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결정사에서 최고의 선택을 하는 수학적 방법!

어그로를 끌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이야 ㅎㅎ 읽을거리와 맞지 않게 짧다면 미안 ㅎㅎ

 

안녕,

오늘은 꽤 실용적인 문제를 가져왔어. 상황으로 먼저 들어가보자!

 

상황

혼기가 꽉 찬 한동안 솔로였던 나는 결혼정보회사를 방문했고, 거금을 들여 15회의 만남 기회를 얻었어. 나는 15번의 만남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꼭 구하고 말리다 라는 결심을 했어. 하지만, 자기 객관화도 안 된 나는 상대로 나올 여자들이 어느정도 스펙일지 전혀 모르겠는 거야. 그리고 대망의 첫 번째 상대방 프로필을 받고 이정도면 오케이 하는 마음으로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만남을 가졌어. 대화도 잘 통하고 어느 정도 괜찮은 거 같은 거야. 그녀와 애프터 만남을 몇 차례 가진 후 결혼으로 골인할까 라는 고민을 해. 하지만 나는 그와 동시에 아직 쓰지 못한 14번의 기회에서 더 나은 사람이 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돼. 이게 최선일까..? 어떻게 하면 최선의 파트너를 구할 수 있을까?

 

이 상황에서 최선의 배우자를 고를 수 있는 전략적인 선택이 있을까? 상황을 다시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1. 나는 n번의 만남 기회가 있고 이를 순차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

2. 한 번 만남을 했을 때, 너는 STOP 또는 GO를 외칠 수 있지만, STOP을 외치고 그 사람을 선택하면 이후의 기회는 제공되지 않는다.

3. 이전에 포기한 사람은 다시 만날 수 없다.

 

물론, 추후에 기술하겠지만, 일단 문제의 간단화를 위해 이렇게만 정의하자.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이미 수학적으로 증명이 되어있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서문제’라는 이름으로 알지만 이 문제의 정답 아래와 같아.

 

1. 우선, 처음 X명의 만남에서는 무조건 STOP을 외치지 않는다. (추후 건너뛰기라 부름)

2. 그 중 가장 높았던 애를 기준점으로 잡는다.

3. 이후 기준점보다 더 높은 점수를 가진 애를 만나면 무조건 STOP을 외친다.

 

이렇게 했을 경우, 몇 명, 즉 X명을 건너뛰기할 건지에 따라 최고의 파트너를 구할 확률은 N이 무한히 커짐에 따라,

P(X) = -X*ln(X)

로 구할 수 있어. (자세한 식의 전개는 위키나 블로그 참고)

 

이 식을 미분하면 값은 1/e 가 나오게 되고 이는 대충 0.37이 되거든. 즉, N*0.37번의 만남은 무조건 NO를 외치면서 기준점을 잡아야 한다는 거야. 위의 상황에서는 N = 15이므로, 5.5 정도의 값을 같게 돼. 즉, 5~6명 정도는 무조건 보내고, 그중 최고로 맘에 들었던 애를 기준점으로 잡고, 걔보다 더 맘에 드는 친구는 STOP을 외치는 전략을 했을 때 최고의 파트너를 받을 수 있다는 수학적 결론에 도달해.

 

하지만, 여기서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아

1. 이 수학적 전략을 사용해도 성공률은 고작 37%정도가 돼. 여기서의 실패는 (1) 파트너는 구했지만, 최선의 파트너가 아닌 경우와 (2) 아예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경우 둘 다를 포함해.

 

그래서 Miller와 Todd(1998)는 ‘나는 솔로 보단 못 구하는 게 더 두려워. 상위 10% or 25%만 구하면 됨. 몇 %을 기준으로 잡으면 되는 지 알려줘잉.’ 하는 사람들을 위해 새롭게 계산했고 결과는 그림과 같아.

 

캡처1.JPG

 

x축이 몇 %를 건너 뛰기 할 지이고, y축이 그에 따른 성공률이야.

일단 기존 무조건 최고의 파트너만을 원함이 검은색 그래프야. 이전 결과와 같이 37%일 때, 37% 정도의 최고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어.

 

그 다음 상위 10%를 원하는 집단은 파란색 그래프야. 이들은 대략 14%를 건너뛰기 했을 때, 83%의 확률로 그에 맞는 파트너를 구할 수 있었어.

 

그다음 상위 25%를 원하는 집단은 초록색 그래프야. 이들은 대략 7%를 건너뛰기 했을 때, 92%의 확률로 그에 맞는 파트너를 구할 수 있었어.

 

여기서도 물론 실패에는 (1) 자신이 설정했던 상위 %에 못 드는 파트너를 고르게 된 경우도 존재해.

 

마지막으로 빨간색 선을 보면, 평균 value가 가장 높은 지점이 a 선으로 나오게 돼. 즉, 10% 정도를 건너뛰기 하는 게 가장 높다고 나와. 아마 못 구한 경우는 0으로 두고 계산한 거 같아.

 

따라서 결론은 결국 10%의 건너뛰기를 하는 게 최고의 파트너를 구하는 방법임을 알 수 있어. 성공률도 80후반으로 안정적이고..

 

제일 처음 예제로 돌아가서 보면 나는 첫 만남에 고민을 하고 있어. 수학적으로 봤을 땐 적어도 1.5명을 건너뛰기 해야 하니깐 좋지 못한 선택임을 알 수 있어 ㅎㅎ

 

하지만, 나도 맘에 들고, 상대도 맘에 들 확률까지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마음에 든다고 항상 연결되는 상황이 아니니깐. 이런 저런 변수까지 다 더하면 결국 건너뛰기는 의미가 없는 거지 않을까 ㅎㅎ

 

서로 사랑에 빠질 확률은 계산할수 없는 거 같아.. 개붕이들 모두 좋은 사람 만나길!!

 

- 결정사 근처도 가본 적 없는 쏠로 개붕이가

12개의 댓글

2023.04.19

재밌지만 현실에선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어서 A, B, C의 장점을 모두 합친 가상의 인물이 기준점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

0
ing
2023.04.19
@뀨뀨뀨꺄꺄꺄

그럼 결혼 못함.. ㅋㅋㅋ 어느정도 그런거 같기도 함 결정사 성공률이 글케 높지 않다고 하드라

0

그럼 첫번째 사람을 기준잡고 그사람보다 나은사람이면 선택하라는거지?

0
ing
2023.04.19
@이거여기서봤음

1.5명이니깐

 

좀 더 평점은 낮아도 매칭 확률을 높이고 싶다 -> 첫번째 사람만 기준

 

매칭 확률은 조금 낮아도 평점 높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 -> 첫번째, 두번째 사람 만나고 둘중 높은 사람을 기준

2
2023.04.20

재밌넹

0
ing
2023.04.20
@에헷에헷

재밌게 읽어줘서 감사!

0
2023.04.20

결혼은 미친짓이야...

0
ing
2023.04.20
@렙에잠이올까

미친 세상인거야...

0
2023.04.20

결정사 예를 들어서 그렇지 가챠겜이나 인디겜 중 선택지 리롤하면서 돌리는 그런 상황에 적용해도 좋을 이론이네 ㅋㅋ 재밌다

0
ing
2023.04.20
@lalla

응 맞아 ㅋㅋ 그래서 원래 문제의 이름은 '비서 뽑기 문제임' ㅋㅋ 비서 인터뷰를 한명씩 하고 결과를 알려줘야하는 상황에서 최고의 지원자를 뽑는 거지 ㅋㅋ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이 가능하고.. 오히려 결정사에 대입하는게 재밌을거 같아서 써봤는데 실패했나보다

 

사실 저 그래프 인용한 논문의 제목에 'Mate Choice'가 들어가서 그쪽으로 많이들 연구한 분야야..

 

재밌게 읽어줘서 감사!

1
2023.04.20
@ing

ㅎㅎ 아냐 결정사도 재밌는 비유였어 좋은글 고마워

1

반대로 말하면 결정사가 첫번째엔 좋은 스펙의 사람을 내보내면 눈만 높아져서 못만난다는 건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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