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드립

즐겨찾기
최근 방문 게시판

올해 다습한 단편 소설 속에서 내게 감동을 준 문단들 txt

ebb6eb46af9d62f7a899ee61f1926e61a44ed3774a00ed6f9a37ecaea1b172e768feddb9ec014f166fa55cd175f6d4fed5c1913c6e7552db8e2e2456da.jpeg

 

 

5층의 매장으로 올라갔다 내려온 뒤에 나는 그녀에게서 손가방을 돌려받았다. 내가 고맙다고 말하자 비로소 안도하는 표정으로 아뇨, 하고 그녀는 아주 조금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스물넷이나 다섯,얼핏 그녀의 나이를 가늠해 보다가 나는 황급히 등을 돌려 백화점을 빠져나왔다. 다시 몽환적인 눈빛으로 돌아간 그녀에게 울컥, 나의 진실은 가방에 있었던 게 아니라는 말을 내뱉고 싶어진 때문이었다.

 

-박상우, 내 마음의 옥탑방 

 

 

 

김인숙.jpg

 

창녀처럼.....길거리의 창녀처럼 말이다.

 

그가 나를 떼어 내려고 했으나 나는 있는 힘을 다해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로 놓아 주지 않았다. 나는 그 상태로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나는 창녀예요. 기껏해야 창녀인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래요. 그렇지만 당신은 내게 아무런 화대도 지불하지 않았지요. 

 

그러니 당신은 내게 말해야 해요. 나를 사랑한다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나를 사랑해 왔다고 그렇게 말해야 한다구요. 

 

-김인숙, 물 위에서

 

 

 

 

image_readtop_2011_819575_1324368255534973.jpg

 

박은 보잘것없는 자신의 이력을 그녀 앞에 펼쳐 보였었다.

 

"찢어질 정도로 가난했지. 어머니는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고 아버지는 공사장의 날품팔이 인부였어. 둘 다 무학이었지. 형제는 일곱이나 되었어. 하루 한 끼 먹는 것이 행운이었어. 배고픔보다 더 서러웠던 것은 우리가 게을렀기 때문에 가난하리라는 모종의 편견이었고 그 상태로 앞으로 계속해서 가난하리라는 저주였어. 사회의 중요하고 비중 있는 시선에서 완벽하게 제외되었어. 난 막내였는데 그 덕분에 가족의 부양이라는 무겁고 끝이 없는 우물 같은 수렁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거야. 형제들 중의 한 명의 도움으로 간신히 대학에 갈 수 있었어. 그런 가난에서 대학이라니. 하지만 난 성공해야 했어. 내가 다른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겠어? 처음부터 왕족처럼 태어나 쉽게 다른 사람의 머리 위에 올라탄 그런 종류의 인간들은 난 좋아할 수가 없어. 비록 그들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인격이라고 해도. 난 그들을 능가하고 싶어. 그런 욕망으로 지금까지 달려왔기 때문에 내 인생에는 한순간도 권태나 회의란 없었어. 그러나 난 지금도 나 자신말고는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힘이 되어 줄 혈족도 없고 한푼의 유산도 없어."

 

박의 아내는 신부의 베일을 벗기도 전에 박의 욕망과 증오를 읽어내고 그를 연민했다.

 

"그 모든 것, 나에게 충분해요. 그러니 당신은 그냥 당신이기만 하면 돼요."

 

-배수아, 은둔하는 북의 사람 

 

 

R0x640.jpg

 

인숙이가 문밖으로 사라진 뒤에야 만기도 일어나 봉우 자리로 가려니까 봉우는 그제야 눈이 휘둥그래서 벌떡 일어서더니 만기를 밀치듯이 하고 황황히 밖으로 쫓아 나가 버리었다. 만기도 할 수 없이 얼른 셈을 치르고 따라 나가 보았다.

 

전차 정류장 쪽을 향해 저만큼 걸어가고 있는 인숙의 뒤를 봉우는 부리나케 쫓아가고 있었다. 그 광경이 흡사 엄마를 놓칠세라 질겁을 해서 발버둥치며 쫓아가는 어린애 모양과 비슷하였다. 그 꼴을 묵묵히 바라보고 서 있던 만기는 저도 모르게 기만한 한숨을 토했다. 계산이 닿지 않는 애정에 저렇게 열중해야 하는 봉우가―그리고 저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인간이 딱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만기 자신을 중심으로 자꾸만 얼크러지는 애정과 애욕의 미묘한 혼란이 숨가쁜 까닭이기도 했다. 물론 봉우 처의 저돌적인 육박도 골치 아픈 일이기는 했지만 그보다도 오히려 처제인 은주가 만기의 마음을 더 어지럽게 하였다.

 

-손창섭, 잉여인간 

 

 

모두 시간 날 때마다 직접 서재 주변을 서성이며 찾아읽는 재미를 즐기길 바란다. 

 

 

55개의 댓글

2019.10.20
@참치군

습하다고 장애련아

0
2019.10.20

염세주의

0
2019.10.20

ㅋㅋ 잉여인간 저거 코리안 네츄럴 신토불이 토종 하렘물

0
2019.10.20

와드

0
2019.10.20

혹시, 당신이 나를 두고 달 속으로 들어가다가

 

되짚어지는 추억에 잠시 돌아서서 내 이마를 짚었는가?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싱글벙글 효모 대환장 파티 23 젖치기젖치기젖젖젖 24 19 분 전
집앞에서 5만원 주운 개붕이.jpg 18 얘땜붐 25 20 분 전
NCT 루머관련 SM엔터테인먼트 입장발표 13 엄복동 21 20 분 전
탈모의 원인은? 한의학 vs 현대의학 18 엄복동 19 28 분 전
일본 엠생 노가다 썰, 오일탱크 밑 바닥을 뜯어보자! 19 미네르바의부엉이 36 49 분 전
ADHD의 회사생활 44 69746974 43 1 시간 전
이연복 새우🍤볶음밥 레시피 22 농심새우깡 25 1 시간 전
사장님....저 임신했어요.. 27 엄복동 35 1 시간 전
여자들이 가슴 키우는 이유.jpg 46 기쎈비타 32 1 시간 전
이광수 특유의 억울한 표정 묘사 해보겠다는 배우.gif 7 엄복동 33 1 시간 전
어제자 야밤에 소떼 탈출🐂🐂🐂🐂 11 입에서똥나옴 26 1 시간 전
샤워하기전에 옷벗고 끼부리는 트와이스 사나.jpg 20 붕따기 24 1 시간 전
ㅇㅎ) 성상품화女 18 제주유리잔에담긴우유 36 1 시간 전
요술몽둥이 상위 10% 에타인 23 초도전체 43 1 시간 전
오우거 : 오크 한마리 정도 저녁밥 한끼지 9 ㅋㅋㅎ 25 1 시간 전
98년생이랑 친구 먹으려한 빠른년생.jpg 40 엄복동 38 1 시간 전
전 남친한테 양파 10kg 보냈어 26 경기도오산시보다... 33 1 시간 전
참교육이 필요한 싸가지 없는 애새끼 40 Shdusjsk 26 1 시간 전
"개XX야" 교감 뺨 때리고 침뱉었다.. 초3이 벌인 ... 46 靑嵐 47 1 시간 전
후추를 후추후추.peppercorn 24 동샘 27 2 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