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헝가리의 전설적인 수학자 에어디시에 따르면,
신에게는 멋진 수학 증명을 모아 놓은 책이 있고, 신이 좋아하는 수학자에게 증명 하나를 살짝 보여준다고 해.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수학자들도 이 책의 존재는 믿어야 한다며 말했어
물론 에어디시가 지어낸 이야기지만, 어떤 수학 증명은 정말 신이 아닌 인간이, 이런 걸 생각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해
이런 개쩌는 증명들을 모아서 책으로 엮기도 했는데, 바로 "하늘책의 증명" 이라는 책이야.
책 하늘책의 증명에 나온 수학 증명 하나를 소개할까하고 읽판에 첫 글을 떼어볼게
분야는 정수론이고, 먼저 증명할 공식을 소개부터 할게
정수론이긴 하지만 학부 지식은 전혀 필요없고 웬만한 개념은 이 글에서 소개가 가능해
그야말로 초등적인 증명이 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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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수학자 페르마는 두 제곱수 정리라는 정리를 증명 없이 소개해
1세기 후 오일러가 처음 증명한 이 정리는 이래
p = x² + y²
4로 나눈 나머지가 1인 소수는 두 제곱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p가 4n+1 꼴의 소수이고 x, y 가 두 정수야.
4로 나눈 나머지가 1인 소수만 따지는 이유는 모든 제곱수는 4로 나눈 나머지가 0 또는 1이라,
4로 나눈 나머지가 3인 수는 절대 두 제곱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야.
4로 나눈 나머지가 1인 소수는 5, 13, 17, ... 등등이 있고,
5 = 4 + 1
13 = 9 + 4
17 = 16 + 1 이런 식으로 두 제곱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어.
역은 성립하지 않는데, 예를 들어 65 = 64 + 1 이지만 65는 소수가 아니야.
이 정리를 맨 처음 증명한 오일러가 한 방법도 어려운 건 아니지만,
귀류법을 사용하고 무한강하법을 사용하는 등 단순한 증명은 아니야
피타고라스 정리가 여러 증명법을 가지고 있듯이, 이 정리도 증명법이 다양해
여기선 하쓰브라운이라는 수학자의 증명을 소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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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은 먼저 한 소수 p에 대해 정수 집합을 정의해.
여기서 x,y > 0 이고 z는 홀수인 정수야
4xy가 4의 배수이고, z의 제곱은 4로 나눈 나머지가 1이니, 소수 p는 4로 나눈 나머지가 1이어야 집합이 있겠지?
이 글에선 증명이 목표가 아니라 증명을 이해하는게 목표니까 예시를 쓸 거임
한 수학책에서 예시는 이해의 첫걸음이라던데, 정말 맞는 말 같음
p = 13 을 예로 들어서 설명할게
13 = 4xy + z²
라고 하면 (x,y,z) 로 가능한 수들은
(1,1,3) (1,1,-3)
(3,1,1) (3,1,-1)
(1,3,1) (1,3,-1)
이렇게 총 6개가 있어.
p가 정해진 소수이고, x,y,z가 p보다 작기 때문에 유한집합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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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합을 정의해.
이건 간단히 모든 (x,y,z) 집합
13 같은 경우에는 6개 모두 해당되겠지
이 집합은 (x,y,z) 집합 중에 z가 양수인 집합을 고른 거야.
13 같은 경우에는 왼쪽에 3개가 되겠지
(1,1,3) (3,1,1) (1,3,1) 이 S 집합에 속해.
이 집합의 정의는 생소하지만 굉장히 중요한데,
x-y+z 가 0보다 큰 경우를 고른거야.
13을 가지고 계산해보면,
(1,1,3) (3,1,1) (3,1,-1) 이 해당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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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합 위에서 작용하는 함수를 정의할 거야.
하나의 (x,y,z) 에서 다른 (x,y,z) 로 옮겨주는 함수지.
특히, 이중항등함수라는 특수한 함수를 다룰 건데, 이중항등함수는 함수를 두 번 적용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함수를 말해.
예시를 들어 설명하면,
이 함수를 두 번 적용하면 x와 y는 한 번 적용했을 때 바뀌었다가, 또 적용했을 때 원래대로 돌아오고
z는 부호만 한 번 바뀌고 원래대로 돌아오므로 이 f 함수는 이중항등함수야.
즉 원소 A를 B로 바꾸는 함수가, 원소 B를 A로 바꾸면 이중항등함수라고 보는 거야. (물론, 모든 원소에 대해)
이 함수에 특징 중 하나가 고정점이라는 것이 있는데,
원소 A가 A로 바뀔 때 이 원소 A를 고정점이라고 해.
이번 증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놈이라고 보면 돼.
다시 f 함수로 돌아와서, 13으로 예시를 들어보면,
(1,1,3) 은 f에 의해 (1,1,-3) 으로 바뀌어. 물론 (1,1,-3) 은 다시 (1,1,3) 으로 바뀌지.
이 함수의 특징은 일단 고정점이 없다는 것이야.
고정점이 되려면 x = y, z = -z 가 되어야 하는데,
z = 0 이면 p가 소수가 될 수가 없지.
이 함수의 또 다른 특징은, 우리가 정의한 집합 S를 U/S 로 옮긴다는 거야.
여기서 U/S는 전체 집합 U중 S가 아닌 집합, 즉 z < 0 인 집합을 말해.
z를 -z 로 바꾸니까 당연한 결과지?
(1,1,3) -> (1,1,-3)
(3,1,1) -> (1,3,-1)
(1,3,1) -> (3,1,-1) 이렇게 바뀌니까 S -> U/S
반대로 U/S 집합의 원소는 S로 바꾸겠지.
이건 직관적으로 당연한 건데, 또 다른 특징이 바로 집합 T도 U/T로 바꾼다는 거야.
왜냐하면 함수를 적용하면 x - y + z 가 y - x - z 로 바뀌지?
이건 - ( x - y+ z ) 이기 때문에 S일 때와 마찬가지로 부호를 바꾸는 작용을 해.
(1,1,3) -> (1,1,-3)
(3,1,1) -> (1,3,-1)
(3,1,-1) -> (1,3,-1) 이렇게 바뀌니까 T -> U/T
이 번엔 집합 S/T를 생각해 보자.
S의 원소이면서 T의 원소는 아닌 것들 즉, z>0 이지만 x-y+z<0 인 집합들이야.
13의 경우에는
(1,3,1) 딱 하나밖에 없네.
f 함수가 z 와 x-y+z 의 부호를 바꾼다고 했지?
그렇다면 S/T의 원소는 어디로 갈까?
부호가 바뀌면서 z<0, x-y+z>0 이 되는데, 이 집합은 T/S 로 쓸 수 있어. T의 원소면서 S의 원소는 아닌 집합이지.
(1,3,1) -> (3,1,-1)
이고 (3,1,-1) 은 T/S의 원소.
이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고정점이 없는 이중항등함수 f가 S/T 를 T/S 로 바꾼다.
즉, S/T 의 원소의 개수와 T/S 의 원소의 개수가 일대일 대응을 이룬다는 말이야.
짝을 지을 수 있다는 얘기지.
수학적으로는 ㅣS/Tㅣ= ㅣT/Sㅣ
라고 쓰고 S/T의 개수와 T/S의 개수가 같다고 표현하지.
ㅣS/Tㅣ= ㅣT/Sㅣ
양변에 S∩T, 즉 S이면서 T인 원소의 개수를 더해주자.
ㅣS/Tㅣ+ ㅣS∩Tㅣ= ㅣT/Sㅣ+ㅣS∩Tㅣ
이건 결국 이런 의미가 돼.
∴ㅣSㅣ=ㅣTㅣ
13의 경우에 S는 3개였고, T도 3개였지?
이건 우연이 아니고, 모든 소수에 대해서 성립해.
함수 f가 알려준 건, S의 원소 개수와 T의 원소 개수가 같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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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른 함수를 가져와 봤는데,
이 함수는 복잡해 보이지만 역시 이중항등함수야.
y는 당연하고, x의 경우만 계산해보면
(x-y+z) - (y) + (2y - z) = x 가 되어서 다시 x로 돌아오지.
이 함수는 T 집합 위에서만 정의되는 함수야.
x-y+z > 0 일 때에만 이중항등함수가 되거든
13을 예로 들면 (1,3,1) 을 집어넣으면 (-1,3,5) 가 되어서 듣도 보도 못한 원소가 튀어 나와
하지만 T 집합의 원소들을 집어넣으면
(1,1,3) -> (3,1,-1)
(3,1,1) -> (3,1,1)
(3,1,-1) -> (1,1,3)
로 이쁘게 정의가 되지.
보다시피 이 함수의 특징은 T집합을 T집합으로 옮겨 주는 함수야.
T에 대해서만 정의되니 어찌보면 당연한 거겠지
f 함수와 다르게 이 함수는 고정점을 가져.
즉, x = x - y + z, y=y , z = 2y -z 인 점을 가진다는 것이지.
계산해 보면, y=z 인 경우가 돼.
위 예시에서는 (3,1,1) 이 되겠네.
y=z 이면 p가 소수니까, y=z=1 인 경우 뿐이야. 즉, 고정점은 유일하지.
하나의 고정점이 있으면, 집합의 개수는 홀수가 돼.
카페에서 나 빼고 다 커플인데, 내가 한명이 있으면 전체사람 수는 홀수 잖아?
결국 함수 g는 T 집합이 홀수개임을 알려줘.
13의 경우에 T는 3개인데, 이 역시 우연이 아니고 모든 소수에 대해 홀수개라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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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이다 휴...
이 함수는 되게 쉽지? x와 y만 서로 바꿔주는 함수야.
볼 것도 없이 이중항등함수겠지?
이 함수는 S를 S로 옮겨주는 함수야.
13을 다시 예로 들면
(1,1,3) -> (1,1,3)
(1,3,1) -> (3,1,1)
(3,1,1) -> (1,3,1)
모두 S에서 S로 옮겨가지.
아까 f함수가 알려주는 게 뭐였지?
ㅣSㅣ=ㅣTㅣ 즉, 집합 S와 집합 T의 개수는 같다
그럼 g함수가 알려주는 게 뭐였지?
T 집합의 개수는 홀수이다
둘을 결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나오겠지
S 집합의 개수는 홀수이다
집합의 개수가 홀수라면 적어도 하나의 고정점이 있어야 돼.
다시 한 번 카페로 돌아와서, 사람의 수가 홀수라면 적어도 한 명의 솔로 즉 고정점이 있다는 거지
즉 S를 S로 옮기는 이중항등함수가 있다면, 그 함수는 무조건 적어도 하나의 고정점을 가져야 돼.
우리가 정의한 함수 h가 그에 해당 되겠지.
이 함수는 적어도 하나의 고정점을 가진다
고정점이 되려면 x=y 여야 하겠네.
13의 경우는 (1,1,3) 이 되겠지.
모든 소수에 대해서도 x=y인 점이 적어도 하나 있다는 말.
원래 식에서 x=y라고 두면
p= 4x² + z²
즉, p는 두 제곱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어.
참...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정리의 증명이 튀어나오지.
뿡삐쿙
KTO
막 요래저래 하다보면 모든게 엮여있음 ;;
626eㅡ34
Erodos 는 에르뒤스로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헝가리 발음이 에어디쉬네
수학귀신님 제가 커찮아서 그런데 바나하 타스키역설 마무리좀 대신해줘요.. 흑흑
번째 개헌
PSYCHOPATH
54268955
보라뚱이
없는사람
PainkilleR
아무말
인물이나
테플로탁슬
「수학걸」「수학 홀릭: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난이도:상)
「리만 가설」「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오일러 상수 감마」「무리수」「하늘책의 증명」
인물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뜨거운 몰입」
「학문의 즐거움」
읽을 만한 소설
「로지코믹스」(만화책)
「천년의 침묵」
「골드바흐의 추측」
아무말
번사귀는게 목표
구세계의 신
핑크블랙
눈팅용
증명도 글도
테플로탁슬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ㅜ
0ㅅ0
대수나 조합론같은건 타고난 머리가 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다른건 천천히 배우면 그렇게 못해먹을 과목들은 아니드라고.. 학부수준이니 그렇겠지만
그거랑 별개로 글은 재밌게 봤당 추천
DonDonJP
DonDonJP
내엉덩이찰싹때려
이 함수는 T 집합 위에서만 정의되는 함수야.
x-y+z > 0 일 때에만 이중항등함수가 되거든
13을 예로 들면 (1,3,1) 을 집어넣으면 (-1,3,5) 가 되어서 듣도 보도 못한 원소가 튀어 나와
여기서 뭔소린지 모르겟음 (1,3,1) 넣으면 (-1,3,5) 나오고 이걸 다시 넣으면 (1,3,1) 나오니까 이때도 이중항등함수 아닌가요
테플로탁슬
g가 이중항등함수인건 맞는데, 내가 함수의 정의를 U집합 내에서만 정의되게 잡아서 U -> U 함수가 안 된다는 의미였음
(-1,3,5)는 일단 x가 0보다 작고, U집합에 속해 있지 않아서 논외로 침
그냥 간단하게 T->T 함수로 정의하면 됐는데 괜히 어렵게 잡아놨네 이제 보니;;
테플로탁슬
함수를 (x, y, z) -> (x-y+z, y, 2y-z) 로 정의하면 x-y+z>0 여야 하는 건 자명한 듯
klapp
내엉덩이찰싹때려
테플로탁슬
p = 4xy + z² 에서 y=z 이면 p = 4xy + y² = (4x+y)y
p = (4x+y)y 이면 y가 p의 약수인데, p가 소수니까 약수는 1과 p 뿐
즉, y = z = 1 이 됨니다
테플로탁슬
"y=z이면 p가 소수니까" 라고 쓰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었네요 ㅈㅅ
내엉덩이찰싹때려
메르켈원반
레이븐윙
alwjrqns
호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