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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그리고 칵테일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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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 할 술 이야기는 뉴올리언스와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야.

 

일단 노래 하나랑 같이 시작해보자고

 

https://www.youtube.com/watch?v=xPbLtSZc2-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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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스라는 도시는 미국 내에서도 굉장히 특이한 지역 가운데 하나야.

 

최초에 이 지역은 프랑스 땅이었고, 최초의 이름은 누벨 오를레랑(Nouvelle-Orléans)이었어.

 

새로운 오를레앙이라는 말처럼, 구 프랑스 식민제국의 지역이자, 주로 프랑스측 이민자들이 거주하던 곳이었지.

 

이후 전쟁을 통해서 잠시 스페인 땅이 되기도 했었지만, 1803년 나폴레옹이 토마스 재퍼슨에게 팔때까지, 121년간 프랑스의 영향력안에 있던 지역이지.

 

Louisiana-New-Orleans-French-Quarter-Joan-Arc-Statue-960x630.jpg

 

그 영향으로 뉴올린스에는 오를레앙의 상징이었던 쟌 다르크의 동상이 있어.

 

하여튼 100년을 넘게 프랑스령으로 있던 지역이다보니, 전체적으로 프랑스 색채가 강한 미국 도시가 됐지.

 

실제로 뉴올리언스의 중심지역 중 하나가 프렌치 쿼터, 즉 프랑스 구역이야.

 

뉴올리언스의 지명 중에 버번 스트리트라는 지역도 있는데, 여긴 버번을 마시는 구역이 아니라 구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이름을 딴 지역이야.

 

뭐 사실 버번의 이름도 그렇지만, 이 동네는 딱히 버번을 만드는 동네가 아니야. 버번을 마시는 동네기는 해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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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동네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서 다양한 악기들이 있었는데, 흑인들이 이 악기를 접하면서 재즈라는 음악을 탄생시키기도 했지.

 

지금도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본고장이라고 불리고,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꼭 가고 싶은 도시의 하나기도 해.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이곳에서 자랐고, 뉴올리언스와 재즈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공간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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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마르디 그라 시즌이 되면 이 동네는 광란의 파티가 시작되지.

 

화려한 의상과 다양한 음악으로 점철되는 이 사육제는 미국 내에서도 가보고 싶은 축제 탑 5에 드는 행사야.

 

개인적으로는 나도 한번 이 시즌에 여길 방문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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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루이지애나 일대는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아프리카의 식문화가 섞인 독특한 식문화를 가지고 있어.

 

크레올(creole)이라고 불리는 이 독특한 식문화는 케이준 스타일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고,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지.

 

역시 요리는 영국놈들보다는 프랑스 놈들이 있던 데가 잘해.

 

 

 

 

 

 

 

이런식으로, 프랑스를 뼈대로 다양한 문화가 있었던 이 동네는 술 문화 역시 다양했어.

 

다양하 축제를 비롯해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았고, 술을 마시고 웃고 떠드는 문화 역시 발전했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가게들을 필두로, 수많은 칵테일들이 이 도시에서 만들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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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뉴올리언스의 칵테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안토니오 아마디 페이쇼드라는 약사가 만든 페이쇼드 비터를 빼놓으면 안되

 

민트와 아니스등의 여러가지 허브가 들어가서 만들어진 이 술은, 최초에는 약으로 판매됐고,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여기저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

 

그리고 1850년 경, Aaron Bird라는 사람이 Merchants Exchange Coffee House를 인수해서 이름을 Sazerac Coffee House로 바꾸지.

 

이 가게의 전 주인이 수입하던 Sazerac-de-Forge et Fils이라는 브랜디를 주로 취급했고, 여기에 압생트와 설탕, 그리고 이 페이쇼드 비터를 넣으면서 마시는 방법을 유행시켰어.

 

올드패션드와 유사한 방식인 이 칵테일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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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칵테일의 근본, Sazerac이야.

 

뉴올리언스는 오래도록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와서, 위스키보다는 전통적으로 브랜디를 선호하는 지역이었어.

 

또한 당시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압생트 역시 쉽게 받아들인 지역의 하나였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음용법이 유행을 하고,  Sazerac이라는 가게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거지.

 

혹자는 이 칵테일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칵테일이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갑론의박이 있는 편이야.

 

하지만 확실히 역사가 긴 칵테일이지.

 

이 칵테일은 역사가 긴 만큼, 여러가지로 많이 변하기도 했어.

 

유럽이 필록세라로 인해서 포도 생산량이 아작나고, 브랜디의 수급이 어려워지자 라이 위스키로 대신 만들기 시작했고, 압생트가 1912년, 미국 내에서도 금지되자 다른 아니스 리큐르로 대체됐지.

 

Herbsaint라는 이름의 술을 그 지역 내에서 만들어서 할 정도로, 이 칵테일의 인기는 많았어.

 

물론 역사가 오래된 칵테일인 만큼, 시대가 지나면서 인기가 사그러들었고,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한물간 옛날 칵테일이 됐지.

 

하지만 00년대 초중반, 크래프트 칵테일 부흥운동이 시작되면서 근본 칵테일이었던 Sazerac의 인기는 다시 부활했고, 이제는 미국을 넘어서 전 세계적인 인기 칵테일로 발돋움 했지.

 

2008년에는 뉴올리언스의 공식 칵테일로 지정될 정도로 말이야.

 

한국에서도 2011~12년 쯤에 천천히 들어오기 시작해서, 이제는 국내의 있는 대부분의 바에서 판매하는 메뉴 중의 하나가 됐어.

 

 

 

 

 

 

 

 

 

 

 

 

이 세자렉 칵테일 이외에도, 브랜디 크러스타나 허리케인, 뷰카레등 수많은 클래식 칵테일이 이 곳 뉴올리언스에서 탄생했어.

 

전체적으로 프랑스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 브랜디를 이용한 칵테일이나, 프랑스의 리큐르들을 이용한 칵테일들이 돋보이지.

 

이전에 썼던 그래스호퍼 역시 이 동네에서 만들어진 칵테일이야.

 

그리고 칵테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만한 "그" 칵테일도 역시나 이 지역에서 만들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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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라모스 진 피즈지.

 

1888년, 루이지애나 출신의 바텐더 Henry C. Ramos가 뉴올리언스의 임페리얼 캐비넷 살롱에서 만든 이 칵테일은, 처음에는 뉴올리언스 피즈라는 이름으로 불렸어.

 

원래 최초의 피즈류 칵테일들은 계란 흰자를 이용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았고, 라모스 피즈는 거기에 크림과 다양한 재료들을 넣어서 훨씬 더 강렬한 거품을 만드는 걸로 이 칵테일을 유행시켯지.

 

12분 동안 쉐이킹을 하는 퍼포먼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이건 사실 큰 의미는 없고 보여주기 식에 가깝지만, 볼거리가 별로 없던 1800년대 후반에는 꽤나 진기한 볼거리였고, 그로 인해서 입소문을 타고 유행했지.

 

어쩌면 이 칵테일도 한때의 유행으로 사라질뻔 했지만, 크래프트 칵테일 부흥운동을 통해서 재발굴되고, 한국에서도 2015년쯤부터 해서 차츰 유행하기 시작했어.

 

"바텐더를 괴롭힐 수 있는 칵테일." 이라면서 말이야.

 

실제로 국내에서는 초반에 이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가게가 별로 없었어.

 

그 당시에는 재료가 되는 계란이나 크림을 가져다 놓는 가게가 많지 않았고, 둘 다 가진 가게를 찾기는 힘들었지.

 

거기다가 바닐라 익스트렉과 오렌지 플라워워터를 갖춘다?

 

2015년에는 저런 재료를 전부 갖춘 바는 드물었어.

 

지금은 좀 치는 가게라면 대부분의 재료를 갖추고 있지만, 어느 가게를 가던 특정 재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주지 않으니까 어느순간부터 "만들기 힘들어서 잘 안해주는 칵테일."이라는 별명이 붙더라.

 

사실 그렇게 힘든 건 아닌데도, 왠지 모르게 그런 이미지가 붙어있는 칵테일이 되어버린 거지.

 

지금도 사람들이 라모스 진피즈 시켜도 되요? 라는 말을 자주하고, 댓글로도 다는데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이걸 시키는 사람들의 의도가 대부분 맛을 보고 싶은게 아니라 바텐더가 고생하는 걸 보고 싶어하는 요상한 의도로 변질된게 조금 아쉬울뿐이지.

 

 

 

 

 

 

 

 

자 하여튼

 

오늘은 뉴올리언스와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어.

 

칵테일은 술이면서도 동시에 음식의 한 갈래라고 생각해. 만들어지는 곳의 지리적, 지역적, 국가적 특성을 많이 갖는 편이지.

 

지금처럼 유통이 원활하기 이전에는 그 나라에서 주로 마시는 술로 만들었고, 그 지역에서 유행하는 재료들을 사용하기도 했지.

 

그런만큼, 그 지역의 칵테일들이 세계로 유행하는 데는 꽤나 큰 장벽이 있었는데도 뉴올리언스의 칵테일들은 이제는 전세게로 뻗어나가서 하나의 장르처럼 변했어.

 

굉장히 유니크한 지역, 뉴올리언스에 대한 이야기였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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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의 댓글

2024.02.20

뉴올리언스에서 사제락 시키면 바보란 말은 왜 나온거야?

0
@낑낑

시킬 수야 있지, 전주가서 전주비빔밥 시키는 그런 느낌

0

미국도 술이 유명해? 중국하면 고량주고 러시아하면 보드카 이런거처럼 뭐가 있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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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아닌데그만들싸워

증류주는 버번

1

이글보고 페이쇼드비터 1리터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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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형 잘보고있어 글렌모렌지 시그넷 추천받아서 주말에 먹기전에 좀 알아보려고 유툽이나 위키에서 보긴했는데~ 시그넷이나 글렌모렌지에 대해 글써주면 좋겠다~~

0

라진피도 하드쉐이킹 안 하는 방법이 더 맛있긴 한데 솔직히 시키는 이유 중 반은

라진피를 시켰다 나는 바텐더를 지배할 수 있다 인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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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생각같은거안함

하드쉐이킹이 아니라 그냥 쉐이킹임… 하드쉐이킹은 개념이 좀 달러

1
@지나가는김개붕

띠용 궁금한데 쉐이크 관련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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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생각같은거안함

그걸 사람들이 궁금해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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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김개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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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김개붕

하드쉐이킹이라는걸 알아버린 이상 궁금해지기는 하는데.

용수철 넣고 흔드는건 근래에 만들어진 새로운 쉐이킹임? 거품을 더 만들어내는거 같은데

어디까지가 맛과 제조고 어디부터가 쇼일까, 이런거 궁금하긴 함. 일본 바텐더 다루면서 곁들어서 다뤄준거 기억은 난다.

미/일 바텐딩스타일 비교에서 쉐이커 모양에 따라 얼음 분쇄 정도, 세척용이성, 제조시간 등등 설명했었지...

0
@구화지문설참신도

용수철 넣고 흔드는건 거품을 좀 더 잘내려고 함, 계란 흰자 같은거 풀어버릴라고

0
2024.02.22

언제 한번 위스키 캐스크에 대해서 정리해줄 수 있어?

쉐리/포트 캐스크가 어떤 차이인지

캐스크 스트렝스나 싱글배럴같은 용어가 뭘 의미하는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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