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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산 로봇 그리고 우리의 경쟁력...

FireShot Capture 729 - 중국산 로봇 그리고 우리의 경쟁력. _ 네이버 카페 - cafe.naver.com.jpg

표윤석 박사:

로봇 운영체제인 ROS로 유명하신 분.

최근에는 RO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인에 올랐다.

https://www.theconstructsim.com/top-10-influential-people-in-ros/?fbclid=IwAR0_D_8zjl5PLBjjiQvAm49x77XvZmcVigp6gVtxkoN2QWAdX1PR3qHEPxI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면서 잊었던 단어인 신토불이라는 말을 다시 찾아봤어요.

신토불이라는 슬로건은 외국 농산물 관세를 낮추는 계기가 되었던 우루과이 라운드 때부터 나온 말이더군요. 오래간만에 들어보죠? 우루과이 라운드... 이때 외국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어 들어오던 저가 농산물을 막아냈던 관세의 벽이 허물어지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우리나라 농업계를 살리기 위해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자는 슬로건이었죠. 지금도 농수산물 이외에도 국산 제품을 애용하자는 의미에서 사용되기도 하죠.

왜 신토불이를 찾아보았냐면 제가 몸담고 있는 로봇 계도 외산의 제품들이 물밀려 오듯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산업용 로봇은 주황색, 파란색, 노란색, 흰색이 국내 시장을 많이 먹고 있었고 그리고 최근의 하늘색까지... 가세했죠. 이들의 독주를 막고자 국내 대기업까지 가세하여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까지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네요. 기존 강자들이 만만치 않잖아요. 교육용 로봇 시장은 가뜩이나 경쟁이 심했는데 중국산 말도 안 되는 가격대의 쏟아지는 제품들로 이미 전세가 기운듯싶고요. 솔직히 현타 옵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아직 시장도 열리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국내 시범 도입이 이루어지고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당겨인 비대면 서비스 시장을 파고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서비스 로봇 업체들이 제법 많이 보이는데 알고 보면 중국산 제품을 이용하여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죠. 뇌피셜로 느끼는 것은 새로 생기는 국내 로봇 스타트 업보다 외국산 로봇 대리점이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안 그렇나요?

이러한 상황에서 전 국산 로봇이 최고야! 우리나라 로봇 업계가 얼마나 실력이 있는데 못 버티겠어? 싼 게 다인가 우리에게는 우수한 인재들과 우수한 기술력 있고 이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우리 로봇 기술은 못해도 세계 5위안에는 들잖아.라고 말하면서 으쌰으쌰 해봅니다. 근데 하루가 다르게 접하는 뉴스에는 미국에서 이런 게 나왔데 우주인 고문한거 아냐?, 유럽에서 이런 서비스가 새로 등장했데 신박한데!, 중국에서 나온 이 로봇은 얼마래 말이 돼? 이번에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인데 우와~~ 이런 게 가능했던 거야? 등등 새로운 로봇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을 파고드는 아픔과 부러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저도 대한민국 로봇 공학자를 꿈꾸며 좀 더 공부하면 좀 더 연구하면 좀 더 개발에 힘을 쏟으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거야!!! 하면서 학부생... 석사, 박사, 연구원을 거쳐 이제는 생업으로 로봇 개발을 하고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와... 요즘 왜 이리 힘에 겨운 걸까요? 처음에는 우리 산업계, 우리 서비스 업계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우리나라 로봇을 써야지!라고 말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진행하는 국가 사업이나 국가 과제에는 외국산 로봇은 발을 디디면 안되지! 말하고 로봇 관련 뉴스를 보다가 외국산 로봇이 말만 바꿔 국산 로봇처럼 보이는 뉴스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서 기자들이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요즘 이런 것을 국수주의적인 관점의 애국 경제라고 하죠. "자기 나라의 역사, 문화, 국민성 등과 같은 전통이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것으로 믿고,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다른 나라나 민족을 배척하는 경향"라고 정의되어 있는데 요즘은 미국, 일본, 중국 등 강대국조차도 국수주의에 한참 빠져있죠. 화웨이 사건, 틱톡 사건만 보아도 아실 겁니다. 결국은 밥그릇 때문에 그리고 돈 때문에 국수주의에 빠져들죠. 글로벌화의 역행이 이루어지고 있죠. 특히 그 밥그릇이 내 밥그릇이면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정치, 경제 뉴스를 보더라도 자기 밥그릇 찾는 건 어디서나 볼 수 있죠. 저도 그런 뉴스를 보면서 아이고 이놈들 지 밥그릇 때문에 저러는구나라고 한탄했는데 다시 곰금히 생각해보니 요즘 제가 그러고 있더라고요. 안습 ㅠㅠ 결국은 밥그릇 때문에. 물론 밥그릇 중요합니다. 아니 엄~~~청나게 중요하죠. 우리 생계가 달려있으니까요. 근데 잘 생각해보면 국산품 애용이라는 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사람이냐 아니냐? 그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치고~ 그 서비스는 외국산이냐 한국산이냐? 한국산이라고 치고~ 그 서비스를 돌개 하는 소프트웨어는 국산이냐? 음... 국산이라고 치고 그 국산 소프트웨어가 돌아가는 하드웨어는 우리나라 제품이냐 수입품이냐? 아니면 OEM 이냐? 좋아요... 국산이라고 칩시다. 그러면 그 제품의 구성품인 부품들은 우리나라 부품이냐? 헉.... 좋아 우리나라 업체에서 만든 부품이라고 친다면... 그 부품에 사용되는 원자재는 어느 나라 원자재냐?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 원자재 사태 기억나시죠?) 등 끝이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제품이라는 정의가 뭘까요? 의미는 없진 않겠지만 아무리 좋은 국내 서비스, 국산 제품이라도 100%라는 게 사실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수주의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몇 있을까요? 손을 가슴에 올리고 정말 당당하게 난 모든게 신토불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오늘먹은 점심은? 내가 한 게임은? 내가 쓰고 있는 컴퓨터는? 내가 애용하는 구글 이메일은? 요즘 코로나로 인해 자주 쓰게 된 Zoom 이나 Meet는? 그리고 내 집에 가전 제품 중에 외국산이 없을까요? 당연히 있겠죠. 그런 상황에서 내 밥그릇이라고 대한민국 제품만 써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방어적 기세였던 거죠.

결론은 뭐다? 포기하자? 에이~ 저 그래도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국수주의로 빠질게 아니라 경쟁에서 싸워 이겨야죠!!! 서비스가 한발 늦었다고 뺄 게 아니라 상대방의 서비스를 더 자세히 살펴보고 부족한 게 없는지 더 개선할게 없는지 찾아야 할 테고 우리나라에 더 맞게 만들어서 선택 받을 수 있도록 해야죠. 기술에서 좀 부족하다? 무거운 머리 뒀다 무엇 합니까. 우리나라 사람들 머리 좋잖아요. 머리 하나와 성실만으로 세계 강국이 되었잖아요. 모르면 공부하고 배우고 시간 부족하면 야근해가면서 더 좋은 기술을 연구하고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해야죠. 가격이요? 와... 솔직히 가격은 답이 없긴 한데 어쩝니까 인건비 높은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제품처럼 초저가로는 못 만들어도 70~80% 수준까지는 맞출 수 있잖아요. 나머지는 가격이 아닌 차별되는 기술과 아이디어, 유지 관리 및 보수면에서 장점을 내보일 수 있으니 나머지는 부가 서비스로 채워 경쟁력을 갖춰야지 별 수 있나요. 그리고 시간을 더 들여 점진적으로 더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철저한 생산 관리도 해야 할 테고요. 모르긴 몰라도 이런 식으로 하나씩 싸워 버티다 보면 우리에게도 좋은 시기가 오겠죠. 지금 상황이 안 좋다고 해서 무서운 중국 제품들이 마구마구 쏟아진다고 해서 지금 여기서 포기하면 우리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물려줄 게 없잖아요. 자랑스러운 회사 하나 없을 거잖아요. 다 자기장(?)나 사과(?) 제품 쓰라고 하실 거예요? 우리나라에 이런 세계적인 로봇 회사가 있고 멋진 로봇 제품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사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멋진 곳에서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하잖아요. 방법은 경쟁력을 갖추는 길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 로봇 개발자 여러분! 우리 더 힘냅시다. 아자아자!!!

P.S. 이 글을 몇 주 전부터 쓰고, 지우고, 고치고를 몇 번을 한거 같아요. 전 말발도 없고 좋은 글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 근데 이런 글 올렸다가 네가 뭔데...라고 말을 들을 수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상처받을 분들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저를 거리를 두실 분들도 있을 거 같아서 걱정도 되었거든요. ㅠㅠ 근데 이 글은 치졸했던 제 생각을 다시 긍정적으로 잡아보고자 써보았어요. 우리 모두 힘냅시다. 파이팅!


 

9개의 댓글

2020.11.07

ros가 로봇 오퍼레이션 시스템임?

1
2020.11.07
@바보똥개

ㅇㅇ 운영체제는 아니고 통신하는 부분

0
2020.11.07
@TQQQ

ㅇㅎ

0
2020.11.07

근대 국산로봇 넘구려..

제우스, 로보스타 이런회사들 로봇 무슨

1mm를 보내면 1mm를 안가... 스케일이 왜 다른건지

두점찍고 직선보내도 좌표가 흐르고

걍 이상함 아 뉴로메카도 별로임 발열많고 좀그래

두산은 안써봤당

현대가 잴 좋은듯?!

 

쿠카가 중국에 팔린건 쌉오바인거같당

0
@바보똥개
[삭제 되었습니다]
2020.11.07
@김정최유이임박

그걸왜 중꿔에 팔았을꼬

0
2020.11.07

로봇 공부하고있지만 뭐 할려해도 너무 비싸니깐...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지원이 미국이나 중국만큼 될 수 잇을까

0
2020.11.09

오교수님 믿습니다...

0
2020.11.11

국내 로봇은 다끝남 단물다빠짐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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