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칵테일에도 아메리카노가 있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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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 할 술 이야기는 아메리카노 라는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야.

 

아메리카노라고 하면 보통 커피 아메리카노를 떠올리겠지만, 칵테일에도 아메리카노라는 칵테일이 있어.

 

이 술의 유래 역시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

 

그럼 이 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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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의 시작은 캄파리의 발명과 관련이 있어.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 캄파리편

 

이걸 읽고오면 쫌 편할거야.

 

캄파리가 만들어진 이후, 밀라노의 캄파리와 토리노의 버무스, 이 두가지를 섞은 칵테일 밀라노 토리노가 유행했지.

 

이후 1860년대, 캄파리를 만들었던 가스파레 캄파리가 차린 카페 캄파리라는 바에서 이 칵테일이 만들어졌어.

 

바로 바에 왔던 미국인 관광객 덕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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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까지 왔는데, 이 동네에서 유명한 칵테일 좀 줘보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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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제일 인기 있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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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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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존나 쓰네 이탈리아 십새끼들, 커피도 쓰더니만 술도 왜 이렇게 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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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새끼가? 좆같지만 손님이니까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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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그냥 주지말고 탄산수라도 좀 타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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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 넘네...'

 

 

 

 

 

당시에 이 주문은 현대로 바꿔서 이야기하자면, 90년대 한국에 온 미국인이 떡볶이를 먹어보고는

 

"개매운데? 이거 크림 좀 넣으면 안됨?"

 

라고 발언하는 거랑 똑같은 이야기야.

 

하지만 당시에 근무하던 바텐더는 시발 이런 걸 어케 먹음? 하고 일단은 만들어 줬지. 

 

아마 떡볶이에 크림을 넣는 레시피도 처음에는 이게 맞나? 하는 레시파와 똑같았을거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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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바 존맛..."

 

그렇게 쓴 맛이 약해지고 탄산감이 들어간 칵테일은 미국인의 취향을 저격했고, 이내 유행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이 칵테일은 미국인이 주문한 칵테일이라서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이 붙었지.

 

처음에는 맛알못 미국놈들이나 마시는 술이라는 의미로 붙였을 이 이름은 이내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도 먹히기 시작했고, 이후 점차 퍼져나가면서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거야.

 

로제 떡볶이야 세계적으로 유행하진 않았어도, 국내에서는 이제는 한 장르로 인정 된 음식이니까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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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의 유행은 1953년 발매된 소설 007 시리즈의 첫 작품, 카지노 로얄에서도 등장해.

 

작중에 제임스 본드가 주문한 첫번째 음료로 말이야.

 

이후 러시아 위드 러브, 뷰 투 킬에서도 이 칵테일을 마시지.

 

마티니의 명성에 밀려서 언급이 적지만, 어찌보면 제임스 본드가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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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의 만드는 방식은 아주 간단해.

 

얼음을 채운 잔에 캄파리, 스윗 버무스를 동량으로 넣고 탄산수를 채워주면 끝이지.

 

여기서 탄산수를 너무 많이 넣으면 안되고, 들어간 술과 비슷한 양 정도로 넣어주는 게 기본이지만, 사실 편하게 마시고 싶다면 술을 줄이고 탄산수를 넣어도 좋아.

 

마지막에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을 살짝 짜서 향을 입혀주면 더욱 상쾌한 맛이 되지.

 

달콤 쌉싸름한 맛에 목을 간지럽히는 탄산감은 이 칵테일을 언제 마셔도 괜찮은 맛으로 만들어줘.

 

실제로 이 칵테일은 식전주로 애용되고, 낮부터 마셔도 무방한 술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해.

 

캄파리와 스윗 버무스 둘 다 도수가 그렇게 높지 않은데다가 탄산수까지 들어가니까 말이야.

 

 

 

일단 100년이상 살아남아서 지금도 마시고 있는 칵테일들은 기본적으로 다 이유가 있는 법이야.

 

매력이 없었다면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쭈욱 내려올 수 없지, 그렇게 사라진 칵테일들이 굉장히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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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대가 지나서 요즘 이탈리아에서 유행하는 건 이 칵테일의 트위스트야.

 

탄산수 대신 맥주를 넣은 비어 아메리카노부터, 커피를 넣어서 맛을 살린 콜드브류 아메리카노등,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있지.

 

밀라노-토리노에서 시작된 이 칵테일은 가장 먼저 네그로니라는 칵테일로 변형되었고, 이후 수많은 파생 칵테일을 낳은 클래식한 칵테일이야.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캄파리랑 스윗 버무스를 팔기도 하니까, 혹시나 생각이 난다면 한 번 사서 마셔봐.

 

쌉쌀한 맛을 좋아한다면, 곧 다가올 봄, 그리고 여름에 마시기에는 더 없이 훌륭한 칵테일이니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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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2024.03.24

편의점에서 스윗버무스를 판다고..?

0

기네스 콜드브루 개맛도리더라 맥주+커피 좋아하는 나에게 딱인 맛

0
2024.03.24

재밌다 오늘도 고마워용

0
2024.03.25

아메리카노 같은 거라길래

소주에 물탄건줄ㅋㅋ

0

님글 재밌어서 첨부터 다읽고옴

 

참잘읽었어요 ㄱㅅㄱㅅ

0
2024.03.2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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