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우주선, 스압] Apollo Program 1 - We Choose To Go To The Moon!

1화부터 10화까지는

Sputinik편을 참조하세요!



오늘부터 소개할 녀석은


소련의 인공위성 선빵에 얻어맞은 미국의 반격에 대한 이야기.




지난 화에서 소개한 스푸트니크로 인해서 미국은 그야말로 벼락을 얻어 맞았어.



그럼 미국의 로켓 및 인공위성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해.



미국은 2차대전 당시 전략적으로 독일의 많은 과학자들을 영입해.


당시 미국은 '페이퍼클립 작전'(Operation Paper Clip)이라고 해서,

독일 과학자들의 과거를 묻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으로 보내는 작전을 수행하는데, 왜 하필 페이퍼 클립이냐면… 

독일 과학자들의 서류를 두고 미국에 데려가야 할 과학자나 기술자들을 고를 때 서류 한 귀퉁이에 클립을 끼워 넣어서 그렇게 부른거라는 소리가 있어.


이 과정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로켓, 항공기, 잠수함, 의약품 등의 다양한 방면의 우수한 과학자 680여명에 달해.



Wernher Von Braun.jpg


이 때 넘어간 사람 중에 한 사람은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야.


이 사람도 세르게이 코룔로프와 함께 로켓과 인공위성의 아버지로 평가받고 있어.


2차 대전에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V2의 개발자이기도 하고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의 개발자이기도 하고

역대 가장 거대했던 로켓인 새턴 V 로켓의 개발자이기도 해.



수정됨_Wernher Von Braun With SS.jpg


하지만 이 사람은 2차 대전 동안에 악명 높았던 SS의 멤버이기도 해. 나치 당원이기도 했고.

물론 자신의 로켓 연구를 위해서 지원을 받기 위해 억지로 들어갔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말이야.

 

수정됨_V2 Factory.jpg

짤에 나오는 줄무늬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사람이었어.


그래도 그가 맡았던 V2의 생산공장이 북쪽 어딘가를 연상시키는 수준의 노예노동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공장에서 벌어지는 인권탄압에 관여한 정황이 있기에,

폰 브라운 박사는 나치부역자라는 딱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


미국 정부에서는 그의 과거 행적을 묻지는 않았지만, 미국 국민들의 생각은 정부와는 달랐어.

그를 비난하는 노래도 만들어졌으니 말이야.

(어떤 노래인지 궁금하면 유튜브에 Tom Lehrer - Wernher Von Braun을 검색해봐) 

요즘 그러면 바로 그 가수는 ATM이 되었겠지만





어쨌든 2차대전 이후에 미국은 

상당한 양의 V2에 대한 데이터와 100여기에 가까운 V2 완제품, 그리고 V2를 만든 핵심 과학자 다수를 보유하는데 성공해.


하지만 미국에 도착한 폰 브라운 박사를 비롯한 V2로켓 개발진들은

V2 로켓이나 바세르팔 대공미사일의 복제 정도에만 자문을 할 뿐,

미지근한 미 정부의 대응으로 신형로켓 개발은 어림도 없었어.


수정됨_American V2.jpg

V2 Made In USA


1949년 폰 브라운 박사 팀은 미 육군의 레드스톤 조병창으로 옮겨서, 육군의 로켓 프로그램에 참여해.

그 후에 나온 물건이 미국 최초의 핵미사일인 레드스톤인데,

최대 사거리는 약 300km정도였어.




수정됨_1957-1958-international-geophysical-year-stamp-bill-owen.jpg


1956년.

미국은 국제 지구관측의 해를 맞이하여,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을 세워.

이때 폰 브라운 박사는 자신이 만든 육군의 MRBM인 주피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미국 정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어.


왜 그랬냐면, 우선 육군, 공군, 해군이 제각기 로켓을 개발하고 있었고

서로 자기네가 만든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날리기를 원했지.

그래서 미 정부는 어느것으로 날릴까 고심하고 있었어.

물론 해군의 뱅가드 로켓으로 마음이 쏠려있었지. 당시 해군의 입김이 거셌기 때문이기도 했어.


또한 공군이 개발하던 아틀라스 로켓은 ICBM이었고, 

육군이 개발하던 주피터 로켓은 MRBM이었지.

이 말은 무기로 쓸 수 있는 로켓을 날렸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걱정도 깔려 있었어.


게다가 독일에서 건너온 양반(그것도 나치 SS 대원 출신)이 만든 로켓보다

미국의 기술진들이 만든 해군의 뱅가드 로켓을 밀어주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렇다고 뱅가드 로켓에게 문제가 없던 것도 아니었어.

뱅가드 로켓은 아직 개발 중이었고, 첫 발사도 1958년에나 가능했던 거야.




스푸트니크 - 1957년 10월 6일 경향신문.png

1957년 10월 6일 경향신문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하지만 1957년 10월 4일

철의 장막 저 너머에서 들려온 라디오 소리는 서방세계를 놀라게 했지.


이에 미국의 여론은 우리도 인공위성을 빨리 날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



수정됨_Vanguard rocket explodes.jpg

하지만 1957년 12월 6일에 미 해군이 준비한 뱅가드 로켓은

발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터져버려.





뱅가드 TV3 - 1957년 12월 8일 동아일보.png

1957년 12월 8일 동아일보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미국의 체면은 그야말로 땅속으로 파고 들어갔어.






수정됨_익스플로러 1호 - 1958년 2월 2일 동아일보.png

1958년 2월 2일 동아일보 1면 머릿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Explorer 1.jpg

익스플로러 1호

왼쪽부터 빌 피커링, 제임스 밴 앨런, 베르너 폰 브라운.

여담으로 지구 자기장으로 인해 생성된 방사능대인 밴앨런대는 위의 사람의 이름에서 따옴.



그 후에 미 육군의 주피터 로켓을 이용해서

폰 브라운 박사 팀이 미국 최초의 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하는데 성공하지.

그 유명한(!) 밴앨런대를 탐사하는데 성공했고.


근데 어처구니 없던 점은

1956년에 이미 미국은 인공위성 발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거야.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가 줄기차게 밀었던 주피터 로켓이 그것이었어.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미 정부의 안일한 반응과, 각 군의 경쟁으로 인해서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빼앗긴 거야.



이게 1957~58년 이야기야.


미국인들은 그야말로 멘붕 당했어.


스푸트니크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나온 말이지만…

스푸트니크를 궤도로 올릴 수 있는 강력한 로켓이 핵무기를 싣고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공포감과

세계 1등 국가가 하지 못한 일을 우리의 적이 먼저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거야.


이로 인해서 미국의 기존 교육 사조였던 

창의성에 촛점을 맞춘 진보적인 교육방식에서

기초 학문 교육에 우선점으로 둔 본질적인 교육방식으로 바꾸게 돼.


그리고 중구난방으로 이루어지던 각 군의 로켓 개발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NACA 즉 미국 국가 항공 자문 위원회를 해체하고, 미 항공우주국 NASA로 탈바꿈시켜.


현재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도 이때 등장한 물건이야.



1961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린든 B 존슨 부통령을 통해서 나사의 책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담긴 메모를 보내.

메모에 적힌 질문은 4가지였고, 

어떻하면 소련을 이길 수 있는지, 

이를 이루기 위한 예산은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NASA를 어떻게 운영할 지 등에 대한 내용이 있었지.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이었던 '어떻게 하면 소련을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다음과 같이 세분화가 돼.


1. 우주 실험실을 지구 궤도에 올리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소련을 이길 수 있는가?

2. 달을 선회 비행한다면 소련을 이길 수 있는가?

3. 달에 무인로켓을 착륙시키면 소련을 이길 수 있는가?

4. 사람을 달에 착륙시켰다가 지구로 귀환시키면 소련을 이길 수 있는가?

5. 아니면 소련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다른 어떤 우주계획이 있는가?


이 메모를 받은 폰 브라운 박사는 장문의 글을 케네디 대통령에게 보내지.

특히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대충 요약해 보자면…


1번부터 3번까지는 현재 상황으로 보았을때, 소련이 먼저 할 수 있음. 


하지만 4번은 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음!


뭐 대충 이런거야.



JFK Council.jpg


이제 케네디 대통령은 의회에서

우리나라의 목표는 1960년대 안에 사람을 달로 보낼 것입니다! 

라는 연설을 했고,

JFK : 그러니까 예산 늘려 주세요



JFK Rice.jpg


1962년 9월, 텍사스에 있는 라이스 대학교에서 연설을 하는데…

이 글의 제목으로 쓴 구절이었던, We Choose To Go To The Moon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겨.

또 다른 명언인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말도 이 때 나온 말이야.




Mercury And Gemini 2.jpg

왼쪽이 머큐리 우주선, 오른쪽이 제미니 우주선


미국의 유인 우주선 프로그램은 머큐리 계획과 제미니 계획으로 나눌 수 있는데,


Mercury Path.jpg


머큐리 계획은 1인승 우주선으로 탄도비행과 궤도 비행을 한 계획이야.



수정됨_머큐리 프로그램 - 1961년 5월 6일 경향신문.png

1961년 5월 6일 경향신문 1면 머릿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수정됨_Grissom Liberty Bell 7.jpg

리버티 벨 7을 타고 2번째로 탄도비행을 한 거스 그리섬.

여담으로 지구로 재진입 했을 때, 해치가 빨리 열려서 바닷물이 우주선 안으로 들어가게 돼.

이 사건으로 그는 죽음의 고비를 넘었어.

하지만 이 경험이 훗날 큰 비극의 원인 중에 하나가 되는데…



참고로 가라앉은 리버티 벨 7은 1999년 7월 20일에 인양되었어.


머큐리 프로그램 - 1999년 7월 22일 동아일보.png

1999년 7월 22일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기사 중에 거스 그리섬이 숨진채 인양되었다는건 오보야. 그 다음날에 동아일보는 정정기사를 냈어.






Gemini Path.png


제미니 계획은 2인승 우주선으로 우주유영, 랑데부, 도킹 등의 여러 임무를 수행한 계획이야.


Gemini 4.jpg

1965년 6월 3일 발사된 제미니 4호에 탑승한 에드 화이트는 미국인 최초로 우주유영을 했어.

이 때 에드 화이트는 원래 계획보다 더 오래 우주유영을 했지.

지상 관제소에서 빨리 돌아오라고 재촉해도 말이야.

그래도 그는 이 순간을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말해.


수정됨_제미니 프로그램 - 1965년 6월 4일 경향신문.png

1965년 6월 4일 경향신문 머릿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참조)


 



이제 NASA는 우주인들이 무사히 달에 다녀올 수 있는 우주선과, 그 우주선을 달까지 보낼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해야 했어.


이 뒤의 이야기는 Part 2로 넘길려고 해.



뱀발

논어에는 이런 말이 있어.

호신불호학(好信不好學)이면 기폐야적(其蔽也賊)이라. 

뜻은 '사람들이 믿기만 좋아하고 그거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사회의 적으로 나타난다.'라는 뜻이야.


생뚱맞게 이런말 쓴 이유는 뭐… 알거라고 생각해.

3개의 댓글

2015.11.17
o wo)=b
0
해치가 잘못했지
0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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