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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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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기 전에 쓴 글 다음으로 쓰는 칵테일 이야기는 오이 칵테일계의 대명사가 된 아이리쉬 메이드라는 칵테일에 대해서야.

 

이 칵테일은 2000년대 중후반에 탄생해서 이제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말 그대로 모던 클래식의 대명사라고 할법한 칵테일 가운데 하나야.

 

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장하고, 극혐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대부분이 좋아하는 맛을 가진 밸런스 좋은 칵테일이지.

 

전통적인 위스키 사워 계통 칵테일에 오이와 엘더 플라워 리큐르를 매칭시켜서 만드는 이 칵테일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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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칵테일을 만든 사람은 뉴욕에 위치한 바 데드레빗의 바텐더 잭 맥게리(Jack McGarry)야.

 

사실, 이 데드레빗은 바라기보다는 펍에 가까워. 그것도 전형적이었던 아이리쉬 펍이지.

 

아이리쉬 펍은 아일랜드를 기원으로 하는 펍 문화로, 바(Bar)문화보다도 훨씬 오래된 스타일의 가게들이야.

 

클래식한 바들보다도 훨씬 친근하고, 흥겨운 음악이 있고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일랜드 중심의 술과 음식들을 먹고 마시는 곳이 아이리쉬 펍이라고 할 수 있어.

 

아일랜드에 가면 1000년 가까이 해오는 가게가 있을 정도로 오래된 방식의 술집이자, 사람들의 사교장이었지.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많았던 미국에도 당연하다시피 이런 가게들이 생겨났지만, 바에 밀려서 2인자의 신세였지만, 90년대부터 빅토리아 시대 풍의 아이리쉬 펍들이 생기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방식의 술집이기도 해.

 

그리고 이 데드레빗은 2013년에 문을 연 아이리쉬 펍이지.

 

아직 천조국을 가본 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가보고 싶은 가게 중의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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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레빗의 모티브는 19세기에 존재했던 아일랜드 출신 갱단 데드 레빗츠(Dead Rabbits)야.

 

갱스 오브 뉴욕을 보면 나오는 아일랜드계의 갱들의 아지트를 모티브 삼아서 만들어진 가게로, 진한 아이리쉬의 향기가 나는 가게지.

.

이 가게는 2013년에 처음 오픈한 뒤, 2016년 월드 베스트 바 50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센세이션했던 가게야.

 

원래 영국 벨파스트의 머천트 호텔에서 일하던 잭 맥게리는 오랜 친구 션 멀둔과 함께 9개월 가량의 메뉴 준비를 통해서 데드 레빗을 오픈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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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레빗의 메뉴는 만화로 구성된 걸로 유명해.

 

옛날 스타일의 코믹 형태로 바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메뉴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흥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센세이션해졌지.

 

그리고 이 당시에 탄생한 칵테일이 바로 아이리쉬 메이드야.

 

하지만 이 칵테일도 그 모티브가 되는 칵테일이 따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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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썼던 글을 봤던 사람이라면 기억할지도 모르겠지만, 밀크&허니 바의 샘로스가 2005년에 만들었던 켄터키 메이드가 바로 그거지.

 

이 칵테일은 그 이름 답게 버번을 베이스로 민트와 오이, 라임주스와 설탕을 더한 칵테일이야.

 

위스키 사워와 민트 줄랩을 합치고 거기에 오이를 더한 스타일의 이 음료에서 영감을 받았던 잭 맥게리는 아이리쉬 펍인 데드 레빗에 어울리는 변화를 주지.

 

버번 위스키를 대신해서 아이리쉬 위스키를 사용하고, 강한 향을 내는 민트를 빼버리고 칵테일의 케찹이라고 불리는 생 제르맹을 더하는 걸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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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 메이드도 잘만든 칵테일이지만, 아이리쉬 메이드가 가진 범용성에 비할 바는 못 되었어.

 

훨씬 편해진 맛과 엘더 플라워 리큐르 생 제르맹이 주는 향은 오이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고, 순식간에 인기 칵테일이 되었지.

 

핸드릭스의 발매 이후 바에 오이는 필수품 중의 하나가 되어서 어디서나 구하기 쉬웠고, 아이리쉬 위스키 역시 제임슨이라는 걸출한 가성비의 술 덕분에 전 세계 어디서든 구하기 쉬웠으니까.

 

이 칵테일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로 퍼졌고, 한국에서도 2016~17년쯤을 기점으로 퍼지면서 바의 단골 메뉴 중의 하나가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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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이 칵테일의 이름에 대해서는....잘 모르겠어.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알아보려면 맨 처음 만든 사람을 찾아가야 할텐데, 샘 로스는 이미 죽고 없으니까.

 

개인적으로는 메이드의 필수품인 헤어밴드의 모양이 마지막에 장식하는 오이와 닮아서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하고 있어.

 

실제로 메이드의 전성기였던 빅토리아 시대에 유행했던 채소가 오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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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메이드 복 코스프레 하는데 헤어밴드 안하면 근본이 없는거니까 알아둬라.

 

알아둬서 뭐하냐고?

 

몰라 시발...내가 왜 이런 걸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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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으로 이 칵테일의 훌륭한 점은, 누가 만들어도 어느정도 맛을 보장해준다는 거야.

 

칵테일의 주된 뼈대가 되는 맛은 오이와 생 제르맹이 잡아주고 아이리쉬 위스키는 그걸 받혀주는 역할을 하지.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

 

아이리쉬 위스키 60ml

엘더플라워 리큐르(이왕이면 생 제르망) 15ml

심플 시럽 20ml(리치 시럽이라면 10ml로도 충분해)

레몬주스 20ml

 

그리고 오이를 썰어서 넣고 으깨준 다음에 잘 흔들어주면 완성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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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은 본인 취향에 맞는 잔에 따라서 오이로 장식을 해주면 완성이지.

 

올드패션드 글라스를 써도 되고, 사진처럼 좀 짧은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채워서 해도 괜찮아.

 

어떻게 먹든 간에 맛있는 칵테일 중 하나거든.

 

본인이 오이 냄새만 맡아도 토하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한 번 쯤 주문해보는 걸 추천하도록 할게.

 

 

 

 

 

 

4월도 벌써 반이 지나가고, 이제 천천히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 요즘, 오이가 가진 청량함과 상쾌하고 새콤달콤한 맛의 칵테일을 찾는다면 이 칵테일이 딱이야.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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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13 일 전

헨드릭스 진 토닉 자체는 좋아하는데 거기에 오이 둘둘 감아두면 못 마시겠음 ㅋㅋ

0
13 일 전

생제르망은 사기야

0
12 일 전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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