. 그로 인해 발생한 열과 빛은 우리 행성의 온도를 급격하게 올릴 것이고, 바다를 전부 증발시킬 것이며, 이 세상을 생물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버릴 거에요.

 

전 그래도 누군가는 여전히 통 안에 들어가서 그걸 타고 놀 거라는 데 걸겠어요.

 

barrel.png

-그는 평소대로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어요. 통을 뒤집어쓰고 세상을 파괴하고 있는 상대론적 물줄기에 뛰어들어서 말이죠. 뭐, 어쨌든 저 사람은 죽음을 곁에 두고 살고있었군요.-

 

 

11개의 댓글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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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1

얘네는 야구공을 빛의 속도로 던지는 것도 그렇고 핵반응 무지 좋아하는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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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1
@나눌수없는것

위험한 과학책의 저자 서문

저자는 불이 나거나 무언가 폭발하면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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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2

얘책 너무 재밌었음

0
2020.01.13
@꼬꼬꼬꼬꼬

번역 책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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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3
@둥지냉면

위험한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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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꼬꼬꼬꼬꼬

대신 오역 좀 있음

물리 화학 분야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그 뉘앙스랑 미국식 유모아를 잘 못살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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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7
@NOMT

그래도 상대적으로 갱장히 재밌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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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7
@꼬꼬꼬꼬꼬

나도 내용 자체는 겁내 재밌게 읽음

다만 이 아조씨 때메 과학 서적에 대한 눈이 높아졌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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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3

결국엔 개미한테는 내오줌도 상대적으로 나이아가라폭포의 힘과같다는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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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불타는고양이

업계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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