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럭비 ≠ 미식축구 - 1편

2편

3편

4편

5편

 

Ⅰ. 머리말

 

R.jpg

 

  사진에 나온 운동은 무슨 종목인가요? 하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식축구라고 답할 거야. 하지만 한국에서 의외로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럭비라고 답하기도 한다. 

미식축구와 럭비는 다른 운동 종목인데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혼동을 해. 미식축구 복장을 보고 럭비라고 부른다던가. 럭비와 미식축구가 이름만 다른 같은 종목인줄 안다던가.  여기 개드립넷에서도 혼동하는 사람들이 꽤 보이더라고.

미식축구가 럭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운동종목이 맞기는 해. 하지만 이미 140여년전에 별개의 종목으로 발전했고, 현재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야.

본 개붕이가 드는 뭔가 안타까운 마음에 미식축구와 럭비 이 두 종목의 차이를 이야기 해보고자 해. 좀 길어 부록까지 한 4편정도 될 거야.

 

 

 

Ⅱ. 종목의 기원

 

1.

  상당수의 사람들이 미식축구를 보면서 이런 의문의 갖고는 하지.

" 얘네는 공을 차는게 아니라 공을 가지고 달리면서 왜 풋볼이라 하는 거야? "

그런데 럭비도 원래 이름은 럭비풋볼(rugby football) 한국식으로 번역하면 럭비식축구야. 최초의 럭비협회인 잉글랜드럭비협회의 영문 명칭도 럭비풋볼유니온(Rugby Football Union : RFU)이다. 미식축구도 그렇고 럭비도 그렇고 둘다 공을 손으로 잡고 냅다 달리기만 하는데 풋볼이라고 부른다니 뭔가 어색하잖아, 왜 손을 자유로이 쓰는 이 종목들을 풋볼이라고 부르는지 부터 알아야 겠지.

 

  풋볼이란 종목은 본래 수백년간 영국에서 마을별로 또는 마을대항으로 하던 민속놀이였어. 적어도 1200년대 이전부터 행해졌다고 하더군. (1200년대면 우리나라는 원간섭기에 있던 고려시대야.)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하지 않던 시대부터 마을별로 하던 놀이니까 규칙은 제각각이었지. 공통점은 상대편 골에 공을 가지고 가면 득점 한다는것. 경기자체가 매우 거칠고 폭력적이라는것. 골이라는 목표 지점도 딱히 규격이 정해진게 아니야. 마을 초입이 골이 될 수도 있고 상대 마을 교회가 골이 될 수도 있는거야. 즉 풋볼 경기장 자체도 마을 전체 혹은 마을과 마을 사이였다는 거야. 

  시간이 흘러 근세로 접어들면서 영국내에 여러 학교들이 생기고 마을에서 성인 남성들이 즐기던 풋볼이 교정에서 학생들도 하는 스포츠 활동으로 확장되게 되지. 매일 시간을 정해 어떤요일은 고학년 어떤요일은 저학년 하는 식으로 거의 매일 풋볼경기를 했대.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교통이 편리해 지는 19세기에 접어들면서 다른 지역, 다른 학교, 클럽과의 풋볼 교류전도 활발하게 진행되었어. 그 당시 행하던 풋볼 경기들에서 매우 인기있던 방식 중 하나가 볼을 들고 달리는 럭비학교식 풋볼이었어.

 

2.

  럭비학교식 풋볼 그러니까 오늘날의 럭비는 200년전 럭비학교(우리식으로 이야기하자면 럭비중고등학교. 명문 사립학교야) 내에서 풋볼경기를 하던 증 '웹 엘리스'라는 학생이 뜬공을 잡을 것을 당시 규칙대로 차지 않고 그대로 공을 가지고 달린 것을 그 기원으로 보고 있어. 이 반칙 플레이를 보고 재미있겟네 하면서 럭비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풋볼게임에 도입하였고, 1845년에 럭비학교 학생회가 럭비식 풋볼 규칙을 만들게 돼.  

https://youtu.be/Z3Mbd9W9u50

  <이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2015년 잉글랜드 럭비 월드컵 개막식 오프닝 영상이야>

  

  여튼 19세기에 다른 단체들과의 풋볼 교류전은 점점 활발해지는데, 규칙은 단체별로 제각각이니 규칙을 합의하는 데에 여러 애로 사항이 꽃피었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1860년대 초반 영국 런던에서 여러 풋볼 클럽 (대부분이 학교 동문 클럽이야) 대표들이 모여 공통된 규칙을 만들기로 했어. 이 때 가장 큰 논쟁거리는 '해킹'을 반칙으로 할 것인가 정당한 플레이로 인정할 것인가 였어. - 해킹이 뭐냐면 정강이 차는거. 군대용어로 '쪼인트 까는거' - 이 해킹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쪽은 '블랙히스클럽'이라고 럭비학교 동문클럽이었어. 블랙히스클럽의 대표였던 프란시스 캠밸이란 인물은 '해킹을 금지하면 풋볼은 여성화 되고 젠틀맨의 가치를 훼손시킬것'이라면서 강력하게 해킹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 결국 투표 끝에 해킹이 반칙으로 정해지고 아울러 공을 들고 뛰는 것도 반칙으로 정해지면서, 블랙히스클럽이랑 이에 동조하던 클럽들은 모임의 합류를 거부하고 떠나게 되지. 그리고 이 모임에 잔류한 사람들이 공통된 규칙을 만들고 1863년에 결성한 조직이 현재의 잉글랜드 축구협회야.

 

  FA(축구협회)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럭비식 풋볼을 하던 클럽들은 다시 자기들만의 공통된 규칙을 만들기로 하지. 블랙히스클럽의 주도로 1871년에 럭비풋볼유니언(RFU)를 결성하고 잉글랜드 대표팀과 스코틀랜드 대표팀과의 국가대표전을 첫 공식 경기로 치루게 되면서 현재의 조직화된 운동종목인 럭비로 발전하게 돼. 그리고 럭비측 인사들이 FA에 합류를 거부하게 했던 해킹은 럭비협회 결성전인 1868년에 럭비 쪽에서도 반칙으로 한다.

   협회 결성후 20여년이 지난 1895년에 프로냐 아마추어냐의 갈등으로 잉글랜드 북부지역 럭비클럽들이 RFU에서 이탈해서 별개의 단체(럭비풋볼리그 Rugby Football League)를 만들었고 이 단체가 기존의 럭비와 차별점을 두면서 '럭비 리그'라는 기존의 럭비와는 다른 종목이 생겨나게 돼. 럭비리그라는 종목과 구별을 지을 필요가 있을 때는 '럭비 유니온'이라는 이름을 쓰기도 해. 보통 럭비라 하면 럭비유니온을 지칭한다. 럭비 리그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설명할게.

 

3.

  위에서 원래 풋볼이 수백년된 영국의 전통 민속놀이라고 했잖아. 영국 출신 이민자가 주류인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풋볼은 인기있는 스포츠 활동이었어. 19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풋볼은 동북부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돼. 인터넷상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자료에 따르면 최초의 미국 대학 풋볼 경기는 1869년 럿거스 대학교와 프린스턴 대학교가 영국 FA룰을 기반으로 각 팀당 25명씩 출전해서 치른 경기야. (참고로 당시 축구 규칙에는 인원과 시간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들어온 FA식과 럭비식 그리고 독자적인 규칙들의 풋볼이 혼재하는 가운데 1870년대 프린스턴, 컬럼비아, 하버드, 예일 대학교가 풋볼 단체를 만들고 럭비 경기를 하게 돼.  그러는 와중에 1880년 예일대의 '월터 캠프'라는 사람의 (미식 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이야) 제안으로 인원수를 11명으로 하고(럭비는 15명이 나온다) 스크럼에서 '스냅'을 도입하게 돼. 

 

  처음 스냅을 도입한 목적은 스크럼에서 혼란한 상황을 완화시키자는 목적이었는데 이게 의외로 경기를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경기 진행을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월터 캠프의 주도로 1882년 '다운'의 개념을 도입하고 3번 다운되기 전에 5야드 이상 전진하지 못하면 공 소유권을 넘겨 주는 규칙을 도입시켜. 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쉽게 하기 위해 경기장에 5야드마다 선을 긋게 되고. 스냅전 스크리미지 라인을 적용시키게 되지. 이런 규칙들의 도입으로 럭비에서 분리된 미식축구라는 독자적인 스포츠가 분화하게 된다.

 

 본래 풋볼이란 종목이 거칠고 위험한 운동이었지만 초기 미식축구는 그 정도가 더 심했어. 매년 경기 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죽는 사람이 여러명 발생했다. 그 당시 미식축구는 지금처럼 두툼한 보호장구로 몸을 감싸는 스포츠도 아니었고 그냥 얇은 원시적인 보호장구만 입고 하는 운동이었어. 

Michigan_-_Penn_1910.png 

( 1910년 대학미식축구 경기 사진이야. 보호장구 별로 없어 보이지? 현대적이 보호 장구는 적어도 1950년대 후반부터 도입되기 시작했어. )

 

 1905년에 미국 전역에서 한 해 동안 미식축구 경기로 19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지가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이에 대한 해결을 주문하게 되지. 그래서 미국내 대학 관계자들이 1905년 뉴욕에서 모여 회담을 갖게 되고 지금의 NCAA를 결성하게 된다. 그리고 1906년 부터 1918년까지 기간동안 '포워드 패스 허용', ' 4번 다운에 10야드 전진으로 변경', '뉴트럴존의 도입', '경기시간 축소 : 70분 → 60분', '경기장 축소 : 110야드 → 100야드', ' 패스하는 인원에 대한 보호' 등의 규칙을 도입하면서 현재와 같은 미식축구 형태를 갖추게 돼

 

 

--- 1편은 여기까지. 2편은 규칙을 중심으로 두 종목의 차이를 설명하겠음 ---

14개의 댓글

2023.10.12

간단한 로직 알려줌

1. 타원형 공을 들고 하는 운동이다 = 럭비 or 미식축구(아메리칸 풋볼)

2. 부상 무서워하는 ㅄ들이 계집애처럼 보호구 입고있다 = 미식축구

3. 짧은 반바지를 입은 상남자들이 보호장비 없이 격식있게 카라티(럭비셔츠)를 입고있다 = 럭비

0
2023.10.12
@비활성화유저

뭔소리여 보호장비입고 화끈하게 부딪히는게 꿀잼인디

1
2023.10.12
@비활성화유저

보호구입고 황소 수컷다툼 보는것처럼 박살내는 재미가 있는 것인데 그걸 모르는...?

0
2023.10.12
@비활성화유저

보호장비가 있어서 더 격렬하게 부딪히는 경향도 있어. 실제로 뇌손상은 미식축구가 더 많은 걸로 암.

0
2023.10.19
@함부르거

보호장비로 날 보호해야만 격렬하게 부딪힐 수 있다는 얘기?????

0
2023.10.12
@비활성화유저

보호장비를 하는건 씹상남자들 답게 약물주입해서 럭비마냥 하면 사망하기 때문이다 애송이

0
2023.10.12

옛날 미국 근무하던 시절 첨에는 미식축구 저거 뭔 재미로 보나 하다가 들어갈 때쯤 되니까 재미있어졌는데 한국오니까 중계 보기가 어려워서 아쉽다. 2007년 시즌 수퍼볼에 뉴욕자이언츠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트한테 대역전극 썼을때부터 미식축구 팬 됐음

0
2023.10.12
@charlote

엠스플에서 하다가 지금 국내는 쿠팡플레이로 넘어감

0
2023.10.12
@charlote

이번시즌도 쿠플에서 중계해주는중

0
2023.10.12
@qwjiopzx

럭비월드컵도 중계해주는중

0
2023.10.13
@charlote

한국 대회도 보고싶으면

 

https://youtube.com/@afkn9686?si=iFwUZelmocY24YAV

0

그래서 미식축구공이아니라 럭비공이구만

0
2023.10.13

럭비는 ㄹㅇ 잘못하면 뒤지는게 티나더라

0
2023.10.14

아이실드21 한 다섯 번은 넘게 본 듯 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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