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가 갓 스무 달을 넘길 무렵, 아버지는 지니가 심각한 정신지체라고 생각했어. 그 때부터 혐오가 시작됐고 지니는 보살핌을 받지 못한 체 지냈지. 아무도 지니에게 말을 걸지 않았어. 아무도 지니와 놀아주지 않았고, 아무도 지니와 만나려 하지 않았지. 그녀가 만나는 사람이란 가끔씩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끼니를 주러 오는 아버지 뿐. 밥을 먹을 때를 제외하곤 낮에는 변기 위에, 밤에는 침낭 속에 묶인 체, 지니는 외딴 방에 갇혀 방치되고 학대받으며 지냈어. 열세 살이 될 때 까지 말이야.
지니가 열세 살이 되던 해, 앞을 보지 못해 학대 받는 딸아이를 눈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머니는,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 극적으로 탈출해 도움을 청하게 되지. 1970년 11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보호소에서, 지니는 그렇게 처음으로 세상과 만났고 지니를 본 세상은 경악했다.
<Genie, 1957 ~ : 원래 이 아이는 이름이 없었다.
지니 라는 이름은 발견된 뒤 사람들이 붙인 것이다.
램프의 요정 지니 처럼, 모든 자유를 속박당한 체
묶인 모습에서 따왔다고 한다>
지니는 열세 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지능발달 정도가 유아와 같은 모습을 보였어. 단어 하나 말할 줄 몰랐고 기저귀를 차며 칭얼대기만 했지.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데나 침을 뱉고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모습은 정말인지 동물과 다를 바 없어 보였어.
1971년 아동학대혐의로 고소된 지니의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미국 전역의 과학자와 심리학자, 언어학자들이 모였어. 그리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지. 그들의 관심사는 하나였어. “어린시절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고립된 상태로 성장한 이 아이가 또래의 아이들과 같은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지니는 또래 아이들과 같이 회복될 수 없었어. 연구자들과 교육자들의 끈질긴 도움 끝에 여러 가지 단어를 습득하고 대상의 이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본적인 문법’조차 터득하지 못했어. 때문에 복잡한 문장은 물론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보통 사람들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어. 결국 지니는 죽을 때 까지 자신의 모국어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했지.
지니의 사례로 인해 생득주의자들의 LAD는 심각한 도전을 받게 돼. LAD 이론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기 때문에 주변의 인공적인 교육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언어를 터득할 수 있어야 해. 하지만 지니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어.
그렇다고 이 사례가 행동주의자들에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니야. 행동주의 이론에 따르면 언어습득은 외부 환경과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지니는 비록 늦기는 했지만 열세 살 이후에 환경과 교육을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래와 같은 발달정도를 회복하지 못했거든. 평생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육을 받았는데도 말이야.
지니의 사례를 두고 골몰하던 학자들은 한 가지 묘한 생각을 하게 돼. “혹시 어린 시절에 습득하지 않으면 평생 습득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 보통 어린아이들은 스펀지 같다는 말을 많이 하지. 그 만큼 어린아이들은 주변 환경의 자극에 민감하고, 특히 언어의 경우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빠르게 배우는 경향이 있어. 여기에 주안점을 둔 학자들은 어린시절을 ‘Critical Period (결정적 시기)’라 명명하고 “인간은 시기에 맞는 적절한 자극을 받아야 다음 발달단계로 진보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설립하게 돼. 달리 말하면, 한 번 때를 놓치면 이후에 그 어떤 노력을 해도 다른 아이의 발달정도를 따라갈 수 없게 된다는 거야.
<언어습득의 결정적 시기 : 원어민과 같이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은
7세 이후 하락하다 15세 이후가 되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여러 사례연구로 조성된 통계를 통해 학자들은 결정적 시기가 사춘기 이전 까지라고 결론지었어. 사춘기가 넘으면 그 이전만큼 온전하게 언어를 습득할 수 없게 된다는 거지. 이는 게이들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거야. 어렸을 때 잠깐이나마 외국에서 살다온 애들은 영어 발음이나 작문, 발화가 일반 학생들보다 월등히 좋잖아?
이 Critical Period는 LAD와 묘하게 맞물리게 되는데 학자들은 LAD또한 Critical Period가 지나감과 함께 활동이 둔해지는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게 돼. 하지만 아무도 왜 Critical Period가 있는지, 왜 그 시기가 사춘기 이전으로 못 박혀 있는 건지는 아무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어. 그냥 통계자료를 두고 이런 식의 경향이 있다 말하고 있을 뿐이지. 생득주의도 행동주의도 설명을 못 하게 된 이 혼란한 상황. 이제 새로운 페러다임을 필요로 하게 된 거야.
ING
글쓴이도 알겠지만 우리는 범주화 하잖아 근데 태어났을 때는 다 모든 음절에 다 가능하다가 그게 나이가 들면 쇠퇴하잖아..
우리가 소리를 'la'와 'Ra'를 구분 못하는 거처럼?(물론 서양인들은 '살'과 '쌀'을 구분 못한다고 해 ㅋㅋㅋ)
그거랑 같은 이치로 생각해 보면 안될까? 필요없는 범주화가 우리가 구분을 못해지듯이 어렷을 때 언어를 안사용하면 언어도 쇠퇴한다고 말이야..
슬슬 초반부는 끝나가는거 같은데 끝은 어떻게 맺을 생각이야? ㅋㅋ 개인적으론 이중언어자(Bilingual)로 끝내는 거 추천 아님 진짜 아예 언어학 정통으로 가도 좋을꺼 같고
sm
ING
니가 말한 예들은 지금 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것을 기준으로 말했잖아 쓰니깐 발전해나가는 거지..
ING
언어가 고차원적인 사고를 해야되서 놓치면 평균도 못한다는 것 때문에 중요시 여겨지는 거 같고..
음... 과제 끝나고 좀더 이야기하자 ㅂㅂ
기어와라 냐루코양
愛乳
ING
愛乳
ING
아이의 기질에 맞는 선택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추세야
근데 부모마음이 그러하지 않아 문제지.. 좋을 수도 있다면 일단 먹여보고 시작하잖아? 부작용 생각안하고
번째인생
어릴적 해외를 다녀온 아이는 일단 뭐랄까
언어에 대한 사고방식이 다름
문법자체가 열려있다고 해야하나, 언어에 대한 포용력이 넓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럼.
그리고 내가 만나본 인간들 중, 저런 사고방식이 종특으로 잡혀 있는 곳이 홀란드임.
더치애들이 생각하는 '포린 랑규지' 라는 인식 자체가 우리랑 다른듯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언어습득능력은 상상을 초월하지 별다른 교육 없이도 ㅋㅋ
부러울 따름임. 난 3개국어 배운다고 개 똥을 싸면서 공부하는데 말이지.
김치라면
느니느니느니
맨 윗줄에 나와있지만, 진짜로 정신지체라서 그런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