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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브랜디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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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홍 브랜디 좋아용

 

 

드디어 브랜디 편으로 왔다.

 

사실 브랜디 편은 한가지로 묶을 게 아니라 여러편으로 묶어야하는데, 이번에는 간략하게 브랜디에 대해서만 설명해봄.

 

일단 브랜디라는 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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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포도로 만든 원류를 증류해서 프랑스어로 바리크라고 불리는 오크통에서 숙성한 걸 말한다.

 

포도 말고도 사과나 자두, 기타 과일들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앞에 접두사로 애플, 플럼등의 단어가 붙는다.

 

포도로 만든건 접두사가 안 붙고 그냥 브랜디라고 하니까, 브랜디는 일단 포도 라고 생각해라.

 

브랜디라는 단어는 브란데베인(Brandewijn)이라는 네덜란드어에서 파생됐다.

 

불에 태운 술이라는 뜻인데, 그 뜻 자체는 증류주라는 거지.

 

포도로 만든 술, 즉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술이기 때문에 그 맛과 향은 고급지다.

 

프루티하면서 은은한 단 맛이 도는 것이, 옛날부터 브랜디는 서민의 술이라기보다는 있는 사람들의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런 브랜디도 사실 만들어진 계기는 정말로 별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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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세금이었다.

 

원래 옛날 프랑스에서 와인은 그 양에 따라서 세금이 메겨졌는데, 증류하면 양이 줄어드니까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와인을 증류하고, 증류한 만큼 없어진 양의 물을 다시 부어서 파는 걸로 그 세금을 세이브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게 된 거다.

 

생각해봐라, 도수가 높은 술도 좋지만 그 술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와인의 양은 어마무시하다.

 

그걸 아직 만들어진 적도 없는 술을 만들겠다고 소비한다? 멍청한 짓이었지만 세금은 그걸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그렇게 증류한 술들을 보관하는데 사용했던 것이 오크통이다.

 

원래 와인도 그렇고, 프랑스의 리무젱이라는 큰 숲의 오크 나무로 만든 오크통에 저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증류주 역시 그렇게 보관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보니까 색이 변하고, 그걸 마셔보니까 맛있어서 브랜디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이게 15세기 경이니까, 역사적으로 브랜디는 위스키보다 먼저 오크통 숙성을 한 술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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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브랜디는 대항해시대 무역품 중의 하나였다.

 

장기보관 가능, 높은 도수가 맞물려서 선원들의 필수품 중 하나였지만, 이내 등장한 럼의 의해서 그 위치를 뺐기고 점점 고급화를 이루었다.

 

럼이 나오기 전까지 브랜디는 화폐 대용품으로, 선원들에게 월급으로 브랜디를 주기까지 했다니 그 위상을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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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를 처음 만들었던 건 프랑스로 추정되는데, 그런만큼 프랑스의 브랜디 사랑은 대단하다.

 

어느정도냐면, 브랜디를 대표하는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꼬냑은 프랑스 꼬냑 지방의 이름에서 따왔다.

 

참고로 칼바도스, 아르마냑도 마찬가지로, 그 지역에서 생산 된 것만 그 이름을 붙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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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커피 열매로 만든 와인과 증류주를 한때 커피꼬냑이라고 홍보하다가 요즘은 커피냑이라고 이름을 바꿔서 팔더라.

 

개인적으로는 어이가 없었지만 결국 국내에서 브랜디 = 꼬냑이라고 할만한 인지도를 쌓았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사실 국내에서 꼬냑의 이미지는 꽤 좋은 편이다.

 

어찌됐던 간 옛날부터 꼬냑이라고 하면 고급술의 대명사였고, 좋은 거의 대명사이기도 했으니까.

 

나는 지금도 누가 아는 분한테 선물을 하려고 하는데 무슨 술이 좋냐? 라고 물어보면 그 사람이 좀 윗사람이고 특별히 챙길일이 있으면

 

헤네시 XO가 제일 무난하다고 대답해준다.

 

술 별로 안마셔본 사람도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하고, 술 좀 좋아한다면 오 할만한 술이다.

 

꼬냑에 여러 브랜드가 있지만, 그 크기로 볼 떄 빅 3로 꼽히는 게

 

헤네시, 레미마틴, 꾸르브와지에다.

 

이 셋 중에는 헤네시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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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고 부자이자 기업이라는 LVMH의 H가 바로 저 헤네시다.

 

루이비똥과 함께 모엣, 헤네시는 부의 상징처럼 그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어느정도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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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형들마저 사랑할 정도다.

 

미국 힙합 뮤비보다보면 가끔 나오는 헤네시 앤 코크를 할 떄 주로 헤네시를 쓰는 이유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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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독, 카녜 웨스트. 나스

 

래퍼라면 한 손에 이정도는 들고 있어야 한다.

 

사실 이런 현상은 헤네시 측에서 협찬을 하는 것도 꽤 크다고 본다.

 

과거 루리 로드레(Louis Roederer)라는 샴페인 힙합하는 양반들 사이에서 플렉스의 상징으로 꼽히다가 사장이

 

"그런 놈들이 왜 우리 술을 먹어?" 

 

라는 발언 이후 이미지를 떡락한 거에 비하면 헤네시는 아주 전략적으로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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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 워더

 

참고로 브랜디를 마시는 기본적인 방법은 차갑게가 아니라 따뜻하게 마시는 거다.

 

너무 뜨거우면 안되고, 흔히들 손바닥으로 잡아서 데워서 마신다고 표현한다. 위에 사진도 보면 불과 잔 사이의 거리가 꽤 있는 걸 볼 수 있다.

 

술의 향 입자는 크게 보자면 바닐린, 에스테르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차가우면 운동을 멈추고, 따뜻해지면 운동이 활발해진다.

 

브랜디는 향이 중요한 술이다보니 당연히 따뜻하게 해서 향들의 더욱 활성하 시키고 마시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얼음을 넣어서는 안되고 말한다.

 

차가우면 운동을 멈춘다는 이야기는, 얼음을 넣게 되면 향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브랜디는 마시는 의미가 없으니 따뜻하게 먹어야 하고, 브랜디 장인들은 자기들이 만든 술에 얼음을 넣는 걸 무척이나 혐오한다.

 

서양인들이 김치 맵다고 물에 씻어먹는 걸 보는 기분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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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

 

하지만 중국에서 헤네시 XO를 얼음과 함께 먹는게 유행하면서 헤네시 소비량이 급증하자 헤네시측은 급하게 이런 발언을 했다.

 

"헤네시 온더락은 여름의 별미."

 

역시 구라파의 중국 다운 불란서놈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여름이라고 자기 타협을 한게 웃기기 그지없다.

 

 

 

 

 

 

참고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헤네시팬이 있었는데...그....

 

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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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반 되시겠다.

 

단일 고객으로 헤네시 최고의 소비량을 자랑했다고.

 

 

 

 

 

 

 

 

 

 

 

 

 

 

 

 

 

 

 

 

 

 

 

 

 

 

 

하여튼, 이렇게 꼬냑 말고도 아르마냑이라고 그 꼬냑 옆지방에서도 브랜디가 나온다. 여기도 참 좋은 술들을 생산하는 데 꼬냑 때문에 이 업계에서 영원한 2등의 위치를 공고히하고 있다.

 

그리고 좀 위로 올라가면 한국인들에게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유명한 노르망디에서는 사과로 만든 애플 브랜디 깔바도스가 나온다.

 

좀 더 고개를 돌려서 프랑스가 아닌 다른 지역을 봐도 대부분 브랜디를 생산하고 있다.

 

유명도가 좀 딸려서 그렇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아르메니아등등 와인으로 한딱가리 하는 나라들은 당연하다시피 브랜디도 생산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브랜디를 만들고 있는데, 오미자로 만든 브랜디 고운달이라는 브랜드가 품질이 좋기로 제법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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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브랜디 고운달

 

맛도 제법 괜찮은 편이고, 오미자로 만들었다는 세계 유일의 증류주라고 볼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가격인데, 이거 사먹을 바에는 같은 가격의 다른 브랜디 사먹는 게 이득이긴 하다. 드럽게 비싸다.

 

증류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오미자 양이 상당하고, 오미자 가격이 포도보다 비싸기 때문이라는데, 결국은 세금문제라고 본다.

 

전통주지만 증류주라서 세금이 꽤 빡세다고 들었다.

 

 

 

 

 

 

 

 

 

이렇게 오늘은 브랜디에 대해서 대충 알아봤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꼬냑편이나 깔바도스, 아르마냑 이런거 쓸 때 다루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다.

 

 

 

여기도 올려둠

27개의 댓글

[삭제 되었습니다]
@구화지문설참신도

그야 걔는 오렌지로 만든게 아니라 오렌지를 첨가한거니까, 원액이 되는 주정에 설탕과 오렌지 생과도 아니고 껍질이랑 기타등등을 넣고 침출한게 코엔트로라는 리큐르고 큐라소임. 아예 다른거지.

0
[삭제 되었습니다]
@구화지문설참신도

백주나 사케는 잘 모름. 몇몇개만 아는 정도. 일단 쓰거나 자주 마시질 않다보니 잘 알지 못하는데 아는 백주전문 가게 사장님한테 물어보고 쓸 수는 있지.

0
2023.10.23

예거마이스터 같은 리큐르도 좀 다뤄주세요. 싸게 나왔길래 한병 사뒀는데 어떻게 마실지 모르겠음.

0
@함부르거

걘...그냥 레드불 타라...

1
2023.10.24
@함부르거

이효리가 마시는 법 찾아바

0

깔바도스 하면 잊을 수 없는 그 사건... 추사의 심판 ㅋㅋ

0
@오늘의고기도맛있었다

뭐꼬 그건

0
@지나가는김개붕

위갤 얘기긴 한데, 깔바도스 블라인드 리뷰하는데 추사가 그 사이에 있었거든

그런데 추사가 저평가받던 거에 비해 테이스팅 결과가 많이 좋았어서 ㅋㅋ 그걸 그렇게 부르더라

1
@오늘의고기도맛있었다

에어링 안된거랑 비교하면 안되기는 하는데, 뭐 추사...나쁘진 않은데 음...

0
@지나가는김개붕

깔바도스가 에어링 전후가 좀 많이 차이나긴 하지만 ㅋㅋ 어차피 웃자고 하는 얘기니까

0
@지나가는김개붕

파리의 심판은 알지?

위갤 아닌 주갤버전의 '추사의심판'임

0
2023.10.23

난 브랜디가 대항해시대때 와인이 상하니까 대용으로 쳐먹하려고 만든건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네

어니면 포트나 쉐리가 그런거였나..

0
2023.10.23
@starfall

그거 포트

와인 팔라는데 와인이 상하니까 브랜디를 부어서 도수를 높혀서 안상하게 만든 것

1
2023.10.23
@니글니글

ㄱㅅㄱㅅ 반대로 착각했었네

0
2023.10.23

브랜디 상온 보관하고 마셨는데 따뜻하게 마셔야 하는구나 처음 알았다

헤네시 말고 데일리로 마실만한 브랜디 추천품목 있음?

0
2023.10.23
@니글니글

파코리16 추천한다 존맛탱임

0
@니글니글

장퓨 트레뷰 추천한다

0
2023.10.23

그래서 파코리16 또 언제들어오냐?

0

맨날 소주 맥주 이런것만 마시다가 작년에 첫 5만원 이상의 술을 장퓨 트레뷰, 모랑 나폴레옹 보틀로 입문했음

 

처음에는 좋은지도 모르고 추천해주길래 사서 그냥 뭣 모르고 마셨는데 좀 이제 알고 다른 위스키나 이것저것 발을 넓혀보고 있는데 맛도 심심하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어지간한 위스키는 만족 못하겠음 ㅋㅋㅋㅋㅋ

브랜디가 최고다

0
2023.10.23

바텐더 해외출장도 많고 박봉이고 행사도 많고

진짜 술 좋아하는사람 아니면 하기 힘들지

멋찌다

0
2023.10.23

아조씨 꼬냑도 써주세여 그리고 시리즈글 링크 달아주면 다 보면서 개추할게 ㅠ

0
2023.10.24

도수 높은건 싫어서 브랜디+와인 인 포트와인을 마쉽니다. 포트와인 조아!

0
2023.10.24

브랜디 끈은 짧지만 깔바 돔프롱테가 향은 진짜 쥑이더라

0
2023.10.24

과일증류주는 다 브랜디가 아녓어???

0
2023.10.26

아니 콜라를 탈거면 왜 고급라인을 쓸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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