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데아와 신경과학, 본다는 것

  이데아란 플라톤 철학에 등장하는 개념이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영원하고 불변하는 사물의 본질적인 원형" 이라고 보았고, 구체적인 현실의 사물은 단지 이데아의 모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정신, 곧 '지(知)'를 통해서만 이데아를 인식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정신이 이데아를 발견하는 방식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상기(anamnesis)이다. 그는 인간의 영혼은 육체와 결합되기 전에 이미 이데아들과 친숙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인간의 영혼에는 이데아에 대한 지식이 선험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인간은 사물과의 감각적인 접촉을 통해서 망각되었던 사물의 본성에 대한 인식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변증(辨證)이다. 인간은 사물의 본성에 대한 지적인 탐구를 통해서 사물들의 상호 관계를 발견하고, 사물의 본질을 추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사랑(eros)이다. 어떤 특정한 대상에 대한 사랑은 그와 유사한 모든 형상들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되고, 나아가 외형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것으로 발전한다. 곧 지(知)에 대한 사랑은 인간의 인식을 항구적이고 보편적인 이데아의 세계로 단계적으로 이끌며, 무지를 일깨우는 일에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플라톤은 감각적 사물들로 구성된 가시적인 세계와 별도로 정신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 이데아계가 객관적으로 실재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이데아야말로 궁극적인 참된 실재라고 보았다. 이러한 이데아론은 물질적 요소을 중심으로 세계의 본질을 이해하였던 그리스의 자연철학적 전통에서 벗어나 가치 중심의 형이상학적 철학의 전통을 낳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플라톤은 비물질적이며 항구적인 속성을 지니는 이데아가 참된 실재라고 주장함으로써 물질적 세계를 초월하는 절대적인 가치 판단의 기준과 진리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출처 : 네이버 두산백과


  플라톤이 이데아라는 개념을 생각해 내는 것에는 '인식'의 문제가 있었다. 아래 사진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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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의 사진은 무엇인가? 모두가 포크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포크라고 생각하는 여러 조건들 ㅡ단단한 재질과 광택, 4개의 날카로운 갈퀴 등ㅡ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이러한 인식을 설명하기 위해 이데아라는 개념을 꺼냈다. 우리는 일상을 보내면서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난다. 그 사람이 어떤 이름이고 어떤 성격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들이 "사람" 이라는 것을 안다. 그것은 "사람" 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조건들 ㅡ150cm에서 200cm 정도의 높이, 코를 중심으로 한 얼굴이나, 두 눈, 두 다리로 걷는 걷 등ㅡ을 만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진 않다. 길에서 다리를 잃고 휠체어를 타는 사람을 괴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또는 코가 없는 사람, 키가 훨씬 큰 농구선수 등도 마찬가지이다. 플라톤은 이러한 것을 설명하기 위해 『파르메니데스』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데아(관념)들은 말하자면 사물들의 본성 속에 고정된 원형들이라는 것이지요. 개별사물들은 이데아들의 상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그렇기 때문에 모방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이데아 안에서 갖게 되는 이러한 참여는 단지 그것들의 상 속에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답니다"


  이 세상은 마치 그림자와 같아서, 원형은 따로 있고 세상은 그 원형의 비춰진 그림자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 원형을 알기 때문에 그림자를 보고도 사람이며 포크 임을 안다.


  David Hubel 과 Torsten Wiesel 은 고양이의 대뇌피질에 있는 뉴런들이 시각입력의 기하학적 특징ㅡ직선의 모서리, 밝거나 어두운 줄무늬 등에 특정적인 반응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한 때 신경과학자들은 우리가 할머니를 만날 때마다 반응을 하는 특정한 뉴런인 '할머니 세포'도 존재할 것이라고 농담을 하곤 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일생동안 만나는 무수히 많은 대상들과 사람들에 해당되는 특정한 세포들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론에는 문제가 있다. 우리의 할머니가 새로운 머리치장을 했을 때에 할머니는 이전과 정확하게 똑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가' 라는 글자를 인식하는 뉴런이 있을까? 아마도 그렇게 쉽게 되어있진 않을 것이다. '가'는 수많은 모형으로 변화한다. 아래 그림처럼 복잡한 모양으로 글자를 변형시켜 두어도 우리는 그 글자를 인식할 수 있다.


b0146378_4d7b8beb5fee1.png


  이러한 것들을 볼 때 우리의 뇌는 우리가 '보고있는 것'의 핵심을 추출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하는 신경형태에 의존할 가능성이 더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형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성형외과 의사는 환자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환자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환자의 얼굴이 바뀌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marr-obj2.gif

 위 그림에서는 사물들의 특징만을 묘사하여 시각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는 연구를 보여준다. 인간의 시각 시스템에 의해 군집화 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컴퓨터가 환경의 특정한 특징들을 추출해 내고 부호화할 수 있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위한 영감은 1981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컴퓨터 과학자 David Marr 에게서 나왔다.


  컴퓨터가 대상을 재인하지 못할 수도 있을까? 우리의 눈과 뇌가 착시에 의해 속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가 속을 수 있을까? 컴퓨터와 사람은 모두 다 어떠한 특정한 환경에 가장 '적합한 책략'을 사용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지식을 형성해 간다. 그 사물 뒤의 배경은 흔히 우리의 눈앞에 있는 것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잘 보이지 않는 물체가 하늘에 있다면 그것은 새나 비행기, 구름일 것이다. 배경이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단서가 모호스러우면, 생소한 종류의 지각을 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보는 것을 통해 느낄 수도 있다.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바위는 아주 무거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볍다. 무거워 보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대상을 보고 나면, 그 대상에 대한 느낌이라든지 무게에 대해 명확한 인상을 형성하게 된다.

  생후 몇 주가 지난 유아는 접근하는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팔이나 손을 올릴 수 있다. 방어해 본 경험이 없이 유아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플라톤의 이데아로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사물을 보고 무엇이라 인식하는 것" 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진 것이 별로 없다. 왜 그렇게 인식하는지,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던 데카르트는 그 존재마저 확신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 눈은 무엇을 뇌에게 보내고, 우리 뇌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참고문헌

엘리자베스 클레망 外, "철학사전", 이정우 역, 동녘, 1996.

요하네스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상, 이문출판사, 1999.

리차드 레스탁, "나의 뇌 뇌의 나 I", 김현택 外역, 학지사, 1997.


19개의 댓글

2014.05.01
뇌인지과학, cognitive neuroscience이야긴줄 알고 들어왔는데 관점이 내가아는분야가 아니네. 잘읽었다. 나는 공학쪽에 관심있고 뇌인지쪽에는 별로 관심없었는데 기본 철학은 배우게 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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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스포
그리고 글에 신경생물학적 베이스가 너무 없는것 같다. 좀 범위적으로 말하면 아예 생물학적 베이스가 미흡하다고 해야하나. '가'라는 글자를 인식한다, 좌우를 인식한다, horizontal 과 vertical, edge를 인식한다는건 시각정보의 인지에 있어서 뉴런자체의 firing유무나 eeg 분석에서 유의미하게 파악이 가능한 인지과학이 꽤나 범위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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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스포
애초에 철학적인 이야기니까 이런건 그냥 희망사항이지만 ㅇㅇ 암튼 글 잘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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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이런 철학 글 좋다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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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양공
동감. 아래 댓글도 잼나네,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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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스포 말에 동의함. 너무 모르고 쓴 글이라고 생각함.
본글의 설명은 인지과학적으로 밝혀진 것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인간의 뇌는 절대로 컴퓨터처럼 속성A, B, C를 갖춘 걸 "가"라고 인식하고 속성D, E, F를 갖춘걸 "나" 라고 인식하는 등의 논리성과는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다른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할머니 세포가 없을거라고? 아니다. 있다. 오히려 그렇게 "비효율적"이고 "무식한" 방식으로 작동하는게 인간의 뇌임.

사람은 한 사물에 대해서 수십 수백장의 "2D 이미지"를 저장해서 "3D"로 재합성해서 인식한다. 즉 이렇고 저렇고 그래서 사과, 이게 아니라 그냥 보고 "사과"라는 물체에 대해서 저장된 수십 수백 수천장의 이미지 중에서 가장 일치하는 걸 꺼내서 "사과"로 인식하게 되는거지.
다른 예시로 의자를 들어보자. 우리는 "의자"라는 것을 적당한 크기, 적당한 질감에, 적당한 높이를 가지고 있어서 앉을 수 있는 것을 가르키는 단어로 인식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의자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갖고 있다. 다리 네개인 의자, 다리 하나인 의자, 높은 의자, 낮은 의자.... 흔들의자, 희한하게 생긴 디자이너 의자.... 그냥 모든 걸 1:1, 1:다, 다:1 대응으로 다 짝지어 놨기 때문에 우리의 인식/인지속도가 컴퓨터보다 월등하게 빠른 거고 그래서 그 용량에 제한이 있는 것이지, 컴퓨터처럼 특정한 "판단기준"으로 물체의 외곽선을 추출하고 그걸 조합해서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된게 아니다. 이데아론은 철학적으로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러나 이데아론은 실제 인간의 뇌와는 저언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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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프레녹스
우선, 이 댓글에 반박하고 싶지만 나 역시 확신을 가진 건 아니라는 걸 말하기 위해서. 나는 약물학이 전공이고 지금은 뇌에 작용하는 약물을 주제로 탐색중이기 때문에 인지과학은 무지하다. 하지만 이 댓글이 너무 근거가 없이 내 글을 까는 것 같아서 말해둔다.

우선, 일대 일로 대응하는 뉴런이 없다는 말은 내 말이 아니다. 리처드 레스탁의 The Brain 에서 가져온 말이다. (참고문헌)
그 근거로서, 1:1로 대응하는 경우보다 복합적 작용으로 해석하는 편이 착시에 대해 더 설명하기 편하다. 복합적 대응, 배경과 같은 단서를 통한 사물 포착 등을 면밀히 생각해보면 이것이 뇌 안에서 빈 정보 공간을 채워넣는 과정에서 발생함을 알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시각을 복합적 대응이라고 '추측' 할 수 있다고 했다. 위 글에서도 아닐 것이다, 가능성이 더 많다 등으로 여지를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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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왜 여지를 두었는가하면, 뇌에 대해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프레녹스 는 1:1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근거는? 아마도 확실한 근거로서 "할머니" 에 대응하는 뉴런을 가져오는 것일텐데, 우리는 우리 뇌의 뉴런에 대해 너무 모른다. 뉴런의 수는 1천억개이며, 1척 억개는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연결망은 더 중요한 정보를 가지는데, 이 정보는 100만 페타바이트이고 아직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까는 건 좋다. 내 글은 인지과학 영역을 건드리지만 나는 인지과학과는 무관하게 뇌 안에 약물을 집어넣을 궁리를 하는 사람이고, 그 자료 탐색 도중에 찾은 몇 개의 글들을 짜집기 한 글이다. 거기다 참고문헌들 역시 지금으로부터 짧게는 15년 전 글들이니까 충분히 틀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근거를 원한다. "사실은 이런데 왜 이 글은 엉뚱한 이야기를 적어둠?" 말고,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하다고 생각됨" 이 훨씬 좋아보인다. 뇌에 대해서 정말 잘 아는 하나님께서 이 댓글을 달아주신 게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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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음 내가 너무 실체론자처럼 보이게 적어논 것 같은데, 단순히 할머니 뉴런(Grandmother cell)이 있다는 sparseness theory는 물론 옛날에 비판 받고 사장된 이론이고, 코메트 말처럼 이제는 "네트워크"에 따라서 가는게 맞아. 그 자체는 나도 동의하는 바야.

인지과학은 워낙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반박에 재반박을 거쳐서 끊임없이 상반된 연구 결과가 나오는 분야이기도 해서 옛날 책은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고, 내가 한창 인지과학 공부할 때 봤었던 지식들도 잘못된 것이나 오래된 게 많아서 무슨 책을 딱 추천해 주긴 힘들다. 급한대로 네이버 뒤져보니까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430741 이정도 책이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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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네트워크에 대해서 좀더 설명하자면, 사물A에 대응하는 뉴런A가 있다. 라고 하면 옛날 이론이고 틀린 말인데, 사물A의 특정 각도에서의 2D 이미지 00001.jpg에 대응하는 뉴럴네트워크A의 발화패턴 00001.pattern은 있다. 라고 알고 있다. 보다 정확한 레퍼런스를 제공하고 싶은데 나도 몇년 전에 공부하면서 알게된 것들이고 이젠 그것도 낡은 지식이라... 글쓴이의 레퍼런스보다는 최신 자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너무 여과없이 쏟아낸 것은 사과하겠음. 미안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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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프레녹스
어떤 사물 A 에 반응하는 뉴런 자체는 있다고 위 글에도 소개되어 있지. 발화패턴이나 신경변성(혹은 가소성) 등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여전히 "사물의 인식에 대응하는" 은 아니라고 봄.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 초등학생들에게 색깔과 소리를 대응시켜보라고 했는데 대부분 어두운 색을 낮은 소리로 대응시켰다는 것, 위 글에서 소개한 어린아이의 방어반응, 등등. 거기다 신경변성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시간은 너무 길다. 발화패턴을 곧장 시각에 대한 미스터리를 완전 해결! 이라고 외치기엔 아직 멀 거 같은데. 뭐 이것역시 내가 논문 찾아본 건 아니니까..

사과까진 할 거 없음. 다만 "와 이 글 개소리니까 이거 읽은 사람들 이 글 전부 믿지 마세요!" 라는 식의 소리를 들을 만큼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난 정말 '읽을 거리'를 쓴다는 생각으로, 눈요깃거리 없는 사람을 위해 썼지만 그렇다고 개구라 픽션같은 이야기를 쓴 건 아니었으니까... 어차피 내 전공분야랑은 좀 다른 부분이기 때문에 뭐 이거 지적받는다고 자존심 상하고 그럴 건 아니지만, 완전 허위를 쓰지 않기 위해 출처까지도 표기해가면서 쓴 글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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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ㅇㅇ 오케이. ㅋㅋㅋ 이쪽 공부하는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5판, 2013년에 나온 이 책이 뇌과학의 바이블이니까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으면 이 교과서를 보면 된다고 하네 ㅎㅎ 일단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자꾸 말이 바뀌는 분야라서 몇년에 한번씩 새 책 나오면 컨센서스가 와장창 무너져 있는 경우도 있어서 이쪽 공부하려면 업뎃되어 있는 자료를 보는 걸 추천함.

근데 코메트는 뇌에 무슨 약물을??? 의학게이라 궁금하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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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프레녹스
아직 정해진 건 아님. 3년 정도 antiplatelet 을 가지고 실험했는데... 음 자세하겐 말할 수가 없고(회사기밀) 어쨌든 이게 어느정도 한계치까진 연구가 끝남.

그래서 다음 걸 탐색중인데 그 중에서 뇌에 작용하는 약물 쪽으로 알아보는 중.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antidepressant 쪽으로 좀 찾는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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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ㅇㅇ 재밌겠네. 워낙 antidepressant쪽은 다양하고 재밌어서... 예상과 다르게 효과가 나오는 경우도 너무 많고... 화이팅! 으으... SSRI SNRI NDRI 등등 외우던거 생각하면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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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프레녹스
그런가? 흠. SSRI 계열 약물들이 어떤 종류가 있는지 외우는 건 짜증나겠지만.. 난 외울 필요가 없고 원리만 일단 보면 사실 다 똑같은 약물들이라서.

이미 SSRI 같은 단가아민 수 조절 or 수용체 antagonist 따위는 가능성이 없다고 봄.. 아 물론 개발하면 좋긴 하겠지만.. 솔직히 한국 회사에서 하기엔... (외국에서 다 해봤을 가능성이...) 그래서 지금은 아예 다른 경로를 탐색 중임. 그래서 신경과학 쪽 책을 좀 읽고 있었지. 사실 외국에서도 이미 다른 경로를 찾는 중이라서. 미페프리스톤 같은 것도 원래는 antidepressant 쪽 약물로 개발된 약인데 이런 종류를 생각하고 있어 (현실은 미페프리스톤은 사후피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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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음 아무래도 일단 mood에 관련된 circuit 자체가 밝혀져 있긴 해도 100% 이해된건 아니다보니.... neurotransmitter가 아닌 다른 약물인데 의외로 영향을 미치는 그런걸 찾으려는 건가 ㅋㅋㅋ 흥미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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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프레녹스
의외는 아님.. 으음. 기존에 사용되던 monoamine hypothesis 가 맞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기보단.... 위에 인지과학 관찰이랑 마찬가지로 그냥 막연한 현상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지금은 우울증의 원인.. 그러니까 기분조절에 대해서도... 얼마 전(이라긴 좀 옛날.. 1995년 쯤 까지)까지는 mood 를 NE, 5-HT, 도파민 같은 monoamine 의 밸런스로 설명하고자 했지만 그게 아닌 건 확실해 졌거든. 그 대신 대두된 게 신경과학, 특히 neuroplasticity 쪽.. 미페프리스톤은 glucocorticoid receptor antagonist 인데, 예를 들면 우울증 환자에서 hippocampus 의 신경원 수가 감소되면서 glucocorticoid 쪽 과다 분비가 관찰이 됨. 그래서 이걸 해소해보고자 만든 약이었고 실제로 우울증 환자에게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지. 만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 용도가 바뀌었다, 이정도. 어쨌든 지금 antidepressant 쪽이.. 뭐랄까 그냥 막 "여러분 오렌지를 먹으면 오렌지 안에 A 성분 덕분에 우울증이 나아요!" 라고 근거없는 소리를 해도 아무도 합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할 정도로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진 수준... (좋은 의미로 말이지. 기존 이론이 깨지고 새 이론들이 난무하는 전국시대 같은 느낌) 그래도 방향은 어느정도 잡힌 느낌이라서, mifepristone 처럼 새로운 경로를 찾아볼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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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코메트
옹... 글쿤. 근데 대개의 경우에 뭔가 얼토당토 안하게 효과가 있다? 싶어서 관련된 기전을 찾다보니까 약의 indication이 그쪽으로 정해지는 게 꽤 많지 않나? 즉 target이 되는걸 딱 찾아서 한다는게 참.... 결국 우울하지 않은 사람과 우울한 사람의 차이가 뭔지를 이모저모 따져보면서 연구한 것들 중에 target을 골라내거나 해야할거 같은데... 암튼 재미난 이야기네. 그래도 SSRI SNRI NDRI 같은 애들이 효과가 없는건 아니니 monoamine에 의해 mood가 영향을 받는다는거 자체는 틀린게 아니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게 문제겠징? 암튼 그 novel pathway를 꼭 찾길 바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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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글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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