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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넬리시, 브로라 강의 위스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위스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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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연말이라 정신이 없어서 간만에 글을 쓰는 개붕이야.

 

오늘 할 위스키 이야기는 아마 국내에서 지명도가 무척이나 떨어지는 위스키 중의 하나인 클라이넬리시에 대해서 할 예정이야.

 

이 증류소도 꽤나 우여곡절이 많은 증류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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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클라이넬리쉬 증류소의 모습

 

 

 

이 증류소의 첫 시작은 1819년이야.

 

첫 시작은 연간 54,000리터의 생산량을 만드는 증류소였는데, 꽤나 잘 팔렸는지 1896년 경에는 580,000리터를 생산하는 증류소가 됐지.

 

시작했던 자그마한 증류소로는 감당이 안되자, 확장을 할 정도로 잘 나갔던 증류소야.

 

원액은 대부분 자기들의 술을 팔기보다는 블렌디드 위스키에 주요 원액으로 들어가기는 했지만, 생산량을 보면 제법 규모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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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60년대, 전 세계 규모의 전쟁이 끝나고 안정기에 접어든 시대가 되자

 

이전까지와 다르게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올라가지.

 

이 시기에 서구권 사람들은 자동차나 명품, 위스키를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호황기에 접어들게 되.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생산하고 있던 위스키보다 더 많은 양의 위스키를 필요로 했고, 그 원액을 감당하기 위해서 클라이넬리쉬 증류소는 단순 확장이 아니라 근처에 또 다른 증류소를 건립하기에 이르렀지.

 

1967년에 새롭게 건설 된 증류소는 이전 증류소와는 규모면에서 꽤나 차이가 났어.

 

그래서 클라이넬리시 A, B로 구분했지.

 

문제는 이 과정에서 두 증류소의 맛이 달라졌다는 거야.

 

같은 보리를 쓰고, 같은 물을 쓰는데 증류소의 위치가 변한 것만으로 맛이 달라지다니 신기하지?

 

위스키를 만드는데 생각보다 위치가 중요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해 나는

 

 

 

 

 

이건 여담인데

 

한국에 위스키 증류소를 새로 만들려는 분하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은 과학적인 방식으로 증류에 접근하는 분이었어.

 

현지와 같은 위스키를 만드려면 물의 성분을 분석해서 미네랄등을 첨가해서 똑같이 맞추고, 온습도를 현지랑 비슷하게 하면 같은 원액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셔서, 나는 그건 아닐거라고 말했지.

 

위스키는 생각보다 만들어지는 땅의 기후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걸 완벽하게 컨트롤 하진 못할거라고 말이야.

 

 

 

이 두 위스키 증류소는 약간의 거리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맛이 다른 걸 보면 좀 더 확실한 거 같아.

 

뭐 새로운 증류소인 만큼, 원액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균이 달라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하여튼 이런 상황에 직면한 클라이넬리쉬 증류소는 이전에 있던 증류소를 폐쇄하고 새로지은 증류소에 집중하는 걸 선택했지.

 

새로 지은데다가 규모도 더 큰 증류소에서 맛을 다시 잡겠다는 결정을 내린거지.

 

그런데 이 와중에 한가지 사건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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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쿠일라 증류소의 보수작업이야.

 

아일레이섬에 위치한 쿠일라 증류소는 클라이넬리시와 함께 전통적으로 조니워커에 들어가는 핵심 몰트 중의 하나로, 조니워커의 스모키함을 만들어주는 원액이었어.

 

그런데 몇년 간의 가뭄때문에 나무로 만들어진 증류소에 문제가 생겼고, 1년간의 보수작업에 들어가게 되면서 원액 공급에 차질이 생긴거지.

 

고작 1년이지만, 생산량이 맞춰지지 않는 것 때문에 당장의 대체제가 필요했고, 클라이넬리시의 문 닫은 증류소를 떠올렸지.

 

1969년 5월, 문을 닫았던 클라이넬리시 증류소는 브로라라는 이름으로 부활하게 되.

 

클라이넬리시와는 다르게, 좀 더 피트를 더해서 쿠일라와 비슷한 수준의 피트향이 나는 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로서 말이야.

 

물론 1년 뒤에 다시 쿠일라가 문을 열게 되면서, 공급이 원활해지기 시작하자 점차 생산량을 줄여나갔고

 

1983년 7월에 다시 문을 닫았지.

 

1969년부터 1983년까지, 약 14년 정도만 가동했던 이 위스키는 지금에 와서는 전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위스키 중의 하나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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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라 30년

 

 

맛이 있냐 없냐는 제쳐두고서, 정말 짧은 시간만 운영했던 증류소의 술이기 때문에 그 희귀도가 더 올라갔지.

 

이 전에 생산된 올드 클라이넬리시하고는 또 다른게, 피트를 첨가했다는 데서 그 특이함이 한층 더 돋보이는 위스키지.

 

 

 

 

 

 

 

 

 

 

뭐 어쨌든 간에, 그후로도 클라이넬리시 증류소는 나름 잘나가고 있어.

 

여전히 조니워커의 핵심 몰트 가운데 하나고, 생산량의 95%가 조니워커를 만드는데 사용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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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조니워커 골드라벨의 핵심몰트로 유명하지.

 

클라이넬리시가 가진 특유의 스파이시함이 그 매력을 잘 살려주거든.

 

그리고 내년인가 내후년부터 저 브로라 증류소가 다시 재가동 된다고 하더라구.

 

12년 정도 있으면 다시 숙성된 브로라 위스키를 만날 수 있을테니까 존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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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먹기에 좋은 걸로는 연어를 추천해.

 

회보다는 구이나 조리된 게 좋을거야.

 

클라이넬리시 증류소의 옆에 아까 말했던 브로라라는 증류소와 같은 이름을 가진 강이 있는데

 

여기가 바다랑 졉경지역이라서 시즌이 되면 연어들이 많이 잡히는 지역이거든.

 

이 동네 사람들은 클라이넬리시 위스키와 연어를 먹는게 그 시즌의 일과라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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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라 강의 플라이 낚시는 꽤나 명물이라고 하나봐.

 

당연한 얘기지만, 낚시로 낚은 연어는 회로 먹으면 안된다.

 

기생충 오지기 떄문이지.

 

 

 

 

 

연어와 위스키, 딱히 특별할 건 없지만, 실패하기 힘든 조합이지.

 

기름진 연어와 스파이시한 클라이넬리시의 조합은 꽤나 어울린다구.

 

기회가 되면 한 번 즐겨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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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2023.12.3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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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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