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9
언뜻 보면
SU-25 같아보이는 오늘의 주인공
오늘은
이 상대를 잘못 만난 공격기 이야기
냉전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1960년대
나토군은 자신들의 앞에 직면한 큰 고민거리에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당장 지도로만 봐도 이 꼬라지인 상태라
소련이 수틀리면 저 길디 긴 붉은 국경선을 따라
100만 탱크 러쉬를 쏟아부을게 뻔했고
나토의 사정상 그에 대항할만한 전차의 수를 확보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결국 깔끔하게 전차 대 전차로 소련의 기갑 웨이브를 상대하기를 포기한 나토는
하늘에서 일당백으로 전차들을 작살낼 수 있는
공격기와 전투 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때마침 미 공군 또한
베트남전을 치루면서 예상외의 난이도를 자랑한 지상전에
F-4 팬텀부터
A-1 스카이레이더까지
쓸 수 있는 항공기는 모조리 지상지원용으로 써보았고
여기서 구식 프롭기였던 A-1이 지원용으로 좋다는 결론이 나와
초음속기가 만능은 아니라는 깨달음에 도달했고
이걸 통해 저 발상에서 한 번 더 나아가
제공권을 장악한 상태에서 투입해 기관포와 폭탄들로 전차들을 제압할
그런 대전차 공격기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되어 1967년 시작하니
그게 바로 오늘의 주인공을 탄생시킨 A-X 프로젝트였다
이 A-X 프로젝트의 요구 조건은
첫번째로 비포장 야전 비행장에서도 정비와 운용이 가능할 것
두번째로 대기 중에 폭격 요청이 들어오면 달려가 때릴 수 있는 속도
세번째로 언제든 폭격을 때릴 수 있도록 장시간 하늘에서 대기할 체공시간
네번째로 근접지원 중 대공포화에 걸려도 대충은 살 수 있을 정도의 생존성
다섯번째로 고위력 기관포는 기본에 폭탄까지 작은 폭격기 수준으로 주렁주렁 매달 것
대충 이런 정도였는데
딱봐도 공수주를 세부사항까지 알차게 챙긴 공격기를 만들라는
상당히 빡센 조건이 달려있던 프로젝트였다
미 공군을 그대로 이 요구 사항들을
12개 회사에 보냈고
이 중에 6개 회사가 설계안을 제출,
이 설계안들 중에 딱 2개 회사만 살아남아 실 기체 제작에 들어가게 했으니
이 두 회사가 바로 노스롭 사와 페어차일드 사였고
이 중 노스롭 사가 만들어서 1972년 첫 비행을 한 물건이 바로 YA-9 이었다
이렇게 제작된 YA-9는
전장 - 16.3m
전폭 - 17.3m
높이 - 5.4m
공허중량 - 10,467kg
만재중량 - 12,961kg
최대 이륙중량 - 18,958kg
엔진 - Lycoming YF102-LD-100 터보팬 2기
최대속도 - 837km/h
순항속도 - 741km/h
작전반경 - 463km
항속거리 - 4,800km
상승고도 - 12,200m
무장
20mm M61 발칸 기관포 1정
폭탄 7.2t
이런 성능으로 나왔는데
이 당시에는 원래 달기로 했던 기관포가 미완성이었던지라
임시로 M61 20mm 발칸을 달고 시험을 진행했다
450km가 넘는 반경을 커버하면서
순항속력도 740km/h 수준으로 맞추어내
하늘에서 대기하던 중에 지원요청이 오면 달려가서 폭격할 성능은 맞춰냈고
폭탄마저도 7톤이 넘는 무게에 하드포인트 10개로
사진처럼 폭탄을 말 그대로 주렁주렁 매달아 폭격할 수 있었다
생존성에 있어서도 신경을 많이 써서
연료 탱크는 피격되어 구멍이 나도 알아서 막히게 만들고
조종을 도와주는 유압 시스템도 이중 삼중으로 만들어
피격이 되어도 어지간하면 맛이 가지 않게 만들었고
그 외 중요 장비들이 위치한 곳에 모조리 장갑을 둘러버린 후
조종석마저도 23mm 탄에 버틸 수 있는
욕조같이 생긴 티타늄 장갑판으로 둘러버렸다
그러면서도 고전적인 설계가 가득 들어간 콤팩트한 사이즈로
생산 금액까지 어느 정도 잡아내기까지 했으니
이쯤되면 이 녀석이 왜 Y자를 떼지 못했는지 궁금할 텐데...
이 녀석은 다 좋았는데 상대가 하필 YA-10이었다는 게 제일 큰 문제였다
페어차일드 사는 YA-10을 만들면서
전체적인 생존성은 YA-9와 거의 비슷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희한달싹한 설계를 감행했는데
YA-9이 그냥 일반적인 제트 전투기처럼
동체 옆에 엔진을 집어넣고 거기서부터 주날개를 시작하게 했다면
YA-10은 아예 엔진을 동체 뒷부분 상단에 따로 달아버리고
수직꼬리날개를 수평꼬리날개 양 끝에 달아버렸다
이로 인해 이 둘은 생존성에서 차이가 나버렸는데
그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대공포탄이 엔진을 직접 때릴 확률로
YA-9의 경우
뭔 짓을 해도 전면에 엔진 흡기구가 노출되어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쏘아진 대공포탄을 맞을 때
엔진이 맞을 확률이 필연적으로 생겼던 반면
YA-10의 경우
절묘하게 주날개와 꼬리날개 사이, 그것도 동체 상단에 달아서
각도에 따라 날개가 엔진을 보호할 수 있다는
신묘한 설계로 만들어버렸다
거기에
양 옆으로 쪼갠 수직꼬리날개도 참 절묘했던 것이
YA-9의 수직꼬리날개는 1개라
피탄되어서 떨어져나가면 대책이 없었지만
YA-10은 한쪽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조종이 되었으며
덤으로 저 꼬리날개가 일종의 격벽역할을 수행,
엔진에서 뿜어져나오는 적외선을 어느 정도 막는 역할도 할 수 있었다
물론 무장량은 둘 다 도합 7톤이 넘는 양의 폭탄을 주렁주렁 매달 수 있었기에
거의 동급이라고 봐야했으며
YA-9의 경우 YA-10보다 속도와 기동력이 더 좋긴 했으나
(YA-9이 YA-10보다 순항속력이 150km/h 더 높았다)
YA-10의 날개 쉴드의 메리트가 더 크게 평가받았으며
결정적으로
YA-10이 YA-9보다 더 싸게 나왔다
결국
설계의 차이를 통해
생존성과 비용에서 우위를 차지한 YA-10은
미 공군의 간택을 받아 A-X 프로젝트의 최종 승자가 되어
A-10이라는 이름을 받았고
동시에 M61 20mm 발칸을 떼어낸 후
기어이 완성된 신병기 GAU-8 30mm 발칸포를 달게 되어
그 이후는 뭐 아시다시피
인생짤들 여럿 만들어내면서 지금도 잘 날아다니고 있으며
반대로 A-X 프로젝트에서 진 YA-9는
바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만들어졌던 시제기 2대 모두 NASA에서 아르바이트를 뛰다가 퇴역해
그대로 박물관에서 안식을 취하게 되었다
여담으로
종종 있는 오해로
냉전 시기에 소련과 미국의 정보전이 워낙 쩔었기에
Su-25가 YA-9의 카피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데
Su-25는 YA-9보다 훨씬 앞선 1968년에 첫 비행을 한
엄연히 다른 물건이다
차회예고
이걸 총이라 불러도 되는걸까?
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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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동무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센세
천둥번개
요즘 안보여서 퍼오는거 그만둿나 했어 ㅜㅜ 고생이 많네
보라뚱이
대개는 다른 사람들이 퍼오고
나는 오래 안올라온다 싶을때 원본 쓰시는 분이 게시하는 카페 들어가서 그동안 새로 나온 글 있으면 가져옴
비상금$€£¥₩
하필 상대가 A-10...
보라뚱이
이건 못이기지
바라트 성계 자치령
헉헉 CAS 좋아 후욱 후욱
오렌지카운티
군대서 본적있는데 저거 진짜 존나시끄러움 ㅋㅋㅋㅋㅋ 뿌에에에에에엥 하는소리남
오븐구이삼겹살
BRRRRRRRRRRRRRRRR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