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드립

즐겨찾기
최근 방문 게시판

장난치기 좋아하는 조선 성종.jpg

e34fee2337b8134369a3a12c7cb52357.png

 

 

 

 

조선 성종은 미복잠행(微服潛行)으로도 유명한 군주였다. 밤이면 편복으로 갈아입고 어두운 한양 장안을 돌아다녔다. 중신들은 만류했으나 성종은 듣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성종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운종가(雲從街·지금의 종로)로 나섰다. 광통교 위를 지나는데 다리 아래에 한 사람이 쪼그리고 앉아 졸고 있었다. 나이는 마흔 남짓 돼 보이는데 행색이 매우 초라한 시골 사람이었다.

성종이 가까이 가서 누구냐고 부드럽게 묻자 그는 몹시 반가운듯 바싹 다가오며

 “예, 저는 경상도 흥해 땅에 사는 김희동이올시다. 마흔이 넘도록 어진 임금님이 계신다는 한양 구경을 못했지요. 오래 벼르기만 하다가 간신히 노자를 구해 가지고 나섰는데 수십 일 만에 겨우 당도하여 누구에게 물으니까 예가 서울이라 하잖은가요. 이제 막 저녁은 사먹었지만 잠 잘 만한 탄막을 찾지못해 여기서 밤새기를 기다리는 중이오."

서울 장안에도 숯 굽는 움짐이 있는 줄 알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댁은 뉘시기에 이 밤중에 나다니시오. 보아하니 생김새도 얌전해 보이시는데 혹시 임금님이 계신 집을 아시거든 좀 가르쳐 주구려”

성종은 속으로 웃으며 사실 어질고 착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이렇게 자기를 찾아온 시골 백성이라 생각하고, 그의 소박함과 순진함에 감동했다. 

성종은 시치미를 뚝 떼고 “나는 동관에 사는 이 첨지라는 사람이오. 임금이 있는 곳을 알기는 하오만, 만일 알려주면 임금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 하오?”라고 물었다.

시골사람 김희동은 히죽이 웃으며 

“무슨 특별한 일이 있겠소? 우리 고을 사람들이 말하기를 임금님이 백성을 사랑하셔서 우리가 걱정 없이 잘 산다지 않소. 내 기왕 올라왔으니 임금님이나 한번 뵈옵고 돌아가자는 거지요. 빈손으로 뵙긴 뭣할 것 같아 우리 고장에서 나는 전복과 해삼 말린 것을 좀 짊어지고 왔지요. 임금님께 이것을 드려 한끼 반찬이나 합시사 하고. 그래 댁이 어디 임금님을 좀 뵙게 해주시구려”

그때 멀리서 무예별감들이 달려왔다. 성종은 그들에게 귀띔하고는 “이 사람들을 따라가면 임금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줄 터이니 안심하고 가시오”라고 했다. 

김희동은 "서울 양반은 참 인심도 좋구만!" 하며 무감의 뒤를 따랐다.

이튿날 성종은 편복 차림으로 무감의 집에 들렀다. 그러자 희동은 몹시 반가워하며

“이 첨지는 참말 무던한 사람이외다. 처음보는 시골 사람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니, 그런데 임금님을 뵐 수 있는건가요?"

옆의 무감들은 희동의 언행을 타박하려 했으나 성종이 눈짓으로 말리고는 

“당신의 지성은 돈독하오만 벼슬이 없는 사람은 임금을 대할 수 없게 돼 있소. 내가 뵐 수 있도록 주선해볼 테니, 그렇게 꼭 임금을 뵈려 한다면 무슨 벼슬 하나를 청해보시오. 내가 힘써서 되도록 해보겠소”라고 했다.

김희동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벼슬을 말하라니 난처했으나 

“우리 마을에 충의(忠義) 벼슬하는 박충의라는 굉장한 양반이 있지요. 그 충의란 벼슬 좋습디다만, 댁이 무슨 수로 내게 그런 벼슬을 시켜주겠소. 아무래도 임금님을 뵈올 수 없다면 그냥 돌아갈 수밖에요. 그리고 이왕 온 길이니 임금님께 길이 닿으면 이것이나 전해주시지요” 하고는 해삼, 전복을 싼 보퉁이를 내놓았다.

성종은 웃음보가 터지는 것을 겨우 참으며

“내가 힘써볼 테니 하룻밤만 더 묵고 계시오. 혹시 벼슬이 되면 당신이 직접 갖다 바쳐도 좋지 않겠소” 

하고는 입궐(入闕) 후 이조판서에게 명해 그를 충의초사(忠義初仕)로 임명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희동은 영문모를 사모와 관복, 나막신을 받아들였다. 

"그래 이 첨지는 어디로 갔는지요?"

무감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그를 대궐로 대려갔다. 희동의 손에는 어김없이 해삼과 전복 짐이 들려있었다. 희동은 전도관(前導官)이 시키는 대로 임금께 세 번 절하고 엎드렸다.

 그때 용상에서 

 “내가 임금이다. 네가 짐을 보러 수백리 길을 왔다지. 겁내지 말고 쳐다보아라”라는 윤음(綸音)이 들렸다.

희동이 머리를 겨우 들고 용틀임하는 붉은 용상에 높이 앉은 임금을 쳐다보니 바로 이틀이나 마주앉아 대하던 이 첨지가 아닌가. 그래서 희동은

“이 첨지가 어떻게 여기 와 있소?”라고 물었다. 그러자 모든 신하의 매서운 눈초리가 법도를 모르는 희동에게 쏠렸다.

그제야 희동은 이 첨지가 바로 임금임을 깨달았다. 그는 황공해서 몸 둘 바를 모르고 벌벌 떨었다. 영문을 모르는 승사 각원들은 엄형을 주장했으나 성종은 희동을 만나게 된 전후 이야기를 해주었다. 희동은 당황한 나머지 가지고 온 해삼과 전복보따리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때 성종은 자비가 가득한 눈으로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그것을 주우라고 말한 뒤 

“저 해삼과 전복은 희동이 나를 위해 먼 길을 걸어 갖고 온 것이니 내 고맙게 먹지 않을 수 없다.”고 어명을 내렸다. 

그리고 성종은 희동에게 후한 상금을 내려 금의환향하게 하였다. 그 후 희동은 충의벼슬로 걸어서 올라올 때와는 달리 말을 타고 고향에 내려갔다.

 

 출처-이야기 조선왕조오백년사
 
충의벼슬은 정5품이며
오늘날로 4급 공무원, 소령과 비슷

76개의 댓글

박충의: ??????

54
2021.12.05
@타카네다이스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21.12.05
@타카네다이스키

ㅋㅋㅋㅋ

0
2021.12.05
@타카네다이스키
0
2021.12.05
@타카네다이스키
0

아무리그래도 정5품쯤 되면 공부할 것도 많고 책임도 막중할텐데 너무 낙하산 인사 아니냐 ㅋㅋㅋ

0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실무직이 아니고 일종의 명예직 같은거 아닐까?

8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걍 명예직 같은 취급 받지 않았을까??

1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말린해삼 비싸지.

0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라는 생각을 이미 행정의 나라 조선에선 다 해놨기때문에 저런건 보통 명예직으로 줌

37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우리동네 음악대장 그런거 아닐까

15
2021.12.05
@아침밥

비유 굿ㅋㅋ

0
2021.12.05
@아침밥

예비군 중대장느낌?

0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약간 그런느낌아니냐 명예 동장, 명예 동대장 ㅋㅋㅋ

1
2021.12.05
@트레이더스

적절하네 ㅋㅋㅋ 명예 중령 명예 대령 명예 경무관 같이 권세나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그 계급의 예에 맞게 대우해주는것

2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충의위는 3공신의 자식들을 우대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특수기관인건데 3공신의 자식들 중 딱히 똑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뭐 제대로 하는게 없는 애들이 양반직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하는 기관임

1
2021.12.05
@일안하고돈벌고싶다

명예직이지 설마 실무직이겠냐 ㅋㅋ

0
2021.12.05
0
@갓정연
0
2021.12.05

근데 아들은 왜 그 모양이었을까

0
2021.12.05

이제야 이쪽을 보는구나?

0
2021.12.05

존나 꿀잼이었겠네 ㅋㅋㅋㅋㅋ 성종쉨ㅋㅋㅋ

6
2021.12.05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몇십년간 공부한 박충의는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었다...

26
2021.12.05

이제야 이쪽을 보는구나

0

정사가 아닌 야사이지만 성종고 아주 훌륭한 성군이었어

0

그치만...

0
2021.12.05

??? : 임금 속이기 참 쉽도다. 허허 이것이 창조경제 아니겠는가

0
2021.12.05

저렇게 백성들이 사랑하면 일할맛 나겠다

근데 쉬는날이 없었다며 휴...

0
2021.12.05

솔직히 꿀잼이지 ㅋㅋ

0
2021.12.05

저거 배드엔딩으로 끝나지 않았나 뒷이야기 뇌물 받았던가 어쨌든가 했던 걸로 기억한디

3
2021.12.05
@오스만유머

저러고가서 뇌물받아 파직. 보통 이렇게 올라가는 사람들이 뇌물과 선물의 차이를 몰라 금방 낙마함.

12
@오스만유머

ㅋㅋㅋㅋㅋㅋㅋㅋ 훈훈하다 결말이 왜이럼

0
@오스만유머

개웃기내 ㅅㅂㅋㅋㅋㅋㅋ

2

힘숨찐 카타르시스 줬으면 벼슬 시켜줄만하지

0
2021.12.05

관계 없긴한데 4급이 뭔 소령이야 실제로는 4급은 대령임

2
2021.12.05
@djdjcn

명예와 실제 하는일 그리고 사회적 인식을 기준으로 하면 대위7급 소령6급 대령4급 준장 소장 고공나급 중장 고공가급 대장 차관급이 정확함

1
2021.12.05
@djdjcn

의전서열은 군경이 일반공무원보다 좀 높게 잡혀있어서 소령=총경=4급 대우임

물론 의전이 그렇다는 거고 실무적으로는 4급이면 중령이나 대령하고 놀지ㅋ

0

저 시대에도 몰래카메라는 있었구만 ㅋㅋㅋㅋ

0
2021.12.05

눈치가 마우 빠르고 처세에 능한 김희동이었다

0
2021.12.05

성종 겁나 착하구먼

0
2021.12.05

낙하산이네;;;

0

몰카가 유구한 전통이었구나..

0

이등병놀이하는 병장이잖아 ㅋㅋㅋㅋㅋㅋ

0
2021.12.05

말을 타고 노량진으로 달려가 조선 1타 강사가 되었다는

0
2021.12.05

조선 문관 벼슬자리가 800개 내외고 거의 매년 과거로 33인이 배출되니까 한 세대에 인재풀이 1000명 급... 어차피 과거 합격해도 실제 중요 벼슬자리는 상근으로는 거의 못하는 구조였던 듯. 특히 고위직은 30자리나 됐나?

0
2021.12.05
@UncleJAM

임용처럼 계속 대기하는 경우가 많아서 무과시험으로도 많이 갔다고 들었음.

0
2021.12.05

원래 충의직 하는 애들 싹다 낙하산임, 아빠나 할아버지 혹은 증조부가 3공신(영의정,좌의정,우의정)을 지내서 과거를 치르지 않고 그냥 벼슬을 받은 무관직을 뜻하는 건데 원래라면 왕을 지키는 정예병이자 귀족가와 왕의 커넥션이 되어줄 애들인데 나중가면 아무런 쓸모 없이 3공신 가문의 양반직을 유지시키는 기관으로 변질됨.

1

장난을 잘치는 숙카기쿤!

0
2021.12.05

정조도 자기 아버지 묘보고 위에 단계로 부르는 사람한테 모른척 장난쳤던 일화

5
@사이버고물상

그거 보고싶은데 뭐라고 검색해야 나옴?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드디어 밝혀진 ph-1 뷰티풀 너드 디스 이유 3 안녕계획 23 2 분 전
임신한 와이프 방구냄새....jpg 13 Tissues 31 4 분 전
한국인 이사도 퇴진‥'라인' 결국 일본 품으로? 35 엄복동 28 8 분 전
갈수록 바뀌는 뷰너 평가 4 이게뭐하는짓이고 36 8 분 전
일본정부가 네이버 라인에 요구한 내용 18 Sanchez 39 9 분 전
유도부 선배랑 사귀는 만화.manhwa 21 미스타최 26 9 분 전
한국 운전자들 운전 더럽게 못 함.jpg 40 소송의프리렌 35 12 분 전
구리 가격 상승에 벌어지고 있는 교명판 절도사건 15 시바 31 18 분 전
성심당 대전역점 계약 만료 임박… 65 온푸 72 20 분 전
승객 갇힌 사당역 안전문‥'안전 인증 부실' 의혹 29 엄복동 33 23 분 전
뷰티풀 너드 다음화 스포...jpg 22 Tissues 74 30 분 전
맹견 70마리 탈출 오보때문에 화난 설채현 수의사 인스타.jpg 66 렉카휴업 68 37 분 전
꼬실 땐 하늘의 별도 다 따준다하고.. 32 mjonetool 83 37 분 전
연어 150만마리 키우는 노르웨이 양식장 35 침착한사람 43 39 분 전
한국인이 코로나 백신 부작용에 민감한 이유 13 더드 72 39 분 전
요즘 목이 너무 아파서 경추 베게를 샀는데 효과는 다른 분이... 23 추천요정이여름 27 40 분 전
일본 정부 피셜 미국에 매각해야 되는 기업 20 주식떡상 68 41 분 전
국힙원탑 뷰티풀너드 본체 벌스&훅 모음.mp4 23 전통원조병맛 50 42 분 전
아잇싯팔 탈퇴하면 복구못하나보네 70 국수쟁이 52 47 분 전
래퍼들 인스타갱질중에 뷰티풀너드 근황ㅋㅋㅋㅋㅋㅋ 42 lllllllllIlllIlllI 65 49 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