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비트코인 화폐론, 나무위키를 곁들인.

※ 결국은 암호화폐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에 대하여 긍정적이거나 유리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는 걸 미리 밝히고 시작함. 

 

 

 

0. 

 

경제학과, 혹은 경영학과에는 통상적으로 "XX화폐론" 대충 이런 이름의 전공선택 과목들이 있지. 나도 시간표 맞는 대로 대충 짜서 첫 수업에 들어갔더니. 교수님이 첫 수업 첫 마디로

 

"화폐란 것이 정확히 '이거다!'라고 이런 식으로 집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여태껏 없었고, 아마 앞으로도 없을 거 같다. 그래도 내가 한 학기 동안 여러분의 화폐론 수업을 맡게 되었으니 최대한 현재까지 정리된 바를 여러분들에게 잘 가르쳐 보겠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고 수업을 시작했던 생각이 나네. 

 

돈(화폐)는 인류 문명의 역사와 거의 함께 해 왔고 하다 못해 요즘은 원숭이들조차도 화폐 거래를 할 수 있었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하지? 

 

돈이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다양한 측면을 내포하고 있고 나는 

 

'거래의 촉매'

 

로써의 화폐의 역할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고자 한다. 

 

그런데 촉매란 게 뭐였지? 

 

1. 

 

화학에서 촉매란 너무나 중요한 개념이기에 중고등학교 레벨에서부터도 반드시 교과서에 등장하고, 보통 과산화수소(H2O2)를 물(2H2O)과 산소(O2)로 분해 반응에서의 이산화망간(MnO2)이 촉매로 소개가 된다. 과산화수소에 이산화 망간을 집어 넣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기체 거품을 모은 다음 성냥을 가져다 대면 산소가 분해되어 모여있다는 증거로 성냥불이 확 하고 크게 타오르는 그런 실험을 직접 해본 친구들도 있을 거야. 

 

https://youtu.be/slp3OyCVGlE?si=26VB1b2sLL5_IBx4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촉매인 이산화망간은 전혀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거지. 분명 반응에 관여했지만 본인은 전혀 질량이 줄지도 않았고 소모되지도 않았어. 

 

우리 눈에 변화가 없어 '보인다' 는 거지 실제로는 이러한 원리라고 하지. 

 

MnO2(s)+H2O2(aq)+2H+(aq) -> Mn2+(s)+2H2O(aq)+O2(aq)

Mn2+(s)+2H2O(aq) <-> Mn(OH)2(s)+2H+(aq)

Mn(OH)2(s)+H2O2(aq) -> MnO2(s)+2H2O(aq)

 

출처 : 과산화수소와 이산화 망간 촉매 반응 메커니즘.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최초로 이산화망간(고체)이 과산화수소(액체) 그리고 이온화된 수소와 반응해서 망간(고체), 그리고 물(액체)이랑 산소를 생성한다. 

다음으로 망간이 또 물이랑 반응해서 수산화망간이랑 이온화된 수소를 도로 생성

마지막 세번째로 수산화망간과 과산화수소가 만응하여 다시 이산화망간과 물을 생성 

 

결국 이산화망간도 반응을 하긴 하지만 마지막에 다시 이산화망간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우리 눈으로 '보기에' 줄어들지도 않고 변화가 없어 보이게 되는 것이라 한다. 이런 식으로 '중간 매체로써 반응을 유발하지만 결과적으로 본인은 변화가 없다' 라는 것이 촉매의 중요한 특징이지.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가 하니, 각 화학 반응에는 필요한 에너지가 있는데, 2H2O-> 2H2O + O로 바로 직행하는 반응의 에너지 수위는 100 정도로 굉장히 높다고 한다. 그래서 촉매없이 이런 반응을 일으키려면 굉장히 높은 온도로 가열한다던가 해서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지. 그러나 위의 촉매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준위는 10~20 이런 식으로 굉장히 낮기 때문에 그냥 가만히 촉매만 넣어놔도 알아서 반응이 되는 거지. 

 

아무리 많은 반응을 일으켜도 촉매는 소모되지 않기 때문에 극소량 촉매라도 무한정 쓸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그럼 촉매는 아주 조금만 있어도 되는 건가? 많을 필요가 없나? 촉매도 일단 많이 있으면 유리한 점이 있어. 바로 '반응속도'가 빨라짐. 정확히는 촉매의 표면적에 비례한다고 하는데, 당연히 양이 많을 수록 표면적을 넓게 할 수가 있겠지.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과거 '프레온 가스(CFxCly)의 오존층 위협' 뭐 이런식으로 프레온 가스 분자 하나가 오존 분자 수백만 개를 파괴하기에 남극 오존층에 큰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떠들썩했던 이유도 프레온 가스의 염소(Cl)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반응에 있어서 촉매로써 기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CFxCly + UV-C(자외선)→ CFxCly-1 + Cl(염소)

⇒ 프레온가스가 성층권에 도달 시 자외선에 의해 분해(라디칼 반응)되어 염소원자 (반응성이 큰 염소 라디칼)가 형성

 

Cl + O3 → ClO + O2

⇒ 염소원자는 오존과 반응해 오존파괴 진행

 

ClO + O → O2 + Cl

⇒ 일산화염소는 산소원자와 반응해 염소원자가 되어 위의 반응이 일어남

 

출처 : 문서의 제목 나눔고딕B, 54pt (kocw.net)

 

나도 가물가물한 화학 이야기를 굳이 앞에 두고 시작하는 것은 화폐의 거래의 촉매로써의 성질을 중점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 작정이기 때문이다. 이 촉매의 성질은 그대로 화폐에 적용이 된다. 

 

 

2. 

 

이제 화학 이야기를 그만 두고, 인간 사회라는 게 성립이 될까 말까 한 돌도끼 시대에서부터 화폐 이야기를 시작해 보기로 하자.

 

A 집단은 주로 농사를 지음. 먹을 식량을 많이 비축해 놓았음. 그런데 옷이 없어서 거의 헐벗고 다님. 

B 집단은 주로 사냥을 함. 원래대로라면 이 친구도 먹을 걱정은 없어야 하는게 맞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비쩍 곯은 놈들 밖에 안 잡혀서 고기는 없음 다만 동물 가죽은 많이 챙김.   

 

우연히도 A집단이 필요로 하는 걸 B집단이 가지고 있고, B집단이 필요로 하는 것을 A집단이 초과하여 가지고 있는 관계이다. 이런 경우에 둘이서 만나게 된다면 만나자 마자 달려들어 싸울 정도로 사이가 험악한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만났을 때 각자 남는 것을 적당하게 서로가 모자라는 것과 교환하면 둘 다 상황이 나아지게 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겠지. 

 

그런데 좀 더 사회가 복잡해지고, 지금처럼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하는데 집단 셋이 있고 해당 집단들의 상황이 다음과 같다고 한번 해보자. 

 

A 집단은 겨울을 나기 위해 모피가 필요함. 농사가 잘 되어 식량이 좀 남음. 

B 집단은 겨울을 버티기 위해 땔감이 필요함. 사냥이 잘 되어 모피는 좀 남음 

C 집단은 겨울을 보내기 위해 식량이 필요함. 숲이 바로 옆이라 항상 땔감은 많음. 

 

A와 B가 만난다고 치자. A는 B에게 남는 모피를 달라고 하겠지만 B는 A에게 땔감을 요구할 거임. A는 식량으로는 안되냐고 하겠지만 B가 거절하겠지. 

B와 C가 만난다고 치자. B는 C에게 남는 땔감을 달라고 하겠지만 C는 B에게 식량을 요구할 거임. B는 모피로는 안되겠냐고 하겠지만 C가 거절하겠지. 

C와 A가 만난다고 치자. C는 A에게....(생략)

 

이것도 서로가 모자란 것을 서로가 넘치는 것으로 각자 보충해 줄 수 있는 관계인 건 맞는데, 공교롭게도 누가 어떻게 만나더라도 거래가 성립될 수가 없다. 정말 우연히도 A,B,C 셋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다고 해도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거래의 촉매로써 '화폐'라는 개념이 도입될 수 있다면 이러한 교착 상태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가 있다. 편의상 A가 A,B,C 모두에게 가치있는 '화폐'를 맨처음에 보유하고 있었다고 가정하면

 

A와 B가 만났을 때, A는 '화폐'를 제시하고 B는 '화폐'와 본인들의 모피를 교환함. 이제 B가 '화폐'를 가지고 있고, A는 모피를 구해서 겨울나기를 해결함. 

다음에 B와 C가 만나면 B는 '화폐'를 제시하고 C는 '화폐'와 본인들의 땔감을 교환함. 이제 C가 '화폐'를 가지고 있고, B는 땔감을 구해서 겨울나기를 해결함. 

다음에 C와 A가 만났을 때 A는 '화폐'를 제시하고 A는 '화폐'와 본인들의 식량을 교환함. 이제 A에게 다시 '화폐'가 돌아왔고 C도 식량을 구해서 겨울나기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음. 

 

한바퀴 돌았지만 결국 처음상태와 마찬가지로 '화폐'는 A가 보유하고 있게 되었다. 달라진 것은 A,B,C 세 집단 모두 겨울나기를 해결하게 되어 모두가 행복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화폐라는 개념이 도입된다면 거래 조건의 미스매치나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본래라면 성립되지 않을 수 있었던 거래를 성립하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 이러한 화폐의 필요성은 당연히 사회가 더 커지고, 더 복잡해지고,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많아질 수록 더 커지겠지. 때문에 세계 곡곡 원시인 사회 어디서나 화폐라는 개념은 발명되었고 어디는 예쁜 돌맹이를 화폐로 쓰고, 어떤 사회는 예쁜 조개를 화폐로 썼었고 하는 이야기는 다들 이미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3. 

 

A든 B든 C든 어떤 집단이든 어떤 상황이든 보편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화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일단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곡식 같은 식량이다. 사람은 꾸준히 식량을 소모해 줘야 하고 굶으면 바로 버티지 못하고 죽으니까. 옷은 안 입고 다닌다고 바로 죽는 건 아니고, 땔감도 겨울같은 상황이 아니면 급히 필요하지는 않을 수 있지. 

 

그런데 식량은 수틀리면 내가 어느 때건 먹어치워도 된다는 점 외에 그다지 훌륭한 화폐는 못 되었다. 이건 먹을 것이란 것들은 다음과 같은 바람직한 화폐의 성질을 일정 이상으로 만족하기 힘들기 때문인데

 

1. 무게의 가벼움 - 지불편의와 휴대의 용이성을 위해 화폐의 질량과 부피는 왠만하면 작을 수록 좋음

2. 보관의 용이함 - 화폐는 변질, 부패가 없어야 하고 조건을 따지지 않은 장기보관이 필요할 수 있음

3. 질의 균일함 - 화폐는 가치 계산을 위해 동질적일 필요가 있음.

4. 분할 가능성 - 작은 단위의 거래 큰 단위의 거래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임

5. 거래의 척도 - 화폐는 그 자체가 재화나 서비스를 재는 가치의 척도가 됨. 

 

대표적인 상품화폐였었던 쌀의 예를 들면, 쌀은 무게가 무거울 뿐 아니라 부피도 크고, 보관도 조건을 따지며 오래 가지 못한다. 또한 미곡의 질이 균일하다 보장할 수도 없다. 

 

분할은 마음껏 가능하겠지만, 미곡을 거래로 사용할 때에는 항상 저울과 같은 보조도구가 필요하여 번거롭지. 

 

차라리 화폐 그 자체가 수틀릴 때 내가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보장만 포기한다면, 희귀하게 구할 수있는 특별한 돌멩이나 조개가 화폐로써는 더 낫게 기능할 수 있다. 일단 확실하게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굉장한 플러스가 되지.  

 

초기에 화폐와 시장이 불안정할 때에는 급할 때 먹을 수도 없는 화폐가 굉장히 불안하겠지만, 사람이 모이고 일정주기로 재화나 용역을 교환하는 시장이 열리고 그런 곳에서 내가 확실하게 화폐로 원할 때 재화나 용역을 교환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다면 더 이상 화폐 자체를 내가 재화로써 사용할 일이 없어지고 차라리 화폐 자체가 가치있는 것보다 그냥 쓰기 편한 화폐를 찾게 된다. 

 

4.

 

인간의 역사는 결국 사람이 모이는 방향이 아닐까 싶다. 맨 처음에는 인간 진화의 정도가 원숭이하고 크게 차이 나지 않을 때에는 가족 정도가 동굴에서 삼삼오오 모여 살다가, 구석기 시대 쯤 더 사람이 모여 씨족 사회를 형성하고, 신석기 시대 쯤 되어 농사짓느라 사람 많이 필요하게 되니 더 큰 규모의 부족 사회를 형성하고, 청동기 때 청동기 무기로 신나게 서로들 싸우면서 더 모이고 통합하여 국가의 기틀이 잡히기 시작하고, 철기 시대쯤 되니 제국이라 할 만한 것도 등장하는, 그렇게 발전을 거듭해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결국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는 그런 게 아닌가 한다. 

 

최초로 중국을 통일해서 현재의 중국까지 이어지는 거대 제국을 완성한 진시황의 업적 중 하나는 중국 전역의 '화폐', 와 도량형 통일이다. 그 전까지는 그냥 다들 자기들 편한 대로 완전 깡시골은 자기 옆 광산에서 나오는 철조각, 자기 개천에서 나오는 조약돌, 자기네 갯벌에서 나오는 조개 같은 걸 맘대로 화폐로 쓰고 있었고, 좀 발전된 도시 같은 곳은 주조기술로 명도전 같은 금속 화폐를 만들어 쓰고 있었을 거라 본다. 그런데 도량형도 틀리고, 화폐도 다르게 쓰면 아무리 옆마을이라도 A마을과 B마을 간 교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뿐더러, 가장 중요한 것은 A마을과 B마을이 '아직 우리는 다르다!' 라고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량전 - 나무위키 (namu.wiki))

 

때문에 이를 통일해서 하나의 국가에서 하나의 통화와 하나의 단위계를 사용하게 하는 것은 중요했는데, 이 과정에서 통화를 국가가 조폐하여 민간에 보급하게 되었음.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지. A마을은 바닷가 마을이라 조개를 화폐로 쓸 수 있지만 그건 A마을에서만 나는 거지 중국 전역에서 쓸 순 없는 거고, B마을에서 나는 돌멩이도 마찬가지 아니겠음? 국가가 발전하고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질수록 지방과 중앙의 교류는 활발해지는데, 지방에서 쓰이는 돈을 다른 지방이나 중앙에서 전혀 쓸 수 없거나 중앙에서 쓰는 화폐를 지방에서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면 굉장히 불편할 거임. 그러니 중앙에서 '쓰기 편한 돈 만들어 줄 테니 앞으로 이걸 써!!' 하고 만들어서 뿌리는 게 아마 최선이었다고 생각됨. 물론 화폐 통일도 그렇고 도량형 통일도 그렇고 그렇게 편안하고 부드러운 방법으로 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되지만 통일 제국을 지향한다면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 정책이었지. 

 

서양의 고대 제국 로마는 한술 더 떠서, 금, 은, 동, 청동/황동 합금, 구리 등 다양한 재질의 주화를 국가의 조폐국에서 발행하여 국가에 유통시켰으며, 그 당시의 금속 주조 기술로는 굉장히 힘들었을 거 같은데 그래도 꼬박꼬박 그 발행 당시의 로마의 통치자/황제의 초상을 새겨놧음. 그 힘든 짓을 하는 이유는 '이 금속 화폐가 사용되는 곳은 로마의 권역이며, 이 강역의 지배자는 여기에 새겨진 이 분이시다.' 라는 의미였다고 함. 이 전통은 계속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오늘날까지 당연한 듯이 각 나라의 화폐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위인이나 영웅들의 초상이 들어가며, 이를 따른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님. 로마는 영원하지 않았고 로마의 화폐도 로마의 몰락 이후에 쓰이지 않게 되었지만 유럽 각지의 지배자들은 로마의 예를 따라 자기가 통치하는 범위 내에선 자기 지배력의 증명으로써 자신이 만들고 자신의 상징이 들어간 통화를 유통시키려고 굉장한 노력을 하였다고 함. 

 

5. 

 

동전 많이 들고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동전이 꽤 무겁지. 어찌 보면 금속덩어리니까 당연한 것이기도 함. 대한민국의 동전은 구리/니켈 합금이라는데, 그럼 비중이 높은 금화나 은화는 더 무겁단 이야기임. 엽전 같은 경우 중앙에 구멍이 있어서 꿰어서 가지고 다닐 수라도 있는데 우리나라 동전이나 로마 주화처럼 중간에 위인들이 새겨져 있는 경우 불경스럽게 중앙에 구멍을 뚫을 수도 없지.

 

더욱더 화폐와 거래의 편의성을 추구하다보니 결국은 지폐가 등장하게 되었음. 종이에 내마모성만 좀 더 더하면 꽤 괜찮은 내구성와 보존성을 가질 수 있고 압도적인 가벼움과 작은 부피를 가질 수 있게 됨. 

 

그렇지만 이러한 단순한 편의성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화폐란 것이 이제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이 가치를 가진 물품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이제 깨어져 버렸다는 점임. 귀금속으로 만들어진 금, 은, 동 등의 금속화폐는 식량처럼 먹어치우진 못했지만 수틀리면 언제든 다시 녹여 다시 금속 자체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었음. 그래서 당연히 금화>은화>동화 이런 가치서열이 매겨졌고, 같은 금화라도 금속 함량, 순도, 비율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졌으며 화폐 자체의 가치가 그 금속 함량 자체의 가치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했었음. 예를 들어 가공되지 않은 그저 금붙이 5g 과 쌀 10가마니의 가치가 동등하게 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우, 이 금붙이 5g을 가공해 만든 금화 1개로 쌀 11~12가마니 정도를 살 수 있고, 나라에서 강제한다고 하더라도 이 금화는 쌀 20가마니의 가치를 가지게 되진 못했다는 이야기임. 물론 8~9가마니로 떨어지지도 않고. 

 

그러나 종이 화폐는 어차피 재질은 다 똑같이 종이인거고, 발행 주체가 거기다 숫자를 뭐를 적어 넣는가에 따라 상이하게 다른 가치로 유통되게 됨. 이는 이전에도 있긴 있었지만 그리 심각하진 않았던 문제 둘을 심각한 문제로 격상시키는데 첫째는 통화팽창. 둘째는 화폐위조였음.

 

화폐 위조에 대해서 부터 말하자면 뭐 지금도 세계 모든 나라는 이와 싸우는 중임. 대부분의 나라가 화폐 위조는 나라 경제를 크게 위협하는 중범죄로 보아 무겁게 처벌하고 있고, 전쟁 중에 상대국가의 화폐경제를 교란하여 약화할 목적으로 일부러 위폐를 대량 발행해 유통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함. 미국 달러의 경우 북한이 독보적인 위조기술을 가져 북한이 찍어내는 위조 달러는 '슈퍼 노트'라 하여 미국 은행에서도 감별이 안될 정도의 정교한 위폐를 찍어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음. 

 

첫번째 문제인 통화팽창은, 우선 자기 손에 돈이 쥐어져 있어면 골치 아픈 문제들을 부드럽고 쉽사리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이는 국가도 예외가 아니지. 그런데 개인인 나는 돈이 없으면 그냥 못하는 거지만, 국가는 돈을 찍어낼 수가 있음. 누구나 항상 돈은 부족한 거고, 급하고 어려운 일이 생길 수록 돈으로 해결하면 간단하다는 유혹은 참기 어려운 것임. 전쟁이나 이에 준하는 특급 위기 상황에서 국가는 돈을 찍어내 당장 급한 불을 끄기도 함.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고 이에 대한 비용은 결국 누군가 지불하게 되는데, 보통은 화폐를 보유한 화폐를 국민들이 자신도 모르게 하게 됨. 원래 경제 내 돌아다니는 화폐의 양은 100조이었고 쌀 한 가마니는 10원 정도라고 했다면, 정부가 돈을 10조 더 찍어서 정부는 돈 펑펑 원없이 써서 문제 해결을 하였지만 이제 돌아다니는 화폐의 양이 110조가 된다면 쌀 한가머니가 11원이 됨. 월급이 100이었던 사람은 원래는 한달에 쌀 10가마니를 사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 9가마니밖에 못 사게 되었음(1원 남는 건 무시). 즉 더 가난해진거임. 정부가 돈을 찍지 않았을 경우 월급이 100에서 90원이 된 거나 마찬가지임. 이런 경우 10원을 인플레이션 조세(Inflation tax)라고 하지. 결국 국가에서 개인들에게 10원씩 세금을 걷어 쓴 거랑 마찬가지 일이 일어났기 때문임. 개인 입장에서는 정당한 세금고지서도 못 받고 자기도 모른채로 뜯긴 거지만. 

 

이는 이제 100% 신용에만 기반하는 지폐의 시대가 되자 화폐의 가치가 화폐를 인쇄하는 비용에 비해서 월등히 높아졌기 때문임. 이 차이를 시뇨리지(Seigniorage), 우리나라 말로 '화폐주조차익' 이라고 함. 금화 은화 동화를 찍던 시절에도 시뇨리지는 있었지만 크진 않았고 크게 할 수도 없었음. 강제로 시뇨리지를 추구하려다 망한 사례는 바로 우리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한다고 당백전이란 걸 만들었다가 제대로 망했음.

 

당백전 - 나무위키 (namu.wiki)

 

그외 과거 유럽 영주나 국왕들은 알음알음 자기가 만드는 주화 금속 비율을 바꾼다거나 살짝 함량을 줄인다거나 뭐 이런 짓은 했는데 그러다가 자기 화폐가 신용을 잃어 자기 땅에서 남의 지역 영주 화폐가 주로 통용되는 꼬라지까지 가면 그런 개망신이 없었을테니 그렇게 크게 대놓고 하지는 못했었던 거 같아. 그렇지만 지폐는 이야기가 다름. 원한다면 고액권을 남발하고 발행주체가 시뇨리지를 크게 먹을 수 있음. 그러나 국가가 화폐를 찍어내 유통시킬 수록 화폐로 월급을 받고 화폐로 가치를 저장해둔 경제 주체들은 그만큼 돈을 빼앗기고 가난해짐. 이 점에서 국가와 시민 같은 개별적 경제 주체의 이익은 경합관계에 있다고도 할 수 있겠음. 

 

나, 너, 우리와 같은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달갑지 않음. 매년 올라가는 관리비, 공과금, 밥값에 숨이 턱턱 막히는데 내 월급은 안 올라. 그런데 국가에서 돈을 안 찍으면 해결되는 문제였다고? 돈 안 찍으면 안 됨?

 

 

6. 

 

최초의 지폐는 그 자체로 돈(화폐)이 아니었고 일종의 금품 보관 증서 같은 개념이었을 거라 함. 과거 우리나란 고려 조선, 중국은 원, 명, 청 이럴 시절에도 현대적 은행은 없었지만 돈이나 귀중품 보관해주는 곳 정도는 있었는데 그를 대충 '전장(錢場)' 쯤으로 불렀던 거 같음. 여튼 거기다 돈을 보관해 두면 보관 증서를 이런 식으로 써줬던 거 같음. 

 

'이 사람은 모월모일 모시에 돈 얼마만큼을 이 곳 전장에 맡겼습니다. 이 증서를 가지고 다시 찾으러 온다면 얼마를 내주십시오.'

 

A가 전장에 금속 주화로 무겁게 10억원의 돈을 수레로 싣고 가서 맡기고, 이 증서를 받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었음. 그러다 10억을 주고 B에게 집을 삼. 원래대로라면 A는 다시 전장에 가서 자기 돈 10억원을 수레로 싣고 와서 B에게 넘겨 주어야 겠지만 그게 너무 귀찮았던 A는 B에게 이런 제안을 함. 

 

'이건 내가 모 전장에 돈을 10억원을 맡긴 증서인데, 이 증서를 갖고 가면 너한테 10억을 줄 거다. 난 도저히 귀찮아서 또 10억 수레 싣고 왔다갔다 못하겠어. 그냥 이거 받고 니가 찾아서 써.'

 

B는 지가 귀찮은 일을 억지로 자기에게 떠넘기는 A가 고까우려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자기도 A에게 돈 받자마자 그 전장에다 돈 맡겨놓을 생각이었단 말임. 그런데 A가 말하는 대로 증서만 받아두고, 안 찾으러 가도 내가 원할 때 찾으러 가면 결국 A에게 받아서 자기가 맡긴 거랑 똑같은 결과가 된다는 것을 깨달음. B 자신도 귀찮게 돈 싣고 전장 안가도 됨. 그래서 B도 A가 제안한 대로 종이 쪼가리 하나만 받고 집을 A에게 줌. 괜찮았던 거래였음. 

 

전장이란 곳의 신용만 탄탄하다면 수레로 철쪼가리 실어나르는 것보다 종이 몇 장 주고 받는게 압도적으로 편함. 크고 빈번하게 거래를 하는 사람일 수록 이런 식의 거래가 많아졌겠고, 결국은 진짜 금속 주화들은 전장에서 움직이지 않는데 이런 종이 증서 쪼가리들이 시장에서 돌면서 실질적으로 화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이 사실을 사람들이 점점 깨달아감. 설마 이거 종이만 있어도 문제 없지 않을까? 라고 

 

이렇게 닉슨 쇼크라는 것이 발생함. 

 

7

 

제국주의 시대 산업은 그 유래가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이에 따라 국제교역의 필요성도 더 없이 높아져 있을 때였음. 문제는 이시대 열강들의 경제정책이 '중상주의'라는 것이었다는 점임. 

 

우리나라 화폐, 즉 원(\)의 가치가 높은 게 좋을까? 낮은 게 좋을까? 직관적으로는 자국 화폐의 가치는 높은 게 좋은 거 같음. 그래야 외국 물건도 싸게 살 수 있고 좋잖아. 그런데 그건 우리가 소비자라서 그런거고, 수출 기업 같은 생산자의 입장은 반대임. 환율이 내리면 자신이 만든 국내 상품의 가격이 비싸져서 외국에서 팔리지가 않음. 반대로 환율이 올라야 우리 상품이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되니까 비슷비슷한 물건들 가운데서 날개 돋힌 듯 팔리게 되는 거지. 

 

그 당시 열강들의 중상주의라는게 간략하게 말하면 엄청나게 찍어낸 자기 상품들을 남의 나라에 왕창 팔아서 딴 나라 금, 은, 귀금속을 긁어모아서 그 자금으로 자신들의 경제와 군대를 유지하자는 거였고 때문에 이들은 서로 자기네들 화폐의 가치를 낮게 인정받으려고 갖은 수를 써댔음. 자기가 남의 나라에 수출을 해야지 남의 나라 물건이 자신의 나라 시장을 휩쓰는 걸 수치로 여겼고, 유명한 아편 전쟁의 원인 역시 청나라의 차, 도기 등이 너무 영국에서 유행한 나머지 영국의 귀중한 은이 청나라로 끝도 없이 빨려 들어가서 그걸 보다 못한 영국이 체면치레 집어 치우고 전쟁질을 시작했다는 게 내가 배울때의 일반론이었음. 

 

그런데 이런 식으로 서로 견제질만 하고 화폐 가치부터 조정이 안되면 국제 교역은 물 건너간 일임. 그래서 열강들은 합의해서 브레턴 우즈 체제(~1971)라는 것을 성립시킴. 이게 뭐냐? 더 이상 서로 딴 소리 하지 말고 환율 딱 부러지게 정해놓고 교역하자!  라는 건데 

 

'우선 달러를 국제 교역에 기축 통화로 하자! 다른 돈들은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을 정하자! 그리고 달러는 금 1온스당 35달러 고정!! 미국은 달러 찍을 거면 그만큼 은행에 금을 넣어놔서, 달러를 항상 금으로 교환해 줄 수 있도록 하라구'

 

 결국 달러가 금 교환권이고, 각 나라 쓰던 화폐는 달러랑 고정된 비율로 교환이 됨. 이를 기준으로 국제 교역을 하자는 거였다. 달러였던 이유는 유럽은 2차 대전 때문에 엉망이었고 미국이 보유한 금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함. 미국 혼자 가진 게 전세계 금의 70%.

 

금본위제도 - 나무위키 (namu.wiki)

 

금본위제도(金本位制度)라는 말을 잘 뜯어보면 금(金)을 본위(本位), 즉 근본되는 단위로 쓴다는 건데, 이는 위에서 언급한 화폐가 수행하는 기능 중 5, 거래의 척도에 해당함. 쌀 한 가마니가 미국에서 70달러라면, 이는 금 2온스임. 즉 쌀 한가마니는 금 2온스와 같은 가치라는 거임. 이 70달러는 당시의 미국은행으로 들고 가서 청구하면 금 2온스랑 바꿔 주는 거임.

 

한국에서 똑같은 쌀 한가마니가 70000원이라면 이라면 70000원 = 70달러 = 금 2온스 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1달러 = 1000원이란 식이 성립되는 거고 이 환율로 국제 교역을 하자는 거였다. 만약 한국 대통령이 어쩌다 흥선 대원군 같은 사람이 나와서 돈을 막 찍어서 물가가 한번에 1.1배로 폭등했다. 라고 한다면 쌀 한가마니가 77000원이 되는 거고 1달러 = 1100원이 되는 식. 

 

한국은 흥선 대원군이 또 나올 수 있는데, 미국에서도 흥선대원군이 나올 수가 있을까? 그게 안 됨. 왜?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은 달러를 함부로 찍을 수 없음. 35달러당 1온스 씩 은행에 금 집어넣기로 했잖아? 그래야 누군가 이 세상 금 교환권(달러)을 다 모아서 금으로 바꿔 주세요 해도 바꿔 줄 수 있는 거 아니겠어? 금으로 못 바꿔주면 약속 위반 아니야?

 

그래서 이 체제 하에서는 미국은 자기 나라 돈을 자기 맘대로 찍을 수가 없음. 오직 금을 어디선가 더 캐와서 그 더 캐 온 금 만큼만 달러를 더 찍을 수가 있음. 딴 나라는 화폐 가치 떨어지는 건 나중 이야기고 일단 찍을 수는 있는 데 말이야. 굉장히 답답했을 거임. 왜? 앞서 말했듯 화폐는 거래, 즉 경제활동의 '촉매' 이기 때문이지. 

 

 

8

 

촉매는 소모되지 않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만 있어도 반응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원하는 화합물을 얻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어. 문제는 '속도' 과산화수소 플라스크 한 병이라면야 손톱 조각만한 이산화망간 넣어도 충분하겠지. 그 정도로도 최대 가능한 반응속도가 나올 거야. 다만 과산화 수소가 수영장에 꽉 차있을 정도의 양인데, 똑같이 손톱조각만한 이산화망간 넣으면, 넣은 부분에서 부터 분해가 되긴 하겠지만 세월네월 걸리겠지. 답답할거야. 이산화망간을 드럼통으로 퍼부으면 훨씬 빨리 끝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국가도 화폐로 똑같은 문제에 봉착할 수 있음.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란 이야기가 있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배가 쭉쭉 잘 나가는 거지 물 들어올 때 안 젓고 물 안들어올 때 저어봤자 결국 배는 안 나가 있음. 국가 경제도 물이 들어올 때가 있는데, 국가도 이럴 때 최대 잠재력을 발휘해 경제성장이 팍팍 되었으면 좋겠음. 그런데 이럴 때 촉매, 즉 경제활동에 있어서의 화폐가 부족하면 과산화수소가 물하고 산소로 분해될 때 최대 반응속도가 안나오듯이 포텐셜이 제대로 터지지 않고 사그라들 수 있음. 반대로 반응이 격렬하다 싶어 촉매를 줄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음. 현대 국가가 너무 과한 활황이라 판단될 때에는 오히려 경기 억제책을 내놓듯이 말이야. 그런데 어느것도 미국은 못 함. 금이 자기 맘대로 더 많이 캐지고 안 캐지고 그런 건 아닐 거 아냐. 

 

결국 알겠지만 미국 제외한 전 세계가 미국을 전장으로 쓰고 있던 거고, 미국은 수수료도 못 받고 전세계 무료 금 보관소 노릇을 해주고 있던 거임. 

 

그래서 이 구조는 오래 가기 힘들었고 더군다나 미국 자신의 경제를 컨트롤 하기 위해 화폐 주권을 찾을 필요는 있었음. 지나고 보니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는 거지만. 

 

 

9.

 

이건 가상적으로 만든 사례임. 

 

어느날 갑자기 모든 은행들이 오늘 이 시간부로 이제 예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주지 않겠다는 거임. 그 외의 모든 업무는 정상적이라고. 물론 현금으로 예금은 하는 것도 가능하고, 이체거래도 가능하고, 신용카드도 가능하고 대출도 되고 오직 예금에 대한 현금인출업무만 무기한 정지이며 언제 복구될지는 예정에 없다고.

 

나는 놀라 은행에 넣어져 있는 돈을 다 출금할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안 된다는 거잖아?! 이거 계약 위반인가? 위법인가? 뭔가 방법을 찾다가 동생하고 만났음. 

 

동생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동생은 굉장히 태평하게 이야기를 하는 거야. 형 그게 뭐가 문제냐고 아니 뭐가 문제긴 은행이 내 돈 먹고 안 돌려주겠다는 데 왜 그게 문제가 아니야? 

 

동생 왈 자기는 은행에서 현금 찾아본지가 3년 넘어서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고, 지금도 그냥 현금 없이 지갑에 카드 하나만 넣어서 다닌다고, 형도 현금 아예 안 갖고 다니지 않냐고 계좌가 해킹당해 돈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지금하고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는데 대체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거냐고. 요즘 카드 안 받는데 없다고 있으면 탈세로 신고하라고. 누가 요즘 현금을 가지고 다니냐고?

 

다른 사람은 어찌 하는 가 보니, 나처럼 돈 빼고 싶은데 못 빼서 발 동동 구르는 사람이 딱 절반, 내 동생 처럼 그러던가 말던가 표연한 사람이 절반이던데 과연 이 상황에서 누가 옳은 걸까?

 

 

1960년대 미국은 돈이 많이 필요했음. 냉전에 베트남 전쟁이 겹쳤고, 미국 자체의 경제성장률도 매년 평균이 4%였음.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달러를 펑펑 찍어 냈고, 당연히 다른 각 국의 눈이 예리해졌음. 미국 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금 많이 갖고 있진 않을텐데.....? 진지하게 의심이 간다면 어떤 행동아 나올까? 당연히 달러 들고 미국 은행 찾아가서 내 돈부터 금으로 바꿔 달라고 하겠지. 없다고 못 해주겠다고 하기 전에. 뱅크런이랑 똑같은 구조임. 

 

과연 그 당시 세상에 돌아다니는 달러를 다 금으로 교환해 줄 만큼 미국 은행에 금이 많았는지는 아니었는지 이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여튼 미국이 선수를 침. 

 

대통령이 자기 보좌관들이랑 쑥덕쑥덕 상의한 다음에 

 

'이제부턴 달러 금으로 안 바꿔줌.

 

이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해 버린 거임. 이 대통령이 닉슨이었기에 '닉슨 쇼크'라고 함. 

 

닉슨 쇼크 - 나무위키 (namu.wiki)

 

설마설마 하면서 달러 손에 쥐고 나중에 바꿔 달라 해야지 했던 사람들은 경악하게 되었음. 금 교환권인줄 알았는데, 지들 맘대로 안해준다잖아? 어떻게 되는 거야? 이거 이제 똥닦는 휴지로 써야 되는 거야? 

 

2024년 현재 달러로 표시한 금값이 2000달러 이상이 되었다고 하니까 1970년대에 비해 가치가 많이 몇 십배로 떨어진 것은 맞는데 휴지조각으로 까지 떨어지진 않은 것 같음. 어떻게 이런 일이? 내 동생 처럼 생각한 사람이 유의미하게 더 많았다는 거겠지. 굳이 금으로 바꿀 것도 없이 달러는 쓸만하다고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거임. 

 

그래도 현재 전세계 평균 연간 금 채굴량이 3000~4000천톤이고. 대략 인류가 현재까지 채굴한 금의 양이 약 20만톤, 현재까지 채굴된 금 중 2/3이 1950년도 이후에 채굴되었다는 것을 고려해 볼때 현재까지 미국이 닉슨 쇼크 없이 브레턴우즈 체제를 유지했다면 달러의 가치는 2배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즉 원래대로였다면 잘해봐야 금 대비 달러의 교환가치는 70달러를 넘지 않았을 거임. 휴지까지는 아니지만 달러 가치가 많이 떨어진 거지. 왜 떨어졌을까? 이제 더 이상 금하고 교환을 안해주니 당연한 건가?

 

10.

 

아직까진 경제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내용으로 '화폐수량 방정식'이란 내용이 있음. 그 내용이 뭔가 하니

 

통화량 × 화폐유통속도 = 물가수준 × 국내총생산량(GDP)   (MV=PY)

 

라는 간단한 식임. 통화량은 결국 나라가 돈을 얼마나 찍어내서 경제에 돌리고 있는가에 결정됨. 화폐유통속도는 통화가 얼마나 빨리 경제를 순환하는 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주로 법률이나 경제시스템 거래관행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 위의 방정식에서는 일종의 상수로 봄. 장기적으로는 변화할 수 있겠지만 똑같은 한국이면 2023년과 2024년 화폐유통속도는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할 수 있다는 말임. 만약에 나라가 돈을 전혀 찍어내지 않는다면 통화량도 변화가 없이 고정임. 이 경우 방정식의 좌변이 완전히 상수가 됨. 

 

그 경우 물가수준과 국내총생산이 완전히 반비례 관계가 된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음. 한 경제내에 100원이 있고 쿠키가 100개 생산된다면 쿠키의 가격은 1원일거임. 그러나 쿠키 생산 신기술이 발명되든 할머니가 쿠키 굽는게 익숙해졌든 다른 조건은 안 달라졌는데 쿠키가 1000개 생산된다면 즉 국내총생산이 증가하였다면 이제 쿠키의 가격은 0.1원이 되게 되는 거임. 

 

당연히 미국 GDP는 닉슨 쇼크 이후에도 거의 마이너스 안찍고 꾸준히 성장하였음. 1971년부터 2023년까지 경제성장률이 대충 평균 2.76%정도 되고, 대략 경제 규모가 4배정도로 성장하였음. 계산상은 1971년도 이후로 하나도 돈은 안 찍었다면 물가가 1/4로 줄어들었어야 맞겠지. 

 

그러나 몇 십배로 떨어진 건 달러 가치임. 왜? 그만큼 돈을 마구 찍어 뿌렸다는 이야기임. 왜 그랬을까? 국가가 돈을 찍지 않아 좌변을 고정시켜버리면, 국내총생산이 증가하려면 물가수준이 내려가야 하는데, 물가란 건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음. 그렇기 때문에 원래 국내총생산이 증가할 잠재력이 있는데, 그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 있음. 

 

역으로, 돈을 왕창 찍어 통화량을 왕창 증가시키면 좌변의 값이 커지기 때문에, 물가수준도 높아지겠지만 어느 정도는 국내총생산도 따라 올라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할 수 있음. 때문에 경제가 불황이면 통화량을 증가시켜 볼까 하는 고려가 국가의 경제 운영 정석이었음.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보이니 촉매를 더 집어넣어 보면 어떨까 하는 거지.  이걸 '통화정책' 이라고 함. 

 

따라서 미국의 달러 가치가 1970년도에 비해 몇십배로 떨어진 것은 미국 자신이 달러를 엄청나게 찍어냈기 때문임. 본인들은 그럴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함. 

 

계속 브레턴우즈 협약을 지켜서 달러를 거의 찍어내지 못한다면, 위의 식에서 좌변이 고정된 경우에 해당하고, 미국은 본인들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찬스를 땅에 파묻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음. 

 

미국 본인은 이를 '황금에 묶인 족쇄'라고 여겼고 빼도박도 못하게 본인 사정대로 세계 경제를 뒷받침하는 더없이 중요한 국제 협약을 파기한 위험한데다 신의까지 저버린 행위인데도 당시의 뉴욕타임즈(NYT) 사설은 '우리는 대통령의 과감한 행동에 지체없이 갈채를 보낸다'라고 하였음. 

 

[닉슨쇼크 50년]닉슨은 왜 '황금족쇄'를 풀었나 < FEATURES < 인베스팅 < 기사본문 - 비즈니스플러스 (businessplus.kr)

 

그런데 이건 결국 일 저지르고 난 다음의 합리화이고, 실제로는 아마 돈 필요하고 대책없이 달러 찍어내니 금은 모자라고 무역적자는 쌓이기만 하니 딱히 선택의 여지 없이 벌인 일 아닌가 싶음. 

 

 

11. 

 

1971년 이전의 미국 달러와 같이 금 등 현물과 교환이 가능한 화폐를 '태환화폐' 라고 하고 그 이후의 미국 달러 교환이 불가능해진 화폐를 '불태환화폐' 라고 함. 다른 말로 '신용 화폐'라고도 일컬어 짐. 보통 국가, 혹은 중앙은행의 신용에 의지하여 발행된다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대체 무슨, 어떤 신용을 말하는 걸까? 물론 국가 및 중앙은행이 객관적 입장과 선의를 가지고 국가 경제를 위하여 통화의 유통을 유지, 보수하고, 통화량을 관리할 거라는 신뢰를 말한다고 할 수 있음. 

 

그런데,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가? 바로 여기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발생함. 

 

경제학 책에서 왜 현대 경제는 불경기와 호경기가 왔다 갔다 하는가? 경기의 순환을 설명하는 것 중에 PBC(정치적 경기 순환) 이론이라는 것이 있음. 뭔 말이냐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여당 및 행정부가 선거가 가까울 때는 돈을 풀고 관급공사를 크게 벌인다던지 해서 인위적으로 호황기를 만들어서 나라가 잘 돌아가는 것 처럼 위장하고, 선거 끝나면 돈 아낀다고 하던 거 그냥 내팽개쳐 버리니 다시 불황기가 찾아온다는 설명이다. 순전히 경제 정책을 국가 경제의 운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들 선거 당선을 위해서 이용하는 셈임. 어느 정도 실제 경제에서 관찰이 되고 있으니 책에 나오고 이름도 붙어 있겠지? 

 

대강 2016년도 언저리에 어떤 나라의 아주 큰 해상 구조물 건설 업체가 아주 큰 사고를 쳤다. 이미 십 몇년간 분식회계가 꾸준히 지속되어 왔었고 당장 몇조원을 긴급히 투입하지 않으면 바로 회사가 공중분해되고 수 천의 파산자와 수 만의 실업자가 생겨날 판이었다. 지금도 그렇고 그 때도 대마불사, 다들 정부 입만 쳐다보고 있었고 정부는 남 눈치 챙길 여유도 없이 이 회사를 살려 내고자 했다. IMF도 지난지 오래되었지만 '공적 자금'이라는 게 투입될 예정었는데 아무리 대한민국 정부라도 당장 최소 몇 조원, 까닥하면 10조 넘을 수 있는 자금을 당장 마련할 방도는 없었다. 

 

여기에서 당시 비공개 회의에서 대통령이 낸 의견 중 하나가 돈이 없다면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서 급한 회사를 도와주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걸 진짜로 했는지 안 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튼 해당 회사는 공적 자금 5조 이상 먹고 살아나서 지금도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 경우는 정부가 덜 급했을지 몰라도 당장 전쟁, 코로나 같은 천재지변으로 정부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경우 당장 급전이 필요할 때 정부가 발권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하고자 하는 유혹을 견뎌낸다는 신뢰, 즉 신용이 보장될 수는 없다. 그게 반드시 필요한 일인지 아니었는지는 그건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렵겠지만 확실한 사실은 그 비용은 본인도 모르게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가 발행하고 있는 화폐에 가치를 저장하고자 하는 화폐 보유자들의 주머니에서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플레이션 조세라는 자신도 모르는 세금의 형태로.

 

이론상 이 인플레이션 조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나라가 하나 있는데 바로 미국이지.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로 쓰이고 미국이 무너진다면 어차피 전 세계가 다 무너진 다음일 것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자산 저장 가치로 수요가 높고, 사회가 불안정하고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없는 나라일 수록 더욱 그렇다. 이러한 나라들은 필요하고 중요한 물품일 수록 자국 화폐로 거래가 안되고 달러와 같은 외화로만 거래가 된다고도 한다. 예전에 듣기로는 북한이 이렇다고 했었는데, 현재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여튼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이 100만큼 달러를 더 찍어내도 국내에서는 80 만큼만 돌고 20만큼은 해외로 유출된다면 본인은 원래 받아야할 인플레이션 영향을 80%만 받게 된다. 반대로 달러가 유입된 국가는 20만큼 통화량이 증가하는 셈이라 그만큼 원래는 미국에 일어났어야 할 인플레이션을 떠 안게 된다. 미국이 양적 완화니 뭐니 해서 달러를 찍어내는 걸 다른 나라에서 고까운 눈으로 보는 게 이런 점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남의 나라 통화정책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야. 

 

그리고 이러한 달러 유출을 객관적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단순히 종이에 달러라고 인쇄하여 외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거지. 미국도 누군가 그 달러를 다시 들고 미국에 돌려주면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내주어야겠지만 영원히 달러가 안 돌아오고 외국에서만 유통된다면 그럴 일이 없어. 때문에 화폐라는 선입견을 지우고 보면 미국의 종이 쪼가리 하나와 외국의 가치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맞교환된 셈이 된다. 이것이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써 갖는 시뇨리지이다. 우리나라처럼 해외수요가 전혀 없는 원을 사용하는 경제에선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흥선대원군은 본인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음을 통탄하지 않을 까 싶네. 

 

그런데 그 미국 조차도 인플레로 지금 정권이 뒤집어지니 마니 하고 있다. 그 이상으로 돈을 풀어 댔었단 해석이 가장 신뢰성이 높을 것 같음. 

 

12.

 

미국마저 이 모양인데 전쟁 등으로 혼란에 빠진 나라, 나라 형태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나라 같은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지. 전후 독일에서는 꾸준히 돈을 모았는데 돈 가치가 하도 떨어진 통에 나중에 따져보니 술꾼 형이 마시고 남은 술병 값도 못하더라는 사례도 전해 내려오고 벽지를 사는 것보다 돈으로 벽지를 바르는 게 나았다거나 세상에 이런 숫자 단위도 있구나라는 것을 전 세계인에게 알린 짐바브웨의 경우도 유명하다. 이는 신용화폐가 신용이 소멸해서 더 이상 화폐의 기능을 하지 못한 사례에 해당하고 좀 더 문학적으로는 '화폐가 타락했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저런 극단적인 경우까지 가지 않더라도 화폐의 신용이 조금 흔들리는 것만으로도 평범한 소시민에겐 위협이 될 수 있다. 화폐로 표시되는 월급 말고 다른 소득이 없을 거고 사는 집 외에 다른 자산이 없을 거거든. 

 

미래의 한국에는 저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전쟁같은 건 터지지 않아 저렇게 까진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화폐 가치의 보전을 위해서 진력하고 반드시 필요하고 피할 수 없을 경우, 혹은 득실을 객관적으로 따져 득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경우에만 통화량을 조절할 것을 기대할 수 있나? 없음. 솔직히 미국도 못하는 걸 대한민국에 기대하면 안 될 것 같아. 붕어빵도 아니고 신용화폐에 신용이 빠져 있음. 그런데도 경제를 자기 나라에서 찍어낸 돈 기반으로 굴리는 것은 딱히 아무도 대안을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 

 

비트코인이 등장하기 전까진. 

 

13.

 

 

"재래 통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것이 작동하게 하는데 필요한 모든 신뢰입니다. 중앙은행은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신뢰할 수 있어야 하지만, 화폐 통화의 역사는 그 신뢰의 위반으로 가득합니다." - 사토시 나카모토

 

비트코인 - 나무위키 (namu.wiki)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 굳이 암호화된 문제를 풀어내 코인을 발행하는 행위를 '채굴' 이라 표현하는데 어떤 이는 고작 데이터 쪼가리를 금에 비견하느냐 코웃음 치겠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 이 의미는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은 '의도적으로' 총 발행을 제한하여 통화량을 함부로 늘릴 수가 없도록 만들어졌음이 보인다. 이는 과거 금 본위제였던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임의로 통화량을 늘릴 수가 없던 것과 이론상 같음. 통화팽창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아예 구조적으로 가능할 수가 없도록 만들어버린 거임. 

 

개별화되었다지만 채굴 주체의 시뇨리지 추구도 총 채굴량에 따라 비트코인에서의 시뇨리지라 할 수 있는 직접 채굴 이득이 점감하게 됨으로써 경쟁적인 채굴자들의 시뇨리지 순이익은 결국 0에 수렴하게 된다. 자유 경쟁 시장에서 뭐 경쟁기업들의 이윤이 0이 되는 것과 동일한 구조라고 볼 수 있겠다. 

 

이건 현재 사용되는 국가라는 중앙화된 주체에서 발행되는 법정화폐의 본질적인 위험 2가지를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서 틀어막아 버린 것이라 보인다. 그외에 화폐로써의 조선을 만족하는가를 따져 보면

 

0. 위변조 불가능 -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의 장점

1. 무게의 가벼움 - 지불편의와 휴대의 용이성을 위해 화폐의 질량과 부피는 왠만하면 작을 수록 좋음, 말이 필요한가? 다만 항상 사용시 네트워크 장치와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 신용카드를 사용할 정도의 사회라면 문제없어 보임

2. 보관의 용이함 - 화폐는 변질, 부패가 없어야 하고 조건을 따지지 않은 장기보관이 필요할 수 있음, 다만 디지털 정보이니 보관이 어렵지 않다. 다만 본인이 암호를 보관하는 것이 문제일뿐

3. 질의 균일함 - 화폐는 가치 계산을 위해 동질적일 필요가 있음. 아주 동질함. 

4. 분할 가능성 - 작은 단위의 거래, 큰 단위의 거래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임, 디지털 단위이니 만큼 무한정으로 잘게 쪼갤 수 있다. 

5. 거래의 척도 - 화폐는 그 자체가 재화나 서비스를 재는 가치의 척도가 됨.  이건 엉망이지만 나중에 따로 언급하게 될 예정임. 

 

우선 5번만 빼고 최소한 현재만큼 어떤 점은 현재보다도 더 낫게 화폐로써의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다. 이제 디지털 정보 쪼가리가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말은 하면 안 돼. 화폐 자체가 가치가 있을 필요는 전혀 없고, 거래의 촉매 역할만 잘 할 수 있다면 화폐로써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충분히 설명했으니까. 

 

또한 각 개인이 기존의 화폐가 아닌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개인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이득을 누릴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요즘 보니까 돈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부모님 도움이 없인 집을 살 수 없다 뭐 이런 말을 대놓고 하는 광고를 하던데, 특정한 어떤 집값이 아닌 집값이 그냥 일반적으로 오른다는 것은 사실상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과 동치이고 이는 사실 인플레이션 그 자체, 그리고 돈 모으는 속도보다 재화의 가격이 더 빨리 올라 오히려 더 돈을 많이 오래 모아야 되게 되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조세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금본위에 맞먹는 통화발행 제한으로 인플레가 거의 없으리라 예상되고 따라서 비트코인으로 표시한 재화의 가격은 실제로 전쟁으로 시멘트 공급이 안되어 집 짓기가 어려워졌다던지 하는 실제적이고 단기적인 충격이 아니면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별로 변동이 없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적어도 돈 모으는 속도보다 집값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고, 모으면 모을 수록 가까워 지기는 한다는 거지. 

 

환율의 경우 어떤 누군가는 외국에서 판매하는 보드게임을 해외배송료를 아끼기 위해 한번에 모아서 구매하는데, 발매되었을 때 살 수 있다는 개념이 아니고 환율이 높을 때는 손가락만 빨고 있다가, 환율이 적당히 내렸다고 생각하면 그 때 주문을 한다. 그래서 뭐 사야 할 때는 일주일 단위로 환율 보면서 살까말까살까말까 고민을 하는데, 만약 내가 비트코인 사용자이고 비트코인으로 표시된 가격이 있다면 이런 번거로운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지겠지. 그래서 스팀이 비트코인 도입한다 할 때 굉장한 기대를 했었는데 하다 말더라구. 이건 변동성 문제 때문이긴 하지만.

 

여튼 비트코인은 이상적인 화폐의 조건을 만족하고 있음. 왜냐하면 그렇게 설계되었으니까. 

 

14.

 

왜 그럼 지금 비트코인을 안 쓰고 있는데? 나는 비트코인 없지만 비트코인 지갑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이렇게들 답을 하겠지. 이게 나중에 얼마로 오를 지 모르는데 아까워서 쓸 수 있겠냐고, 딱 연예인 황현희 씨 같은 경우(황현희 “짜장면 사먹은 비트코인, 1억7000만원 됐더라”|동아일보 (donga.com)) 나오지 않겠느냐고. 이미 소량의 비트코인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이 실제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도 좌충우돌하지만 어쨌든 오르고 있는 거 같으니까. 

 

'비트코인 1억 가나요?' 무슨 주문마냥 요즘 많이 보게 되는 말인데 글쎄? 가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 그런데 진지하게 저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이 나오려면 애초에 '비트코인이 왜 가치가 올랐는가' 부터 알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과거에 어떤 원인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했는지 알아야 앞으로도 오를까. 오른다면 얼마나 오를까를 논할 수 있지 주식마냥 50년치 차트가 쌓여 있는 것도 아닌데 기술적 분석 같은 걸로 장기적인 미래를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어. 

 

한 가지 가능한 가설은 아까 언급한 화폐수량 방정식 MV=PY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지 않나 하는 건데, 비트코인 역시 금마냥 극단적으로 공급을 제한시킨 화폐라서 M(통화량)이 거의 고정이고 V(유통속도)역시 쉽게 변하는 게 아니랬으니까 식의 좌변이 거의 상수마냥 고정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어. 이런 경우  P(물가수준), Y(실질국내총생산)은 반비례 관계가 되는데, 통상적인 화폐의 경우 이미 국내경제의 100%를 점유하고 있으니까 P(물가수준)가 내려가는 경우, 즉 화폐가치가 증가하는 방법은 실질 국내총생산 Y가 증가하는 방법 밖에 없어. 예를 들어 국내에서 쿠키가 10000개씩 생산이 되고, 경제내 통화량은 1000원이야. 이 경우 쿠키는 10원에 거래가 될 거야. 그렇지만 이 경제에서 쿠키 기계가 좋아지던지 쿠키 굽는 할머니들이 쿠키 굽는 데 도가 트던지 해서 쿠키가 2000개씩 생산된다면 쿠키의 가격은 5원으로 떨어지겠지. 그렇지만 쿠키가 뭐 달라진 건 아니니까 가령 쿠키가 1달러에 수출이 되고 있었다면 그대로 1달러일 거야. 달러로 쿠키의 가치를 표시하면 쿠키 생산량이 2배가 되면 이 나라의 GDP는 10000달러에서 20000달러가 된 거지. 두배로 부유해진 거야. 다만 통화량이 고정되어 있으니까 화폐가치가 올라간 거지

 

이 경제에 만약 비트코인 같은 대안화폐가 있어 쿠키 100개만큼, 전체 경제 섹터 중 1퍼센트는 비트코인 100개로 거래가 된다고  하자. 그럼 쿠키 하나에 1비트로 거래가 되겠지. 그런데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더 많이 쓰기 시작해서 쿠키 1000개, 경제 섹터 중 10퍼센트로 비중이 늘었다고 치자. 그럼 쿠키 하나에 얼마일까? 0.1비트 밖에 안하게 되겠지. 100%, 즉 모든 경제 거래가 비트코인으로만 이루어진다면? 비트코인 100개에 쿠키 10000개면 쿠키 하나는 0.01비트가 되는 거지.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 쿠키 하나에 1비트 할 때부터 열심히 쿠키 팔아서, 그리고 있는 기존 화폐도 바꿔서 비트코인으로 쟁여 놓은 사람은 100배의 이득을 보게 되는 거지

 

과거 피자정도 사먹을 수 있던 정도, 포르노 영상 한 편 결제할 정도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어떻게 작금은 그 비트코인만으로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나? 과거는 비트코인의 통화권이 엄청나게 작았기 때문이야. 몇몇 아나키스트 해커, 디지털 긱 정도 사이에서나 거래되되었으니 전세계 GDP중 비트코인으로 거래되는 비중을 생각하면 얼마나 될까? 그 때는 0.000000000024%였었다 가정하자. 그런데 비트코인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결국 증권에서 ETF로 승인을 하니 마니 까지 위상이 올라왔으며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 지갑을 만들고 비트코인을 보유하면서, 피자는 안 사먹지만 적어도 거래소 단타는 치기 위해서라도 비트코인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현재의 비중을 0.000024%라고 하자고. 둘 다 아직 천문학적으로 미소한 확률은 맞는데, 전자에 비해서는 후자가 10만배 오른 거야. 즉 옛날에 만원짜리 짜장면 하나 먹을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가치는 그게 10억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지. 이런 구조 하에서는 이전에 연구용으로, 혹은 멋 모르고 비트코인 짜장면 몇 개 먹을 만큼 보유했던 이들이 현재 그거 하나만으로 몇십억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야. 대박이지. 

 

이전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즉, 지금이라도 짜장면 먹을 만큼의 비트코인을 사서, 그게 나중에 몇십억이 가는 일이 가능할까? 이 질문은 비트코인이 경제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서 10만배가 올라야, 즉 세계경제 모든 거래 중 24%가 비트코인으로 결제되는 세상이 올까? 라는 질문의 답과 동일하다는 건데, 어떤지? 가능해 보이나? 

 

'아, 나도 그건 무리일 거 같아  나는 소소하게(?) 내가 사놓은 비트코인이 두 배 정도만 올라서 1억 뚫었으면 좋겠어. 0.000024%에서 0.000048%은 그다지 어려운 거 아니지 않을까? 여지껏 오른 게 얼만데 그 정도는 더 오를 여력이 있는게 당연한 거 아냐? 하다못해 관성이라도.' 이정도는 합리적인 기대가 될 수 있을까?

 

 

15. 

 

비트코인도 결국 버블 아니냐. 과거 네덜란드에서 있었다는 광기의 튤립 버블 같은. 꽃은 보기에 예쁘기라도 하지 버블 꺼지면 전기만 처먹었던 디지털 데이터 조각 어디에 쓸 거냐 뭐 이런 소리를 하면 코인에 희망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화를 낼 텐데 논의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내가 미리 이 친구들의 입장을 대변해 이야기 해 주기로 하자. 

 

비트코인이 통화패권을 쥐는 것은 정해진 미래야. 기존의 화폐들은 정부 맘대로 더 발행하고 덜 발행하고 환율도 지멋대로고  주택 같은 필수재조차 하늘 높은지 모르고 비싸져 생활을 어렵게 하지. 디지털 화폐는 최신 네트워크 기술로 탈중앙화를 실현해서 특정 경제 주체가 지멋대로 화폐 조작하는 것을 불가능 하게 해. 즉, 비트코인에 비하면 기존의 모든 화폐는 열등해. 결국은 모두 비트코인을 쓰게 될 거야. 다만 사람들이 최신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고, 또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화폐가 신뢰를 얻을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결국은 비트코인같은 디지털 화폐가 종래의 화폐를 100% 대체하게 될 거야. 

 

오직 문제는 시간이야.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얼마나 더 빨리, 더 친숙하게 받아 들이느냐에 달렸어. 하지만 속도 역시 가속이 붙고 있다고, 이미 엘살바도르 같은 국가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언하기 까지 이르렀고 미국 증권시장은 결국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어. 세계 경제에서 비트코인등 디지털 화폐 자산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고 이는 앞서 말한 논리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과 완전히 같은 뜻이지. 

 

디지털 화폐의 변동성이 심해 심한 투기금융자산으로의 주목도 주목이란 점에서, 그리고 어찌되었던 간에 비트코인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야. 일단 무엇보다도 모르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화폐를 인지시키고 경제활동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그리고 이 역시도 매우 성공적이었어.  

 

이렇게 세상이 돌아가는 중이니 정답은 비트코인을 최대한 많이, 최대한 빠르게 사 두는 거야. 그런 다음에 나처럼 비트코인이 뭐에요 하는 옆 사람에게도, 그 옆옆 사람에게도 이 자명한 논리를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거야. 왜냐하면 한 명이라도 늘면 그만큼 비트코인의 사용과 점유가 늘어나는 거겠고, 더 비트코인이 패권을 쥐는 날이 빨라지는 거지. 그 사람의 영향력이 또다시 그 옆 사람, 그 옆옆 사람으로 퍼져 나갈 지 모르잖아? 빨리 살 수록 이익을 크게 보는 거라고. 이미 짜장면 값으로 몇십억의 수익을 올린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 만큼 빠르지는 못해서 그만큼 벌지는 못하겠지만 아직 늦지 않은 거라고.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다고. 그래서 너한테도 이 사실을 알려주는 거라고. 이런 걸 수학적으로는 양성 피드백이라고 하지.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어서 결과값이 무한정 증폭되는 경우야. 실제로 수학같은 걸 하는 사람에게 저런 조건을 주고 문제를 풀어 보라고 하면 이런 형태의 해답을 내놓게 될 거야. 

 

때문에 튤립 광기 따위와 디지털 화폐 혁명의 시작을 비교하는 건 너무 실례되는 발언이라고. 특정 종류의 튤립이 장미나 카네이션보다 월등하게 비쌀 이유가 있나? 그저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투기 심리가 무한정 증폭되었던 광기의 사태에 불과해. 그렇지만 현재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은 왜 오르는지, 어디까지 오르는지, 언제까지 오르는지 명확하게 논리적, 학문적 뒷받침을 가지고 설명이 가능해. 그런데 왜 안 해? 혹시 최신 디지털 기술을 도저히 이해를 하지 못할 만큼 머리가 부족하거나, 굳었거나. 

 

이 친구들에게 있어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떨어지는 일은 본래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야. 디지털 화폐 기술에 대해 믿음이 부족하고 그저 시세차익만 노리고 들어온 투기꾼들이 너무 많기에 생기는 노이즈 같은 일일 뿐이지. 지금 우매한 대중들이 '비트코인이 올라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이걸로 짜장면 피자 못 사먹고 거래소에서 돈 바꿔야 되지 않냐. 이건 결국 화폐가 아니다.' 하는 것도 역시 화폐 혁명 과도기에 발생하는 일일 뿐이야. 오히려 비트코인의 가치가 계속 오르기 때문에 아까워서 못 쓰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계속 비트코인의 점유가 늘어나 실물경제의 패권을 쥘 정도가 되어 안정기에 도달하면 실제적으로 자산 축적용도만이 아닌 본래 기대되었던 거래의 촉매로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그 때 가면 지금 피자 한판 사먹을 비트코인이 예전에 그랬듯 수십억, 수백억 할 수도 있다고! 그 때는 물론 돈 바꿀 것도 없이 비트코인으로 바로 피자 사먹을 수도 있다고. 얼마든지 말이지. 그 때 가면 수십억 수백억 자산가가 되어 있을테니. 디지털 화폐 혁명이 끝나고 비트코인 천년왕국이 도래하면. 

 

그러나 이건 비트코인으로 미래를 보는 사람들의 입장인거고, 그렇지 않은 쪽은 과연 어떨까? 필연적인 카운터 파트라고 할 수 있는 정부의 입장도 한번 생각해 보자. 

 

16.

 

과거 대항해 시대쯤에는 후추, 육두구 같은 향신료가 엄청난 가치를 지녀 이를 가득 싣고 온 배는 만들어 띄운 배의 50배 수익을 올리기도 하였음. 그런데 대항해 시대의 선박에 비해 바다는 결코 자비롭지 않아서 10대의 배가 출항하면 무사히 향신료를 싣고 돌아오는 배가 1대뿐이고 그랬다. 나머지는 태풍에 난파하거나 부서져 모두 물고기 밥이 되거나....지금도 그랬지만 그 때도 배를 만들어 띄우는 건 왠만한 재력가라도 혼자서는 자신이 가용한 자금을 모든 끌어모아야 될까 말까였고 그것도 그냥 90% 초반에 실패해 버리면 알거지 되고 답이 없는 거였다. 운 좋게 전재산 베팅해서 50배 먹어도 먹은 사람은 이걸 또 하고 싶겠어? 이제 뻥튀기한 걸로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거지. 이래서 기대값으로만 순전히 4배를 먹을 수 있는 거지만, 너무나도 요구하는 초기 자본이 높고 위험하기에 다들 배를 띄우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배가 가져오는 권리를 쪼개어 팔았다. 예를 들어 배를 만들어 띄우는 금액이 1,000,000인데, 이를 1000개로 쪼개면 1000이 된다. 이렇게 쪼개어 나누어 팔고, 배가 침몰하면 그냥 그 권리는 휴지조각이 되는 거지만 만약에 배가 제대로 돌아오면 버는 돈 5,000,000도 나워서 5배씩 5000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1,000,000은 자산가라도  혼자 감당하기 힘들지만 1,000은 일반 대중이라도 가능하고 이렇게 '공중'에서 자금을 모집하여 배가 활발히 뜨고 대항해 시대의 막을 열 수 있었다. 

 

그 당시의 국가에게도 이는 굿 아이디어였다. 저런 게 없었으면 배가 못 뜨고 끝이지만, 저런 쪼개팔기가 제대로 활성화 되면 결국은 배가 뜨고, 활발히 4배의 이익을 국가에 가져오게 되는 것이거든. 그래서 국가도 나서서 저런 계약을 매우 장려하고 보호하고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여러 제도를 설계하고 특혜를 주기도 하였다. 이게 현재까지 존재하는 주식회사의 시초이고, 주주의 유한책임을 비롯한 투자자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가 법적으로 정비되어 있는 까닭이다

 

순전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확률로 돈 벌 수 있으면 1000원 가지고 1/10로 50배 먹을 수 있는 선박회사에 투자하나 1/10로 50배 먹을 수 있는 주사위 도박을 하나 결과는 무차별하다. 그러나 국가 입장에선 다른데 후자는 국가 전체적으로는 도박하는 본인들이 느낀 짜릿함과 절망을 제외하면 아무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 그저 화폐가 주사위 도박에서 진 사람에게서 이긴 사람에게 옮겨갔을 뿐. 그렇지만 같은 자금이 선박회사에 투자되었을 때는 다르다. 원래는 뜨지 못했을 배가 띄워지고 가치 높은 항신료가 국내로 들어와 본인들도 즐기고 다른 유럽국가에 비싸게 판매할 수도 있는 부의 원천이 된다. 이는 위험이 성공적으로 쪼개져서 개인과 같은 작은 규모의 경제 주체도 감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인데 전자가 그 당시의 환경과 기술로 새로운 산업에 도전하는 데 따른 필연적인 리스크라면 후자는 그저 도박 좋아하는 한탕주의자들이 모여 만든 인공적인 리스크에 불과하니 기왕 한탕주의 할 거면 국가는 전자에 투자해 주기를 원한다. 

 

현대에 이르러서 배가 그 정도로 침몰하진 않고 향신료 교역도 그만큼 돈이 되지는 않게 되었지만 항상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산업이 끊임없이 시도되어야 하고 이는 여전히 한 경제 주체가 몰빵해서 감당하기에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주식은 본질적으로 회사를 쪼개 파는 거고 잔잔한 바다에 뜨는 배들은 안 망하고 작게 먹겠지만 바이오, 2차 전지 뭐 이런 데는 침몰도 많이 하고 해서 크게 잃고 크게 따는 식이고, 증권시장에선 각 회사들이 결국 자신들이 벌이는 사업이 이득이 될 거라고 본인들의 주식을 사 거나해서 이쪽의 사업에 돈을 투자해 달라고 어필하는 중이다. 그냥 자산 보전하고 싶으면 안정적인 주식을 사고, 한탕 노려보고 싶으면 한탕 주 사라 그러고, 게임 혹은 환경 혹은 신기술 등 특정 테마의 회사에 관심이 있고 그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적어도 그 회사의 운영에 관한 정보가 얻고 싶다면 공개시장에서 거래되는 그 쪽 주식을 사면 된다. 어쨌든 그런 자금들이 모여 원래는 뜨지 못했을 배가 뜨는 거고, 사기꾼들 같은 교란의 바다와 폭풍 같은 시련을 견디고 돌아와 누군가는 무사히 입항해서 금과 향신료를 항구에 내려놓는 걸 기대할 수 있지.  

 

주식은 이런 식이고 코인 이전 멀쩡한 사람 망하게 하는 걸로 유명했던 파생이나 선물, 옵션 이런 것도 사실상 필연적으로 리스크가 따르는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관리하고자 했던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고전적으로 존재했었던 선물의 예인 밭떼기의 예를 들어보자. 내가 농부인데 배추를 심으면 100만원이 들지만 풍작이면 150만원, 흉작이면 90만원을 벌게 된다. 풍흉의 확률이 1/2이라고 치면 평균적으로는 120만원이니까 20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긴 한데, 농부인 내가 자본이 시원찮다면 한번 흉작 나오면 그 다음 다시 농사 지을 돈이 없다.... 별로 배추 농사 짓고 싶지 않겠지. 그런데 이런 경우 자본이 충실한 대상인이 풍년이 들든 흉년이 들든 당신이 열심히 농사 지어 줬다면 내가 무조건 115만원에 사 주겠다. 이런 식으로 봄에 계약을 한다면 나는 열심히 농사를 짓고 꾸준히 15만원을 벌 수 있으므로 안할 이유가 없는 거지. 대상인은 대상인 나름대로 5만원에 농부가 가져야 할 리스크를 떠 안게 되었지만, 여기에 투자하는 돈이 농부랑 달리 1억원 정도 대자본이라 비슷한 상황의 농부 100명과 독립적인 계약을 맺는다 치면 통계적 '큰 수의 법칙'에 따라서 알아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고 꽁돈을 먹을 수 있는 거란 거지. 역시 마찬가지로 리스크를 관리하여 본래 힘들었던 경제활동을 성사시켰고 서로 이득을 보게 되었음. 마찬가지로 파생이나 옵션도 본질은 비슷하고 이런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원래의 증권시장의 역할임. 

 

그래도 옛날 미두하던 시절부터 폭망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건 왜 그랬는가?  위와 같이 상대의 리스크를 떠안아 주려면 내가 가진 자본이 압도적으로 많거나 하는 특정한 경우에 유효한데, 자본도 없으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리스크를 떠 안고는 크게 걸고 크게 잃는 거지. 뭐 본인은 남들이 못 보는 판세를 정확히 읽어 크게 걸어도 될 줄 알았다가 그게 착각이었거나....적어도 본전은 건져보겠다고 안달복달하다가 다 털리거나... 사유는 여러가지 있겠고 어쨌건 이러라고 만들어진 건 아니라 펜타닐 같이 효과 좋은 진통제로 개발되었지만 결국 쓰는 사람이 문제라 오남용 되어 마약으로 전락하게 된 그런 것과 비슷한 경우가 되겠지. 

 

뭐 어쨌건 이건 개인 책임이고 국가는 증권시장을 굉장히 잘 관리하고 키우고 싶고 그럴 유인이 충분함. 국내산업이 성장하는 게 국가 경쟁력 아니겠어? 그래서 정부는 전담기구도 창설하고 관련된 법률 등도 잘 정비해서 산업 투자금이 순조롭게 모여들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데, 이게 개인의 입장에서 도박으로 해석할 수 있고 실제로 도박처럼 기능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아예 법률에 이를 위한 규정까지 만들어 집어넣어 줬음. 

 

자본시장법 제10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① 금융투자업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② 금융투자업자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 246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46조(도박, 상습도박) ① 도박을 한 사람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②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즉 금융투자업의 경우 그게 사실상 도박이랑 다를 바가 없어도 도박죄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거임. '어차피 도박할 사람들 할 거면 여기서 해 주세요~' 라는 국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지. 어쨌거나 이런 사람들 돈도 같은 돈인거고 모이면 산업자본이 되는 거라고. 

 

그런데 국가에서 이런 특별한 시혜를 주는 까닭은 이런 자금이 국내 산업을 일으키는 원천이 된다는 점이라서 그런 건데,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에 관련되어 투자되는 자금은 전혀 국내 산업과는 관계 없고 특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아. 즉, 국가 입장에서 돈 놓고 돈 먹기인 주사위 도박과 다를 바가 없는 거고 이런 데서 도는 돈은 아깝기 그지 없는 거고 이 돈들이 이왕이면 증권 시장에서 돌아 줬으면 좋겠지. 국가는 그래서 비트코인같은 대체 화폐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유인은 없어. 저해할 유인은 있지. 정규 증권 시장이랑 한정된 여유 투자 자금을 놓고 경합할 테니까. 

 

법률은 내 전공도 아니고 높으신 분들 심리 넘겨짚기라 확실한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승인 여부에 대해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이 부분하고 연결이 되어 있지 않나 싶음. ETF는 빼도박도 못하는 '금융상품'이고 통상 해외금융상품 역시 국내 증권 시장에서 거의 국내금융상품과 비슷한 자격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음. 그래서 내가 맘만 먹으면 미국 주식도 살 수 있고 나스닥 지수 추종하는 금융상품도 자유롭게 살 수 있고 그런 거지. 그런데 위의 조항에 따라 금융업자가 취급하는 금융상품은 법률에 의해 도박죄를 적용할 수 없어짐. 

 

대한민국은 코인에 돈이 몰리는 게 탐탁치 않은데 미국에서 코인을 ETF라는 금융상품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주식, 선물 등 바람직한(?) 금융상품과 같은 자격과 특혜를 부여해야만 하는 거임. 하고 싶겠어? 

 

17

 

비트코인이 더욱 성장해서 국내 기존 통화 수요 중 무시 못할 섹터를 대체하게 되었다면 국가는 인플레를 겪게 됨. 다시 쿠키 생산 경제로 돌아가서 쿠키가 1000씩 생산되고 국내 통화량은 10000원인 경우 쿠키 하나당 10원이겠지. 그러나 비트코인이 100개 들어와서 쿠키 평균 200개 정도의 쿠키 분량은 비트코인으로 거래가 될 경우 나머지 800개가 통화량 10000개로 거래되는 거고 이 경우의 쿠키 가격은 12.5원이 됨. 그리고 1비트로 쿠키 2개를 살 수 있겠으니 이 경제에서는 25원 = 1비트 정도의 환율(?)이 형성이 되겠네.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더욱 상승해서 국가 경제 섹터 50%를 먹었다고 쳐 보자. 500개의 쿠키가 통화량 10000원로 거래되니 쿠키 하나당 가격은 20원, 100개의 비트코인으로 500개의 쿠키가 거래되니 1비트로 쿠키 5개를 살 수 있겠네. 이 경우의 환율(?)은 100원 = 1비트. 비트코인 가격 많이 올라서 코인 쟁여놓은 사람 돈 많이 벌었겠네. 그렇지만,

 

국가도 인플레이션 생기면 욕 처먹는 거 뻔히 알고 있음.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경기에 다시 불을 붙어야만 할 때,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사회가 위태롭거나 준하는 위기 상황일 때 그런 부작용 감수하고 마린 스팀팩 빨듯이 정말정말 필요한 상황에만 통화정책이란 수단을 사용하는 건데,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국가가 보증하는 법정통화의 가치가 낮아지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니 이게 달가울 리가 없음. 

 

게다가 쿠키의 생산은 1도 늘지 않았다는 점을 유의하자. 비트코인 보유자가 가치가 올라 크게 이득을 보게 되었다면 이 이득은 어디서 온 걸까? 바로 그만큼 기존통화 보유자가 인플레이션이라는 형태로 손실을 입은 데서 온 거임. 즉 비트코인의 점유 확대에 따라 기존통화사용보유자 -> 비트코인사용보유자로의 부의 이전이 발생한 거임. 이를 감수하고 비트코인 점유의 확대를 사회가 용인할 필요가 있나?

 

이러한 현상은 비트코인이 비트코인이기 때문이거나 디지털 형태의 화폐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음. 경제와 산업이 약한 자국화폐로 형성된 통화권에 달러 같은 강한 외화가 침입할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임. 그래서 보통 이런 사회에서는 외환 관리와 관련된 법에 의한 처벌을 엄격하게 하지. 자국 통화의 가치를 보전할 수 있도록. 그래서 자국통화가 정상적으로 기능해서 국내 경제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아니, 그럼 약하고 열등한 자국 통화를 굳이 써보려고 용 쓰느니, 애초부터 확실한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엘살바도르처럼 말이야. 엘살바도르 경제가 지금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국 통화를 쓰지 못한다는 것은 '통화 주권'을 포기한다는 것이고 이는 행정적으로는 정부가 자주적으로 통화량 조절로써 자국 경제상황을 조율하는 '통화 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고 상징적으로는 독립된 경제권, 즉 통화권을 이루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지. 당장 우리나라 돈에는 누가 있는데. 만약 자국의 통화를 발행해서 사용하지 못하고 달러를 사용하는 작은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는 매일 본인들 나라의 위인이 아니라 조지 워싱턴 같은 미국 대통령들 얼굴만 보게 되겠지. 엘살바도르 역시 비트코인을 자국의 법정화폐로 선언하였다면 비트코인의 상황이라는 외부 변인에 따라 나라 경제가 종속되고 본인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 부침을 겪게 될 거임. .

 

18.

 

이외에도 비트코인은 외환관리도 어렵고 지하경제 확대 우려 등 정상국가 입장에서 환영할 구석이 1도 없어 보임. 그럼에도 국가에서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자유주의 국가에서 각 개인이 무엇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하고 얼마를 소비하고 얼마에 유통하는가는 자유이고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임.  예를 들어 캔버스에 선 몇개가 찍찍 그려진 그림일 뿐인데 모르는 사람에게는 가치가 없어보이지만 현대미술을 아는 사람에게는 수천 수억원의 가치로 거래될 수 있고, 뱃속에 들어가면 결국 다 똑같은 알콜일 뿐이지만 몇 억짜리 와인도 존재하지. 누가 예쁜 조개껍데기를 비싸게 주고 사든, 500원짜리 동전이 희소한 년도 발행이라는 이유로 5백만원에 팔리건 사건 마찬가지이고, 때문에 가치가 있는 NFT니 코인이니 해서 데이터 쪼가리에 돈을 쓰든 말든 그게 자기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재화나 서비스에 자기 돈을 소비하는 이상 국가가 간섭할 수는 없다는 거지. 

 

아직 비트코인이 법정화폐의 가치를 위협할 정도로 넓은 섹터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가 하면 그걸 바라는 사람은 많겠지만 아직 한참 멀어보이고, 다만 개인이 투기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때 도박으로 판정 받는 것까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임. 아직 비트코인은 자본시장법 10조의 보호범위에 들어가는 게 아닌 걸로 보이니까. 

 

비트코인의 태생이나 초기 사용자들, 그리고 앞서 말한 궁극적인 목표를 반추해볼 때 아마 성장할 수록 강해지는 국가의 견제가 가장 큰 장애일 건 명약관화해 보이고 결국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 즉 현행 국가랑 어떻게 싸워 이길 전략이 있는가가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설득력을 부여할 것이라 보인다. 국가가 만약 비트코인을 외화에 준하는 걸로 규정하고 '관리'에만 들어가도 비트코인의 성장은 박스권에 갇힐 거야. 대한민국과 같은 정상 국가의 통화권을 바로 잠식해 들어가는 건 무리라도 정치와 사회가 불안해서 화폐가치를 보증할 수 없는 나라들은 비트코인을 사용할 유인이 있지 않을까? 엘살바도르를 필두로 해서 말이야. 이것도 애매한게 따로 다 제쳐두고라도 디지털 화폐 시스템이 항상 가동되려면 24시간 정상 작동이 보장되고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 서비스 공급망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자국 화폐도 발행하지 못할 정도로 정치와 사회가 불안한 나라가 어떻게 이건 보장이 될 수가 있겠어? 이런 이상한 조건을 만족하는 나라도 찾아보면 있긴 있겠지만 드물지 않겠어? 그리고 그 친구들이 반드시 비트코인을 도입한다는 보장도 없지. 화폐는 국가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거든. 고대 로마가 열심히 주화에 황제들 얼굴을 새겨놨듯이. 

 

 

19. 

 

내가 사는 데 1층 2층 상가가 공실인 곳이 있어서 나는 내가 밥먹을 사람 음식점 좀 생겼으면 하는데 내 바램과 달리 1층에는 개, 고양이 간식 무인판매점. 2층에는 동물 병원 들어오더라. 현재 반려동물 키우는 가구가 600만 가구를 넘고, 비율은 전체 가구의 25%을 넘는다고 해. 동물 키우는 집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거지. 

 

그렇지만 옛날에는 개, 고양이 키우는 게 불법이었다는 걸 알고 있어? 정확히는 지금도 그렇지만 법으로 '동물 사육에 관한 건 공통주택 관리규약'에 의한다. 라는 식으로 되어 있는데 옛날 아파트에서는 이 관리규약으로 '애완동물 금지'라고 딱 박아놨었지. 예를 들어 개를 키운다고 하면 얘가 가끔 짖는단 말이야. 층간소음으로도 살인나는데 개 짖는 소리가 얼마나 시끄럽겠어. 키우는 가구야 그렇다 쳐도 위 아래 옆 이웃이 미칠 지경이지.  

 

https://youtu.be/qwKiYuGp29k?si=sAAayuupasaypdj5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개 목을 수술해서 짖지를 못하게 할 수는 있다던데, 그건 개한테도 끔찍한 짓이지. 놔두면 이웃이 고통 받고. 그래서 그 당시의 결론은 '이 좁은 아파트(공동주택)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맞는가? 동물도 좁아 터진 아파트에서 키우면서 산책도 게을리 하는 거 학대일 거다. 그러니 우리 아파트에선 동물 키우지 말자. 개는 시골 넓은 마당 있는 집에서나 키우는 거지. 우리 아파트에선 개, 고양이 금지!' 이런 식이었지. 

 

그럼에도 키우는 집은 여전히 키웠고, 반상회 같은데서 눈총받거나 눈치 받거나 해도 꿋꿋했었던 같아. 그런 집들은 점점 더 늘었고 현재에 와서는 상황이 뒤집혔지. 더 이상 관리 규약에 동물 금지 같은 사항은 없고, 오히려 원래 쓰던 애완동물이란 말이 금지당하고 반려동물이란 말이 강제될 뿐 만 아니라 식육 개고기 공급으로 생계를 잇는 집단이 존재함에도 아무런 보상도 없이 개 도살 금지!! 이런 법률까지 갑자기 만들어질 정도가 되었지. 

 

처음에 아파트에서 반려동물을 기르기 시작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거야. 주변에서도 굉장히 싫어 했을 거야. 그러나 이러한 탄압? 에도 꾸준히 절대 인구수와 비중을 늘려서 결국 헤게모니를 틀어쥐게 된 한 사례지. 이런 식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동참하는 시민의 수가 곧 힘이고 이를 늘림으로써 패권을 틀어쥐고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거야. 

 

비트코인 역시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 낭패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전자 지갑 하나 만들어두던, 옆집 철수나 자기 사촌이 비트코인으로 몇억 벌었더라 하는 소리에 눈 돌아가서 전자지갑 만들었던, 금액의 고하를 떠나서 전국민 1인 1지갑 이런 상태일 정도로 비트코인이 사회에 깊숙히 침투하고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에 엮인다면 코인이 패권을 쥐고 국가도 좋든 싫든 코인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거라고. 바로 이 상태까지 진전하는 것이 비트코인의 목표가 되겠지. 

 

그 때까지 투기던 뭐든 비트코인이 크게 오르고 내리는, 내릴 때도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변동성이 큰 장으로써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고 비트코인에 대한 국가의 규제는 입에 거품물면서 거부해야 할 일이겠지.  

 

그럼 비트코인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ETF로 등록되게 된 것은 이제 비트코인의 덩치와 비중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국가가 어쩔 수 없이 비트코인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메세지로 읽을 수 있을까? 

 

20.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신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소개문을 읽어 보면 효율적이고 공정한 시장을 유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연방법에 의해 설립되었고 그 권한을 위임받아 일한다고 되어 있어. 즉, 정부의 규제감독 기관이지. 따라서 비트코인 ETF 역시 이 기관의 규제감독 대상에 들어가는 거겠고, 그렇게 탈중앙화 분권화를 외치던 비트코인이 중앙관청의 관리감독을 받게 되었는데 좋아하다니 이건 코미디가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이 말도 나는 맞다고 봐. 증권위원회 자신도 별로 코인 ETF를 승인하는데 긍정적인 입장은 아니었기에 마지못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였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https://namu.wiki/w/%EB%AF%B8%EA%B5%AD%20%EC%A6%9D%EA%B6%8C%EA%B1%B0%EB%9E%98%EC%9C%84%EC%9B%90%ED%9A%8C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비트코인이 본래 기대되었던 '화폐'로써 인정받은 게 아니라는 점이야. 

 

ETF라는 게 뭐지? 가장 단순한 형태는 여러 주식을 담은 바구니라고 생각하는 게 편하지. 예를 들어 내가 3년 전쯤에 한국 게임 산업이 잘 나갈 거라는 예상을 했다고 치자. 그래서 게임 회사들 주식을 사고 싶어. 그렇지만 게임 산업이 잘 나간다는 거량 개별 게임 회사가 잘 나간다는 거랑은 차이가 있지. 그 당시 NC가 가장 대장주라고 그냥 안일하게 NC에만 가진 거 다 꼴아박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되지 않는 방법은 당연히 분산 투자인데, 그 중에서도 게임회사 시총대로 당시 게임회사들 전체 시총이 100이고 NC가 20 이 크래프톤이 15 넷마블이 12 컴투스, 위메이드 같은 그외 회사가 나머지라면 내 돈 100만원도 정확히 NC 20만원 어치, 크래프톤 15만원 어치, 넷마블 12만원 어치 그외 나머지 이런식으로 사서 전체 게임시장을 있는 돈 대로 딱 비율 맞춰서 축소 복사하면 NC가 망하든 말든 상관 없이 이 덩어리는 게임 주식 전체의 시총과 정확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지. 게임 산업이 10% 성장하면 내돈 100만원도 110만원 되는 거고 여기서 더 50% 성장하면 165만원 되는 거고 20% 쭈그러 들면 132만원 되는 거고.

 

그렇지만 한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 수천 수만 개가 되는 경우도 있고 이런 걸 일일히 개인이 시장 비율대로 조금씩 사는 건 너무 힘드니까 큰 금융회사에서 이렇게 딱 사서 큰 덩어리를 만든 다음에 조금씩 쪼개 파는 거야. '게임산업 ETF'이런 이름으로 그 시점에서 NC 주식 20억 어치, 크래프톤 15억 어치, 넷마블 12억 어치.... 이렇게 미리 사둔 다음에 이걸 1만개로 나누어서 하나에 100만원으로 팔면 이거 간단하게 이거 하나 사는 걸로 위와 같은 효과, 게임 산업 전체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결과를 낼 수 있는 거야. 나쁘지 않음. 

 

여기에 더해서 투자의 용이함이 확대되지. 예를 들어 내가 미국 주식을 하고 싶은데 영어는 할 줄 몰라. 그래도 한국 금융회사가 S&P 500 ETF 같은 걸 제공하고 있다면 영어 1도 몰라도 미국 주식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거지. 이런 점에서 단일 품목 ETF도 쓸모가 있어. 나는 금에 투자하고 싶은데 정작 금 거래 하는 법은 전혀 몰라. 누가 구리에 도금만 해서 금이라 해도 모르고 속아 살 정도야. 그렇지만 금 ETF가 판매된다면 나는 이걸 사는 것으로 금에 투자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금융회사도 먹고 살아야 하니 수수료는 좀 받겠지만. 

 

비트코인 ETF의 출시도 이런 점에서 기대가 되었던 거지. 비트코인에 대해 전혀 모르고, 거래소가 어디 있는지, 전자지갑이 뭐고 블록체인이 뭐고 하나도 몰라도 비트코인 ETF를 사는 것으로 비트코인에 간접투자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 말이야. 다만 아직 국내에선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데 아마 앞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 이유가 아닌가 싶음. 국내상장주식 ETF같은 건 어쨌거나 결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거라 나라에서 좋아함. 그래서 매매차익 비과세 같은 소소한 혜택을 제공하지. 원자재 ETF는 이런 혜택을 안 주는 듯. 

문제는 비트코인이 ETF의 대상이 되는 '자산'의 조건을 만족하는 가야. 비트코인을 화폐로 본다면 당연히 자산의 조건을 만족해. 달러 추종이나 유로 추종이나 이런 저건 외화를 섞어 만든 ETF라던가 외화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 역시 하늘의 별처럼 많을 거야. 그런데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그 자신이 화폐로써 기능한다는 혹은 근미래에 가능할 거라는 점에서 나왔던 거야. 화폐가 거래의 촉매로써 그 고유의 가치를 가져 왔기에 본래 그 자체는 사용가치가 없는 텍스트 데이터 뭉치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거라고. 결국 비트코인이 먼저 화폐가 될 수 없다면 자산 역시 될 자격이 없는 거야. 그런데 비트코인이 화폐로도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나? 엘살바도르에선 문제없이 잘 쓰고 있는지 모르겠군. 

 

과거에는 분명히 '암호화폐'라고만 했었는데, 요즘은 야금야금 '암호화폐자산'이라는 말을 쓰는 것 같더라구. 물론 화폐자산이 없는 건 아니지만 화폐이기 때문에 자산이 될 수 있었던 거야. 화폐 건너뛰고 자산되는 건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디지털 금? 금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인류 유전자 어디에 황금을 선호하라고 박혀 있지 않나 의심이 될 정도로 귀하게 여겨졌었다고. 고대에는 동서양 교류같은 것도 전혀 없었을 텐에 만나서 약속이나 한 듯이 왕관은 황금으로 만들었던 거 보고 신기하지 않았어? 금의 산업적 효용이 발견된 것은 산업 시대 이후 되서야 일어난 일이고 이 이전에는 순전히 예쁘고 빛나고 희귀한 귀금속으로써의 가치만으로 그랬단 거라고. 만약에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인류가 돌도끼 시대로 다시 되돌아간다고 하더라도 황금 실물은 가치가 있을 거야. 어딜 전기나 퍼먹는 디지털 데이터 쪼가리를 금에 비교해? 

 

만약에 자산의 가치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산 ETF 금융상품으로써 거래된다면 그 ETF의 가격은 100% 거품으로 예쁜 꽃 조차 남지 않는 튤립 버블이란 이야기고, 제대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 처럼 보여 봤자 최신 금융 디지털 기술의 외피를 뒤집어쓴 카지노, 돈 놓고 돈 먹기에 통용되는 칩일 뿐이야. 

 

 

21. 

 

비트코인의 설계자이자 구현자인 나카시 사카모토란 사람은 현재 죽었는지 살았는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하니 이제 본인에게 확인할 수는 없는 사항이지만 나는 비트코인이 애초에 환율 변동과 인플레 문제를 해결할 세계경제화폐로써 구상되었다는데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 

 

첫 번째로는 그러기엔 너무 속도가 느리게 설계되었지 않나 싶어. 아무리 작은 용량의 텍스트 덩어리라도 계속 거래내역이 불어나다보면 데이터 자체의 덩치도 불어나는 거고, 용량이 커지면 더 느려질 수 밖에 없는데 구상한대로 세계경제화폐로 쓰이려면 세계 각지에서 1초에 몇 번의 거래전송을 요청받아도 안정되게 견딜 수 있어야 해. 맨 처음 비트코인 구조에 대한 설명 들었을 때 바로 이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현재까지도 문제가 되는 것 같더라구. 바로 이 점에서 비트코인의 기술적 한계점이 있었고 후발 주자 코인들이 난립할 수 있었던 일차 원인이지. 맨 처음 나왔으니까 기술적으로 가장 열등한 건 어쩔 수가 없어. 가상화폐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쥔다면 그게 구닥다리 비트코인일 이유가 있어? 먼저 나왔다는 이유로? 더 빠르고 더 안정적이고 더 친환경적이고 더 쓰기 편한 뉴 코인이 나와 있는데?

 

두 번째로는 화폐 총발행량이 너무나도 적어. 다 접어두고 현재 1비트가 5천만원이라 치면 현재 상태에서도 내가 비트코인으로 2만원짜리 피자 한판 사먹자면 0.0004비트로 결제해야 해. 쓸데 없이 앞에 붙는 0이 너무나 많아. 만약에 비트코인이 더 오른다면 0이 더 늘어나겠지. 이런 경우 사람에게도 번거롭지만 데이터 처리 측면에서도 처리 능력 낭비야. 실물 화폐는 반대로 급격한 인플레가 지속되서 쓸데 없이 화폐에 0만 늘어난다면 '디노미네이션' 이란 걸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실물 경제에서 통용되는 화폐도 이거 쉽지 않은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아마 더 어려울 거야. 우리나라도 사실 화폐 액면가가 높은 편이라 디노미네이션 고려하고 있다는 말은 나오는데 항상 고려만 하고 있음. 

 

디노미네이션 - 나무위키 (namu.wiki)

 

이것들은 순수하게 비트코인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발생한 문제고, 이전처럼 아나키스트 해커들 같은 소규모 특정 집단에서 그들만의 대안화폐로만 사용되었다면 이런 문제는 굳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야. 

 

22.

 

어쨌거나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 생태계에 종사하고 있고, 많은 투자가들이 본인 자산 포트폴리오의 '위험'쪽을 담당하는 지분으로써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중이지. 현재까지는 최첨단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기술의 발전과 환경의 변화는 항상 암호화폐의 편은 아닐지도 몰라. 내가 소싯적에 한 '시드마이어의 알파센타우리' 라는 SF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전기 에너지가 화폐로 쓰였지. 지금이야 전기를 화폐로 쓴다는 걸 상상도 못하지만 해당 게임의 시대 배경은 인류가 알파센타우리 행성에까지 진출한 미래라 전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 손실없이 송전할 수 있는 기술 등이 개발되어 있었고 그래서 전기 에너지 자체를 아예 화폐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야. 게임 배경상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행성에서 다시 문명을 0에서 일구어야 하는 처지라 누구에게나 전기 에너지가 긴요했었던 이유도 있고. 

 

아니면 '암호화폐'의 '암호'를 무력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내일이라도 당장 한 수학자가 발견해 발표할 지도 모르지. 현재 은행들도 RSA 암호 시스템 써서 곤란을 겪겠지만 그 쪽은 그저 입출금 정지하고 좀 불편한 기존 화폐 유통 질서로 롤백하면 되는 문제지만 암호화페의 존립은 순전히 이 암호를 풀 수 없다는 기반 위에 있는 건데 이런 게 나오면 바로 모든 것이 박살날 수 있다고.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차세대 화폐 시스템으로써 CBDC를 고려하고 있는 국가도 존재하는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 나무위키 (namu.wiki)

 

이건 현재의 암호화폐와 동일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서도 그 이념은 탈중앙화(분권화) VS 더욱 강화된 중앙화 로 반대의 극과 극이라는 게 재미있는 부분이야. 이 시점까지 가면 법정화폐와 그렇지 못한 화폐의 외견상, 사용상 차이점은 거의 없어질 수도 있어. 비제도권 화폐가 법률의 보호를 받고 정부를 의 비호를 받는 법정화폐를 이겨먹을려면 법정화폐에 대해 상대적으로 상당히 강력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할 거야. 아니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는 것 처럼 극도로 중앙화된 화폐는 더욱 더 빨리 타락할 수도 있겠지. 중국이 디지털 화폐에 유통기한(?)을 거는 경우처럼. 기본적으로 정부는 신뢰할 수 없고 이러한 사상이 현재 가상화폐들의 밑바탕이기도 해. 그래서 비트코인을 아나키즘(무정부주의) 화폐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더군. 

 

다만 어떤 화폐가 세계 표준적으로 널리 쓰이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게 꼭 비트코인이라는 보장은 없을 거야. 처음 나온 만큼 선점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기술적으로는 가장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고 그 약점을 확실히 보완하거나, 더 나은 성장 플랜(백서)를 제공하거나 하면 비트코인이 일정 정도 기존 화폐투자시장의 지분을 빼앗아 성장하였듯이 비트코인의 지분을 대체하면서 제 2의 대장 가상화폐로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는' 하지. 다만 비트코인은 이미 성장을 어느정도 마쳤지만 새로운 코인은 말 그대로 기존 지분이 없으니 다시 한번 피자 한판 사먹을 돈이 수십억이 되는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야. 이러한 기대 심리가 이론상 듣보잡 코인의 펌핑을 가능하게 하는 원리지. 천문학적 확률로 낮지만 가능성을 단호하게 0이라고 할 수도 없다는 점이 문제야. 국가의 삽질로 기존 화폐 시장이 무너지고, 기술적 한계로 비트코인이 무너지고, 그 다음 코인들도 기존 보유자끼리 서로 다투거나 무슨 문제가 생겨서 다 작살나면 언젠가 내가 산 듣보잡 코인의 차례가 올 지도 모른다고. 설명을 귀 기울여 들어보고 백서를 탐독하니 다 계획이 있다고.

 

23.

 

코인으로 대박 아니면 한강인거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거고 둘 다 눈뜨고 보기 힘든 꼴이지. 전자는 눈꼴 시려워서, 후자는 안 된 일이어서. 차라리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는 전자가 낫겠는데 역시나 천문학적 확률이지. 그래서 가까운 주변인이 코인 이야기 꺼내면 나는 겁부터 나. 

 

투자대박 쪽박은 코인 이전에도 있었지만 주식과 채권 선물 등의 기존 정규증권시장 금융상품은 그래도 새로이 가치를 창출하는 면이 있는 반면에 현재의 코인투자시장은 그저 제로썸 게임이라 아무리 과열되더라도 전혀 가치를 창출 못하고 그저 딴 사람만큼 잃는 사람이 존재할 뿐이야. 하지만 폭탄이 터지기 전에는 자기가 호구인지도 모르고, 딴 사람만 크게 떠들어 광고하니 돈을 벌고 있는 것 처럼 보일 뿐. 

 

왜 다들 코인에 몰리느냐? 아마 토토시장과 비슷한 원리가 아닌가 싶은데 조폭들이 필리핀 같은데서 불법 토토 같은 걸 운영하면서 돈 엄청 벌었단 이야기 들어 본 적 들 있을 거야.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스포츠 토토는 이미 합법이야. '베트맨' 이라고 국가에서 공인한 스포츠토토 업체가 있지. 

 

스포츠토토 - 나무위키 (namu.wiki)

 

그런데 불법 토토로 조폭들이 돈을 벌었다는 건 불법 토토를 하는 사람들이 많고 돈도 많이 걸었었다는 이야기가 되지. 왜 굳이 합법을 놔두고 신뢰도 없는 불법 토토를 할까? 이미 운영비가 22%라잖아. 그럼 이것만 계산해도 환급률이 0.78인데 0.78의 5제곱만 해도 0.28정도 밖에 안 돼. 즉 내가 10만원을 가지고 해도 토토 5번을 하면 남는 기대값이 2.8만원 정도밖에 안된다는 이야기야. 거기다 어쩌다 적중률 100배 이상 터트리면 소득세 붙는 거 까지 계산해야지. 도박죄가 있는 나라 답게 토토로 남겨먹을 생각 따윈 하지 말고 그냥 즐기면서 쓰기만 해라라는 의도가 숫자에 묻어나오는 거 같아. 즉 합법토토가 이러니 불법 토토가 성하는 거지. 내가 안 해봐서 모르긴 해도 거긴 운영비로 저렇게 뜯어가지 않을 거고 한 경기에 거는 금액 제한도 없을 거고 아무리 크게 따도 소득세도 붙지 않을 거고. 다만 운영 주체의 신뢰성이 바닥이라 제대로 환급받을 수 있을 까는 걱정을 해야 겠고 이미 사고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보이지. 그렇지만 그것까지 고려해도 너무 합법 토토가 창렬이라 불법 토토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진다는 거야. 국가가 사실상 불법 토토를 더 장려하고 해석할 수도 있지. 

 

마찬가지로 정규금융시장에서 제공했었던 상품들이 너무 창렬하거나 해서 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춰 주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긴 하지.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도박죄가 있는 나라에서 국가가 사행성을 조장할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으니까. 코스피가 문제가 있긴 한데 그건 뭐 또 다른 이야기고 균형을 맞추려면 그냥 정부 입장에선 코인을 도박으로써 규제하는 게 가장 편하긴 하겠지. 

 

24.

 

예전 어느 경제학 책에서 나왔었지는 까먹었는데 이런 내용이 있었던 거 같아. 어디 아프리카 현지에서 금광을 개발하는데, 현지 인력을 광부로 고용해서 일을 시켰어. 임금은 많이 주지 않았지. 적당하게 먹고 자고 할 정도만 주었다고 하는데, 그 현지인 광부들이 본인 임금의 일부를 포기할 테니 자신들이 캔 금광석 일부를 현물로 자신들에게 달라고 했다는 거야.  

 

감독관들은 놀라서 이거 금광석 맞지만 까 보기 전에는 금이 얼마나 함유가 되어 있을지 모르고 복불복이다. 그런데 따져 보면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 금이 많이 포함된 금광석은 전혀 없다고 말은 못하지만 거의 없을 거다. 당신들 지금 받는 걸로도 먹고 자고 살기도 빡세지 않냐? 그런데 자기 임금을 더 줄이겠다니 이게 뭔 소리냐? 라고 설득했지만 현지인 광부들은 완고했고 끝끝내 금광석 현물을 받아갔다는 사례가 소개되었었지.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각 개인의 합리성을 가정하고 통상 자산이 남아야. 즉 여유자산이 있어야 그걸로 위험자산에 투자를 하기도 한다. 자산과 위험투자비중은 비례한다 이런 식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데, 실제 존재하는 반례 사례로 나왔던 게 생각이 나네. 

 

과거 어떤 돈 잘버는 의사 분과 술을 먹을 때 그 분이 매주 토토를 한도치만큼 산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아니, 형님같은 분도 돈 걱정을 하고 사나요? 저같은 사람이 사는 거지 형님 같은 분이 토토를 왜 사요?' 라고 물었더니 본인도 일 안하면서 세 받고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일하기 힘들고 싫다고, 그래서 항상 토토 사서 힘들 때마다 토토 쳐다본다고 하시더라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할 순 있지만 이렇게 현실에 불만족스러워 하는 사람이 있는 이상 이런 수요는 있을 수 밖에 없고 결국 그 당시 시대나 환경에 맞춰 그 때 그 때 유행하는 투자자산 나오는게 아닌가 싶음. 지금은 코인이지만 과거에는 부동산이었고 경제가 활황이면 정부가 별달리 손 쓰지 않아도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겠지만 지금은 세계 경제가 다 같이 죽 쑤고 있는 상황이지.

 

25. 

 

과거 가상화폐 규제 찬반에 대한 방송 인터뷰에서 반대 측 인터뷰어가 '언제 국가가 서민에게 이렇게 꿈을 꾸게 해준 적이 있었습니까?' 라고 하던데 비트코인 역시 제로썸 게임이기 때문에 해당 인터뷰어가 꿈을 이뤘다면, 예를 들어 10억의 순수익을 올렸다면 해당 마켓 어디선가 누군가, 혹은 누군가'들'은 10억을 잃은 거야. 꿈을 이룬 만큼 누군가는 정확히 꿈을 빼앗긴 거지. 해당 코인이 곤두박질치지 않고 비트코인에 준할 정도로 안정성을 확보했어도 앞서 말했듯 기존 화폐보유자들의 지분을 빼앗은 것 일 수도 있지. 이런 구조라 국가에서 밀어주길 바라는 건 좀 그래. 

 

뭐 모르지,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경제학자들의 미래 예측은 실패하기로 악명이 높고 이건 경제학 교과서에도 쓰여 있는 사실이야. 특히나 투자에 약해서 '적당히만 아는 것은 오히려 아예 모르는 것 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라는 잠언을 몸소 증명해온 사람들이지. 그러니 어차피 세상에 믿을 사람 없는 거고 투자는 자기 책임. 결과도 오롯이 자기 책임. 그러니 과하게 걸어서 실패한 다음 주변사람 까지 힘들게 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세상에 100% 확실한 투자 자산이나 100% 확실한 투자 전략 따윈 없다는 건 확언할 수 있음. 그리고 동일한 정보를 접하고도 자신과 다른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바보라서 그런 것도 아님. 그러니 만약에 본인이 코인으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좀 더 겸허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자라도 많이 쏘라고. 

 

이상은 내가 코인 이야기 나올 때 마다 단편적으로 떠들었던 내용들을 하나로 묶은 건데, 디테일한 부분에선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예를 들어 나는 로마 시대의 금속 주조 기술 수준을 잘 몰라서 로마가 힘들게 주화에 황제 초상을 새긴 것 처럼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로마 제국의 금속 주조 기술은 뛰어나서 황제 초상 새기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지. 그렇지만 이게 이야기의 큰 줄기에 별 영향은 주지 않을 거 같고 누가 나한테 돈 준 것도 아니고 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함. 

 

반론은 환영하지만 내가 딱히 재반박을 할 생각은 없음. 글 쓰는 게 은근히 시간 많이 잡아먹고 휴일도 거의 다 끝나간다구. 그러니 쿨하게 '신박하고 길게 개드립쳤네.' 라고 생각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논파하고 본인의 생각과 논리를 서술해 내려가면 됨. 좀 더 강고하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논리 시장에서 알아서 살아남겠지. 

 

누군가에겐 이게 중요한 사실일지 모르니 말해 두는데 작성자 본인은 평생 주식도 코인도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임. 끝. 

23개의 댓글

2024.02.13

와... 솔직히 다 못읽었는데 멋있따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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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어려워

감사, 쓰고 나서도 나도 읽기가 힘들어서 가독성을 어떻게 높여 볼까 연구중이야.

0
2024.02.14

인플레이션을 국가가 마치 일부러 삥뜯는것 처럼 서술한데서 잠깐 멈칫했지만 비트코인이나 기타 가상자산 자체가 인위적으로 발행수를 제한하고 이를 통해 가상자산의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데 동의함.. 가상자산이 화폐로서 가치를 지닐것이냐 하는 질문에는 두말할 것 없이 No라고 말하고 싶음.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는 순간 화폐는 교환재화로서 가치를 상실하기 시작하니깐.

그래서 나온 것이 digital gold라는 개념인데... 금이란 사실 산업에서도 많이 쓰는 소재지....그 대체재가 (아직까지)없으니 금을 쓰는 것일테고... 근데 가상자산은 아직까지 돈의 놀이터 이외에는 어떠한 가치를 보여준 바가 드믊(폐쇄형 블록체인 시스템은 예외로)

그도 그럴게 가상자산은 처음 만들때 백서를 갖고 어떤 분야에서 대단한 혁명을 할 것 같은 포부를 보여주지... 근데 그걸 ico로 풀어버리는 순간, 그 가상자산이 가격이 계속 올라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음. 근데 자산가격이 오르면 그 자산은 유통이 안될거임(앞으로 계속 오를테니) 그렇다면 유통되지 않는 재화로 무슨 플랫폼과 서비스를 할건데? 하는 자가 당착이 생기는거지.... 내가 ico를 싫어하는건 다른게 아니라 이 행위 자체가 자기 붕괴를 예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야. 뭐? 블록체인이 미래라고? 그럼 ipo를 하라고 ico를 하지 말고....

2
2024.02.14
@발냄세

자산으로썬 자산 가치가 오르는 게 아주 좋은 일이지만 가치의 척도인 화폐로써는 좋은 일이 아닌데 '화폐자산'이라는 말이 본질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함.

2
2024.02.14

반읽었고 나머지 반은 나중에 읽을라고,

재미있다 똑똑한 개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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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근태존망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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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은 개추야. 그리고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국가차원에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서 비트코인을 견제하려는 가능성은 어케봄? 예를들면 미정부에서 현물 usd를 암호화폐 usd로 만든다던지 뭐 그런거 말이지

0
2024.02.14
@그래니말이다맞아

그런거 나오든 말든 상관이 없음.

 

이미 cbdc로 usd가 나오던 말던 그냥 다른 usdt나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중 하나가 될뿐인거임.

 

 

2
2024.02.14
@우왕국1

국가가 가치를 보증하기에 이론상으론 법정통화와 똑같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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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그래니말이다맞아

cbdc가 나오더라도 딱히 비트코인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아닐거 같은데, 한 통제하는 우리나라에서 조차도 국가의 시민에 대한 통제가 너무 심해지는 거라 cbdc(중앙 은행 디지털 통화) 자체에 거부감이 있음. 그래서 다들 연구를 하는 듯 마는 듯 하는 거 같아.

1

내 생각은, 화폐 자체보다는 투자 의사결정 중 Asset class 중에 하나로 인정됐다고 보고 있어. 그 가치는 누군가 찾아내겠지만 돈의 출처를 세탁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 그저 내 뇌피셜이지만

2
2024.02.14
@에틸렌999불가즈아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출처 세탁도 별 의미가 없을 걸. 그냥 조사기관 협조 공문 보내면 스스로 밝혀 내지 않을 도리가 없는데, 아예 법망 밖에서 사는 사람들이나 그럴 힘이 있는 사람들은 배짱 튕길 수 있겠지만.

0
@불타는밀밭

"기관"의 역할을 하는 곳을 말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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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천천히 읽어볼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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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너무 길어서 뜨문뜨문 읽었는데 역사적인 내용도 같이 정리해서 좋은글인거 같다

근데 비트코인은 이름은 가상화폐인데 화폐하고는 성격이 다르지

그냥 간편성이 최적화된 재산저장수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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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후방바라기

개인이 전자지갑 굴리기는 좀 빡세서 간편성이 그렇게 높다고 하긴 힘듬.

1
2024.02.14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수량 제한은 nft처럼 환상에 가까워서 언젠간 깨질 거라고 생각함

0
2024.02.14
@그렇지안나

그럼 그건 아마 그 때부터는 비트코인이 아닐 거야.

0
VTI
2024.02.14

본문에서 확고불변한 정답을 얻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약

 

"본방 끝난 다음 재방송 보면서 왈가왈부하자. 그럼 언제 끝나냐? 시즌2, 3, 4...2938327288328388447499474828374739847382048483393948839348381927474까지 방영할 수도 있음"

 

사회과학 분야의 논쟁거리들을 보면 빠든 까든 본인들 주장이 실현되자마자 세상이 멸망하고 모든 시간흐름이 정지되어 내가 맞고 니가 틀린게 증명될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본문에서 언급한 암호체계가 뚫릴 가능성 따위처럼 논쟁의 중심에 있는 무언가는 상수지만 그 성공과 실패 여부를 좌지우지하는건 인간이라는 변수이기에 모든 사회활동이 정지하는 그날까지 절대 알 수 없음

 

실패한듯 보이는 정책도 사후처리 잘하거나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성공이라 평가받을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니 가상화폐의 성공실패여부같은 실증불가한 문제에 집착하지말고 발딱고 잠이나 자자

3
2024.02.14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으로 받아 들였다. 정성 고맙다.

0
2024.02.14

잘 읽고 로그인하고 추천 줌

휴일 잘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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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최초의 화폐는 동굴에서 거래되던 조개껍질이었을 거라고 생각해보면, 이는 공동체(커뮤니티)에서 합의된 약속이야. 이 조개껍질이 처음부터 다른 동굴에서 사용되진 않았겠지만,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점점 조개껍질을 화폐로 사용하는 동굴이 늘었을거고 이 합의된 약속을 지키는 곳도 많아졌을거야.

고작 이 정도 수준의 약속이 확장되어서 지금의 국가 별 화폐가 되었다고 보면 됨.

비트코인을 화폐로 약속하는 공동체가 많아질수록 실제로 동등한 화폐의 가치를 지니게 될거고.

 

2. 비트코인(블록체인)이 실제로 기술적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비트코인의 큰 특장점 중 하나는 무신뢰(Trustless)인데 이게 제 멋대로 발행하는 중앙기관을 신뢰할 수 없고, 개인들도 신뢰할 수 없어서. 신뢰하지 않아도 되는 무신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거임.

실제로 정해진 규칙에 의해 채굴되고 보상이 주어지는 비트코인의 POW(Proof of Work); 작업증명 은 작업에 대해 보상을 받고, 활동에 대해 수수료를 내는 철저한 알고리즘에 의해 돌아가거든. 이 부분에서 기존의 생태계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하고 있어. 이러한 탈중앙화 Trustless 방식을 믿는 사람은 비트코인의 지지자가 되는거고, 중앙기관을 보다 신뢰하는 사람은 불신하게 되는거고

 

3.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결국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까지도 모든 것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시스템이라서 반발도 많고 그만큼 추종하는 사람도 많아지게 되는거임.

우리나라는 유독 정부의 제재가 심해서, 블록체인이 어떤 기술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단순 투기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렇게만 볼 거는 아님. 진지하게 연구하고 가능성을 보고 활용처를 찾는 사람도 집단도 엄~~~ 청 많음.

 

4. 뭐 그래서 어떻게 알아보면 되는데??

 

블록체인이 가질 수 있는 특성으로 크게 3가지 포인트를 봄: 탈중앙성/확장성/보안

3가지는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고, 블록체인의 목표에 따라 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2가지가 달라짐.

사람 또는 집단에 따라 이 중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각각의 목표에 따라 저마다 다른 프로덕트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또 출시되고 있음 ㅎㅎ 블록체인 트릴레마로 시작해서 관심있는 주제로 파고들면 될거임.

개인적으로 나는 확장성(상호운용성)과 탈중앙성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관련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음.

 

//혹시 블록체인에 관심있다면 나두 질문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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